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현은 몸부림치며 깨어났다.침대 위에 누워 있는 그의 위에는 불이 깜빡였고 귓가에 의사와 간호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빨리, 염 주임 불러, 여기 중상 환자가 있어, 어서!”강지현은 본인이 수술실로 실려 간다는 것을 알았다. 얼굴에 산소마스크가 씌워져 있었고 본인이 숨을 헐떡이는 소리마저 생생히 들렸다.마치 온 세상이 지금 이 순간 본인과 무관한 것처럼 신기한 느낌이었다.강지현은 어쩌면 이것이 아마도 죽기 전의 고요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던 중 침대를 밀며 의사와 함께 달리는 정유진을 발견했다.그녀는 아직도 울고 있었고 머리카락은 헝클어진 채 몸에 피가 많이 묻어있었다.“유진 씨, 울지 마요.”강지현은 속으로 묵묵히 말했다.“마지막으로 당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 다행이에요.”하지만 입을 열 수 없었고 응급실에 실려 갈 때까지 그윽한 눈빛으로 정유진을 바라보기만 했다.닫히는 문 사이로 강지현은 정유진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다만 정유진은 너무 다급한 나머지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최대한 마음을 가다듬고 황급히 조예원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입을 열자마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예원아, 빨리 와. 지현 씨가 다쳤어, 많이 다쳤어, 빨리 와, 빨리!”전화를 끊은 정유진은 얼굴을 가린 채 벤치에 앉았다.여전히 맨발 상태인 그녀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가슴이 자꾸만 두근거리는 것을 보니 당장이라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았다.그리고 다시 떨리는 손을 들어 강지찬에게 전화를 걸었다. 더 이상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고 그 누구보다 슬피 울었다.“지찬 씨, 어떡해요. 지현 씨가 다쳤어요. 피도 많이 흘리고 상처도 깊어요. 어떡해요? 설, 설마 죽지는 않겠죠?”핸드폰 너머로 강지찬의 발걸음 소리와 함께 차분한 그의 목소리도 들렸다.“여보, 당황하지 말고 지금 어디 있는지 말해봐. 바로 갈 테니.”미처 병원 이름을 보지 못한 정유진은 별 생각 없이 강지찬에게 위치를 보냈다.위치추적을 보내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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