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Bab 931 - Bab 940

986 Bab

제931화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봄이 되었다.최금성과 온유한은 거의 동시에 약속 장소에 도착했고 눈치껏 파트너는 함께 하지 않았다.한 사람은 초대를 받아온 것이고 다른 한 사람은 술을 마시는 게 목적이었다.술을 몇 모금 들이켠 최금성은 카드 한 장을 온유한에게 건넸다.온유한은 카드를 슬쩍 보더니 덤덤하게 말했다.“나한테 줄 필요 없어. 그냥 저 사람들 줘.”최금성은 다시 술을 한 모금 마시더니 말을 이었다.“이번 일을 계기로 고모님도 무슨 상황인지 잘 알게 되었을 거야. 어차피 온씨 가문은 네 것인데 왜 굳이 고집을 피우는 거야?”“그러는 형은 왜 고집 피우고 있는 건데?”최금성은 온유한이 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는지 몰라 잠시 뜸을 들였다.“난 고집 피운 적 없어. 지금 살고 있는 삶이 내가 바라는 삶이야.”“...”온유한은 최금성이 화령을 만나는 이유가 가족에 반항하고 결혼을 강요받기 싫어 그런 줄만 알았다.“그래? 내가 생각이 짧았네.”“뭐, 네 말도 틀린 건 아니야. 사람들이 자꾸 물어보는 것도 지겹기도 하고. 하지만 결국 그 사람들도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야 하니 아무도 날 강요할 수는 없어.”최금성은 온유한을 보며 말을 이었다.“넌 지금 너무 극단적이야.”그러나 온유한은 고개를 저었다.“그건 형이 그 사람을 잘 몰라서 그래. 그 사람은 영원히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고 영원히 다른 사람이 틀렸다고 생각할 거야. 그 사람은 절대 잘못을 저지를 리가 없거든.”말끝마다 최신애를 향한 원한이 묻어났다.최금성은 오늘 일을 해결하지 못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고 최신애의 성격을 떠올리며 괜스레 온유한이 딱하게 느껴졌다.그래서 더 이상 온유한에게 건의를 하지 않았다.다른 한편, 경은우가 온씨 가문을 돕고 있는다고 해도, 온혁진은 회사 일로 한시도 숨을 돌릴 수가 없었다.집을 두 채나 팔고 손에 쥔 대부분 주식을 팔았으며, 최금성이 넘겨준 돈까지 받아 겨우 이번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그리고 온혁진은 그 뒤에 있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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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2화

경찰은 빠르게 단서를 손에 쥐었고 온혁진은 너무 기쁜 마음에 집에 돌아오자마자 술을 한 병 땄다.보름 동안 얼굴 한번 보이지 않던 온유한도 드디어 집으로 돌아왔고 온혁진은 술이나 한잔하자며 온유한을 불렀다.온유한은 거절하지 않았고 방으로 돌아가 옷만 갈아입고 다시 돌아왔다.온유한이 혼자 돌아오자 최신애는 내심 기쁜 마음이 들었다.“유한아, 그 여자랑은 헤어진 거니?”온유한은 덤덤하게 최신애를 바라봤다.최신애는 아들이 드디어 생각 정리를 했다고 생각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잘 헤어졌어. 그딴 여자가 너한테 가당키나 해?”“그리고 유희랑 유희 어머니가 며칠 전 집에 다녀갔어. 임씨 가문은 이번 일이 모두 오해라고 생각하고 있더라고. 우리가 잘잘못을 따지지 않는다면 공장 쪽 손실 모두 그쪽에서 책임을 질 거라고 했어.”“아들, 유희 그 아이는 정말 널 좋아하고 있어. 임씨 가문은...”퍽.온혁진이 힘껏 테이블을 내리쳤다.“그 입 다물어!”“최신애, 내가 당신한테 뭐라고 했는지 벌써 다 잊었어? 내가 한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거야?”식사 시간이 다 되어가 거실과 주방에는 도우미들이 가득했다.그리고 그 많은 도우미 앞에서 온혁진이 언성을 높이자 최신애는 당황해 버렸다.온혁진은 여전히 손가락질하고 있었고 화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 같았다.“회사와 유한이 혼사에 절대 개입하지 말라고 한 말 잊었어?”“당신이 말하지 않으면 잊어버릴 뻔했는데 그날 임씨 가문 모녀는 왜 집으로 들여보낸 거야? 내가 모르게 또 무슨 약속이라도 한 건 아니지?”최신애는 잔뜩 당황해 버렸고, 도우미 앞에서 체면을 잃은 건 전혀 고려하지 못하고 서둘러 변명했다.“그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어요.”“난 그저 임씨 가문과 사이가 결렬되고 모든 걸 잃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그리고 임씨 가문은 여전히 우리 가문과 혼인을 맺고 싶어 해요.”온혁진이 호통을 쳤다.“그러니 아직도 유한이더러 임씨 가문 그 딸과 결혼하라는 말이야?”“그럼 내가 그동안 감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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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3화

지방 언론사가 보도한 영상 속, 임씨 부자는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지만 얼굴에 전혀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온혁진은 영상을 보다가 온유한의 휴대폰을 집어 던질 뻔했고 최신애를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누가 임씨 가문이랑 결혼한다고? 당신이 약속한 거야?”“저 그런 적 없어요!”최신애는 순간적으로 머리를 굴리며 자신이 정말 그런 약속을 하지 않았음을 떠올렸다.사실 그녀도 감히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임씨 가문 모녀가 달콤한 말로 자신을 설득했을 때, 속으로는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싶었지만 온혁진과 온유한을 설득하기 전까지는 함부로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임씨 가문의 부자들은 언론을 통해 이미 결혼을 발표해 버렸다니!“그래? 그런데 저쪽에서는 이미 당신이 임씨 가문에서 대대로 내려온 보물을 받았다고 말하고 있잖아! 아직도 아니라고 할 거야?”온혁진은 다시 한번 식탁을 세게 내려쳤다.“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당장 돌려줘!”최신애는 온혁진의 호통에 얼굴이 창백해지고 자존심이 무너졌다. 그리고 속으로는 임씨 가문 모녀를 향한 원망이 끓어올랐다.그녀는 그제야 깨달았다. 임씨 가문 모녀가 의도적으로 자신을 함정에 빠뜨렸다는 사실을. 단순히 달콤한 말에 현혹되어 스스로 그 함정에 빠져버렸던 것이다.그때 온유한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이 상황에서도 저보고 임유희랑 결혼하라고 하다니. 도대체 저는 어머니의 아들인가요, 아니면 그냥 도구인가요?”온유한의 차가운 질문에 최신애는 말문이 막혔다.“그, 그게 아니야. 난 그런 게 아니고…”온유한은 고개를 들어 잔에 남은 술을 단숨에 비우고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은우야, 지찬이랑 규진이에게 말해. 온가 사건에서 손 떼라고.”온혁진과 최신애는 서로를 쳐다보며 놀란 얼굴로 동시에 온유한에게 달려들었다.“온유한, 미쳤어? 네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유한아, 그러지 마! 엄마가 잘못했어. 엄마가 정말 잘못했어!”최신애는 진심으로 당황한 모습이었다. 경은우가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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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4화

온유한이 깨어났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멀리 떨어져 자신을 지켜보는 강지아였다.그는 강지아를 본 지 꽤 오래되었다. 오늘 그녀는 반짝이는 핑크색 롱드레스를 입고 있었는데 정말 아름다웠고 마치 동화 속에 사는 공주 같았다.하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경계심과 거리감이 가득했고 눈빛에는 온유한을 향한 강한 거부감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온유한이 시선을 거두기도 전에, 서원준이 한 걸음 앞으로 나와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 서원준의 태도는 강지아를 보호하려는 듯 단호해 보였다.온유한은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려 애쓰며 서원준에게 말했다.“죄송하지만 간단하게 상처만 좀 처리해 주실 수 있을까요?”서원준은 그의 머리를 가리키며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상처가 꽤 깊은데 병원에 가시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정말 병원에 안 가실 거예요?”“네.”온유한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뜨며 어지럼증을 가라앉히려 했다.“TV 아래 서랍에 약 상자가 있어요. 거기에 필요한 게 다 있을 거예요.”서원준은 서랍을 열어 약 상자를 꺼냈다. 상자를 확인해 보니 약들은 모두 유효 기간이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약 상자를 바라보며 생각했다.‘지아가 귀국한 후 여기에 거의 머물지 않았으니 이 약을 정리한 사람은 다른 사람일 가능성이 높군.’“피가 멈춘 것 같네요. 다만 머리카락이... 이대로는 상처 처리가 어려워요.”온유한은 약 상자에서 바리깡을 꺼내 서원준에게 건넸다.“바리깡으로 주변만 밀어 주세요.”서원준은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하지만 제가 잘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저를 원망하지 마세요.”그는 바리깡을 들고 조심스럽게 상처 주변의 머리카락을 정리하기 시작했다.“걱정하지 마세요.”상처를 깔끔하게 소독하고 붕대로 감싼 뒤, 온유한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주방 쪽을 힐끗 본 그는 짧게 인사를 건넸다.“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만 가볼게요.”서원준은 그의 상처를 다시 한번 살피며 말했다.“몸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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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5화

서원준은 오후에 일정이 있어서 강지아를 따라 어머니의 집까지 갈 수 없었다. 어머니의 집에 갔다 오려면 하루가 꼬박 걸릴 테니, 그는 강지아와 함께할 수 없음을 아쉬워하며 결국 화령에게 그녀와 동행해 달라고 부탁했다.화령은 집에서 출발했고 강지아는 다른 길로 이동했기에 두 사람은 각자 차를 몰고 서연희의 집에서 만나기로 했다.강지아는 도중에 꽃밭을 지나게 되었고 그곳에 활짝 핀 다양한 장미꽃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서연희에게 줄 꽃을 고르기 위해 차를 멈추고 꽃을 구입하기로 했다.꽃을 골라 값을 지불한 후 차로 돌아가려는 순간, 두 명의 남자가 그녀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그들은 삼십 대 초반으로 보였으며 근처를 배회하던 백수처럼 보였다. 강지아가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차를 타고 있다는 것을 보고 접근한 듯했다.“길 좀 비켜주세요. 전 당신들과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강지아는 차 문을 열려고 했지만 한 남자가 몸으로 문을 가로막았다.“예쁜이, 왜 그렇게 급히 가시나? 우리랑 한잔하러 가는 게 어때요?”그는 손을 뻗어 강지아를 잡으려 했다. 하지만 그의 손이 강지아에게 닿기도 전에 갑자기 한 남자의 주먹에 얻어맞고 땅바닥에 나가떨어졌다.“이 자식이 누구야!” 다른 남자가 손가락질하며 으르렁거렸다.쾅! 그의 손목에서 뼈가 어긋나는 소리가 들렸다. 온유한이 그의 손목을 비틀어버린 것이다“이 자식아, 네가 누구길래 우리 일에 참견이야? 죽고 싶냐?”“이놈을 끝장내자!”두 남자는 화가 나서 달려들었다.온유한은 외투를 벗어 차 보닛 위에 던지고는 침착하게 두 남자와 맞섰다. 그의 날렵한 동작에 두 남자는 금세 제압당했고 결국 도망치고 말았다.강지아는 온유한의 싸우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는 어떻게 여기에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그의 등장은 완전히 예상 밖이었다.온유한은 가볍게 고개를 흔들며 숨을 고르려 했다. 머리 뒤쪽에 약간의 뇌진탕 증세가 있었던 그는 방금의 격투로 인해 다시 어지러움을 느꼈다.강지아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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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6화

온유한은 병원에도 가지 않고 명도 빌딩에도 머물지 않았다. 그는 연성으로 돌아가자마자 아무 호텔이나 찾아 들어가, 그곳에서 3일 동안 아무런 연락도 받지 않고 잠만 잤다.이 3일 동안 그는 휴대폰을 꺼둔 채 누구와도 연락하지 않았다.3일 만에 일어나 거울을 본 온유한은 자신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머리는 엉망이었고 수염은 덥수룩했으며 눈가가 깊이 패여 있어 마치 유령 같았다.며칠 동안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않아 배가 고프면 술이나 물로 대신했고 이미 위가 심하게 아파지고 있었다.온유한은 호텔에 전화해 죽을 주문한 뒤 욕실로 향했다.머리에 아직 상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편안하게 샤워했다. 샤워를 하던 중 머리에 감았던 붕대가 물에 젖어 떨어졌다.샤워를 마치고 나올 때쯤 호텔 직원이 죽을 가져왔고 직원은 온유한의 뒷머리에 난 대머리 부분을 보고 깜짝 놀랐다.잘생긴 남자가 갑자기 대머리가 되다니! 하지만 이내 상처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손님, 의사를 불러드릴까요?”“아니요, 괜찮습니다.”온유한은 죽을 먹었지만 위는 여전히 아팠다. 그는 다시 욕실로 들어가 수염을 깎고 자신을 정돈한 뒤, 호텔을 퇴실했다.병원에 도착했을 때, 그를 본 사람들은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했고 모두가 웅성거리며 속삭였다.그때, 제자인 전성호가 어디선가 나타나 눈가가 붉어진 채 그에게 달려왔다.“선생님, 대체 어디에 계셨던 거예요? 다들 선생님 찾느라 난리가 났었어요.”“경찰에 신고했어?” 온유한이 물었다.“네? 아니요... 병원장님이 말리셨어요. 선생님은 분명 돌아오실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선생님, 큰일 났어요. 병원장님 부인이 누구랑 싸우셨는데 지금도 병원에 계세요.”온유한은 대답 없이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선생님, 머리를... 다치셨어요?” 전성호는 그의 머리를 자세히 살펴보고는 놀라 소리쳤다. 그의 반응에 온유한은 짜증을 내며 말했다.“조용히 해.”전성호는 온유한을 따라 사무실로 갔고 그의 머리 상처를 간단히 치료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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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7화

온혁진은 한숨을 쉬며 감정적으로 설득하기 시작했다.“너희 엄마가 입원했다. 이번엔 꽤 위험했어. 거의 회복하지 못할 뻔했지.”온유한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최신애는 고혈압에 성격도 급해 건강에 좋지 않은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온혁진은 손을 뒤로 모은 채 아들을 한 번 바라보며 말했다.“한번 가서 봐.”온유한은 시선을 아래로 내리깔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마치 들리지 않는다는 듯 무표정한 모습이었다.“네 친엄마야!” 온혁진은 그의 태도에 화가 나 목소리를 높였다. “예전에 잘못한 게 있다 하더라도 네 엄마가 너를 해치려던 건 아니었잖아.”온유한은 여전히 시선을 피한 채 나지막이 말했다.“공장에서 주문 취소가 났나요?”온혁진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임씨 가문의 뻔뻔함도 문제였지만 현재 가장 심각한 건 매일 쏟아지는 주문 취소였다. 게다가 병원을 찾는 환자 수도 50%나 줄어들었다.사건이 빨리 해결되지 않으면 온씨 가문은 이번에는 정말 버티지 못할 상황이었다.온유한은 이미 이런 상황을 예측이라도 한 듯, 안경을 고쳐 쓰며 온혁진을 똑바로 바라봤다.“강씨 가문에서 계속 도와주기를 원하나요?”온혁진은 즉시 대답했다.“지금으로선 강지찬만이 우리를 도울 수 있어.”온유한은 단호하게 말했다.“저는 싫어요!”온혁진은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지찬이가 뭐라 한 것도 아닌데 네가 뭔데 싫다는 거야? 넌 우리 집 식구 아니야? 넌 온씨 가문 사람 아니냐고?”온유한은 차갑게 대답했다.“제가 부탁하지 않으면 지찬이는 우리를 돕지 않을 겁니다.”온혁진은 화가 치밀어 손가락질하며 외쳤다.“이 자식아! 난 지금 명령하는 거야. 당장 경은우에게 연락해!”온유한은 차갑게 웃으며 대꾸했다.“정말 온씨 가문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싶으신가요?”그의 안경 뒤에서 번뜩이는 눈빛은 냉혹하면서도 흔들림이 없었다.“지찬이에게 부탁해 볼게요. 하지만 그 전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강지아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그렇게 가문을 지키고 싶으면 사과하세요. 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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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8화

온유한은 최신애를 보러 가지 않았다. 온씨 가문의 상황이 점점 복잡해지면서 태안 병원에 오는 환자가 줄어들었다. 회사의 프로젝트는 시작도 전에 협력 회사에서 계약을 파기했고 진행하던 사업이 정체기를 맞으면서 위기 상황에 처했다.온혁진은 온미정의 도움을 받아서 온유한을 설득하려 했지만 온유한은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조금 전에 로비에서 네 엄마와 마주쳤는데 퇴원하는 날이라고 하더라. 기운도 없어 보였고 얼굴이 많이 상했어.”사실 온미정이 하고 싶었던 말은 따로 있었다. 최신애는 큰 충격을 받은 사람처럼 눈에 초점이 없었고 우울한 표정을 지은 채 겨우 서 있었다.온유한은 아무 말 없이 커피를 들고 다가왔다.온미정은 온유한을 지그시 쳐다보더니 온씨 가문의 일은 뒤로 하고 강지아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유진한테서 들었는데 지아가 서원준의 엄마랑 아주 친하게 지낸대. 시간 날 때마다 집에 들러서 같이 밥 먹는다고 했어.”“어릴 적부터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예요. 조금만 잘 해줘도 감동해서 열 배 정도 더 잘해주려고 해요.”최신애의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 의미했다. 온미정은 온유한의 사무실에 30분 동안 앉아 있었지만 온유한은 얘기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수두룩했고 온씨 가문에 대한 유언비어가 활개를 쳤다. 회사와 병원은 위기에 처했고 직원들은 불안해했다.설상가상으로 태안 병원의 실력 있는 의사들이 줄줄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래서 태안 병원의 분위기는 더 침울해졌다.“선생님, 큰일 났어요. 조 주임도 사직했어요.”이때 전성호가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말했다.그 말을 들은 온유한은 들고 있는 컵을 떨어뜨릴 뻔했다. 조 주임은 흉부외과 의사였고 많은 어려운 수술을 해내면서 유명해졌다.훌륭한 의사가 사직서를 제출했으니 전성호가 놀랄 만도 했다.“선생님, 그저 이대로 지켜보기만 할 건가요?”그러자 온유한은 씩 웃으면서 대답했다.“나는 의사들의 선택을 존중해. 내가 나서도 소용없어.”전성호는 아무 말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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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9화

“혹시 그 말 들었어요? 진씨 가문 어르신의 생신 연회에 온씨 가문만 초대받지 못했다잖아요.”“최신애, 왜 우리 가문만 초대받지 못한지 알아?”최신애는 팔짱을 낀 채 대답했다.“진씨 가문에서 대놓고 이럴 줄은 몰랐어요. 예전에 우리 뒷꽁무니만 따라다니면서 아부만 떨었잖아요.”그러자 온혁진은 차갑게 웃었다.“그때랑 상황이 달라져서 그래. 모두 우리 온씨 가문이 이번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무너질 거라 생각하는 모양이야.”최신애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온혁진이 소파에 기대 힘겹게 말을 이었다.“이건 시작에 불과해. 얼마 후면 우리 가문은 재벌가의 행렬에서 뒤처질 거야.”골든타임을 놓친 온씨 가문은 파산의 위기에 놓여있었다. 주문량이 급격히 하락해서 공장 전체가 멈추었고 창고는 상품으로 가득 찼다.상품을 팔지 못하면 공장 직원들과 거래처에 줄 돈마저 없었다.공장을 포기한다고 해도 수많은 공장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온혁진은 오랫동안 함께한 공장을 포기할 수가 없었다.서울에서 온씨 가문의 명성과 지위, 회사와 병원, 온씨 가문 사람들의 앞날은 곧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온씨 가문을 구해줄 사람은 강지찬밖에 없었다.최신애는 한참 후에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온 거죠?”“이게 다 당신 때문이야!”온혁진은 씩씩거리면서 말을 이었다.“당신이 유한과 강지아를 떼어놓지 않았다면 온씨 가문이 이렇게 무시당하고 망하지는 않았을 거야.”“저, 저는...”최신애는 머뭇거리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지난번에 장희수가 강지아처럼 완벽한 며느리를 제 발로 걷어차는 최신애가 우습다면서 흉을 보았었다.그 말을 엿들은 최신애는 장희수한테 따지면서 큰 싸움으로 번졌다.임씨 가문 사람마저 최신애를 비웃었다는 건, 서울에 있는 모든 가문 사람들이 최신애를 웃음거리로 삼았다는 뜻이었다.온혁진은 최신애를 노려보면서 말했다.“내일 당장 강씨 가문에 가서 강지아한테 사과해.”“네?”최신애는 믿기지 않는 듯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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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0화

온유한은 갖고 온 봉투를 온혁진한테 건네주었다.“사직서?”온혁진의 손이 덜덜 떨렸다.“설마 너도 사직하겠다는 뜻이야?”온유한은 사직서를 내러 온 것이었다. 병원에서 온혁진과 싸우기 싫었기에 집에 들러서 사직서를 제출했다.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온혁진과 최신애가 말다툼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내일부터 병원에 출근하지 않을 거예요.”온유한은 덤덤하게 말했다. 온혁진과 최신애가 어떤 말을 하든 상관없었다.“지아한테 사과하고 데려오지 않으면 다시 이 집에 들어오지 않을 테니 알아서 하세요.”“미친놈, 아직도 어린애처럼 투정 부려?”온혁진은 화가 솟구쳐 올랐다. 그 말을 들은 온유한은 차갑게 웃었다.“그러게요. 애도 아니고 거의 40대가 되는 저한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건가요? 다 큰 어른이 누구를 만나든 상관하지 말았어야죠.”온혁진은 말문이 막혔다. 당황한 최신애는 화가 난 온혁진과 가출하겠다고 선언한 온유한을 번갈아 보면서 안절부절못했다.“유한아, 엄마가 다 잘못했어. 앞으로 절대 상관하지 않을 테니까 이러지 마.”“그럼 지아한테 사과하러 가세요.”“그, 그건...”온유한은 최신애를 쳐다보면서 차갑게 웃었다.“저를 영영 보고 싶지 않으면 그러시든가요.”온유한은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갔다. 온혁진은 머리카락을 전부 밀어버리고 성격이 변한 온유한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그동안 자랑스럽게 여겼던 아들이 온혁진의 마음에 비수를 꽂았다.짝!온혁진은 최신애의 뺨을 후려갈겼다.“전부 당신 때문이야!”최신애는 볼을 부여잡고 온혁진을 바라보았다. 몇십 년 동안 금슬이 좋았던 두 사람은 벼랑 끝에서 서로를 탓하고 있었다.“지금 나를 때렸어요?”“내일 당장 가!”온혁진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강씨 가문에 가서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이혼할 거야. 선택은 당신이 직접 해!”온혁진이 화난 모습을 본 최신애는 마음이 아팠다.다음 날, 온혁진은 최신애를 흔들어 깨우고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온혁진이 나간 뒤, 최신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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