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Bab 921 - Bab 930

986 Bab

제921화

이튿날, 온유한은 점심이 되어서야 잠에서 깨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마침 온혁진이 화가 잔뜩 난 채 최신애한테 분풀이하고 있었다.“내가 임유희랑 잘 이야기해 보라고 했는데 갔어, 안 갔어? 지금 임씨 가문의 사람들이 내 전화는 아예 받지도 않는데 이거 어떡할래?”최신애는 그의 말에 깜짝 놀랐다.‘대체 뭐 하자는 거지? 설마 지금 강지찬 따라 하는 건가?’그리고 두근거리는 심장을 애써 부여잡고 말했다.“만나러 갔는데 임유희 얼굴은 보지도 못하고 그 애 어머니한테 쫓겨났어요. 그래서 밖에 나와서 차 한잔 마시자고 문자를 몇 통이나 보냈는데도 답장이 없었고요.”말을 마친 뒤 문자 메시지를 그에게 보여줬는데 확실히 아무런 답장도 받지 못했다.이때, 온혁진이 위층에서 내려오는 온유한에게 말했다.“유한아, 네가 임씨 가문에 좀 가봐.”“싫어요.”온유한은 고민도 안 하고 단칼에 거절했다.그러자 최신애가 재빨리 다가와 그에게 설명했다.“우리랑 협력하는 사람들은 전부 임씨 가문의 그 부자 말만 듣는대. 만약 그들이 짜고 돈을 보내지 않으면 공장과 실험실은 올스톱이야. 아들아, 유희는 분명 너라면 만나줄 것 같은데 둘이서 잘 이야기해 봐.”온유한은 듣다 보니 최신애의 행동이 너무 우스웠다.“왜 제가 임씨 가문에 찾아가서 그 사람들을 만나줄 거라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거죠?”“이 태안 그룹이 나중에는 다 네 것이 되는데 상관 안 할 거야?”“네. 전 싫어요.”온유한은 차가운 눈빛으로 다시 말을 이었다.“어머니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게 다 하찮게만 여겨지거든요.”“뭐라고?”최신애는 그의 대답이 너무 충격적이라 뒤로 주춤했다.온유한은 어젯밤 술의 기운이 아직도 도는지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 일부러 독한 말을 마구 내뱉었다.“온씨 가문이 그리 대단해 보여요? 그러면 무조건 제 발로 짓밟아야겠네요.”“당신 아들인 제가 그리도 대단해 보여요? 그러면 무조건 막 살아야겠네요.”“온씨 가문도, 저도 모두 죽어버리면 더 이상 어떻게 어머니의 그 고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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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2화

한편, 임씨 가문.임유희의 병은 좀처럼 낫지 않었고 살만 점점 빠지고 있었다.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장희수는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온유한 그 사람은 진짜 전화 한 통도 없었어?”임유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답했다.“엄마, 나 이제 진짜 그 사람이 싫어졌으니까 더 이상 강요하지 말아줘. 응?”“그 말은 이미 너무 늦었어. 네 아버지랑 오빠는 이미 오랜 세월 간 쌓아온 인맥을 거의 전부 온씨 가문의 배 사업에 쏟아부어서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임유희는 지금 온유한을 생각만 해도 소름 끼치는데 그런 애틋한 감정이 들 리가 없었다.“이 울타리 안에 발을 들이고 싶은 건 그 두 사람인데 나랑은 무슨 상관이야?”임유희는 머리를 부여잡고 울기 시작했다.“나도 엄마 딸인데 왜 내 생각은 안 해줘? 유한 오빠는 날 좋아하지도 않는데 내가 왜 억지로 만나야 해?”“처음에 네가 좋다고 쫓아다녔잖아. 이제 와서 누구를 탓해?”장희수도 인내심이 점점 바닥이 났다.“네 아버지 뜻은 만약 온유한이 연락이라도 오면 너무 딱딱하게 굴지 말고...”“절대 전화 올 일이 없을 테니까 그만 포기해.”임유희는 단번에 그녀의 말을 잘랐다.“그리고 여기서 분명히 말하겠는데 그 사람은 절대 나랑 결혼하지 않을 거야. 지금 잔머리를 굴린다고 해도 유한 오빠는 그리 쉽게 넘어올 사람이 아니라고.”“무슨 뜻이야?”임유희는 얼굴을 가리고 더욱 세게 울음을 터뜨렸다.“유한 오빠는 지금 우리, 그리고 온씨 가문 사람에게 복수하는 거라고. 왜냐하면 그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좋아하는 여자가 오직 지아 씨 한 사람뿐이었으니까. 이제 알겠어?”장희수는 그녀의 말에 너무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말도 안 되는 소리. 그게 가능해? 이미 헤어진 지도 몇 년이나 지났는데?”“틀림없어!”임유희는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난 강지아 씨랑 싸우고 싶지 않아. 이길 자신도 없고. 엄마, 엄마가 아빠랑 오빠한테 좀 잘 말해서 그냥 온씨 가문과 협력만 하고 결혼 이야기는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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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3화

드디어 임종태의 생일 잔칫날이 돌아왔고 온혁진과 최신애는 기쁜 마음으로 연회장에 나타났다.그러나 온유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임유희를 제외한 온씨 가문의 모든 사람이 다 어두운 얼굴인 걸 보고 현장에 온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우리 미래 태안 그룹의 후계자분이 왜 안 보이실까? 오늘은 임 어르신의 팔순 잔칫날인데 예비 사위가 참석하지 않았다는 게 말이 안 되는데?”“들은 바에 의하면 어제 온유한이 현채영을 데리고 카지노에 가서 크게 놀았다던데 지금쯤 침대에서 일어났는지 모르겠네요.”임씨 가문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온혁진도 초조한 마음에 최신애에게 다시 전화해 보라고 재촉했다.이미 전화에 불이 날 정도로 연락해 봤으나 온유한 쪽에서 한사코 받지 않으니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그렇게 생일잔치는 시작되었고 백발의 임종태가 휠체어에 앉은 채 밀려 나왔다.임근우는 자기 아버지가 젊었을 때 남매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어떤 어려움을 겪으면서 키워줬고 또 자신은 어떻게 가업을 일으켜 세워 임종태의 노후를 편하게 보낼 수 있게 했는지에 대해 생생하게 이야기했다.바로 이때, 온유한이 도착했다.그러나 그의 옆에 현채영의 모습도 보였는데 화장도 깔끔하게 하고 온유한과 커플 드레스까지 맞춰 입었다.그리고 온유한의 팔짱을 끼고 두 사람은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당당하게 연회장 안으로 들어섰다.순간 현장은 떠들썩해졌다.임근우는 너무 놀란 나머지 손에 들고 있던 마이크까지 떨어뜨렸는데 무엇보다도 이 모습으로 나타난 온유한이 너무 괘씸했다.그리고 옆에 있던 임유희도 비록 온유한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고 했지만 막상 이런 상황에 부딪히니 모든 사람이 그녀를 동정 어린 시선으로 보는 것 같아 마치 가시방석에 앉은 것처럼 불편했고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지금까지 자라오면서 이런 수치심은 또 처음이었다.그러나 이렇게 만든 주범은 벌써 임 씨 가족들 앞에까지 다가와 뻔뻔하게 인사를 건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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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4화

“온씨 가문과 임씨 가문이 완전히 사이가 틀어졌대. 그리고 임씨 어르신네 생일잔치에서 온유한 씨가 임유희 씨 오빠분한테 맞았대.”“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말하길 그날 임씨 가문에서 이제부터 집안의 모든 재산을 탕진하더라도 온씨 가문과 맞서 싸우겠다고 엄포까지 내렸대.”“그날 온혁진 씨가 직접 사과했다고 들었는데 아무런 소용이 없었겠지. 그러고 보면 온유한도 참 간이 커. 어떻게 현채영을 데리고 그 장소에 갈 수가 있어? 일부러 약 올리려는 거잖아. 임씨 집안의 체면이 뭐가 됐겠어?”임씨 가문은 세가의 반열에 오르기도 전에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의도치 않게 유명해졌다.강지찬과 최의현은 밖에서 들어오는 내내 사람들이 두 집안의 가십거리에 대해 수군거리는 걸 듣게 되었다.방안에 들어와 문을 닫은 뒤 최의현이 물었다.“그 자식은 대체 무슨 생각인 거지?”강지찬은 그의 말을 무시한 채 소파에 가서 앉았다.이때 한규진이 말했다.“오후에 임씨 집안 사람이 나한테 전화 와서 법률적인 문제로 의뢰하고 싶다고 하더라. 내 생각에는 아마도 온씨 집안과 관련 있는 일인 것 같아.”그의 말에 최의현이 급히 말을 끊었다.“내가 예전에 들은 바로는 임 씨네 그 두 부자는 아주 독한 사람이라던데 유한이랑 아버지는 분명 그들의 상대가 안 돼. 규진아, 우리가 비록 지금은 유한이랑 놀지 않지만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어야 할 것 같아.”한규진은 그저 입을 삐쭉거릴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최의현은 다시 강지찬에게 물었다.“형, 그냥 이대로 유한이가 망가지는 걸 보고만 있을 거야?”“아니면?”“...”지난 몇 년 동안 강지아의 모습만 생각하면 그는 온유한을 볼 낯이 없었다.그러다가 술 한잔을 한 번에 입으로 털어 넣으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그놈은 좀 당해봐야 해!” “아니다. 그 온씨 가문 사람들 전체가 당해봐야 해. 이번 일로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어.”그 후로 며칠 뒤, 임씨 가문에서는 계속 자금을 미루고 있던 온씨 가문을 고소했다.그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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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5화

최신애는 저녁 8시가 넘어서야 집에 돌아온 온유한을 기다리고 있었다.온혁진이 잡혀간 뒤부터 최신애는 계속 온유한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통화가 안 되는 걸 보고 혹시 그가 지금 자기 아버지랑 공장을 구하기 위해 사람을 찾아다니느라 바빴나 싶어 온유한이 돌아오자마자 재빨리 달려가 물었다.“어때, 아들? 네 아버지는 괜찮아? 그리고 공장은 대체 어떻게 되는 거야? 물건들이 왜 품질 문제가 생긴 건데? 분명 우리는 매년 제때 세금을 신고했는데 왜 문제가 있다는 거야?”그러나 온유한은 덤덤하게 한마디만 했다.“저도 몰라요.”순간 최신애가 어리둥절해서 되물었다.“모, 모른다고? 네가 왜 몰라? 그럼 몇 시간 동안 뭐 하다 왔는데?”“퇴근하고 채영 씨랑 밥 먹고 쇼핑도 좀 했어요. 지금 옷만 갈아입고 다시 나갈 거고 오늘 저녁에는 밖에서 잘게요.”말을 마친 뒤 위층으로 올라가려 했다.그제야 최신애는 정신이 번쩍 들더니 재빨리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못가!”온유한은 눈앞의 최신애를 살짝 짜증 난 얼굴로 바라보았다.“할 말이 더 남으셨어요?”최신애는 손가락으로 그의 얼굴을 가리키며 분노의 말을 쏟아냈다.“할 말이 더 남았냐고? 그게 지금 어머니한테 할 소리야? 온유한, 네 아버지는 붙잡혀가서 지금 조사받고 있고 우리 회사에 일이 터졌는데 네가 유일한 후계자로서 어떻게 이리도 태연할 수 있어?”그녀의 물음에 온유한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예전에 제가 말씀드렸었는데 혹시 잊어버리셨나요?”순간 최신애는 가슴이 뜨끔해지면서 어렴풋이 그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그는 분명 자신을 포함한 온씨 가문을 망가뜨리겠다고 했었다.“너...”최신애는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마음에도 없는 소리라고 생각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는데 그게 진심이었다니.그녀는 순간 눈앞의 자기 아들이 이상하게 소름 끼치는 것 같았고 혹시나 해서 그에게 물었다.“혹, 혹시 지금 뭘 알고 이러는 거야?”그녀의 말에 온유한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의현이가 전부터 나한테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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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6화

최신애는 온미정에게 차마 집에 일이 생긴 게 임씨 가문의 소행이라고 말하지 못하고 그저 온혁진을 꺼내줄 방법에 대해 생각하라고만 했다.“꺼내달라고요?”온미정은 역시나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다.“그 뜻인즉, 공장에 일이 생겼다는 게 사실이고 제품에 품질 문제가 있어서 세무조사가 들어갔다는 게 다 진짜란 소리예요?”최신애는 온미정의 눈도 차마 똑바로 보지 못하고 답했다.“공장 쪽의 상황은 아가씨도 아시다시피 저번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 처리했었는데 또 이런 문제가 터질 줄은 누가 알았겠어요? 어디까지나 아가씨 오빠가 사람을 너무 잘 믿어서 문제에요.”최신애는 말하다가 그녀의 눈치를 살폈는데 역시나 자기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았다.“지금까지 공장은 아무런 문제도 없었는데 왜 올해에 들어서 갑자기 이런 문제가 자꾸 발생하는 거예요?”“진짜 공장에 문제 있는 건가요, 아니면 누군가가 이 기회를 틈타 나쁜 짓을 하는 건가요?”순간 최신애의 표정이 굳어지면서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이제 와서 그런 말이 다 무슨 소용이 있어요? 지금 급한 건 아가씨 오빠를 구해내는 거라니까요.”온미정이 주위를 둘러보다가 그녀에게 물었다.“유한이는요?”최신애는 또다시 할 말을 잃었다. 그러다가 문득 온유한이 했던 말이 머리에 떠오르면서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그 빌어먹을 놈이 아버지가 눈앞에서 끌려가는 모습을 보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더라고요. 사람을 찾아서라도 아버지를 다시 데려올 생각은 안 하고 현채영을 데리고 술 마시러 나갔어요.”온미정은 너무 어이없는 나머지 말문이 막혔다.“제가 방법을 한번 생각해 볼게요.”그녀는 말을 마친 뒤 그대로 자리를 떴다.최신애도 가만히 있지 않고 다음 날 바로 임씨 집안에 쳐들어갔다.과정은 알 수 없지만 결과는 매우 참혹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임씨 가문에서 쫓겨났다.아마도 장희수와 몸싸움도 있었는지 머리는 산발이 된 채로 차에 올라탔다.온혁진은 끌려간 뒤 계속 돌아오지 못했고 회사도 혼란에 빠졌다.게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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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7화

친아들과 시누이에게 연달아 비난을 받는 게 자존심이 강한 최신애한테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뺨 맞는 거나 다름없이 창피했다.비록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이번 일은 확실히 온씨 가문에서 초래한 일이다.그리고 임씨 가문이 이런 행동을 하게 된 원인도 다 최신애 때문이라고 볼 수 있었다.하여 위태로운 공장과 아직 조사를 받는 온혁진을 생각하니 최신애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임씨 가문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었다.임유희와 장희수가 마침 집에 있었다.보아하니 지난번에 장희수가 손을 댄 게 틀림없었다. 그녀는 최신애를 보자마자 여유로운 얼굴로 물었다.“사돈 오셨어요?”예전 같으면 저 ‘사돈’ 소리가 아주 반갑게 들렸겠지만 지금은 자신을 비웃는 것처럼 예민하게 느껴졌다.“온씨 가문에서 어떻게 감히 임씨 가문과 사돈을 맺겠습니까.”최신애는 어두운 얼굴로 다시 물었다.“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게요. 저희가 어떻게 하면 살려주실 건가요?”장희수는 그녀의 말뜻을 못 알아들은 척 되물었다.“사돈, 그게 무슨 뜻이에요? 저희는 전혀 알아듣지 못하겠네요.”“시치미 떼지 마세요. 이 모든 일이 다 당신들이 뒤에서 손을 쓰고 있는 거잖아요. 저희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셨나요?”그리고 최신애는 임유희에게 고개를 돌려 한껏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유희야, 내가 너를 얼마나 챙겨줬는지 네가 제일 잘 알 거야. 난 그저 네가 아주 착한 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고작 우리 온씨 가문을 짓밟겠다고 공장 쪽 사람들을 매수해서 우리를 모함할 줄은 몰랐어. 양심적으로 나한테 미안하지도 않아?”임유희는 그녀의 말에 멍해져서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장희수를 바라보았다.보아하니 이 일은 그녀가 전혀 모르고 있던 눈치였다.이때, 장희수가 차갑게 웃으며 답했다.“사돈께서는 말 가려서 해주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는 그래도 두 집안의 옛적 친분을 생각해서 오늘 집에 들인 건데 자꾸 헛소리하시면 저도 참지 않겠습니다.”최신애는 시간을 질질 끄는 게 너무 싫었다.“단도직입적으로 말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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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8화

최신애는 임씨 가문에서 호되게 당하고 집으로 돌아와 테이블 위의 찻잔을 깨부쉈다.임씨 가문의 의도는 아주 명확했다. 온씨 가문과 혼인해야만 온유한이 구긴 체면을 회복하고 온씨 가문의 힘을 빌려 서울 명문가의 상류층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이 배은망덕한 놈들!”최신애는 분노가 솟구쳤다.“우리가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줬는데 아직도 만족을 못 하다니!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어!”욕을 아무리 쏟아내도 현실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온유한은 이미 집안일을 돌볼 생각이 없는 듯했고 더 이상 온유한에게 기댈 수도 없었다.최신애는 결국 온미정을 다시 재촉했다.하지만 평소 귀부인들과도 두루두루 인맥을 쌓아온 본인도 이러한 상황인데 온미정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어쩔 수 없이 온미정은 정유진과 강지찬에게 손을 내밀었다.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건 강지아와 서원준이 함께 있었던 것이었다.서원준은 오늘 처음으로 강지아의 남자 친구로서 강씨 가문에 식사하러 찾아왔다. 아주 극진하게 예의를 갖춰 강홍식과 강씨 가문 사람들에게 인사를 드렸으며 강씨 가문 예비 사위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하지만 서원준이 자리에 있다 보니 온미정은 입을 열기 망설여졌다.그래서 서원준이 직접 입을 열었다.“고모님은 온씨 가문 일 때문에 오신 거죠?”서원준은 고모라는 말이 술술 나가는 것 같았다.그리고 그 물음에 온미정이 고개를 끄덕였다.사실 다른 사람이 돕지 않는다고 해서 무작정 탓할 수는 없었다. 온씨 가문이 잘못을 범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 일이 커지는 걸 보며 다들 쉽게 손을 내밀 수가 없었다.게다가 최근 들어 온씨 가문의 명성은 점점 바닥을 치고 있었고 강씨 가문과의 관계는 아예 끊어지다 보니 똑똑한 사람이라면 더 이상 온씨 가문과 가깝게 지내려고 하지 않았다.그래서 온미정이 도울 만한 사람을 찾지 못한 것도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온유한이 직접 나서준다면 몰라도 온미정 혼자 해결을 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강지찬이 입을 열기도 전에 정유진이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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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9화

온유한은 나른하게 소파에 기대앉아 있었고 테이블 위로 술병이 잔뜩 널브러져 있었다.그중 한 병은 열어져 있었는데 공기 중에 알코올 냄새가 가득했다. 하지만 온유한은 술을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온미정은 그 전에 명성 건물로 와본 적이 없었고 주변을 둘러보다가 온유한을 제외한 다른 사람이 지낸 흔적이 보이지 않는 걸 발견했다.더 정확하게는 여성용품이 보이지 않았다.그리고 현채영이 보이지 않자 온미정은 되려 마음이 편안해졌다.“회사 쪽은 대체 어떻게 된 거니?”온미정이 얼굴을 굳혔다.“모른다는 말은 하지 말렴. 방금 강씨 가문에서 오는 길이니.”온유한의 표정에 미묘한 변화가 생겼지만 온유한은 여전히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온미정은 너무 화가 나 온유한을 째려보며 뺨이라도 갈기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공장에서 일이 생겨 네 아버지가 다시 손을 봤는데 어떻게 또 일이 생길 수가 있어?”온미정은 멍청하지 않았다. 강지찬과 정유진이 쉽게 입을 열지 않는 일이라면 절대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설마 임씨 가문 사람이 벌인 짓이니?”온미정의 추측은 틀리지 않았다.그러나 온유한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며 술병을 입에 꽂았다.그 표정을 확인한 온미정은 자신의 추측이 맞다는 확신이 들었고 역시 할 말을 잃었다.온미정의 성격이라면 최신애를 실컷 욕하고도 남았다.최신애는 빙빙 말을 에둘러 일부러 온미정에게 사실을 전하지 않았다.하지만 최신애는 온유한의 친모였기에 아들의 면전에 대고 욕을 퍼부을 수도 없었다.그래서 온미정도 술병을 하나 들고 꿀꺽꿀꺽 들이켜기 시작했다.맥주 반병을 비우고 나니 온미정도 마음이 가라앉았다.“지찬이가 말하던데 네 아버지 내일이면 돌아온대.”그리고 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지금 이 시점에 누가 우릴 돕겠어? 빌어먹을 사람들 다 우리 가문이 망하기만 기다릴 텐데.”“오직 지찬이랑 유진이만 우릴 도우려 하고 있어. 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미리 사람을 찾아 특별 조사팀이 우리 사건을 조사하게 해준다고 하더라. 임씨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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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0화

이튿날 오후, 온혁진이 돌아왔다.최신애는 온혁진이 돌아온 걸 모르고 집안에서 끙끙 앓고만 있었다.그리고 온혁진이 집 안으로 들어오자 잠시 멍하니 그 자리에 굳어 있다가 달려가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온혁진은 그 울음소리에 기분이 잡쳤다.“울긴 왜 울어? 돌아왔잖아.”그리고 최신애를 슬쩍 밀어냈다.최신애는 서둘러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어떻게 돌아온 거예요? 정말 아무 일도 없는 거 맞아요? 다들 아무 말도 해주지 않고 난 변호사를 시켜...”“강지찬이 날 도왔어.”온혁진의 말에 최신애는 자리에 얼어붙었다.“지, 지찬이가요? 강지찬이 어떻게 우리를 도울 수 있죠? 우린 강씨 가문과 이미 관계를 끊었고 지찬이랑 지 아는우리 유한이를...”“그 입 다물어!”온혁진은 최신애를 손가락질하며 말했다.“똑바로 말하는데 당신이 찾은 변호사는 엉터리였어. 내가 이렇게 나올 수 있었던 건 모두 강지찬의 도움 덕분이고 지금 내 담당 변호사는 경은우야.”최신애는 정말 넋이 나갔다.“그, 그럴 리가? 그 사람들이 왜 우리를?”최신애가 믿지 않자 온혁진도 더 이상 설명하기 귀찮아졌다.그래서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내가 알고 있는 건 그뿐이야. 그리고 다시 말하는데 난 임씨 가문 절대 용서 못 해. 그리고 당신도 우리 유한이를 강요해 임유희와 결혼하라고 하지 마!”“절대 그럴 리 없죠.”최신애는 심장이 철렁했다. 온혁진의 표정이 싸늘할수록 최신애는 점점 마음이 불안해졌다.“임씨 가문은 우리를 몰아붙이려고 작정했어요. 그런 가문에 어떻게 내 아들을 넘겨주겠어요?”“내 아들?”온혁진이 싸늘한 시선을 보내왔다.“당신은 내 아들을 망쳤고 온씨 가문도 아예 무너뜨리고 말았어. 그런데 지금 내 아들이라는 말이 나와?”온혁진은 교도소에서 지내는 동안 제대로 먹지도 쉬지도 못했으며 잘 씻지 못해 수염이 거칠었다. 그리고 며칠 사이에 살이 빠져 볼살이 푹 꺼졌으며 몇 년이나 늙은 것 같았다.온혁진은 과거에는 최신애의 행동을 크게 마음에 담아둔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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