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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해서 결혼했어요의 모든 챕터: 챕터 661 - 챕터 670

927 챕터

제661화

온유한은 다가오는 붉은 입술을 보고 살짝 고개를 돌렸고 막 말을 꺼내려 할 때,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뒤돌아보니 허겁지겁 떠나는 한 사람의 뒷모습이 보였다.“지아인 것 같아.” 주유정이 살짝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지아가 분명 봤을 거야.”온유한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고 무심하게 말했다. “우린 지금 그냥 친구 사이야.”주유정은 온유한의 표정을 살피며 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미안해, 유한아. 나 술을 좀 마셨어.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술김에 그만... 방금은 순간적인 실수였어.”온유한의 안경 너머 눈동자에서 주유정에게 낯선 차가운 빛이 뿜어 나왔고 주유정은 그 차가운 시선에 마음이 무거워졌다.“걱정 마.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야. 그냥... 예전 생각이 나서 그랬어. 너 기억 나지? 내 18살 생일 파티에서... 그때 우리가 처음으로 키스했던 거.”“기억 안 나.” 온유한은 차갑게 대답하고는 돌아서서 떠났다.주유정은 말없이 온유한의 뒷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한편, 서원준은 강지아를 찾아 한참을 헤매다가 결국 발코니에서 그녀를 발견했다. 강지아는 난간에 기댄 채 창문 커튼에 가려져 있었다. 서원준의 시선이 날카롭지 않았다면 그의 눈에 잡히지 않았을 것이다.“네가 웨이터에게 부탁한 따뜻한 물은 벌써 다 마셨어. 내가 부탁한 음식은 다 어디에...” 서원준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강지아의 팔을 잡아채며 말했다. “너 정말 죽고 싶어? 이렇게 추운 날에 외투도 안 입고 여기서 멍하니 있으면 재밌어?”강지아는 얇은 민소매 드레스만 입고 있어서 팔이 얼음처럼 차가워졌다.“안으로 들어가!” 서원준은 화가 잔뜩 난 목소리로 명령했다.“안 들어가요.” 강지아는 서원준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 “얼어 죽으면 또 어때요?”서원준은 투정을 부리는 강지아를 보며 말이 턱 막혔다.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결국 자기 재킷을 벗어 강지아에게 덮어주었다.“또 상처받았어?” 서원준은 강지아가 측은하면서도 한편으론 참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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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진짜 본가로 안 돌아가?”강지아는 풀이 죽어 말했다. “요 며칠 혼자 있을래요. 연우도 개학했는데 집에 혼자 있자니 재미없네요.”그 말에 정유진은 서원준에게 정중히 부탁했다. “그럼 서 대표님, 우리 지아를 부탁드릴게요.”서원준은 차 문을 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정 대표님, 걱정 마세요. 지아 씨 머리카락 하나라도 상하면 제가 다 책임지겠습니다.”정유진은 더 이상 서원준과 장난칠 기분이 아니어서 머리를 돌려 강지아에게 당부했다.“며칠 있다가 꼭 돌아와. 아니면 내가 방 씨 아주머니에게 사람 몇 명을 보내라고 할게.”“아니에요. 나도 이제 나이를 먹었으니까 혼자서도 잘할 수 있어요.”“어쨌든 밥은 잘 챙겨 먹어.”차가 길을 나서자 서원준은 웃으며 말했다. “정 대표님은 나보다 나이도 조금만 더 많은 것 같던데 널 엄마처럼 잘 챙기네.”강지아는 그 말에 아무런 반응도 없이 머리를 창문에 기대고 멍하니 있었다.서원준은 강지아를 아파트 앞까지 데려다주었지만 함께 올라가지 않았다. 대신 강지아가 엘리베이터에 타는 걸 보고서야 돌아섰다.강지아는 집에 도착하자 집안의 모든 불을 켰다.사실 강지아는 혼자 사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어른이 되었으니 자기만의 공간은 필요했다.강지아는 기분이 우울해 잠도 오지 않아 불을 켜놓고 밤새 게임을 했다.엉덩이가 아파서 고개를 돌렸을 때는 이미 바깥이 환하게 밝아져 있었고 해도 한참이나 떠 있었다.밤새 게임을 하느라 목도 아프고 배까지 고픈 강지아는 대충 세수를 하고 아래층에서 아침을 먹고 돌아와 자려고 했는데 문을 열자마자 문손잡이에 아침 식사가 걸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 안에는 강지아가 자주 가는 집 주변 식당에서 주문한 죽과 딤섬이 들어 있었다. 죽은 달콤한 옥수수와 새우가 들어간 죽이었고 커스터드 번과 투명한 딤섬, 그리고 강지아가 매번 주문하는 밑반찬도 함께 있었다.배는 고팠지만 출처가 불분명한 음식이었기에 강지아는 먹지 않고 쓰레기통에 버렸다.그 식당의 직원은 강지아에게 종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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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클럽에 새로운 지프차들이 도착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코스도 개발되었다. 코스를 한 바퀴 뛰어 보니 몇 명의 남자들 중 한규진만이 흥분에 젖어있었다. “다들 왜 이래? 너희들은 정말 여자 없이 안 되냐?”최의현이 차에 비스듬히 몸을 기댄 채 나른한 어투로 대답했다. “나는 원래 사람 데리고 오려고 했는데 너희들이 혼자 오니까 눈치 보여서 나도 혼자 온 거야. 옆에서 환호해주는 사람도 없고 진짜 재미없네.”한규진은 아직 흥을 다하지 못했는지 내기를 제안하며 투덜거렸다. “옆에 여자들이 있으면 귀찮기만 하지. 자 우리 한 바퀴 다시 달려보자, 누가 지면 누가 쏘기 어때?”“싫어, 판이 작아서 재미없어.”“그럼 너는 뭐 걸고 싶은데?”“만약 네가 진다면 소송 한번 무료로 걸어줘, 내가 지면 네 맘대로 조건을 제기하고.”“그래, 콜.”두 사람은 다시 출발선에 서서 경기를 시작했다. 강지찬은 자기에게 물을 가져다준 온유한을 보며 물었다. “프라임 홀로 이사했다며?”“응.”온유한은 이 사실이 강지찬에게 들통날 것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침착하게 대답했다. 거리로 따지면 온 씨 가문보다 프라임 홀에서 병원까지 차로 30분 정도 더 걸린다. 강지찬이 더는 입을 열지 않았고 온유한도 설명하려는 생각이 없었다. 지금 온유한은 어머니 때문에 해명할 방법이 없었고 해명할 수도 없는 신세였다. 온 씨 가문. 선물을 양손 가득 들고 온 주유정을 보고 최신애는 잠깐 멈칫하다가 말했다. “오늘 유한이 휴식하는 날이라 친구들이랑 자동차 클럽 갔는데. 너희 같이 갔던 거 아니었어?”주유정은 온유한이 보내온 [오늘은 바빠.] 라는 문자를 생각하며 마음이 씁쓸해졌다. 온유한은 친구들과 모임이 있었지만 주유정을 데리고 가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온유한이 그녀를 자신의 세계로 들여보내 줄 생각이 없다는 뜻이었다. 어쩐지 온유한이 친한 친구들을 모아서 그들에게 그녀를 소개해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주유정은 슬픈 마음을 가까스로 가라앉히고 웃으며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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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강지아는 요 며칠 혼란스러운 나날을 보내 자다 깨니 5시가 넘어있었다. 마침 한가했던 강지아에게 같이 밥을 먹고 놀자고 연락이 온 것을 흔쾌히 승낙했다. 그녀와 약속을 잡은 사람은 어떤 잡지사의 편집장인데 필명이 화령이었다. 그녀가 소속해있는 잡지사가 전에 강지찬은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화령은 정유진에게 인터뷰 신청을 하려고 먼저 강지아를 불러 약속을 잡았다. 만나서 식사를 마친 뒤 두 사람은 스탠드바로 향했다. 이 바는 전에 강지아가 소희와 함께 왔다가 온유한과 주유정을 만났던 곳이다. “여기 꽤 인기 많나 보네요? 전에 친구가 저를 데리고 온 적이 있어요.”댄스 플로어에서 멀리 떨어진 비교적 조용한 곳에 자리를 잡은 화령은 웨이터를 부르며 말했다. “네, 작년에 개업했는데 인기 많아요. 저도 친구들이랑 자주 놀러와요.”화령은 술을 잘 마실 것 같아 보였다. “지아 씨는 뭐 마실래요?”“저는 블러디 메리요.”화령도 같은 것을 주문했다. 두 사람은 마음 편히 이야기를 나누러 온 것이라 술을 많이 마실 계획은 없었다.강지아는 주량이 워낙 약했고 친한 친구와 함께 놀러 나온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끔 술을 한 모금씩 마셨다.“제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저는 그냥 유진 언니에게 물어봐 드릴 수밖에 없어요.”“지아 씨가 물어봐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만약 실패하면 제가 기회를 찾아 직접 정 대표님께 말씀드리려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잡지사는 그런 삼류 잡지가 아니에요. 진심으로 정 대표님을 인터뷰하고 싶고 개인적으로도 그녀를 매우 존경하기 때문에 이렇게 찾아온 겁니다.”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훤칠한 젊은이 두 명이 와서 춤을 추자고 초대했다.강지아는 별로 춤을 추고 싶지 않아 거절했지만 화령은 이런 곳에 오니 온몸의 세포가 모두 살아난 것 같아 그 제안이 매우 설렜다. “갑시다, 뛰어서 땀 좀 내는 것도 좋은데요.”강지아는 할 수 없이 그들에게 등이 떠밀려 댄스 플로어에 들어갔다.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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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지아 씨, 이곳에서 당장 떠나야 해요.”화령은 마음이 조급해져서 다른 사람에게 연락하여 도움을 청하려고 했는데 배터리가 바닥난 상태였다. 강지아는 정신이 조금 맑아지자 얼른 주소록 가장 윗부분에 있던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좀 전에 식사할 때 서원준이 전화를 걸어온 적이 있어서 통화가 되자마자 연락처를 보지도 않고 부탁했다. “원준 씨, 리츠에 저 좀 데리러 오면 안 돼요? 저 몸이 좀 이상해요.”강지아의 목소리는 저도 모르게 웃음기를 띠고 있었으며 매우 부드럽고 달콤했다.그러자 휴대전화 너머 사람의 숨소리가 잠깐 끊기더니 마치 의자가 바닥에서 마찰하는 것 같은 날카로운 소리가 갑자기 이어졌다.“전화 끊지 말고 기다려. 내가 지금 갈 테니까.”서원준의 목소리가 조금 이상하게 들렸지만, 지금의 강지아는 이미 흐리멍텅한 상태여서 의심하지 않았다. 그녀는 화령을 꼭 껴안더니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화령 씨, 저희 춤추러 가요.”그 말을 들은 화령 마저 뜬금없이 신나고 춤을 추고 싶었다. 화령은 자신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강지아를 데리고 이곳을 빠져나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아 씨, 어서 이곳에서 떠나서 지아 씨 친구 찾으러 가요.”안타깝게도 이미 늦었다. 부하들에게 두식 형이라고 불리는 남자가 쫓아왔다. 여자 두 명이 그 남자들의 적수가 될 리가 없었기에 어떤 방으로 끌려가고 말았다. 방 안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사람이 가득했다.강지아와 화령이 나쁜 사람들에게 밀려서 방안에 들어선 뒤 방 속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남녀들은 분명히 정상이 아닌 것 같았다. 하나같이 옷을 적게 입고 있었고 두 쌍은 심지어 이미 함께 굴러있었다. 세상 물정에 어두운 강지아는 이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아직 정신이 말짱한 사람들도 두 사람을 보고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들 중 한 남자가 언짢은 말투로 물었다. “두식아, 요즘에는 모르는 사람을 데리고 오지 말라고 내가 경고했잖아. 이 두 미인은 어디서 데려온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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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화령이 남자에게 맞은 얼굴은 화끈거리며 아파 났다. 화령은 죽도록 후회됐고 무서웠다.강지아는 현재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었기에 그녀를 끌어안고 있지 않았다면 분명히 남자에게 붙어 있었을 것이다. 두식은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만족해서 웃으며 말했다. “요물이 따로 없군.”이 가장 안쪽 칸은 매우 크고 은밀했다. 밖에는 몇 명의 남녀가 술을 마시고 있고, 안에 별천지가 있었다.화령은 의식이 점점 모호해지고 몸이 뜬금없이 흥분하며 평소에 없었던 욕망이 방출되는듯한 느낌을 느꼈다. 그 느낌은 아주 낯설고 무서웠지만 동시에 점점 타락되며 빠져나오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두식이라는 남자가 룸 안의 사람에게 아첨하는 것을 들었다.“사장님, 보스, 오늘 가게에 아주 괜찮은 여자 두 명이 왔어요.”그 말을 듣는 보스가 큰소리로 욕했다.“내가 요즘에는 사고 치지 말고 가만히 있으랬지? 귀가 먹었냐, 재들 데리고 당장 꺼져.” 두식은 상사가 이렇게 그의 체면을 구길 줄 몰랐기에 조금 달갑지 않았다. “진짜 예쁜 애들이에요. 제가 직접 보스께 보여 주려고 데려온 거에요.”룸 안의 빛은 매우 어두웠고 두식이가 말하는 사장님은 가장 안쪽에 있는 소파에 앉아 있었다. 사장님은 긴 다리를 쭉 뻗은 채 얼굴 전체가 어두운 그림자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고 옆에는 아름다운 여인이 술 시중을 들고 있었다.이때 강지아가 갑자기 싱글벙글 웃으며 중얼거렸다. “온유한, 난 정말로 널 엄청나게 좋아해, 히히.”강지아의 목소리를 들은 사장님이 멈칫하더니 옆에 있던 여자를 밀어내고 걸어왔다. “불 켜.”방안의 불이 켜지고 눈이 휘둥그레진 강원훈은 벽에 기대어 넋이 나간 듯한 강지아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지금 강지아의 얼굴은 머리카락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지만 강원훈은 강지아를 알아보고 겁에 질려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두식은 강원훈이 강지아를 마음에 들어 하는 줄로 알고 치근덕거렸다. “사장님, 이 여자애는 아주 깨끗해요. 첫눈을 봤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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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화

급히 달려온 온유한 곁에 주유정이 붙어있었다. 인근 경찰서에서 파견된 두 여경이 강지아와 화령을 경찰차에 태우고 있었다. 온유한이 자기 외투를 벗어서 강지아에게 씌워주고는 그대로 끌어안고 차에 올랐다. “온유한.”기어코 따라온 주유정은 온유한의 안중에 강지아를 제외하면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다. “출발해요.”온유한은 밖에 있던 박이진을 불러 차에 태웠다. 주유정은 온유한의 차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강지아는 이미 정신을 잃은 지 오래고, 마치 뱀처럼 온유한 품에서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그녀는 정신이 매우 흥분되어 영문도 모른 채 웃고 있었다.그 웃음을 뭐라고 표현하자면, 마치 어떤 즐거운 분위기에 젖은 것처럼 요염하고 섹시했다. “같이 놀자, 재밌어.”“너무 좋아.”온유한이 더는 참지 못하고 손으로 강자아의 입을 막았다. 앞에서 차를 몰고 있던 박이진은 익숙한 모양인지 백미러로 힐끔 보더니 말했다. “이상한 것을 먹어서 이러는 거예요. 병원에 가서 주사 맞으면 돼요.”강지아의 입을 막고 있던 온유한은 갑자기 몸이 굳어졌다. 강지아가 입을 막고 있던 손바닥을 혀로 핥았기 때문이다. 강지아는 눈을 감고 아주 행복한 표정을 한 채 칭얼거렸다. “가만히 있어.”온유한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경고했다. 손을 놓았다가 강지아 입에서 어떤 무서운 말이 나올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기에 온유한은 손을 놓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뿐만 아니라 강지아의 온몸이 온유한 품에 안겨 있었는데 그녀는 뱀처럼 몸을 온유한에게 붙이고 두 손으로 그의 목을 감았다. 온유한은 힘들었지만, 마음을 모질게 먹고 그녀를 밀어내지 못했다. 그는 강지아의 반쪽 얼굴을 바라보며 이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란 아이라는 것을 믿기 어려웠다. 그 요염한 자태와 사람을 미치게 하는 중얼거림은 그에게 한때 영원히 자라지 못했던 그 여자아이가 정말로 성장했다는 것을 확실히 깨닫게 했다.다행히 박이진이 이내 경찰차를 몰고 병원에 도착했다. 병원까지 따라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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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강지아가 화장실이 급해서 깨어났을 때 아직 날이 밝지 않았다. 병실의 커튼이 쳐져 있었고 방 안의 빛이 매우 어두웠기 때문에 그녀는 집인 줄 알고 손을 뻗어 침대 머리맡에서 한참 동안 스위치를 만졌지만 만져지지 않았다.이때 “탁”하고 불이 켜졌다.자신도 모르게 팔로 눈을 가린 강지아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물 마시려고?”강지아는 팔을 걷어붙이고 놀란 얼굴로 온유한을 보다가 또 자신이 처한 환경을 보며 기억은 점점 떠올렸다. 리츠에서 나온 뒤 서원준에게 도움을 청하고 그 뒤에 발생한 일은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서원준은 어디 있지? “네가 왜 여기 있어?”“그러게 내가 왜 여기 있을까?”강지아는 좀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온유한이 여기 있으니 그녀가 전화를 잘못 걸었을 것이 분명하다. 처음 겪는 일이지만, 그녀는 어젯밤에 깨끗하지 않은 물을 마셨음이 틀림없다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그녀가 무엇을 마셨고 그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온유한이 무엇을 보았는지 감히 생각할 수 없었다.구조요청 전화 한 통을 한 것 말고는 그녀들이 나쁜 놈들에 의해 어떤 방으로 끌려들어 갔던 장면만 기억하는데 방안의 광경에 매우 놀랐다.강지아는 조심스레 온유한의 시선을 피했다. 어젯밤 일의 엄중한 정도로 봐서 강지찬이 알게 되었다간 매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두 사람이 더는 입을 열지 않고 침묵을 지키자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때 강지아는 현재 가장 긴박한 임무가 생각나서 화장실로 행했다. 어떻게 온유한에게 전화를 걸 수 있지? 지금 강지아가 제일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바로 온유한 이다. 느릿느릿하게 손을 씻고 세수하며 십여 분 정도 낭비했다. 온유한이 걱정되는지 문을 두드리며 물었다. “지아야, 아직이야?”강지아는 지금 변기에서 익사하는 것이 나가서 온유한을 맞이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온유한이 화장실로 들어왔다. 강지아는 순간 놀란 기색으로 화내며 소리쳤다. “들어오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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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강지아는 오빠에게 이런 큰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기에 풀이 죽었다. 순간 자기가 너무 쓸모없는 사람이라 여겨졌다. 강지아가 한참 동안 말을 하지 않자 온유한이 물었다. “많이 놀랐어?”어제 강지아가 위험에 처했을 때 온유한은 계속 그녀와 통화 중이였고 박이진이 제때 도착했기 때문에 강지아가 괜찮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 사건 때문에 강지아에게 트라우마가 남을까 봐 두려웠다. 강지아는 기가 죽어 머리를 숙인 채 말했다. “다들 나를 아직 애로 보는 거지? 나한테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내가 어려서 그러는 거야 아니면 내가 멍청하다고 생각하는 거야?”온유한은 강지아의 물음에 강지찬을 대신해서 대답했다. “이건 원래 아는 사람이 적어. 그리고 이 일은 너희 오빠만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니까 너하고 말해봤자 근심하는 사람만 늘어나지.”강지아는 온유한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원하는 대답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기분이 나빴다. 특히 온유한 셔츠 칼라의 립스틱 자국을 보자 더욱 슬퍼졌다.온유한은 그녀의 시선이 그의 옷깃을 스치고 기분이 나빠졌음을 눈치채자 렌즈 뒤의 눈동자가 번쩍였다.잠시 우울해하던 강지아는 다시 잠이 들었다. 그녀가 다시 깨어났을 때 밖은 이미 밝았다.간호사가 와서 그녀의 피를 한 대 뽑았다.강지아는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온유한의 그림자초차 보이지 않았다.간호사가 주변을 살피던 강지아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남자친구 찾으세요? 그분은 지아 씨 아침 사러 나가셨어요.”강지아는 얼굴이 달아올라 말을 더듬거렸다. “아, 아니에요.”간호사가 장난스레 말을 이었다. “남자친구분 정말 지아 씨를 아끼세요. 어제 지아 씨를 안고 들어오던데 지아 씨가 갑작스럽게 키스를 해대서 정말 놀랐거든요. 진짜 멋지신 분이세요.”“뭐라고요? 그 립스틱 자국들이 제가 한 짓이라고요?”“지아 씨 아니면 누구겠어요. 오는 내내 키스하는 것을 많은 사람이 다 봤어요.”온유한 셔츠 칼라만 해도 립스틱 자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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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밥 먹어.”온유한이 아침을 꺼내고 작은 탁자 위에 열어놓았다. “나, 나는 먼저 양치하러 갈게.”강지아는 온유한을 쳐다보았지만, 상대방은 여전히 새벽부터 지금까지 여분의 표정이 없었다. 어색한 건 강지아 뿐이었다. 씻고 나오니 따뜻한 아침 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온유한이 어색한 기미가 보이지 않자, 강지아도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그리고 강지아는 숟가락을 들고 죽을 먹기 시작했다. “너희 오빠와 유진 씨가 좀 이따가 도착할거야.”“나 언제 퇴원해?”“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오면 퇴원할 수 있어.”“응.”두 사람이 요즘 할 말이 없었기 때문에 강지아는 머리를 숙이고 묵묵히 아침을 먹었다. 먹고 있는데 갑자기 서원준이 전화 와서 그가 참가할 활동에 참여 하겠냐고 물었다. “제가 원준 씨 회사 연예인도 아니고 거기 가서 뭐해요?”강지아는 별로 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나랑 같이 있어 줘. 패션 이벤트도 하고, 제품 전시도 하니까 마음에 드는 거 있으면 사줄게.”강지아는 지금 놀러 갈 생각이 없었기에 단칼에 거절했다. “그냥 다음에 봬요.”맞은편에 앉아있던 온유한이 통화내용을 전부 들었지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강지아는 그릇에 담긴 죽이 무미건조하게 느껴졌다. 강지찬과 정유진 대신 주유정이 먼저 도착했다. “지아 씨, 몸은 좀 어때요?”주유정도 아침을 준비해와서는 이미 아침을 먹고 있는 두 사람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이미 아침 먹고 있었네요? 여기 더 있으니까 먹고 싶으면 더 먹으세요.”말하면서 준비해온 아침을 꺼내놓았다. 강지아는 온유한이 주유정을 불러온 줄 알고 차가운 표정으로 온유한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숟가락을 놓고 말했다. “다 먹었어.”온유한은 아직 반쯤 남은 죽을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더 먹어.”“배불러, 안 먹어.”“죽이라도 다 먹어.”강지아는 온유한을 째려보며 화를 내려고 했는데 주유정이 나서서 말렸다. “지아 씨가 먹고 싶지 않으면 먹지 마세요. 여자아이들이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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