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 어머니가 나를 찾아와서는 너를 못마땅하게 여겨서 온 씨 집안의 며느리로 삼을 생각이 없다고 하더라.”강홍식은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현재 강씨 가문의 지위로 그가 밖에서 돌아다니면 아첨하려 들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최신애에게 체면이 구겨진 것 같아 화를 가라앉히기 힘들었다. 강홍식은 강지아에게 엄격히 경고했다. “다시는 온유한 그 자식이랑 만나지 마. 그러지 않으면 너에게 소개팅을 시켜줄 거다.”강지아는 온몸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뭐라고요? 아주머니께서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어요?”“그래, 내가 설마 거짓말하겠냐?”“그 온유한 이라는 자식 이제 서른두 살이 되는데 너를 마음에 두고 있다면 진작에 말했을 것이다. 그 집 어머니가 이미 눈 여겨둔 며느리감이 있으니 너더러 단념하라고 말하더라.”강지아는 강홍식의 말에 충격을 받고 멍하니 서 있었다. 상냥하고 단아한 모습, 그녀를 보면서 항상 웃는 모습이 너무나 다정했고, 그와 같은 딸을 원한다는 말을 수없이 해온 아주머니가 “단념하라”는 말을 내뱉을 줄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강지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 것을 보고 정유진이 더 참지 못하고 말했다.“어르신, 저희는 지아의 가족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우리는 지아의 편이 되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온 씨 가문은 무슨 근거로 그렇게 말합니까? 강지아가 온유한과 사귀었나요, 아니면 그에게 매달렸나요? 온 부인은 무엇 때문에 우리 지아를 업신여기시는 건데요?”강홍식은 정유진의 반박에 말문이 막혀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정유진도 강홍식을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는 이런 집안에서만 난폭한 사람을 이해할 수 없었다. 강 씨 온 씨 양가는 대대로 친분이 있었고 강지아의 상황은 최신애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강지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무슨 자격으로 강 씨 가문과 지아를 비난하는 것인가? 심지어 강지아와 온유한은 사귄 적이 없다. 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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