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출근도 해야 하니 정유진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새벽쯤 되었을까 새된 비명에 잠에서 깨고 말았다.“살려주세요!”“엄마!”유진은 황급히 일어나 불을 켰다.지아는 두 손을 허공에서 휘적거리며 두 눈을 크게 뜨고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보아하니 아직 깨진 않은 채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았다.정유진은 다급히 지아를 안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지아야 무서워하지 마. 언니가 있잖아, 그러니 괜찮을 거야...”지아는 한동안 깨지 못했고 얼굴에 땀을 뻘뻘 흘리며 엄마만을 외치고 있었다.정유진은 이런 환자는 본 적이 없었다. 아직 어리고 예쁜 아이가 악마의 구렁텅이에 빠진 듯 예쁜 두 눈에 소름 돋는 공포만을 담고 있었다.“지아야, 지아야 일어나 봐! 언니야, 언니가 있으니 괜찮을 거야. 괜찮아, 지아야.”“지아에게 무슨 일이 생겼어요?”강지찬이 뛰어 들어오더니 이불째로 정유진과 강지아를 함께 품에 껴안았다.“악몽을 꿨나 봐요. 깨울 수가 없어요.” 정유진은 조급한 채 눈물을 터뜨리기 일보 지전이었다.강지찬은 익숙한 듯 답했다.“정상이에요. 이 정도면 많이 상태가 양호한 편이에요, 예전엔...”과거를 회상할 새도 없이 강지찬이 말했다.“다시 시도해봐요, 깨우기만 하면 돼요. 안되면 내가 의사를 불러올게요.”의사가 온다 한들 진정제만 투여할 뿐이었고 강지찬은 지아가 진정제를 자주 사용하는 것이 탐탁지 않았다.정유진의 노력 끝에 지아가 드디어 잠에서 깨어났다.“내, 내가 또 놀라게 한 거야?”얼굴에 땀을 뻘뻘 흘리며 죄책감 가득한 모습이었다.“미안해, 고의가 아니었어.”지아는 자신이 또 발작했음을 눈치채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이렇게 자주 아픈 모습을 보인다면 언니가 싫어하지 않을까?친척들처럼 미친년 취급하면서 영영 보러오지 않으면 어떡하지?오빠만이 날 싫어하지 않고 있어...지아는 와락 정유진을 껴안으며 말했다.“언니, 지아를 싫어하지 말아줘. 앞으로 최대한 발작도 안 하고 미친 짓도 않도록 노력할게. 날 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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