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온유한은 점심이 되어서야 잠에서 깨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마침 온혁진이 화가 잔뜩 난 채 최신애한테 분풀이하고 있었다.“내가 임유희랑 잘 이야기해 보라고 했는데 갔어, 안 갔어? 지금 임씨 가문의 사람들이 내 전화는 아예 받지도 않는데 이거 어떡할래?”최신애는 그의 말에 깜짝 놀랐다.‘대체 뭐 하자는 거지? 설마 지금 강지찬 따라 하는 건가?’그리고 두근거리는 심장을 애써 부여잡고 말했다.“만나러 갔는데 임유희 얼굴은 보지도 못하고 그 애 어머니한테 쫓겨났어요. 그래서 밖에 나와서 차 한잔 마시자고 문자를 몇 통이나 보냈는데도 답장이 없었고요.”말을 마친 뒤 문자 메시지를 그에게 보여줬는데 확실히 아무런 답장도 받지 못했다.이때, 온혁진이 위층에서 내려오는 온유한에게 말했다.“유한아, 네가 임씨 가문에 좀 가봐.”“싫어요.”온유한은 고민도 안 하고 단칼에 거절했다.그러자 최신애가 재빨리 다가와 그에게 설명했다.“우리랑 협력하는 사람들은 전부 임씨 가문의 그 부자 말만 듣는대. 만약 그들이 짜고 돈을 보내지 않으면 공장과 실험실은 올스톱이야. 아들아, 유희는 분명 너라면 만나줄 것 같은데 둘이서 잘 이야기해 봐.”온유한은 듣다 보니 최신애의 행동이 너무 우스웠다.“왜 제가 임씨 가문에 찾아가서 그 사람들을 만나줄 거라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거죠?”“이 태안 그룹이 나중에는 다 네 것이 되는데 상관 안 할 거야?”“네. 전 싫어요.”온유한은 차가운 눈빛으로 다시 말을 이었다.“어머니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게 다 하찮게만 여겨지거든요.”“뭐라고?”최신애는 그의 대답이 너무 충격적이라 뒤로 주춤했다.온유한은 어젯밤 술의 기운이 아직도 도는지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 일부러 독한 말을 마구 내뱉었다.“온씨 가문이 그리 대단해 보여요? 그러면 무조건 제 발로 짓밟아야겠네요.”“당신 아들인 제가 그리도 대단해 보여요? 그러면 무조건 막 살아야겠네요.”“온씨 가문도, 저도 모두 죽어버리면 더 이상 어떻게 어머니의 그 고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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