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 Chapter 711 - Chapter 720

All Chapters of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Chapter 711 - Chapter 720

927 Chapters

제711화

강지현은 몸부림치며 깨어났다.침대 위에 누워 있는 그의 위에는 불이 깜빡였고 귓가에 의사와 간호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빨리, 염 주임 불러, 여기 중상 환자가 있어, 어서!”강지현은 본인이 수술실로 실려 간다는 것을 알았다. 얼굴에 산소마스크가 씌워져 있었고 본인이 숨을 헐떡이는 소리마저 생생히 들렸다.마치 온 세상이 지금 이 순간 본인과 무관한 것처럼 신기한 느낌이었다.강지현은 어쩌면 이것이 아마도 죽기 전의 고요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던 중 침대를 밀며 의사와 함께 달리는 정유진을 발견했다.그녀는 아직도 울고 있었고 머리카락은 헝클어진 채 몸에 피가 많이 묻어있었다.“유진 씨, 울지 마요.”강지현은 속으로 묵묵히 말했다.“마지막으로 당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 다행이에요.”하지만 입을 열 수 없었고 응급실에 실려 갈 때까지 그윽한 눈빛으로 정유진을 바라보기만 했다.닫히는 문 사이로 강지현은 정유진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다만 정유진은 너무 다급한 나머지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최대한 마음을 가다듬고 황급히 조예원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입을 열자마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예원아, 빨리 와. 지현 씨가 다쳤어, 많이 다쳤어, 빨리 와, 빨리!”전화를 끊은 정유진은 얼굴을 가린 채 벤치에 앉았다.여전히 맨발 상태인 그녀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가슴이 자꾸만 두근거리는 것을 보니 당장이라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았다.그리고 다시 떨리는 손을 들어 강지찬에게 전화를 걸었다. 더 이상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고 그 누구보다 슬피 울었다.“지찬 씨, 어떡해요. 지현 씨가 다쳤어요. 피도 많이 흘리고 상처도 깊어요. 어떡해요? 설, 설마 죽지는 않겠죠?”핸드폰 너머로 강지찬의 발걸음 소리와 함께 차분한 그의 목소리도 들렸다.“여보, 당황하지 말고 지금 어디 있는지 말해봐. 바로 갈 테니.”미처 병원 이름을 보지 못한 정유진은 별 생각 없이 강지찬에게 위치를 보냈다.위치추적을 보내자마자
Read more

제712화

확실히 강지현이다.이제 영원히 눈을 감은 그의 얼굴빛은 그 어느 때보다 창백했다.그의 얼굴을 얼핏 본 조예원은 너무 마른 그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이렇게 누워있으니 얼굴에 살갗이 벗겨진 느낌이 들 지경이었다.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만져 보았지만 전혀 차가운 느낌이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그가 죽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얼마 전까지 그녀는 이 사람이 죽으면 그녀가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지독한 생각을 했다.그런데 강지현이 정말로 죽었다.“죽는 것조차도 당신은 정유진 눈앞에서 죽네요. 죽는 것조차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네요. 만족스럽겠어요? 인생 마지막 끝에서까지 당신은 저 여자를 지독할 정도로 목숨 걸고 사랑했으니 본인이 잘 죽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조예원은 갑자기 강지현의 옷을 움켜쥐더니 목청껏 울부짖었다.“그럼 나는요? 나랑 아들은요? 우리는 뭐가 되는데요?”그녀는 마침내 무너진 듯 통곡하기 시작했다.“강지현! 강지현!”조예원은 그의 이름을 크게 외쳤다. 너무 괴로워서 숨이 막힐 것 같았지만 그를 미워할 방법이 없었다.처음부터 이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진짜 미워. 강지현, 왜 이렇게 독한 거야?’바닥에 주저앉아 그녀를 말없이 바라보는 정유진은 조예원을 위로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조예원이 내뱉은 말들은 그녀의 심장을 찔렀다. 만약 그해 강지현이 자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라는 생각만 할 뿐이었다.하지만 만약이라는 것은 없다.만약 그때 강지현이 그녀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도 살 수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를 만났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단지 십여 년을 더 고생했을 뿐이다.또다시 발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가 정유진을 품에 안고 일으켜 세웠다.그렇게 낯익은 품에 안긴 채 한바탕 울었다.“강지찬 씨, 지현 씨가 죽었어.”이미 강지현을 놓은 조예원은 침대 옆에 기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생기가 전혀 없는 강지현을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는 강지찬의 눈빛은 점점 흔들
Read more

제713화

장례식장.조예원은 강지현의 얼굴을 씻어주고 핏자국을 닦아준 뒤 정성껏 손톱을 깎아주고 머리까지 빗겨주고는 새 옷으로 갈아입혔다.그녀는 더 이상 울지 않았다. 흘릴 눈물도 없다.곰곰이 생각해 보니 강지현이 살아있을 때 이런 작은 일들은 그녀가 해준 적이 없었다.할 기회가 없었다.매번 침대에서의 거사가 끝나면 강지현은 샤워를 하러 갔고 그녀는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실제로 관계 횟수도 턱없이 적었다.평범한 아내처럼 그에게 하루 세끼를 챙겨주고 차도 마시며 책도 읽어주는 꿈을 꿨지만 한 번도 이뤄지지 못했다.강지현의 몸이 점점 굳어지는 바람에 어렵게 옷을 갈아입혀 줬다.얼굴에 핏기가 없는 것만 빼면 강지현의 모습은 마치 잠든 것 같았다.“다음 생에 빨리 정유진을 만나길 기대하죠? 소원이 이뤄지길 바랄게요. 그래서 다음 생에 우리는 두 번 다시 만나지 마요. 강지현 씨, 절대 다시 만나지 마요.”강지현의 하관 날은 날씨가 무척 흐렸고 장례식 내내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조예원의 품에 안긴 강형원은 마치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듯 맑은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장례식을 마치고 강씨 저택으로 강지현이 생전에 유서를 남긴 변호사가 찾아왔다.그는 조예원에게 유언장을 건네주며 사람들에게 말했다.“강지현 씨는 하나뿐인 아들 강형원 씨에게 모든 주식을 물려주었고 강지찬 씨가 대리로 관리하다가 강형원 씨가 성년이 된 후 돌려주면 됩니다. 만약 강형원 씨가 그사이에 의외의 사고로 사망한다면 주식은 현금화한 후 전부 자선단체에 기부합니다. 그리고 강지현 씨 명의의 부동산은 전부 조예원 씨 명의로... 여러분 이의가 없으면 서명하세요.”사람들은 미처 반응하지 못한 것 같았다.강홍택이 무엇인가 말하려 했지만 이내 송지윤에게 붙잡혔다.강지현의 유언장에 강홍택이라는 친아버지에 대한 언급이 없자 강홍택은 매우 불쾌했다.하지만 그가 발작을 일으키기 전에 송지윤이 말했다.“지현이 유언장에 이의 없습니다. 여보, 사인해요.”강홍택은 어쩔 수 없이 이를 악물고
Read more

제714화

검은색 치마를 입고 있는 조예원은 요 며칠 동안 잠을 잘못 자서 다크써클이 턱 밑까지 내려왔다.착시현상인지 평소보다 더 조용했고 왠지 예전보다 조금 더 차분해진 듯한 모습이었다.“그날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계속 묻고 싶었는데 이제 물어볼 필요도 없겠네.”조예원은 정유진을 바라보며 한마디 더 했다.“마지막으로 한 말이 무엇인지 궁금해.”강지현의 마지막 한마디는 그녀에게 한 말이었다.‘유진 씨, 다음 생에 내가 먼저 만나면 절대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지 않을 거예요.’이 말을 조예원에게 그대로 전할 수는 없었다.정유진이 뭐라고 말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조예원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그래, 알았어.”조예원은 한숨을 내쉬었다.“모든 재산을 나와 아들에게 물려주었지만 마음은 너에게 주었네. 마지막 한마디는 분명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겠지?”정유진은 부인하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강지현이 없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렇게 깊은 마음은 아무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목숨을 빚졌어.”정유진은 가슴이 답답해서 숨도 못 쉴 것 같았다.“다음 생에도 이 빚은 못 갚을 것 같아.”조예원은 담담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너, 나, 강지찬, 강지현, 우리 서로 누구에게도 빚지지 않았어. 모든 것은 우리 자신의 선택이야. 강지현도, 나도, 다.”“예원아?”정유진은 조금 놀랐다. 오늘따라 조예원이 너무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조예원은 깊은 눈빛으로 정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예원아 라고 부른지 너무 오랜만이네.”조예원은 힘껏 눈을 깜빡이며 북받치는 감정을 꾹 눌렀다.“강지현에게 병 치료하러 가자고 여러 번 말했어. 나와 아들을 버리지 말라고 아무리 말해도 전혀 듣지 않았어. 확진 판정을 받은 후부터 언제든지 떠날 준비를 하는 사람 같았어. 본인이 강지찬과 더 이상 경쟁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어.” “이 사람이 살아 있는 목적은 오롯이 너 하나 때문이었어. 그리고 죽음마저도 너를 위해 죽었으니
Read more

제715화

“나는 이곳을 떠날 거야.”조예원은 아주 차분한 얼굴로 말했다.“걱정하지 마. 죽으러 가는 거 아니니까. 그냥 떠나는 거야.”“어디 가려고?”“저 멀리.”조예원은 정유진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강지현이 없으니 나도 이제 모든 것을 다 놓을 수 있어.”그녀는 이곳을 떠나 다시 시작하려고 했다.“이 아이에게...”조예원은 아들을 보지 않은 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물려줄 게 없어. 강지현이 나에게 남긴 재산들 모두 이 아이 앞으로 돌려줘. 유진아, 내가 못 된 년이라고 생각해. 미안해.”말을 마친 조예원은 캐리어를 끌고 그대로 가버렸다.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던 정유진은 미처 조예원을 말리기도 전에 강형원의 울음소리에 정신을 빼앗겼다. 조예원은 그사이 차를 몰고 떠났다.하인이 와서 한마디 했다.“사모님, 사람을 시켜서 따라가라고 할까요?”정유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럴 필요 없을 것 같아요.”강지현은 어쩌면 진작 이런 날을 예상했기에 처음부터 조예원에게 그녀가 원하는 결혼을 할 줄 생각은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어쩌면 이게 최선일지도 모른다.정유진이 강형원을 안고 돌아오자 강지찬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문이 막힌 듯한 표정이 역력했다.다행히 집에 방이 많아 정유진은 하인에게 임시로 한 방을 치워달라고 한 뒤 강형원의 물건을 정리하고 동시에 강형원을 돌봐줄 하인을 모두 구했다.집에 갑자기 아이가 하나 더 생기는 바람에 방경숙은 한동안 정신이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집사가 오더니 어르신이 부른다고 했다.강홍택과 송지윤도 그 자리에 있었다. 조예원이 아이를 두고 떠났다는 건 모두가 이미 알았을 것이다.강홍식의 얼굴이 잔뜩 어두워져 있었다.“우리 강씨 가문이 대체 무슨 벌을 받았기에 누구는 감옥살이를 하고 누구는 죽는 거냐고.”아무도 이 말에 대꾸하지 못했다.강홍식은 강홍택을 가리켰지만 정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너는 바로 형원이를 너의 집으로 데려간 거야? 친할아버지가 이렇게 뻔히 살아
Read more

제716화

연우는 강형원이 오니 날듯이 기뻐했다.이미 철이 든 연우는 굳이 어른들이 말하지 않아도 둘째 삼촌이 그녀를 구하면서 죽은 것을 알고 있었다. 녀석은 강형원을 친동생처럼 돌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형원아, 앞으로 우리는 한 가족이야, 이 누나가 지켜줄게.”강형원은 하품을 하더니 곤히 잠들었다.연우는 사랑스러운 얼굴로 그를 바라보다가 잠이 든 후에야 자리를 떴다.서재에 있는 장형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대표님, 경찰이 아무리 고문을 해도 두식이가 사주한 사람을 얘기하지 않아요. 그 누구의 사주도 받지 않았다고 딱 잡아떼요. 어르신이 아가씨를 데리고 외출한 것을 보고 갑자기 대표님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에 그런 거라고 하네요.”강지찬이 물었다.“그럼 너는 어떻게 생각해?”장형준이 말했다.“그 말이 사실이라면 우연치곤 너무 이상해요. 절대 아가씨를 데리고 다니지 않는 어르신인데 딱 한 번 데리고 나간 날 만났어요. 게다가 며칠 동안 경찰이 서울을 철통같이 에워싸고 있어서 피해 다닐 겨를도 없었을 텐데 어떻게 우연히 어르신을 만날 수 있었을까요?”강지찬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두식이 같은 사람들이 하는 일은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들어. 나에게 골칫거리를 남기기 위해서라도 절대 말하지 않을 거야. 앞으로 우리 와이프와 아이들의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줘.”“알겠습니다.”에이프릴 홀.화령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당신 같은 악랄한 부자들, 정말 질투 나요.”강지아는 나른한 얼굴로 말했다.“뭘 질투해요?”화령은 혀를 찼다.“여기 탄산수 하나에 3만 원이에요. 정말 어이가 없죠. 에이프릴 홀 같은 곳에 강지아 씨가 아니었다면 나 같은 짐승은 죽어도 들어오지 못했을 거예요.”“그만 하세요. 술 너무 많이 마셔서 허풍이 심해졌네요?”기분이 좋지 않은 강지아가 가만히 있을 때 뒤 테이블에 있던 몇 사람이 다가왔다.요즘 서울에서 가장 핫한 화제는 단연 강지현에 관한 것이다.“강씨 가문 둘째 도련님이 정말로 죽었대요. 이제 30대 초반이죠
Read more

제717화

강지아는 술을 좀 많이 마셨지만 지난번에 취해서 사고가 날 뻔한 이후로 잘 모르는 곳에 가서는 술을 마실 엄두를 못 냈다.에이프릴 홀의 대표님들은 그녀와 잘 아는 사이였고 그녀가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을 보고 특별히 부하들을 시켜 그녀와 화령을 집에 데려다주라고 했다.“열심히 돈 벌어서 다음에, 내가 살게요!”곤드레만드레 취한 화령은 월급이 이 사람들 사이에서는 새 발의 피라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다음에 만나는 잘생긴 남자는 반드시 키가 185 이상이고 초콜릿 복근이 있어야 할 거야.”“그래, 호랑이 같은 남자로!”화령은 달려들어 강지아를 껴안았다.“지아 씨, 다음에 술 마실 때 잊지 말고 나 불러요. 부르면 바로 갈 테니.”“그럼요, 우리는 좋은 친구니까.”화령의 머리를 쓰다듬는 강지아는 헤어지는 것이 못내 아쉬운 듯했다.차에 오르려는데 옆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어? 이게 누구야? 지아 아니야?”강지아가 고개를 돌렸을 때 에이프릴 홀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오고 있었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사람들 가운데 바로 온유한의 사촌 동생 최금혁이 있었다.“최금혁 씨, 이렇게 예쁜 동생도 알아요? 우리는 왜 모르는데?”“최금혁, 이 사람 누구야?”서울이라는 곳은 아주 재미있는 곳이다. 함께 노는 사람들도 대부분 비슷한 사회적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다.예를 들어 강지찬은 대부분 대가족의 준 상속인이라든가, 가문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젊은 인재들과 같이 어울리고 최금혁 같은 사람은 대부분 가문에서 소외된 나이가 어린 사람들과 같이 어울린다.무리와 무리 사이에 교류는 별로 없다.최금혁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자기 옆에 있는 건달 친구들에게 말했다.“너희들 몰라? 강씨 집안 아가씨, 강지찬 동생 강지아잖아!”“뭐, 강지아라고? 이렇게 예뻐?”“강지아가 바보 아니었어?”“강지아 씨, 이렇게 생겼구나. 최금혁이 강씨 집안 사람들과 알고 지낼 줄은 몰랐네.”최금혁은 기세등등한 얼굴로 말했다.“어이, 내 사촌 형이 강지찬과 어릴 때
Read more

제718화

강지아는 사장님이 직접 집까지 배웅하라고 지시한 사람이었기에 경비원은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없었다.특히 이 사람은 호의를 갖고 다가온 것이 아닌 것 같다.경비원은 가지 않고 차분한 목소리로 최진혁에게 차 키를차키를 돌려달라고 했다.그러나 최금혁은 경비원을 밀치며 말했다.“네가 뭔데! 상관하지 마.”이쪽이 소란스러워지자 화령도 가까이 다가왔다.“누구세요. 자꾸 지아 괴롭히면 경찰에 신고할 겁니다.”최금혁의 건달 친구들은 이런 소란에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화령이 정말로 핸드폰을 꺼내자 그중 한 명이 나서서 그녀의 핸드폰을 빼앗아 바닥에 떨어뜨렸다.새로 바꾼 휴대전화가 산산이 부서지는 것을 본 화령은 가슴이 답답해 미칠 것 같았다.“당신들! 너무한 거 아니야.”술을 많이 마신 여기 사람들은 지금 2차 장소로 옮겨 계속 분위기를 즐기려던 참이었다.강지아를 감히 건드리지 못하던 찰나에 마침 예쁘고 어린 여자가 왔고 평범한 차림의 화령은 건드려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아이고! 손이 미끄러웠네. 미안해. 내가 배상할게.”화령은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누가 당신들의 더러운 돈을 받겠대?”고조된 분위기에 도취한 한 재벌 집 도련님은 드디어 새로운 재미를 찾은 듯 최금혁을 향해 말했다.“최금혁, 강지아 씨 잘 돌봐. 두 예쁜이와 같이 놀자고.”누군가가 화령에게 손을 대기 시작했다.“예쁜이, 지금 입은 옷 좀 봐. 나와 있으면 매일 명품만 사줄 수 있어.”“오빠가 내일 가방 사줄게.”겉으로는 센 척한 화령이였지만 사실 속은 이미 겁을 먹었다. 여기 있는 이 사람들은 쉽게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강지아 쪽으로 다가갔다.강지아도 한창 최금혁 때문에 짜증이 난 상태였다. 요즘 기분이 안 좋아서 오늘 화령이랑 술 마시러 나왔는데 뜻밖에도 최금혁이라는 이런 무뢰한을 만났으니 말이다.그녀는 화령을 뒤로 감싸며 손에 든 가방으로 최금혁을 가리켰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당신 같은 사람 몰라요. 그러니까
Read more

제719화

강지아는 손바닥을 펼쳐서 온유한에게 보여주었다.빨개진 것을 보면 얼마나 힘 있게 때렸는지 알수 있었다.“안 아파?”이때 옆에 있던 최금혁이 엄살을 부렸다.“형, 나한테 아프지 않냐고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니야?”온유한은 그제야 동생이 데려온 무리를 쳐다보았다.이들은 온유한이 무서운지 시선도 마주치지 못했다.이때 최금혁이 눈치없이 얼굴을 들이미는 것이다.“형, 나 봐봐. 이렇게 잘생긴 얼굴에 상처 났잖아. 할머니랑 고모가 알면 얼마나 마음 아파하겠어.”마침 이마에 난 상처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내려 소름 끼칠 정도였다.옆에 있던 경찰이 말했다.“에이, 그냥 가죽이 벗겨진 걸 가지고. 걱정되시면 병원에 가서 파상풍 주사라도 맞던가요.”최금혁이 강지아를 가리키면서 말했다.“이대로 끝낼 순 없어요. 저 사람을 신고할 거예요.”경찰이 콧방귀를 뀌었다.“고소하겠다고요? 오히려 저분이 당신을 성희롱으로 고소할지도 모르는데요? CCTV를 이미 확인해 보았는데 당신들이 먼저 건드린 거 똑똑히 찍혔어요.”이곳에서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은 온유한은 바로 사인하고 이 사람들을 데리고 경찰서에서 나왔다.최금혁이 불만이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이대로 끝이라고? 형, 나 이마에 상처를 입었다고. 피도 나잖아. 내가 얼굴 망쳐서 장가 못 가면 강지아가 책임진대?”온유한이 뒤돌아 차가운 얼굴로 최금혁에게 삿대질했다.“그 입 닥치고 꺼져!”최금혁은 이런 온유한의 모습에 깜짝 놀라 어안이 벙벙했다.이런 모습을 처음 봐서 그런지 어릴때의 트라우마가 다시 떠오르는 것만 같았다.최금혁은 침을 삼키고 여전히 불만이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형, 나야말로 형 동생이잖아. 강지아는...”온유한이 그에게 삿대질하면서 말했다.“다음에 또 이런 일이 있으면 다리를 부러뜨릴 거야!”그러고서 강지아를 이끌고 차에 올라탔다.화령은 그제야 안심하고 택시를 잡아 이곳을 떠났다.최금혁 일행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서로 마주 볼 뿐이다.“온유한 형님이랑 강지아 씨 사이, 이
Read more

제720화

회진을 마치고 돌아온 온유한은 강지아가 베개를 끌어안고 쿨쿨 자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이불 밖에 나와 있는 하얀 팔다리는 눈이 부실 정도였다.그리고 그 티도 강지아한테는 커서 후줄근했지만 아무리 엎드려 있다고 해도 몸매를 감출 수 없었다. 흰색 속옷까지 보일락말락 할 정도였다.온유한은 에어컨 온도를 높여주고는 후다닥 휴식실을 벗어났다.심정은 복잡미묘하기만 했다.이때 전성호가 달려와 문을 두드렸다.“선생님, 야식 드실래요?”그는 말하면서도 온유한의 휴식실 안을 힐끔힐끔 쳐다보았다.아쉽게도 문이 닫혀있어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아니.”“드셔보세요. 진짜 맛있어요. 다른 분이 사신 거예요.”온유한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너희들 먹어. 난 다이어트를 해야 해서.”사람들은 씁쓸한 마음으로 돌아온 전성호를 에워쌌다.“어때요. 보셨어요? 온유한 선생님 침대에 누워계시는 분이 강지아 씨에요 아니면 첫사랑이에요?’온유한이 여자를 데리고 휴식실로 왔다길래 다들 궁금한 모양이다.전성호가 고개를 흔들었다.“이미 잠들어버려서 못 봤어요.”“온유한 선생님은 뭐 하고 계시는데요?”“책을 보고 계셨어요.”몇몇 여자들이 혀를 끌끌 찼다.“침대에 눕혀놓고 책을 읽는다고요? 설마... 남자구실을 못 하는 거 아니에요? 32년동안 싱글의 몸으로 살아온 중년남성이 가만히 있었다고요?”“온유한 선생님더러 넘사벽이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선생님이 추구하시는 게 무엇인지 우리는 이해하지도 못할 거예요.”전성호는 치킨을 한입 베어 물고는 만족한 얼굴로 말했다.“맛있네요!”온유한은 새벽이 되어서야 소파에 앉아 눈을 붙이게 되었다.6시쯤 응급상황이 발생하여 또 응급실로 달려갔다.두둥!한참 잘 자고 있던 강지아는 갑작스러운 소리에 벌떡 일어나게 되었다.“뭐지?”눈을 떠보니 방문이 열려있었고, 최신애가 입구에서 놀라운 표정으로 쳐다보는 것이다.강지아는 어리둥절하기만 했다.‘분명 잘 자고 있었는데 왜 아주머니가 갑자기 나타난 거지?’“강지아!”최신애가 힘
Read more
PREV
1
...
7071727374
...
93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