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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2화

그 아파트 문을 나서자마자 비서는 소독용 물티슈를 건넸다.

원진우는 이미 손을 씻었지만 그곳의 물조차 더럽게 느껴졌다.

손을 닦은 후, 별다른 지시가 없어도 비서는 두 명의 사람을 데리고 들어가 현장을 처리했다.

원진우는 차 안에 앉아 시가를 하나 피웠다.

한 대를 다 피우기도 전에 비서는 커다란 가방을 들고 나왔고 그 집은 완전히 정리된 상태였다.

북안도에는 또 하나의 국외 도피자가 생겼다.

하지만 진우희 같은 천민 출신의 사람은 실종된다고 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설령 가족이 신고하러 간다고 해도 그저 국외 도피로 처리될 뿐이었다.

북안도에서는 주민이 국외로 떠나려면 상당한 금액의 이탈 비용을 납부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모두 도망자로 취급되었다.

이 비용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천문학적인 액수에 가깝다.

이러한 조치는 북안도의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북안도의 형편없는 정치 상황 때문에 평민과 천민 모두 도망쳤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권력자들을 돌볼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태어나서 세대를 거쳐도 이 돈을 모으지 못해 죽을 때까지 북안도를 떠날 수 없었다.

비서는 원진우의 허락을 받은 후, 커다란 가방을 실은 밀폐된 트럭을 몰고 자리를 떠났다.

그때쯤 시가도 다 타버리자 원진우는 손을 흔들어 운전 기사에게 차를 출발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렇게 차가 막 출발하려던 순간, 그는 공원 앞에 조용히 주차된 검은색 고급 차량을 발견했다.

조수석에 있던 정장 차림의 남자가 서둘러 뒷좌석 문을 열어주자 윤이 나는 검은 가죽 구두 한 쌍이 땅에 닿았다.

곧 뒷좌석에 앉은 남자의 옆모습이 드러났고 원진우는 그 모습을 정확히 알아차렸다. 그 남자는 곽경천이었다.

원진우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윤아름의 가짜 아들치고는 꽤 유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진우희의 행적을 이렇게까지 추적해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역시 5분 정도 늦었을 뿐이었다. 진우희의 성격상, 만약 그가 조금이라도 더 일찍 도착했더라면 모든 것을 털어놓았을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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