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꾼이 점점 더 많아졌고 정유진은 더는 그들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역겨웠다.한빈이 그녀에 대한 감정은 진심이라고 생각했었다.우스웠다.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다 가식이고 거짓이었다.그녀가 대학교 1학년 때, 한빈은 4학년이었다. 그녀가 대학교 3학년이던 그해 한빈은 그녀에게 소희를 소개해 주며 자기 어머니에게 딸 같은 아이라고 했었다.처음에 그녀도 소희 언니라고 불렀는데 알고 보니 소희는 한빈의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그녀를 언짢게 생각했다.그때까지만 해도 그녀는 한빈의 어머니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어쩌면 그때부터 두 사람의 관계가 모호했던 건 아니었을까?정유진은 스스로에게 묻고 싶었다.내가 그렇게 바보였어?구경꾼들은 대부분 연세가 꽤 있는 아줌마 아저씨들이었고 그들은 비난의 눈빛으로 한빈과 소희를 바라보며 혀를 찼다.“요즘 젊은것들은 자기애가 너무 없어.”“남자 쪽이 정말 쓰레기네. 욕심이 너무 많아.”“울지 마, 저런 인간 말종은 멀리하는 게 좋아. 더 좋은 남자 만날 수 있어.”누군가 그녀에게 휴지를 건넸고, 그제야 그녀는 자기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작 한빈 때문에 눈물을 흘리다니.“고마워요.”정유진은 눈물을 닦았다.참다못한 소희가 입을 열었다.“다들 뭘 안다고 왈가왈부에요? 저 여자가 먼저......”정유진은 싸늘하게 소희를 노려보았다.“야, 소희. 너 지금 여기서 나와 시비 따지고 싶어? 난 괜찮은데, 넌 괜찮겠어?”지켜보던 한 아줌마는 너무 화가 나서 심장병이 올 것 같았다.“내가 젊었을 때 말인데, 제일 친한 친구 년이 내 남자 친구의 애를 임신하고 나한테 자랑하러 왔더라고. 그런데 애가 다섯 살도 되기 전에 그 망할 자식이 또 바람을 피웠지, 뭐야. 남의 남자 빼앗으면 언젠가는 똑같이 빼앗기게 돼 있어. 아가씨, 남자 친구 단속 좀 잘해. 그러다 아가씨도 같은 꼴 나.”“아주머니,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소희는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한빈은 그녀의
Last Updated : 2023-12-1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