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아가 짐싸고 있을 때, 온유한은 그녀를 위해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계란프라이, 샌드위치, 우유 등.그런데 짐 싸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침먹을 새도 없었다.“비행기에서 간단히 먹으면 돼. 오빠, 올 때 선물 사 가지고 올게!”쿵!그대로 문이 닫히고, 온유한은 할 말을 잃었다.갑자기 집을 지키는 강아지가 된 것만 같았다.그 일이 있은 뒤로 강지아는 감정 기복이 없었다. 사실 이건 좋은 현상이 아니었다.온유한은 차라리 그녀가 대뜸 화를 냈으면 했지만 전혀 그러지 않았다.한잠 자고 일어난 온유한은 부재중 전화가 열몇 통이나 와있는 것을 발견했다. 발신자는 다름아닌 온혁진이었다.최신애가 온유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고혈압이 도진 것이다.온씨 가문으로 돌아갔을 때 마침 마당에서 가을이랑 놀고 있던 온미정이 온유한을 보고 손을 흔들었다.온유한은 가을이를 번쩍 들어 올렸고, 가을이는 까르륵 웃고 있었다.“지아는 또 서원준이랑 간 거야?”온미정이 묻자 가을이랑 놀고 있던 온유한이 대답했다.“어떻게 아셨어요?”온미정이 핸드폰을 보여주었다.강지아가 환승하면서 서원준이랑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린 것이다.셀카를 찍고 있는 강지아의 뒤에는 의자에 기대어 강지아를 바라보고 있는 서원준이 앉아있었다.마치 남자친구 몰카를 찍은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온미정이 핸드폰을 거두면서 말했다.“왜 왔어? 너희 엄마 병을 몰라서 그래? 나도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온미정은 가을이를 가져가 안더니 쌤통이라는 표정을 지었다.두 번의 충격으로 온유한은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고모, 먼저 들어가 볼게요.”그러면서 가을이 볼을 꼬집었다.가을이는 포동포동한 것이 너무나도 귀여웠다. 온유한을 좋아하는 녀석은 안아달라고 팔을 벌렸다.온미정은 가을이의 볼을 쓰다듬으면서 싫증난 표정으로 말했다.“왜 우리 딸 얼굴에 손대고 그래.”거실에는 최신애도, 최금혁도, 그리고 황은숙도 있었다.“외숙모.”온유한이 인사를 건넸다.“어머니, 괜찮으세요?”“유한이 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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