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 Chapter 641 - Chapter 650

All Chapters of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Chapter 641 - Chapter 650

927 Chapters

제641화

드디어 방학이 되었다. 강지찬은 가족을 데리고 곧장 해성시로 날아갔다.그가 설 쇠러 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본가는 아내와 아이, 장인어른과 장모를 데리고 해성시에 나가 설을 쇤다는 말을 들었다. 강홍식은 하마터면 화가 나 기절할 뻔했다.임미연은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었다.“지찬 오빠와 유진 언니가 해성에 갔다고요?”“그럴 리가.”고세연은 얼떨떨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지만 속은 은근히 통쾌했다.강씨 가문은 절대 쉽게 들어올 수 없을뿐더러 강지찬과 정유진도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임미연 같은 여자가 들어온다면 고세연의 그동안 고생은 헛된 것이 아니겠는가?“강지찬과 정유진이 화해한 거 아니에요?”임미연이 서운한 얼굴을 보이자 고세연은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그래서 요즘 본가에 통 나타나지 않은 거였네요. 그리고 얼마 전에 연우를 데리고 놀이공원과 승마장에 갔다고 하던데 인제 보니 계속 정유진의 집에 머물고 있었네요.”임미연의 안색은 숨길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워졌다.고세연은 아주 통쾌했지만 일부러 아닌 척했다.“미연 씨,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어디 아파요?”임미연은 눈시울을 붉히던; 억울한 듯 강홍식을 바라봤다.“어르신, 지찬 오빠를 불러주면 안 돼요?”강홍식은 난처했다.강지찬이 부른다고 쉽게 온다면 매일 그를 불효자라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대여섯 살 때 할아버지를 따라다닌 강지찬은 그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그, 그게...”강홍식이 우물쭈물하자 임미연은 다시 말했다.“지찬 오빠는 강씨 집안의 기둥이고 집안의 가장이에요. 가장이 없는데 설을 어떻게 보내요? 밖에 다른 사람이 알면 우리 강씨 집안을 어떻게 생각하겠어요?”맞는 이치지만 강지찬도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안다고 해도 그에게 직접 말할 사람은 없었다.임미연은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배를 어루만지며 말했다.“어르신, 배 속에 강씨 집안의 장손이 있어요.”원래부터 귀가 얇은 강홍식은 손자 체면을 봐서라도 전화는 걸어야 했다.하지만 직접 걸지 않고 집사에게
Read more

제642화

설날 강원훈이 집에서 아이를 때렸고 강지호의 울음소리가 본가 전체에 울려 퍼졌다.주연지는 아들과 새해에 여행을 가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강원훈이 번복해 강지호가 소란을 피우다가 결국 얻어맞았다.아들이 숨을 내쉬며 우는 것을 보니 주연지도 답답했다.“호텔까지 다 잡았는데 왜 못 간다는 거예요? 내연녀가 같이 있어 달래요?”강원훈은 짜증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순간 이 모자를 집안에 데려온 것이 큰 실수라고 생각했다. 숨 돌릴 틈도 주지 않으니 말이다.“닥치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짐 싸서 꺼져!”말을 마친 뒤 떵떵거리며 계단을 올라갔고 그 모습에 주연지는 깜짝 놀라 입을 딱 벌렸고 강지호만은 옆에 가만히 있었다.옷을 갈아입은 강원훈을 보니 외출하려고 하는 것 같다.주연지는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설날 아침부터 어디에 가려고요?”강원훈이 코웃음을 쳤다.“요즘 한 여대생이 눈에 띄더라고. 일도 잘하고 말도 잘 들어. 왜, 불만이 있어?”주연지는 온몸을 떨었지만 강원훈은 아무런 미련 없이 가버렸다.이 사람이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고 여자가 한두 명이 아닌 것을 알지만 아들 때문에 한 번도 여자를 집에 데려오지 않았다. 최대한 주연지에게 숨기기 위해 노력했다.주연지도 그냥 모른 척해다. 여자가 없는 남자가 어디 있겠는가?적어도 강원훈이 그녀에게 돈을 주고 확실한 명분도 주지 않았는가? 강씨 집안의 셋째 사모님 명의가 있고 아들에게 돈이 있으니 더 욕심낼 것도 없었다.그런데 지금 강원훈은 아들 앞에서 바깥 여자 얘기를 꺼냈다.“강원훈, 이 나쁜 놈!“주연지는 고가의 값비싼 꽃병을 깨뜨렸다.조예원도 셋째 집에서 나는 심상치 않은 소리를 들었다.휴대폰 영상 속에서 조예원 어머니가 정유진에 대해 물었다. 조예원 어머니는 두 사람이 손절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당부했다.“날씨가 따뜻해지고 유진이가 한가해지면 아이들과 함께 돌아와. 나도 유진이를 본지 오래돼서 보고 싶어.”조예원은 자기 어머니가 외손자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다.
Read more

제643화

시커먼 한약을 강지현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마신 뒤 그릇을 조예원에게 건네며 겨우 입을 열었다.“밖에 무슨 일이 있어요?”“셋째 집안에서 싸우고 있어요. 강원훈이 집을 나간 것 같아요.”강지현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쟁반을 들고 문앞까지 걸어간 조예원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정유진이 가족과 함께 해성시에 가서 설을 쇤다는 얘기 들었어요?”강지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매우 두꺼운 실내복을 입고 있었지만 뒷모습은 전혀 뚱뚱해 보이지 않았다.조예원이 말했다.“비행기표를 끊었으니 우리도 같이 나가서 진찰을 받읍시다.”강지현은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괜찮아요.”조예원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강지현과 함께 출국해 병원에 가기로 한 이상, 반드시 가야 한다.강지찬과 정유진 가족은 닷새 만에 돌아왔다.강지아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누군가에게서 온 친구 신청을 받고 한참 동안 쳐다보았다.“누구야?”정유진이 물었다.“주유정이요.”강지아는 친구 신청을 수락했다.그러자 주유정에게서 바로 전화가 오더니 반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지아야, 오늘 서울 돌아온다며? 언제 도착해? 나 오늘 이사하는데 저녁 식사에 초대하고 싶어.”“오늘 서울 돌아온다는 걸 어떻게 아셨어요?”“유한이 오늘 이사 도와주러 왔어. 친한 친구 몇 명 불러서 집들이 겸 축하 파티를 열 예정이니 너도 와.”“네...”강지아가 대답하자 정유진이 물었다.“가고 싶지 않으면 가지 마. 왜 스스로에게 난처한 일을 만들어?”강지아는 얼굴을 찌푸렸다. 아니나 다를까 서울로 돌아오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이번에 거절하면 또 다음이 있겠죠. 매번 거절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피할 수도 없잖아요. 다른 사람들은 내가 겁이 나서 피하는 줄로 알 거예요.”강지아는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가는 게 뭐 대수라고.”그러고는 바로 고개를 돌려 서원준과 같이 가자고 메시지를 보냈다.서원준은 난처한 처지인지 아닌지도 생각하지 않고 두말없이 승낙했다.금방 설이 지난
Read more

제644화

“방씨 아주머니, 이 여자는 왜 아직도 여기 있는 거예요?”강지아는 화를 참고 말했다.“오빠가 일부러 전화해서 나가라고 했잖아요. 여기는 오빠와 새언니의 집이에요. 그런데 본인이 뭐라고 계속 여기에 있는 거예요?”강지아가 욕설을 퍼붓기 전에 정유진은 얼른 연우의 귀를 막았다.방경숙은 난처한 얼굴로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사모님, 아가씨. 저는...”“아주머니와 상관없는 일이야. 내가 나가기 싫어서 안 나간 거니까.”임미연이 나서서 방경숙의 난처함을 풀어줬다.지금 임미연은 임신한 상태이고 이 아이가 진짜로 강지찬의 아이인지 아닌지 방경숙은 몰랐기에 본인이 나가지 않겠다고 하는 이상, 억지로 내보낼 수 없는 노릇이었다.“나가기 싫다고? 네가 뭔데 나가기 싫다는 거야?”강지아는 경호원을 노려보며 말했다.“거기서 멍하니 뭐 하는 거예요. 이 여자 당장 쫓아내요. 게스트 룸에서 쓰던 물건들은 다 버리고요.”당장이라도 큰일이 벌어질 것 같은 상황에 정유진은 연우의 귀를 막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엄마, 저 이모 누구야? 왜 우리 집에 있어?”“응, 손님이야.”정유진은 딸을 침대에 눕힌 뒤, 코트를 벗겼다. 하인더러 욕조를 소독하게 한 후, 아이에게 목욕을 시켜줬다.녀석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 휴대전화를 건네주며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왔는지 물어보라고 했다.연우는 혼자 소파에 올라가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아래층에서 강지아의 성난 목소리가 또 들렸다. 강지찬이 돌아온 것 같지만 정유진은 아래층으로 내려가지 않았다.임미연이 아직도 집에 있는 것을 본 강지찬의 얼굴은 잔뜩 어두워졌다.더 이상 말을 섞기 싫어 장형준에게 임미연을 내보내라고 했다.강지찬을 보름이 넘도록 보지 못한 임미연은 자기를 만나자마자 나가라고 할 줄은 몰랐다.“지찬 오빠, 나한테 이러면 안 돼요.”임미연은 한 손으로 배를 움켜쥐고 눈시울을 붉혔다.“나는 오빠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집을 사줬잖아? 거긴 조용하니까 임산부에게 좋아.”강지찬은 아무렇지
Read more

제645화

온유한이 여기 있는 것이 의외는 아니었지만 강지아는 뭐가 두려운지 알 수 없었다.잘못한 것도 없는데 말이다.문을 연 온유한은 밖에 있는 사람들을 보고 어리둥절해 했다.강지아도 그를 바라봤다.흰 셔츠를 입고 머리카락이 약간 헝클어진 모습은 평소 빈틈없는 온 선생과 딴판이었다.“온 선생님, 또 만났네요? 안 들여보낼 거예요?”서원준이 웃으며 예쁘게 포장된 상자를 그의 앞에 내밀었다. 그가 강지아 대신 준비한 집들이 선물이었다.강지아 자신도 미처 선물을 준비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이때 주유정이 다가와 물었다.“유한 씨, 누구야... 지아가 도착했네. 어서 들어와.”온유한은 그제야 손잡이를 잡은 손을 놓고 집안으로 두 사람을 들어오라고 했다.서원준은 들고 있던 선물을 주유정에게 건네며 말했다.“지아가 준비한 거예요.”“고마워. 지아야. 선물까지 준비하다니.”강지아는 솔직하게 말했다.“내가 준비한 것 아니에요.”주유정의 미소가 굳어졌다.서원준은 조용히 혀를 내두르며 팔을 들어 강지아의 목을 감았다.“내가 준비한 거나 네가 준비한 거나 다 똑같잖아. 뭘 그렇게 따져?”그러자 주유정이 얼른 말했다.“맞아, 누가 준비하든 똑같지. 고마워.”강지아가 한마디 했다.“아직 안 뜯어봤잖아요.”주유정의 얼굴이 다시 얼어붙었고 얼른 선물 포장을 뜯었다.서원준은 혼자 미소를 지었다. 이제 보니 이 계집애는 다른 사람을 난처하게 해도 본인이 난처할 일은 없을 것 같았다.선물은 바디 전체가 하얗고 목이 가느다란 예쁜 꽃병이었다.“조 대가의 작품이네요.”주유정은 기쁨을 금치 못했다.“서원준 씨도 조 대가의 팬일 줄 몰랐어요. 이 하얀 꽃병과 매칭되는 검은색 꽃병도 있지 않아요? 이 선물 너무 소중해요. 전에 잡지에서만 보고 실물은 본 적이 없는데.”이번에는 서원준이 난처해졌다. 집들이용으로 쓸 만한 물건을 고르다가 집에 있는 아무 물건이나 가져온 것인데 바로 마음에 들어 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마치 그가 정성을 들여 특별히 고른 것처럼 말
Read more

제646화

주유정은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연락하는 친구가 많지 않았다. 저녁으로 샤부샤부에 소주 한잔을 마시니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단지 그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할 뿐, 강지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주유정이 챙겨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옆에 있던 서원준은 확실히 외향적인 성격이었다. 강지아를 위해 고기를 집어주고 물을 부어주기도 했으며 주유정의 친구들과도 얘기를 잘 나눴다.수저를 든 강지아는 입맛이 없는지 허튼소리를 하는 서원준을 보며 얼굴을 찡그렸다.맞은편에는 온유한이 앉아 있었다. 분명 보고 싶어서 이곳에 왔지만 정작 마주 앉아 있으니 또 보고 싶지 않았다.“지아야, 이 스파클링 와인 한 번 마셔봐? 달짝지근한 게 식감이 괜찮아.”주유정이 장밋빛 술 한 병을 건네주며 맛있다고 칭찬했다.“그래, 맛 좀 봐.”서원준은 바로 가져왔고 강지아도 한번 맛보고 싶어 손을 들었는데 순간 누군가가 술을 가로챘다.“지아는 안 마셔.”온유한의 말에 서원준이 눈살을 찌푸리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밥상 분위기가 왠지 이상한 느낌에 주유정이 웃으며 수습에 나섰다.“지아가 마시고 싶으면 좀 마시게 해. 이 술은 얼굴 피부에도 좋고 도수도 높지 않아서 외국 사람들은 꽤 즐겨 마셔.”“지아는 안 마셔.”온유한이 또 한 마디 내뱉자 강지아는 벌컥 화가 났다.“마실 거야.”온유한은 그녀를 힐끗 바라보더니 술잔을 자신의 옆에 놓았고 지아에게 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마실 거라고.”강지아가 또 말하자 온유한은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오늘 며칠이야?”강지아는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내일 생리 날임을 알았다. 주의하지 않고 함부로 먹으면 내일 생리통 때문에 움직이지도 못할 것이다.못마땅했지만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돌렸다. 괜히 마셨다가는 본인 몸만 상하게 될 것이다.이때 한 남자인 친구가 웃으며 말했다.“오늘 9일인데 왜, 술 먹는 것도 날짜를 봐가면서 마셔야 해?”하지만 여자들은 진작 알아들었고 주유정은 의아한 표
Read more

제647화

손님들이 모두 떠나자 온유한이 난잡해진 집안을 치웠다.소매를 걷어붙이니 메스를 드는 손이 길고 시원시원해 보였다.그와 함께 짐을 정리하던 주유정은 의아한 듯 물었다.“유한 씨, 지아가 나 안 좋아하는 거지?”온유한은 그녀를 힐끗 보고 말했다.“그런 거 아니야.”주유정은 본인 생각을 솔직하게 말했다.“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너와 친한 줄 알았는데 그런 것 같지도 않아. 그건 그렇고 그 서원준은 지아의 남자친구야? 아니면 지아가 좋다고 따라다니는 거야? 두 사람 보니까 아주 친해 보이던데.”“몰라.”온유한은 나가는 김에 버릴 쓰레기 두 봉지를 문 앞에 놓고 손을 씻은 후 외투를 가지러 가자 주유정이 물었다.“가려고?”온유한이 그녀를 쳐다보자 주유정은 얼른 설명했다.“시간이 늦었는데 게스트 룸에서 차라리...”“아니야.”“유한 씨...”주유정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달려들어 온유한을 끌어안았다.“안 가면 안 돼?”온유한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새집이 처음이라 혼자 있기가 좀 두려워.”온유한은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일이 있어서 가봐야 해.”주유정은 눈앞의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왜 돌아왔는지 정말 몰라? 진짜로 내 입으로 말해야겠어?”온유한은 인상을 찌푸렸다.“아니, 그럴 필요 없어.”주유정은 순간 흠칫 놀랐다.“그럴 필요 없다고? 아직도... 아직도 내 탓을 하는 거야?”“그런 거 아니야.”눈앞의 여인은 아름답고 지적이며 얼굴에는 소년 시절 그를 설레게 한 흔적이 아련히 남아 있었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옛날의 과거에 불과하다.그녀를 탓하지 않는다는 말에 주유정은 다시 활짝 웃었다.“그럼 나 용서해 주는 거야? 유한 씨, 이해해줘서 고마워. 내가 그동안 얼마나 유한 씨를 그리워했는지 모를 거야. 유한 씨를 떠나고 나서 나도 많이 후회했어. 하지만 그때는 나도 방법이 없었어. 부모님에게 딸이 나 하나뿐이니까. 나에게 큰 기대를 건 사람들이라 그 말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어.
Read more

제648화

위층으로 올라간 온유한이 문 앞에 잠시 서 있었다.옆집은 조용했고 자기 집에 들어가 발코니에 가보니 옆집이 어두컴컴한 것이 아직 주인이 돌아오지 않은 것 같았다.재킷을 벗을 겨를도 없이 온유한은 강지찬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 강지찬은 숨도 쉴 새 없이 바쁜 상태라 전화 받기 싫었다.“받아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전화를 걸었다는 건 중요한 일일지도 모르잖아요?”강지찬은 그제야 전화를 받더니 퉁명스럽게 말했다.“지금 몇 시인지 좀 봐.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할 거야. 안 그러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지아 집에 갔어?”온유한이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강지찬은 멈칫하더니 안 좋은 표정으로 말했다.“네가 데려다준 거 아니야?”“서원준이 데려다줬어.”강지찬은 뭐라고 해야 좋을지 몰랐다.“다른 사람에게 맡기고도 걱정이 안 되나 보지? 그러고 나에게 전화까지 해?”소리를 지르고는 이내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힘든 사람은 정유진이었다.화가 잔뜩 난 강지찬은 모든 화를 정유진에게 푸는 듯 그녀는 한참이나 시달렸다.다음 날은 강지찬의 생일이다.정유진은 그에게 생일을 쇠어 주고 싶었지만 강지찬이 원하지 않았다.걱정거리가 가득한 상황에 굳이 축하받고 싶지 않았다. 중요한 건 생일이라고 해도 어떤 사람들은 그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밸런타인데이 날에 강지찬은 연우를 장모님께 데려다준 후 정유진과 비행기를 타고 단둘만 있을 수 있는 장소로 떠났다.임미연이 아침 일찍 강지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휴대폰이 계속 꺼져 있었다.지금 강지찬은 회사 일에 신경 쓸 필요가 없기에 전화기를 끄고 싶을 때면 언제든지 끈다.전용기에 앉은 정유진은 어젯밤에 잠을 설친 데다 아침 일찍부터 강지찬이 침대에서 괴롭히는 바람에 졸려 죽을 지경이다.강지찬도 그녀 옆에서 잠을 잤고 정유진이 깨어났을 때 비행기는 이미 공항에 착륙한 상태였다.“도착했어요? 왜 깨우지 않았어요?”“그냥. 급할 것도 없잖아.”비행기 스태프가 기다리고 있어 정유진은 계속 누워있기 민망했다
Read more

제649화

절망과 충격을 여러 번 겪은 사람은 비슷한 일이 생길 때 자동으로 자기 보호 본능이 생긴다.강지현의 차가운 말에 조예원은 전혀 서운해하지 않았고 오히려 강지현의 의자를 끌어당기며 말했다.“내가 원해서 하는 거니까요.”강지현은 찌푸린 얼굴로 케이크를 바라보며 싫은 표정을 지었다.“생일 챙기는 거 싫어요.”강지현이 말했다.“알아요.”조예원은 그가 싫어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날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본인이 생각할 것이다. 그의 생일날을 사람들은 늘 음모가 있고 모욕적이라고 했다.오늘 생일을 함께 한 사람이 정유진이라면 강지현이 절대 이런 표정을 짓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고 있다.하지만 개의치 않다.“아들을 낳아줬으니 나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해요.”조예원의 말에 강지현이 그녀를 힐끗 보더니 그제야 자리에 앉았다.“이거 다 내가 만든 건데 이따가 먹어봐요.”조예원 앞에 놓인 와인을 들며 말했다.“내가 직접 만든 포도 주스예요. 한 잔만 마셔줘요.”그러고는 잔을 들고 말했다.“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면 오늘이 밸런타인데이니까 다른 말로 대체할게요. 여보, 밸런타인데이 축하해요.”생일이든 밸런타인데이든 그는 쇠고 싶지 않은 강지현은 술잔을 들지 않았다.조예원은 혼자 술을 마신 뒤 알아서 잔을 채웠다.강형원이 모유를 먹지 않으니 술을 끊을 필요가 없다.강지현은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먹기 시작했다.늘 그렇듯이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저녁을 먹은 후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고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조예원이 하루 내내 만든 케이크는 식탁 한가운데 그대로 놓여있다.그녀는 일어나 케이크를 통째로 자기 앞으로 가져갔다.케이크는 정말 아름다웠다. 케이크 위의 붉은 것들은 장미 꽃잎으로 한 장 한 장 붙여 놓은 것이다.초를 꽂고 강지현 대신 케이크 앞에서 소원을 빌며 생일 축하 노래를 혼자 부른 뒤 촛불을 불고는 혼자 케이크를 먹었다.강지현에게 사람이 너무 진실하면 안 된다고 말하고 싶
Read more

제650화

연우의 생일이 다가오자 강지찬은 강홍식의 마당에서 올해 연우의 생일을 어떻게 챙겨줄지 의논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 연우가 울면서 뛰어 들어왔다.그 뒤로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는 바이올린 선생님과 어쩔 줄 모르는 임미연이 따라왔다.강지찬이 임미연을 싸늘하게 힐끗 쳐다보았다.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강홍식이 짜증을 내며 말했다.“울긴 왜 울어, 엄마가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았어?”깜짝 놀란 연우는 어리둥절해 했고 작은 입을 벌렸지만 울지도 못했다. 까만 눈동자에 눈물만 가득 고인 모습은 강지찬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강지찬은 딸을 품에 안더니 강홍식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말을 할 줄 모르면 말하지 마세요.”그리고 하인이 건네준 깨끗한 수건을 받아 조심스럽게 딸아이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말해봐. 누가 괴롭혔어.”겁에 질린 연우는 울지도 못하고 훌쩍거리기만 했다.“아빠, 저... 저 이모가 낳은 동생은 필요 없어요. 엄마가 낳은 동생만 필요해요.”강지찬의 매서운 시선이 임미연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보아하니 내 딸에게 헛소리했구나!”이내 고개 숙이더니 따뜻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연우에게 말했다.“이모가 낳은 남동생은 당연히 네 동생이 아니지. 연우야, 동생이 필요해?”연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응. 저스틴에게 동생이 생겼어요. 아주 귀여워요. 아빠, 우리가 엄마더러 동생을 낳으라고 할까요?”이 말에 강지찬은 마음이 아팠다. 요즘 강지찬은 최선을 다해 연우를 돌보고 있었지만 정유진은 늘 연우에게 주는 사랑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늘 녀석에게 빚지고 있다고 여겼다.지금 연우가 이렇게 얘기하니 저녁에 정유진과 잘 얘기해 봐야겠다.“응, 아빠가 빨리 내 소원 들어줘요.”그 말에 강홍식은 또 불만이었다.“미연이 배 속의 아이가 왜 네 동생이 아니야. 꼬맹이가 엄마만 닮아서...”강지찬은 이내 그의 말을 끊었다.“유 선생님, 연우 좀 데리고 가서 물 좀 마시게 해주세요.”여기 서서 재벌가 집안의 싸움을 구경하고 싶지 않은 바이올린
Read more
PREV
1
...
6364656667
...
93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