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의 등장은 순식간에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처음 보는 화려한 모습이었다. 긴 드레스를 늘어뜨린 채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귀에 달린 태슬 귀걸이가 불빛 아래 반짝거렸고 남다른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다.하지만 낯빛은 분노를 짓누르고 있는 듯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한빈은 순간 자신들이 나눈 대화를 유진이 들어버렸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하지만 그런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다른 이가 손을 댄 여인을 그가 다시 품을 리는 없을 것이다.“여긴 왜 왔어?”한빈의 눈빛이 날카로워지며 딱딱하게 말했다.“여긴 네가 올 곳이 아니야, 나가!”유진은 사람들을 한번 슥 훑더니 차가운 표정으로 입을 뗐다.“내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 당사자가 있으면 안 되는 거야?”“유진아 어떻게 왔어?”소희가 한빈 옆에 붙어서더니 웃으며 말했다.“오늘 너무 예쁘다.”‘이렇게 화려한 모습으로 나타난 건 한빈이와 다시 잘해보려고 온 건가?’소희는 숨 막힐 듯 아름다운 얼굴을 쳐다보며 당장이라도 망가뜨리고 싶은 심정이었다.유진은 소희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한빈에게 시선을 고정했다.“내가 오면 안 돼? 오길 다행이지, 아니면 우리 사이 감정이 식었단 건 모를 뻔했잖아.”소희와 한패인 여자들이 큰 소리로 비웃어댔다.“한 대표님 찾으러 온 거야? 더 큰 동아줄을 찾아 떠난 줄 알았는데 왜 다시 돌아온 거야?”“맞아, 강지찬은? 왜, 한 번 놀더니 바로 버려진 거야?”유진은 이 추악한 여인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생각할수록 헛구역질이 났다.한빈은 유진의 눈을 똑바로 보지도 못한 채 증오로 가득한 얼굴을 하고 말했다.“너랑은 이미 파혼했잖아. 돌아가, 쪽팔리게 하지 말고.”유진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한술 더 떠 한빈의 앞으로 다가가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어제 에이프릴 홀에서, 강지찬한테 널 풀어달라고 사정하다가, 브랜디를 두 병이나 마셨어.”한 발짝 더 다가가더니 한빈의 눈을 꼿꼿이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감정이 식은 지 오래됐다고? 나한테 강지찬을 찾아가
Last Updated : 2023-12-1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