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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1화

임미연은 확실히 강홍식이 불렀다.K그룹이 정유진의 손에 넘어갈까 봐 일부러 임미연을 불러 강지찬 앞에 내세웠던 것이다.“어르신,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지찬 오빠가 저에게 집을 사준 이후로 점점 더 저를 차갑게 대해요. 지금은 아예 무관심으로 일관하고요.”강홍식은 얼른 위로했다.“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몸조리 잘해. 아이가 태어나면 다시 너에게 돌아올 거야. 아니면 나부터 저 자식 용서할 수 없어.”하지만 이 말은 임미연에게 전혀 위로되지 못했고 그녀의 마음은 점점 더 가라앉았다.본가를 떠난 임미연은 커피숍에 갔고 강원훈을 무려 30분이나 기다려서야 그가 차에서 기다렸다.만약 잘못 본 것이 아니라면 차의 조수석에는 예쁜 아가씨가 타고 있다.거리가 멀어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절대로 주연지는 아니었다.강원훈과 마주 앉자 임미연은 자신도 모르게 속이 메스꺼웠다.“또 무슨 일인데?”강원훈이 짜증 난 얼굴로 물었다.쓸데없는 말을 하기 싫은 임미연은 바로 본론을 말했다.“강지찬이 왜 점점 나를 차갑게 대하는지 모르겠어요. 내 배 속의 아이에 대해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딸의 생일 파티만 신경을 쓰고 있어요.”“나에게 그 얘기를 왜 하는데?”“나는 어떻게든 강씨 집안 사모님 자리에 앉아야 해요!”강원훈이 코웃음을 쳤다.“지금 나 협박하는 거야?”임미연은 지금 전혀 방법이 없다. 돈도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그저 강원훈을 찾아 말할 수밖에 없었다.“나를 도와줄 생각이 없어요?”“내가 왜 너를 도와야 하는데?”“잊지 마세요. 우리는 한배를 탔어요.”강원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바보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임미연을 바라봤다.“설마 내가 너를 못 잊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여자들이란 정말, 내가 왜 강지찬의 등잔 밑에서 이렇게 오래 숨을 수 있었는지 알아? 참을 줄 알기 때문이야. 네가 날 가지고 놀 수 있을 것 같아? 강지찬에게 가서 혼수상태일 때 내가 죽이려 했다고 말해. 그 사실을 알고도 너의 배 속에 있는 아이를 지켜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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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화

연우의 생일 파티는 강지아가 모두 맡았다.최근에 별일이 없었고 모든 잡념을 버리기 위해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이 일은 강지아가 도맡았다.강지찬과 정유진이 처음으로 같이 쇠는 딸의 생일 파티인 만큼 당연히 성대하게 치렀다.연회 장소는 강씨 집안 명의의 한 회관이며 강씨 집안의 가까운 친척과 친구 및 일부 사업 파트너를 초대했다.생일 파티 당일 패밀리 룩을 입은 가족 3명이 나타났다. 강지찬은 한 손으로 딸을 안고 한 손으로 와이프의 손을 잡고 나타나면서 그동안의 불화설을 일축했다.“이혼하는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다시 만나잖아? 그 여자만 우습게 되었지 뭐!”“정유진이라는 여자 역시 수완이 남달라요. 지난번에 사람들 앞에서 강지찬의 얼굴에 술을 뿌렸는데도 아무 일 없잖아요.”“그러니까 여자는 역시 능력이 있어야 해요. 본인 회사도 아주 잘 된다고 들었어요.”“지금 K그룹에서 대표이사 권한대행으로 일하고 있잖아요. 강지찬은 대체 무슨 생각인지, 저 두 사람 정말 평범하지 않다니까요.”남들이 어떻게 보든 간에 강지찬과 정유진 부부의 파경설은 사실무근으로 판명되었다.연우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송지윤과 강홍택도 외국에서 급히 돌아왔다.강원훈의 가족 3명도 참석했고 값비싼 선물까지 준비했다.강홍식은 나타나지 않아도 누구 하나 신경 쓰는 사람이 없었다.강지현과 조예원도 나타나지 않았다.조예원 강지현이 갈 줄 알았는데 그날 그는 방에서 전혀 나오지도 않았다.약을 들고 올라가서 한마디 했다.“옷은 준비했어요. 파티가 이미 시작된 것 같아요.”강지현은 약을 마신 후 말했다.“안 갈 거예요. 굳이 가서 방해할 필요 있어요.”조예원은 그제야 그가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는 것을 알았다. 불치병에 걸려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 했다.그러나 조예원은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강지현이 집착을 버린 것이 아니라 정유진이라는 그 이름이 그의 뼛속까지 박혔기 때문이다.그동안 정유진과 함께하기 위해 모든 음모를 다 꾸몄고 결국 강지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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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화

강지아는 임미연을 한 번도 상냥하게 대한 적이 없다. 그런데 이런 말투를 온유한에게 들켰다.특히 임미연은 임산부이다.하지만 강지아는 이내 마음을 가다듬었다. 어차피 들킨들 그 사람이 본인을 신경 쓸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임미연은 사람이 오자 신이 났다.“안녕하세요. 저는 임미연이라고 합니다. 강씨 집안의 친척이에요.”온유한은 임미연을 힐끗 쳐다봤다. 이 여자의 정체와 강지찬의 속셈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끼어들 생각이 없어 주유정에게 말했다.“차에 뭐 가지러 가야 한다며? 가자.”그러나 임미연의 배를 발견한 주유정은 관심조로 물었다.“임신했어요? 밖이 추우니 빨리 들어오세요.”임미연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더니 이내 배를 움켜쥐고 회관으로 들어가려 했다.그러자 강지아가 손을 뻗어 막았다.“거기 서, 내가 언제 들어가라고 했어?”임미연의 얼굴이 굳어졌고 주유정 역시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지아야, 임미연 씨 몸이 안 좋은 것 같은데... 친척이잖아. 그런데 왜 못 들어가게 하는 거야?”직설적인 강지아는 빙빙 돌려서 말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몸을 홱 돌려 주유정에게 다가가 말했다.“아까 말다툼하는 거 못 들었어요?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건 당연히 그만한 이유가 있겠죠. 왜 혼자 착한 척해요? 여긴 무슨 일로 왔는데요?”“그런 뜻이 아니야.”주유정은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돼서 그래. 홀몸도 아니잖아.”순간 강지아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그래요? 걸어 다니는 천사 나셨네요? 나는 악마고? 주유정 씨? 그 정도 연기했으면 됐어요. 여기 일은 당신과 상관없으니까!”“지아야!”온유한이 경고하듯 불렀다.본인 스스로를 그렇게 비꼬아 낮추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다. 다만 부른 타이밍이 이상해 강지아의 귀에는 그녀를 향한 호통으로 들렸다.강지아는 눈을 부릅뜨고 그를 노려보고는 고개를 돌려 바깥을 지키는 경비원에게 말했다.“오늘 임미연이 한 발짝이라도 우리 회관에 들어오면 당신들 다 잘릴 줄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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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강지아는 씩씩거리며 회의실로 돌아갔고 미처 감정정리를 하기 전에 정유진의 눈에 띄었다.“또 온 선생 때문에 화난 거야?”강지아는 딱 잡아뗐다.“아니요. 임미연이 와서 내쫓았어요.”정유진은 웃으며 말했다.“화내지 마. 그럴 필요 없어. 오늘 너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연우 고모야.”정유진이 화를 내지 않자 강지아는 무척 서운해했다.“새언니, 우리 오빠를 왜 이렇게 쉽게 용서해요? 그 여자 배가 나날이 커지는데 보기만 해도 속이 울렁거리지 않아요?”“오빠가 진짜로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해? 배 속에 있는 아이가 진짜 너의 오빠 아이일까?”정유진이 되물었다.“당연히 안 믿죠.”“그럼 됐어. 나도 안 믿어.”강지아는 강지찬에 대해 잘 모른다. 오빠의 그늘이 너무 큰 보호막이 되어주기에 사건 뒤에 어떤 위험이 숨겨져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새언니가 오빠를 믿는다는 말에 강지아는 너무 기뻤다.“언니 오빠만 저 여자 영향을 안 받으면 돼요. 두 사람만 안 싸우면 돼요. 싸우면 왠지 내가 부모 없는 아이가 된 것 같아요.”이때 마침 온유한이 다가오자 정유진은 강지아의 뒤를 바라보며 말했다.“유한 씨 왔어요? 그럼 두 사람이 얘기해요.”위로 올라갔던 강지아의 입꼬리는 다시 내려갔다.그녀는 온유한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또 자신의 성격을 컨트롤 하지 못할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강지아가 걸으면 온유한도 따라온다.“왜 따라와, 주유정에게 안 가봐도 돼?”“조금 전에 너를 원망할 생각은 아니었어.”온유한의 말에 강지아는 멈칫했지만 이내 무슨 말인지 알아차렸다.“상관없어, 내가 거칠고 악랄하다고 생각해도 그건 오빠 생각이 그런 것이고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거니까.”강지아가 스스로를 비꼬는 말에 익숙하지 않은 온유한은 이내 반박했다.“그렇게 말하지 마. 너는 그런 사람이 아니잖아.”“나 그런 사람 맞아.”강지아는 감정이 격해지기 시작했다.“내가 임미연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아? 옥상에서 밀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울 정도야.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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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연우의 생일 파티는 성공적이었고 무엇보다 연우도 즐거워했다.유치원생들을 모두 초대해 강지아가 특별히 설계한 실내 동화 나라 안에서 신나게 놀았고 마지막 헤어질 때는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강지찬은 손을 크게 흔들며 말했다.“오늘 파티룸은 안 뜯을 테니까 나중에 놀러 오시고 싶으면 언제든지 아빠와 같이 오자.”그러자 녀석은 아빠 얼굴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아빠, 고마워.”강지아는 정유진에게 한마디 했다.“새언니, 우리 오빠가 딸바보가 다 된 거 맞죠?”부녀의 사이가 나날이 좋아지는 것을 본 정유진은 자연스럽게 말했다.“부녀가 4년 만에 만났으니 그동안 못 했던 거 보충하는 셈 치지 뭐.”“그렇게 오빠 편만 들면 어떡해요? 지금 새언니 얼마나 바빠요. 두 회사 모두 돌봐야 하고 K그룹에 프로젝트도 많잖아요. 그 밑에 있는 자회사들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려요.”“그럼 와서 날 도와줄래?”“제가요? 방해나 되지 않으면 다행이겠네요. 절대 도움이 될 리가 없어요. 내가 아는 것도 없는데.”가족들이 문 앞에서 손님을 배웅하니 시간이 많이 늦어졌고 연우는 진작 강지찬의 어깨에 엎드려 잠이 들었다.온유한이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고 같이 있던 주유정이 와서 강지찬에게 말을 건넸다.“선배, 저 기억하죠? 계속 바쁜 것 같아서 이제야 인사를 드려요. 날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강지찬은 혹시라도 딸아이가 깰까 봐 목소리를 낮췄다.“기억해. 유한이를 쫓아다니던 애 아니야? 미안해, 오늘 너무 미안해서 신경 쓰지 못했네.”“괜찮아요. 오늘 너무 즐거웠어요. 나중에 시간 나면 선배와 형수님을 저의 연극 초대하고 싶어요.”주유정이 다시 강지아 쪽으로 돌아서며 말했다.“지아야, 너도 와.”강지아가 못 들은 척하자 정유진이 얼른 대답했다.“꼭 갈 테니까 유한 씨더러 우리에게 전달해 달라고 하세요”주유정은 웃으며 대답했다.“네.”주얼리 디자인을 전공한 주유정은 스튜디오를 오픈할 예정인지라 정유진과 인맥을 쌓게 되면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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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저 여자가 당신을 왜 찾아?”강지찬은 조예원에게 좋은 인상이 없었다. 늘 조예원이 정유진을 배신한 것을 기억했지만 그 당시 본인도 정유진에게 나쁜 놈이었다는 것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정유진은 화장대 앞에 앉아 귀걸이를 정리하며 말했다.“강지현에게 해외치료를 권유하래요.”강지찬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결국 삼켰다.정유진이 액세서리를 치우자 그는 곧장 욕실로 사람을 메고 들어갔다.“뭐 하는 거예요. 미쳤어요?”강지찬은 정색한 얼굴로 말했다.“잊었어? 연우에게 남동생을 낳아주기로 했잖아.”정유진은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남동생을 낳는다고 해도 지금은 아니죠. 요즘 고객 접대가 많아서 술도 많이 마셨는데.”하지만 이런 것을 신경 쓸 강지찬이 아니었다. 이내 사람을 구석으로 몰아넣더니 뜨거운 키스를 퍼부었다.다음날 정유진은 태안 병원을 찾았다.봄옷으로 멋을 낸 그녀는 얇은 베이지색 모직 코트 차림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검사를 마친 강지현은 그녀를 보자마자 멍해졌다.햇볕이 따스하고 바람이 불지 않은 날씨라 두 사람은 병원 정원의 벤치에 앉아 햇볕을 쬐었다.“강원훈 쪽에 뭔가 이상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장형준이 아직 계속 파는 중인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정유진의 말에 강지현이 대꾸했다.“강원훈이 투자한 술집은 알아봤어요?”정유진이 대답했다.“사람 시켜 알아보고 있는 중이에요. 그런데 요즘 강원훈이 굉장히 조심스러워졌어요.”햇볕이 약간 눈이 부시는지 강지현은 눈을 가늘게 떴다.“형은 항상 꼼꼼하게 일하는 사람이라 잘 조사하면 조만간 진실이 밝혀질 거예요.”정유진은 그의 말에 비아냥거림이 없는 것을 느끼고 진심 어린 칭찬으로 받아들였다.이때 강지현이 말했다.“내가 죽게 된 게 벌 받은 거라고 생각하죠?”“해외에 폐암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의사가 있다고 하니 한번 가봐요.”강지현이 물었다.“예원 씨가 부탁한 거죠?”“지현 씨 아직 젊잖아요. 이대로 포기하면 안 되죠. 자기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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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7화

“유진이가 오늘 나에게 찾아와서 이야기를 나눴어요.”강지현이 조예원에게 물컵을 건넸다.이 남자의 생각을 모르는 조예원은 남자의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앞으로 혼자 결정하지 말아요.”강지현의 목소리는 기복이 없었지만 분명 경고의 의미였다.조예원 이를 갈며 말했다.“그럼 나더러 어떻게 하라고요? 병세가 악화되는 것을 빤히 보고만 있을까요?”강지현의 얼굴에는 점점 냉기가 돌았다.“내 병은 악화되지 않았어요. 치료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요. 감기처럼 쉽게 나을 수 있는 병에 걸린 게 아니잖아요.”“하지만 외국에 더 좋은 약과 치료방법이...”“안 간다니까요!”강지현이 콜록거렸다.“외국 의사가 폐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요?”“국내보다는 효과가 좋을 거예요.”강지현은 조예원을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난 조만간 죽을 거예요. 나 같은 사람이 하루빨리 죽든 하루 늦게 죽든 뭐가 문제인데요?”조예원은 눈물을 흘렸다.“차이가 있죠. 원하는 사람 곁에 못 있으니까 하루라도 빨리 죽으면 그만큼 덜 고통스러울 거라고 생각하죠. 그렇죠?”강지현은 그녀의 눈물에도 아무런 동요가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어쩌면 그녀의 말에 동요한 셈이다.그렇다.평생 정유진을 얻지 못한 그는 자신이 폐암 말기라는 소식에 완전히 패배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물론 마음이 내키지 않아도 말이다.단지 정유진에게 가증스러운 인상을 주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내려놓기로 했다.조예원이 그의 정곡을 찔러도 강지찬은 화를 내지도 그렇다고 부끄러워하지도 않았고 그녀에 대해 그 어떤 애정도 없었다.그는 책꽂이에서 책 한 권을 꺼내더니 냉정하게 말했다.“그만 울어요. 싸 보이니까.”조예원은 강지현의 서재에서 어떻게 나왔는지 모른다. 팔다리가 마비된 듯했고 심장은 그런 그의 모습에 마비된 지 오래다.이날 정유진은 휴가를 내고 연우와 함께 마당에서 놀았다.잠시 후 조예원도 강형원을 유모차에 태우고 나왔다“동생, 동생.”연우는 얼른 달려가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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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8화

두 사람이 다 아는 사람이 생일 파티를 열기로 했고 정유진과 강지아도 초대장을 받았다.올케와 시누이 두 사람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낯익은 지인을 마주쳤다.“형수님, 저 여자 전태연 아니에요?”“맞아.”전태연은 한 남자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 남자는 키가 180cm가 넘는 데다 인상도 바르고 딱 봐도 괜찮아 보였다.두 사람은 웃으며 차에서 내리더니 정유진을 보자 전태연은 잠깐 멍하니 서 있다가 고개를 돌리고는 못 본 척하며 그 남자의 팔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다.이건 참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강지아가 의아해하며 말문을 열었다. “요즘 전태연이 왜 잠잠한지 궁금했는데 그사이에 새 목표가 생긴 거였군요. 전에 누군가가 전 씨 가문이 결혼을 앞두고 있다고 말하던데, 아마 저 남자가 그 결혼 상대겠죠?”“그럴 거야.” 사실 이 일은 정유진도 이미 들어 알고 있었다.앞서가던 전태연은 좀 당황한 듯했다. 아무리 봐도 정유진을 마주치고 싶지 않은 게 분명해 보였다.지난해에 강지찬이 여러 사람을 줄줄이 감옥에 처넣었고 전태연도 부모에게 한동안 갇혀 있었다. 그러다가 고세연의 최후에 관해 들은 후 서서히 깨달았다.자기 존재감을 줄이기 위해 전태연은 잠시 외국에 나갔다가, 강 씨 가문 쪽 상황이 차츰 잠잠해지자 다시 돌아왔다. 집에서는 전태연에게 멋지고 바른 청년을 소개해 주었고 두 사람은 첫눈에 반했다.강지찬도 좋은 건 확실하지만 필경 다른 여자의 남자였다. 지금 함께 있는 이 남자야말로 완전히 전태연의 것이었다.전태연은 정유진을 보고 싶지 않아 회장에 들어가자마자 친구들을 찾으러 갔다.“우리 전 아가씨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네. 이것 봐, 사랑의 힘이란 참 대단한 거야. 갈수록 매력적으로 번지네.”“태연아, 너 그 가방 언제 샀어? 난 본 적이 없는데?”전태연은 손에 들고 있던 베이지색 핸드백을 테이블에 놓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당연히 못 봤겠지, 이건 우리 약혼자가 해외에서 사 온 거니까. 막 출시된 한정판인데, 국내에서는 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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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9화

파티에서 정유진은 술을 마시지 않았다. 누가 와서 술을 권해도 전부 물로 대신했다.한 바퀴 인사를 돌고 나서야 정유진은 온미정과 함께 한쪽으로 빠져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평소에는 다들 바쁘다 보니 이런 자리에서나 잠시 앉아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온미정이 두리번거리며 물었다. “지아는 어디 갔어?”“친구들이랑 술 마시러 갔어요.” 정유진이 일부러 온미정을 놀리며 말했다. “주유정도 왔더라고요. 고모님, 봤어요?”온미정은 와인 한 모금을 마시고는 미소를 지었다. “그 애는 정말 변하지 않았더라. 그 애들 학창 시절에 집에 놀러 왔을 때도 예의 바르고 상냥하고 웃음 많았던 좋은 여자애였지.”“보아하니 고모님 집안은 그 애에 대한 인상이 꽤 좋은가 보네요?”“그렇지. 벌써 1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예의 바르고 상냥하단 말이야.”온미정이 말을 이었다. “내가 괜히 그 애를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넌 이런 사람이 좀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해? 10년이나 지났는데도 그대로라니. 해외에서 10년을 살면서 남자친구만 최소 세 명은 바꿨다고 들었는데 돌아와서는 여전히 순진한 소녀라는 게 참...”정유진은 주유정을 잘 몰라 뭐라고 함부로 평가하기 어려웠지만 온 씨 가문 사람들의 태도가 궁금했다.온미정도 정유진이 주유정을 왜 언급했는지 알아채고 혀를 차며 말했다.“우리 형수는 그 애를 꽤 마음에 들어 하더라.”그 한 마디로 정유진은 모든 걸 이해했다.주유정은 어쨌든 학벌이나 학식도 좋고 해외에서는 꽤 유명한 보석 디자이너였다. 이제 곧 국내에서 자기 스튜디오도 열 예정이었다.주 씨 가문은 강 씨 가문처럼 명문대가는 아니지만 강 씨 가문의 복잡한 상황을 잘 아는 온 씨 가문 사람들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은 상대였을 것이다.강 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은 둘째 치고 강지아만 해도 어렸을 때부터 쭉 병을 앓았고 18살이 될 때까지도 정신이 온전치 못했다.강지아는 변변한 학벌이 없었다. 어릴 적에 병을 치료하느라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해 초등학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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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화

온미정은 진주가 달린 정교한 목걸이를 받고는 마음에 들어 하며 말했다. “괜찮네, 이 목걸이 평소에 출근할 때도 잘 어울리겠어.”주유정이 또 다른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진주 팔찌가 들어 있었다.“마음에 드시면 다행이에요. 이건 지아에게 주는 거예요. 정 대표님께서 전해주실 수 있을까요? 지난번 아기 생일 파티에서 제가 지아 씨 기분 상하게 한 것 같아서요. 지아 씨가 저에게 화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정유진은 그 일에 대해선 몰랐지만 모른다는 내색을 내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지아는 워낙 마음이 넓어서 그런 건 금방 잊어버려요. 이 선물들 정말 마음에 들어요. 유정 씨가 신경 많이 써주셨네요. 나중에 스튜디오 개업하면 꼭 찾아가서 축하할게요.”주유정이 기다리고 있던 말이 바로 그거였다. 기다리던 말을 듣고 나자 주유정은 연신 고맙다고 인사하고는 다른 사람들과도 인사하러 갔다.하지만 주유정이 선물을 준비한 사람은 정유진, 강지아, 그리고 온미정뿐이었다.정유진과 온미정은 주유정이 꼭 잘 보이고 싶은 인물들이었고 둘은 또 절친한 사이였다. 이 작전은 확실히 잘 짠 작전이었다.“봤지? 빈틈이 없어.” 온미정이 목걸이를 목에 착용하지 않고 다시 상자에 넣으며 말했다.그러고는 한마디 덧붙였다. “주유정은 우리 형수가 정말 좋아할 타입이야. 우리 형수는 이런 스타일에 꽂히거든. 귀국하자마자 한 일이 유한을 만나러 간 게 아니라 우리 형수를 먼저 만나서 밥을 산 거라니, 수완이 있는 애야.”정유진은 온미정의 속뜻을 알아차리고 물었다. “설마 형수님이 중매를 서시는 건가요?”온미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유한도 너희 강지찬보다 겨우 한 살 어리거든. 그러니 우리 형수는 진작부터 속이 탔지.”그러니 요즘 주유정이 있는 곳마다 온유한이 따라다니고 있는 것이었다.오늘 밤에도 온유한이 왔고 강지아는 온유한을 피하려고 파티에 들어오자마자 어디론가 사라졌다.“제가 가서 지아를 찾아볼게요.”하지만 온미정이 정유진을 말렸다. “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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