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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해서 결혼했어요의 모든 챕터: 챕터 691 - 챕터 700

927 챕터

제691화

밥을 먹고 난 강지아는 너무 졸려서 눈을 뜰 수가 없어 양치질을 하고는 곧장 침대로 달려들었다.집에 남자가 한 명 더 있든 말든 상관하지 않았다.온유한이 리모컨을 찾아 커튼을 닫고 돌아보니 계집애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정말 그를 남으로 여기지 않다.문을 닫고 나오자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주유정에게서 온 전화였다.“유한아, 오늘 쉬어? 어제 누군가가 할아버지께 물고기 두 마리를 선물했는데 오늘 너를 초대하고 싶대.”온유한은 바로 거절했다.“아니. 됐어. 앞으로 그런 가족 연회에는 참석하지 않을 테니 다시는 전화하지 마.”주유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유한아, 무슨 말이야?”온유한은 베란다에 나가 전화를 받았다.“여러 번 말했지만 다시 만나는 것은 불가능해. 주유정, 너 똑똑한 아이잖아. 어젯밤 같은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 너에게도 좋을 것이 없으니까.”주유정이 더 높이 평가될수록 두 집 사이가 가까워지고 결국 그녀만 난감해질 것이다.하지만 주유정도 최신애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자신의 아들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던 최신애는 온유한이 분명 그녀가 선택한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사실 최신애는 온유한을 끝까지 몰아붙여 결국 주유정을 선택하게 만들려고 했다.주유정 역시 온유한이 자신에게 마음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최신애의 방법이 좋다고 생각한 것이다.“유한아, 너도 알다시피 내가 확신하는 일은 나 말고는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없어.”주유정은 모든 것에 올인할 작정이다.“이번에 귀국한 가장 큰 목적이 너와 다시 만나는 것이야. 절대 너를 다른 사람에게 양보할 수 없어.”온유한은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주유정, 이 세상의 주인공은 네가 아니야. 가고 싶다고 가고 돌아오고 싶다고 돌아올 수 있는 세상은 더더욱 아니고.”온유한은 말을 마치자마자 주유정의 전화를 끊었다. 사실 이런 비신사적인 행동을 그는 거의 하지 않는다.잠들었던 강지아는 누군가에 의해 깼다.깊이 자고 있을 때, 누군가가 그녀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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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서울 서쪽 교외의 한 폐창고.두식은 바지를 추켜올리며 만족스러운 얼굴로 안방에서 나왔다.“형님, 저 여자가 말하길 며칠 후에 남쪽에서 행사한다고 해요. 그러면 우리가 경호원으로 분장해 서울을 떠날 수 있어요.”두식이가 형님이라고 부르는 남자는 안경을 쓰고 있었다. 지난번 리츠에서 강원훈과 함께 구석에 앉아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햇빛 아래에 있으니 사람이 점잖게 보였다.서른쯤 되어 보여 나이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았다. 눈두덩이가 깊게 팬 데다 안경까지 끼고 있어 눈 밑의 정서가 잘 보이지 않았다.“믿을 수 있는 정보야?”두식은 코웃음을 쳤다.“저 여자가 아직도 강씨 집안에서 부귀영화를 누릴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아들도 강씨 집안 씨고요. 아들이 우리 손에 있는 한 수작을 부리지 못할 겁니다.”잠시 후, 옷을 다 입은 주연지가 방에서 나오더니 눈물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보스, 절대 경찰에 신고하지 않을게요. 강원훈은 이제 못 나와요. 내 아들과 나를 생각해 줘야 하지 않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반드시 당신들을 데리고 서울을 떠날 방법을 찾을 거니까.”보스라는 사름은 주연지를 힐끗 보았다.머리카락이 헝클어진 주연지의 눈망울은 보기만 해도 애틋한 마음을 자아냈다.두식은 자기 형님이 다른 생각이 있는 줄 알고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형님, 이 여자가 밖에 있는 여자보다 훨씬 괜찮아요. 한 번 테스트...”“꺼져!”큰 형님은 냉혹하게 시선을 거두었다.어리둥절해 하던 두식은 손짓하여 동생을 불러냈다.“저 여자 내보내.”짐승들이 그녀를 놓아준 줄 알고 마음을 놓았으나 이내 두식이의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시간이 다 되면 연락 올 거야, 그리고 강씨 집안 쪽도 힘 좀 써봐. 강지찬이 돈을 주지 않으면 우리 사람들의 수고비는 네가 낼 수밖에 없으니.”주연지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리에 힘이 풀린 채 창고를 떠났다.두식이는 ‘퉤’ 하고 침을 뱉은 뒤 말했다.“강원훈 그놈, 우리를 이렇게 팔아먹을 줄이야,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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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3화

강홍식은 강지찬의 여유로운 얼굴에 전혀 초조한 기색이 전혀 없자 대뜸 소리를 질렀다.“미연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몰라?”“알아요. 어젯밤 납치범들의 메시지를 받았어요.”강지찬의 말에 강홍식이 눈을 부릅떴다.“그런데도 아내와 아이랑 같이 아침밥을 먹을 기분이 나?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는 가던?”“아니면요? 내가 어르신도 아니고. 아내와 아이가 나에게 제일 중요해요. 다른 사람의 생사는 경찰이 있는데 나와 무슨 상관인데요?”강홍식은 화가 나서 기절할 뻔했다.“미연이 뱃속에 우리 장씨 집안 장손이 있는데도 전혀 신경 안 쓰인다고?”“내가 뭘 신경 써야 하는데요? 돈으로 사람이라도 사서 해결해야 해요?강홍식은 화가 나서 탁자를 쳤다.“당연히 돈을 주며 사람 풀어달라고 해야지. 얼마를 요구하든 준비하고 부족하면 내가 보탤게.”강지찬은 침울한 눈빛으로 강홍식을 바라보았다.“뭘 멍하니 있어? 얼마를 달라고 하는데?”“그때 엄마와 지아가 납치됐을 때 지금의 10분의 1만큼 긴장했어도 엄마는 죽지 않았고 지아는 미치지 않았을 거예요.”강홍식은 갑자기 목이 멘 듯 말을 하지 못했고 답답한지 얼굴이 빨개지며 얼버무렸다.“그, 그때는 어리석어서...”“아니요. 어리석은 게 아니라 무관심이죠. 사랑이 없었고요. 아들과 손자는 본인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아내와 딸은 소용이 없잖아요. 생사를 신경 쓰지 않았으니까요.”강홍식은 화를 벌컥 냈다.“아니야! 어른의 일은 네가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이 없어. 그러니 빨리 가서 미연이를 구해와. 너의 아들이야!”강지찬은 연민이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한평생 어리석게 살았는데 아직도 남들이 뭐라고 해도 다 믿어요? 임미연 배 속의 아이가 내 아이라고 누가 말했는데요?”강홍식은 어리둥절해 하며 물었다.“무, 무슨 뜻이야?”강지찬은 일부러 설명하지 않고 돌아섰다.병원 입구에 도착하니 주연지가 정유진을 막아섰다.생각보다 빨리 온 주연지가 정유진을 다독였다.“납치범들이 인간성이 없다고 그러던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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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4화

주연지는 한참 후에야 반응을 보였다.“아이가 강원훈의 아이라고?”주연지는 무의식적으로 부인했다.“아니야, 강원훈의 아이일 리가 없어. 분명히 너의 아이야. 너의...”강지찬은 담담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을 뿐이다.머리 회전이 빠른 주연지는 무슨 일인지 잠시 알 수 없었지만 강지찬의 표정을 보고 이미 마음속으로 그 아이가 강지찬의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다.강지찬의 것이 아니기에 정유진은 임미연의 존재 자체를 개의치 않은 것이다.“강원훈의 아이라니. 두 사람은 별로 만난 적이 없어.”주연지는 여전히 믿지 않았다.강원훈이 아무리 날라리라고 해도 본인 핏줄을 소중히 여긴다.본인이 사생아이기 때문에 밖에 여자가 아무리 많아도 사람 목숨과 관련된 일은 없다.이 부분 만큼은 주연지는 자신했다.강지찬이 귀띔했다.“정말 만난 적이 없다고 생각해요? 내가 차 사고 후에 강원훈이 뭘 했는지 셋째 숙모는 아시잖아요? 그때 임미연도 있었어요.”주연지는 순간 벼락을 맞은 것 같다.강원훈이 한 짓을 강지찬이 알고 있었다는 것도 비로소 깨달았다.임미연과 아이를 미처 생각할 새가 없이 얼굴은 창백해졌다.“다 알면서 왜 말하지 않은 거야?”강지찬이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왜 말 안 했느냐고요? 살인 미수면 몇 년 만에 풀려날 테니까요. 나는 평생 감옥에 넣을 테니까.”지금 마당에 아무도 없기에 강지찬도 여기서 주연지에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셋째 숙모와 지호는 죄가 없어요. 그래서 두 사람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고요.”주연지는 지금 완전히 넋이 나갔고 강지찬에게 주도권을 빼앗겼다.“무슨 뜻이야?”“임미연이 납치됐다고 신고했을 때 셋째 숙모의 일거수일투족도 내가 다 확인하고 있었거든요. 셋째 숙모, 그 사람들이 셋째 숙모에게 연락했죠? 그들은 지명수배자예요. 지명수배자의 도피를 돕고 은폐하는 것이 무슨 죄목인지 알아요?”두 다리에 힘이 빠진 주연지는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강지찬더러 돈을 준비해 임미연을 구하라고 권유했지만 결국 3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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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그 후 며칠 동안 강지찬과 장형준은 보이지 않다가 어느 날, 두 경찰이 강지호를 데려왔다.주연지는 집에 없었고 세 집에는 하인들만 남아 있었다.안주인 정유진이 가정부더러 강지호를 잘 보살피라고 당부했다.평소에 활발했던 아이는 많이 놀랐는지 집에 돌아오자 열이 났다.정유진은 강씨 집안의 의사를 불렀고 한참 후에야 강지호의 열도 내렸다.마당에 돌아오자마자 집사가 다가오더니 어색한 얼굴로 있다가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어르신이 나를 찾는다고?”정유진이 먼저 물었다.강홍식은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며느리 앞에서 한껏 폼을 잡았다.“방금 셋째 집안사람이 돌아왔다고?”“예, 지호가 병이 났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강홍식은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임미연의 뱃속 아기가 강원훈의 것이야?”강홍식이 알아맞히는 것이 정유진에게도 의외였지만 숨기지 않았다.“네.”강홍식은 분개하는 얼굴로 말했다.“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이렇게 큰일을 왜 나한테 숨겼어? 옆에 숨어서 내 우스운 꼴을 보고 싶었던 거야?”옆에 있던 집사조차 더 이상 들을 수 없어 참지 못하고 설득했다.“어르신, 임미연 씨 일을 대표님이 숨기는 데는 분명 일리가 있을 겁니다. 사모님과는 상관이 없습니다.”“어떻게 상관이 없어? 본인만 착한 척하고. 셋째 집안일에 네가 왜 그렇게 적극적으로 뛰는데?”어르신이 감히 강지찬을 찾지 못해 그녀에게 화풀이하러 왔음을 정유진은 알아챘다.기왕 이렇게 된 이상 그녀도 맞장구치기 귀찮았다.“어르신, 지찬 씨가 돌아오면 직접 설명하라고 할게요. 나도 잘 모릅니다.”말을 마치자마자 강홍식의 말도 기다리지 않고 돌아섰다.잠시 멍하니 있던 강홍식은 정유진의 뒷모습을 가리키며 말을 잇지 못했다.“저, 저게 무슨 태도야?”또 하루가 지나고 강지찬이 돌아왔다. 임미연도 구조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다만 많이 놀라 병원에서 쉬고 있었다.주연지도 돌아와 자기와 아들을 마당에 가두고 한 발자국도 떠나지 않았다.강지찬은 어디도 다치지 않은 채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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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강씨 일가는 며칠째 온 가족이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강지찬과 정유진은 아무렇지 않은 듯 아이를 데리고 출근했다.강원훈의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강지찬에 대한 평가는 더욱 나빠졌다.자세한 내막을 알든 모르든 강지찬 얘기만 나오면 다들 표정이 굳어졌다.감히 건드릴 수도 미움을 살 수도 없었다.둘째 집안의 유선이 방금 감옥에 갇힌 상태에 강원훈도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첫 재판이 진행될 때는 이미 8월 중순이 되었고 주연지는 법정에서 강원훈과의 파혼을 요구했다.수갑을 찬 강원훈은 마지막 결과를 태연하게 받아들인 듯했고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강지찬을 바라봤다.다만 무기징역이라는 말에 강원훈은 갑자기 미친 듯이 웃었다.강원훈은 항소하지 않았고 주연지는 K그룹 주식을 강지찬에게 전부 팔아 재산을 처분한 뒤 돈을 챙겨서 강지호와 함께 출국했다.아주 깔끔하게 떠났기에 서울로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예전부터 강씨 집에서 투명인간처럼 산 강원훈이었지만 셋째 집이 비자 고택은 더 휑뎅그렁해 보였다.고세연은 강홍식의 어깨를 주물러주며 한탄했다.“지찬이가 정유진과 함께 있은 이후로 강씨 집안은 하루도 평안할 날이 없어요. 둘째 셋째 집안이 차례로 일이 생겨 모두 감옥에 들어갔잖아요. 어르신 그거 모르죠? 바깥에서 지금 얼마나 듣기 거북한 말이 도는지.”이 점은 강홍식도 잘 알고 있다. 사람들과 차를 마시러 나갈 때마다 옆에 노인들은 그가 오는 것을 꺼렸다.강홍식은 따돌림을 당했다고 느꼈지만 그 사람들은 감히 강지찬의 미움을 살 수가 없었기에 가만히 있었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외출도 하지 않았다.“흥, 다른 사람들은 좋은 아내를 맞으면 집안이 더 잘 나간다고 하는데 이 아이는 어디서 그렇게 불운한 사람을 데려왔는지. 딸도 다른 사람의 성을 따르게나 하고!”고세연은 능청을 떨며 달랬다.“어르신, 더 이상 참견하지 마세요. 부자 관계가 더 틀어지면 안 되잖아요. 지금 지찬이는 그 여자에게 완전히 빠졌어요. 정유진이 아직도 K그룹에서 안 나가고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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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7화

임미연이 강원훈과 한통속이라는 것을 알게 된 강홍식은 그 후부터 그녀에게 전혀 호의적이지 않았다.얼굴도 보기 싫었다.결국 고세연이 임미연 만나러 나와 그녀의 배를 훑었다.평범한 사람처럼 평탄한 배를 보니 아이가 없어진 게 분명했다.경찰을 본 임미연은 깜짝 놀랐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산했다고 했다.아이가 어디로 갔는지는 임미연만이 잘 알 것이다.“여긴 왜 왔어?”고세연은 통쾌한 얼굴로 비아냥거렸다.“강씨 저택에 올 면목이 남아 있어? 지찬이를 찾으러 온 거야, 아니면 강원훈을 찾으러 온 거야? 강원훈을 찾는 거면 장소를 잘못 찾았어. 강원훈은 이제 강씨 집안 사람이 아니야.”임미연은 살이 좀 빠진 상태였다. 예전엔 얼굴에 어린 티가 좀 났었는데 지금은 성숙해졌고 더 요염해졌다.“강지찬을 찾으러 왔는데 지금 없다니 굳이 그쪽하고 얘기할 필요는 없겠네요.”임미연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나를 못마땅해하는 거 알지만 나는 그쪽과 많이 달라요. 어쨌든 강지찬은 나에게 목숨을 빚졌어요. 이것만으로도 평생 나에게 빚진 것이고요.”그녀의 뒷모습을 보던 고세연은 ‘퉤’하고 침을 뱉었고 손바닥이 빨개질 정도로 화가 났다.강지찬과 정유진이 식사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까지 임미연은 아직 가지 않았다.연우는 길에서 잠이 들었고 강지찬은 아이를 핑계로 위층으로 올라가 상황을 정유진에게 맡겼다.“지찬 오빠, 볼일이 있어요. 지찬 오빠?”“나와 얘기해.”정유진의 말에 임미연이 한마디 했다.“지찬 오빠와의 일이지 그쪽하고는 상관없어요.”정유진이 웃었다.“장형준 씨, 손님 배웅해드려요.”임미연이 미처 발작을 일으키기도 전에 장형준이 그녀를 강제로 내보냈다.정유진은 조금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방에 들어가 샤워를 했고 밖으로 나왔을 때 강지찬은 이미 침대에 누워있었다.강지찬은 그녀를 보자마자 눈썹을 치켜올렸다.“우리 정 대표님은 점점 더 기백이 넘치시네.”정유진은 손에 들고 있던 수건을 그의 얼굴에 던지며 말했다.“어떻게든 임미연을 단념시키는 게 좋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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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8화

주유정의 작업실도 곧 인테리어가 완성되어 최신애와 함께 액세서리를 고르러 온 것이다.최신애 생일잔치 이후 강지아는 그녀를 만나지 못했고 오늘 이렇게 만난 이상 못 본 척할 수는 없어 최신애를 향해 걸어갔다.“아주머니, 유정 씨, 이런 우연도 있네요.”주유정이 웃으며 말했다.“지아도 공예품 보러 온 거야. 우연이네.”최신애는 싱겁게 ‘응’이라고 외쳤지만 강지아를 보자 마음이 편치 않았다.그동안 밖에서 생활하던 온유한은 지난번 그녀가 감기에 걸린 말을 듣고서야 그녀를 보러 갔다.강지아도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아 예의만 차렸다.“그럼 방해하지 않을 테니 천천히 보세요.”말을 마치고 고개를 약간 끄덕이며 한쪽으로 갔다.“제가 주문한 작품 다 적어주세요. 다 살 테니.”점원에게 당부하자 점원은 서둘러 공책과 펜을 챙겨오더니 눈을 반짝이며 강지아를 바라봤다.강지아는 흰 사슴 조각상 앞에 서서 조금 고민했다.이 사슴은 모양과 공예가 모두 훌륭하고 선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아름답다.이 디자인이 매우 마음에 들지만 그녀의 작업실 스타일과 좀 어울리지 않았다.이때 주유정과 최신애도 사슴을 발견했고 순간 주유정은 눈이 번쩍 뜨였다.“이 사슴은 영기가 넘치네요.”점원이 서둘러 영업 멘트를 날렸다.“이건 저희 사장님이 새로 내놓은 작품입니다.”주유정은 하얀 장갑을 낀 채 사슴뿔 애지중지 만지작거리다가 뒤따르던 점원에게 말했다.“이 사슴 제가 살게요.”두 점원이 눈을 마주치자 주유정은 그제야 반응했다.“아 미안. 지아가 찜한 거야?”강지아는 이 사슴이 마음에 들었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주유정이 마음에 든다고 하니 양보하겠다고 말하려 했다. 그런데 이때 옆에 있던 최신애가 말했다.“방금 장 보듯 한 뭉치 샀는데 그거 하나쯤은 없어도 돼. 유정아, 이 사슴은 재물을 뜻해. 문을 열고 장사하는 사람에게 사슴 한 마리가 뛰어든다는 좋은 의미를 담고 있어.”말을 마치자마자 점원을 향해 한마디 했다.“이 사슴 우리가 살게요.”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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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9화

사실 강지아는 그동안 온유한을 자주 만나지 못했다. 그 사람은 요즘 많이 바쁜지 보름 동안 외국에 있다가 귀국 후에는 학술 세미나에 참석하느라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그저 잠깐 시간을 내 강지아와 밥을 몇 번 먹었을 뿐이다.두 사람의 관계는 줄곧 매우 어색했다. 예전처럼 그렇게 자연스럽지 못했다.그런데 최신애의 입에서 남자를 꼬시는 여자가 되다니?“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강지아는 완강하게 말했다.강홍식처럼 억지를 부리는 아버지가 있는 그녀로서 비슷하게 억지를 부리는 어른을 대할 때 늘 대립각을 세웠다.“한 번도 먼저 유한 오빠를 찾아간 적이 없어요.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니 아주머니도 아들을 잘 돌보시면 되겠네요.”집에서 고집이 센 최신애는 누군가가 자기에게 이렇게 말할 줄 몰랐다.게다가 말하는 사람 역시 그녀의 마음에 들지 않는 강지아이니 기절할 뻔했다.주유정은 불난 집에 부채질은 차마 하지 않았고 그저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지아야, 그만해. 이 사슴 내가 양보하면 되잖아.”강지아는 그 말에 구역질이 나서 죽을 지경이다.“양보라니요? 원래 내가 먼저 찜한 거예요.”체면이 말이 아니게 된 최신애는 화를 벌컥 냈다.“오늘 이 사슴은 내가 사야겠어. 유정아, 이 사슴은 내가 사서 너의 개업 선물로 줄게.”말을 마친 후 직접 손을 들어 옮기려고 하자 두 영업사원이 깜짝 놀라 얼른 다가가서 막았다.‘쨍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흰 사슴이 바닥 위에서 산산조각이 났다.강지아는 눈썹을 치켜떴고 주위 사람들은 일제히 어리둥절해졌다.가장 빨리 반응한 사람은 주유정이다.“죄송해요. 우리가 배상할게요.”“뭐 하는 겁니까?”콧수염을 기른 40대 중반의 남자가 와서 바닥에 파편이 박혀 있는 것을 보고 화를 냈다.“이것은 지난 3개월 동안 겨우 만들어 낸 만족할 만한 작품인데 깨버리다니요!”주유정은 서둘러 배상하겠다고 말했다.“누가 당신들의 더러운 돈을 원한대요? 이것은 나의 피와 땀으로 만든 거라고요. 당신들 고소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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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0화

강지아는 공예품 선택을 마치고 다시 작업실로 갔다.여기서 정유진의 연우 인테리어와 K그룹과 멀지 않다.직원 휴게실을 조정하기 위해 근로자들과 상의하고 있는데 서원준에게서 전화가 왔다.“바보야, 같이 밥이나 먹자꾸나.”“너야말로 바보야, 온 집안이 바보야.”그러고는 한쪽에 있던 근로자를 향해 말했다.“어쨌든 여기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해. 미리 남겨둔 책장 자리 외에 소파 두 개도 추가할 테니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인테리어 근로자가 말했다.“차라리 탕비실과 휴게실을 개방형으로 만드는 게 어때요.”강지아는 한참 고민하다가 말했다.“그래요. 그렇게 하죠.”이 스튜디오는 그녀가 직접 디자인한 것이지만 실내 인테리어에 익숙하지 않아 인테리어를 하면서 계속 수정했다. 그래도 정유진이 관리해 준 덕분에 현재 큰 효과를 보고 있었다.서원준은 그녀가 무엇을 하는지 몰라 한마디 물었다.“기다려, 데리러 갈게.”“이제 팔을 쓸 수 있어? 쉬어. 주소 보내면 내가 직접 갈게.”강지아는 그제야 서원준이 혼자 있는 게 아니라 연예계와 패션계의 유명인사들도 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잠깐 소개 후 안경을 쓴 기질이 강한 여자가 강지아를 향해 앉으라고 손짓했다.“강지아 씨, 얘기 많이 들었어요. 전에 런웨이에서 봤는데 업계에서 평판이 높아요.”이에 서원준이 강지아를 소개했다.“에이미 누나, 애먼 편집장이야.”‘애만’은 국내 최고의 패션잡지 회사로 현재 발전이 매우 빠르며 해외 패션계에도 밀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높은 반열에 올랐다.강지아도 에이미의 이름은 알고 있지만 실물을 본 적은 없다.“에이미 언니, 안녕하세요.”강지아는 얌전히 다가가 또 다른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다. 주위에는 모두 프로듀서, 감독님들이 앉아 있었다.에이미는 강지아에게 유난히 관심이 많은 듯했고 대화도 잘 통하는 듯했다.모임이 끝난 지 열 시가 넘은 시간, 술을 좀 많이 마신 강지아를 서원준이 집에 데려다주었다.서원준도 처음으로 강지아를 여기까지 데려다주는 것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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