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다 아는 사람이 생일 파티를 열기로 했고 정유진과 강지아도 초대장을 받았다.올케와 시누이 두 사람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낯익은 지인을 마주쳤다.“형수님, 저 여자 전태연 아니에요?”“맞아.”전태연은 한 남자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 남자는 키가 180cm가 넘는 데다 인상도 바르고 딱 봐도 괜찮아 보였다.두 사람은 웃으며 차에서 내리더니 정유진을 보자 전태연은 잠깐 멍하니 서 있다가 고개를 돌리고는 못 본 척하며 그 남자의 팔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다.이건 참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강지아가 의아해하며 말문을 열었다. “요즘 전태연이 왜 잠잠한지 궁금했는데 그사이에 새 목표가 생긴 거였군요. 전에 누군가가 전 씨 가문이 결혼을 앞두고 있다고 말하던데, 아마 저 남자가 그 결혼 상대겠죠?”“그럴 거야.” 사실 이 일은 정유진도 이미 들어 알고 있었다.앞서가던 전태연은 좀 당황한 듯했다. 아무리 봐도 정유진을 마주치고 싶지 않은 게 분명해 보였다.지난해에 강지찬이 여러 사람을 줄줄이 감옥에 처넣었고 전태연도 부모에게 한동안 갇혀 있었다. 그러다가 고세연의 최후에 관해 들은 후 서서히 깨달았다.자기 존재감을 줄이기 위해 전태연은 잠시 외국에 나갔다가, 강 씨 가문 쪽 상황이 차츰 잠잠해지자 다시 돌아왔다. 집에서는 전태연에게 멋지고 바른 청년을 소개해 주었고 두 사람은 첫눈에 반했다.강지찬도 좋은 건 확실하지만 필경 다른 여자의 남자였다. 지금 함께 있는 이 남자야말로 완전히 전태연의 것이었다.전태연은 정유진을 보고 싶지 않아 회장에 들어가자마자 친구들을 찾으러 갔다.“우리 전 아가씨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네. 이것 봐, 사랑의 힘이란 참 대단한 거야. 갈수록 매력적으로 번지네.”“태연아, 너 그 가방 언제 샀어? 난 본 적이 없는데?”전태연은 손에 들고 있던 베이지색 핸드백을 테이블에 놓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당연히 못 봤겠지, 이건 우리 약혼자가 해외에서 사 온 거니까. 막 출시된 한정판인데, 국내에서는 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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