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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해서 결혼했어요의 모든 챕터: 챕터 951 - 챕터 960

986 챕터

제951화

보름 동안 강지아와 함께 이곳저곳 여행을 다닌 동하민은 서울의 상황에 대해서도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보름 사이, 온유한은 온씨 가문의 불경기를 완전히 바꿨다.우선 근로자들의 정서를 안정시킨 뒤 공장이 다시 생산을 재개하도록 했다.그리고 어디서 거래처를 찾았는지 창고의 재고들을 모두 팔았다.재고가 팔리면서 대금을 회수했기에 태안 그룹의 급한 일을 해결할 수 있었다.게다가 온유한이 물건을 모두 팔자 기존의 유통업자들은 조급해졌다.태안 그룹의 물건은 품질이 좋고 수요도 많아 판매가 잘되며 많은 병원과 협력하고 있었기에 원래 무산되었던 주문 계약 건도 다시 협력하게 되었다.그러면서 태안 그룹의 사건도 다시 수사에 들어갔다.온유한은 강지찬에게 도움을 청하지는 않았지만 경은우를 찾으러 갔다.경은우를 찾는다는 것은 강지찬 쪽과의 관계가 여전하다는 것을 의미했다.그다음 날에도 온유한은 태안에 머물며 사건의 진행 상황을 추적하면서 회사의 업무를 처리했다.온유한은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해명을 내놓았다.태안 그룹은 또한 온라인 마케팅으로 이전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온유한은 또 임씨 가문과 깊은 관계가 있는 투자자들과도 따로 만났다.온유한과 석식 자리가 있은 후 투자자들과 임씨 가문과의 사이도 예전보다 못해졌다.며칠 후 자금이 속속 입금되었다.지난 보름 동안 매일같이 중요한 일 처리를 해내는 온유한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동하민은 강지아에게 감히 알리지 못했지만 속으로는 많이 응원했다.저녁을 먹고 나오니 밖은 이미 어두워졌다.강지아의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을 본 동하민은 그녀를 이끌고 근처 광장으로 갔다.작은 유럽 마을의 광장에는 매일 저녁 많은 사람들이 놀러 왔기에 재미있는 것들이 많았다.사진 찍는 사람, 그림을 그리는 사람, 노래를 하고 춤을 추며 악기를 다루는 사람...“대표님, 우리 저기에 가요.”한쪽켠에서 아저씨, 아줌마들이 탭댄스를 추고 있었다. 간단하고 배우기 쉬워 동하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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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주민희까지 포함해서 상대방은 모두 네 명이었다.한 사람은 운전을 담당하고 두 남자는 강지아의 납치를 담당했다. 보아하니 만단의 준비를 하고 온 것 같았다.강지아가 요 이틀 머무는 곳은 경치가 아름다운 작은 마을로 그저께 동하민과 막 도착한 상황이었다.그렇다면 도착하자마자 주민희의 눈에 띄었단 말인가?옛날 이 여자의 미친 행동을 생각한 강지아는 어쩌면 오늘로 끝장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뭐 하는 거야?”주민희는 강지아의 얼굴을 쳐다보면 볼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최근 몇 년 동안 줄곧 이 작은 마을에 숨어 있었던 주민희는 더 이상 사람들에게 떠받들리는 톱스타가 아니었다.하지만 강지아는 사업이 잘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점점 더 예뻐지고 있었다.강지아의 얼굴을 보기조차 싫은 주민희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피식 콧방귀를 뀐 뒤 담배에 불을 붙이고 깊이 들이마신 다음 능숙하게 연기를 내뿜었다.“뭐 하는 거냐고? 3년 전에 성공하지 못한 일을 하려는 거지.”주민희의 냉소가 가득한 한마디에 강지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3년 전에 성공하지 못한 일?불을 질러 그녀를 죽이는 일?“어젯밤에 길을 가다가 널 보고 깜짝 놀랐잖아. 내 눈을 의심할 뻔했어. 강지아, 우리 정말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강지아가 차 밖을 내다봤다.마을이 너무 작아서 눈 깜짝할 사이에 봉고차가 마을을 나섰고 도로 양쪽에 끝없이 펼쳐진 들판이 보였다. 아름다운 환경은 아름다우면서도 매우 낯설었다.강지아가 한마디 했다.“주민희, 그냥 포기하는 게 좋을 거야. 여기 사람도 별로 없고 관광객도 많지 않아서 내가 여기서 죽으면 넌 어디도 도망가지 못해. 지금 꽤 자유롭게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지금이라도 빨리 도망가.”강지아의 말에 주민희는 고개를 돌려 강지아에게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강지아의 얼굴에 내뿜지는 않았지만 좁은 차 안에 연기가 가득 차는 바람에 강지아는 저도 모르게 기침을 했다.“너는 내 일도 망쳤고 집도 못 가게 했어.”주민희는 큰 소리로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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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경찰에 이미 신고했으니까 출동했을 거야.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이곳을 떠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온유한이 말해도 강지아는 그를 뚫어져라 쳐다볼 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온유한은 그녀 앞으로 다가와 예전처럼 손을 잡았다.“만지지 마!”강지아의 날카로운 목소리는 그를 거부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온유한을 노려보는 그녀는 그가 어떻게 여기에 왔는지 궁금할 뿐이었다.서울에 있어야 하는 사람이지 않은가?요즘 많이 바쁘다고 하지 않았던가?여기에 무엇을 하러 왔단 말인가?유럽의 작은 마을에서 우연히 마주친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강지아는 뒷걸음질 치다가 바로 뒤돌아섰다.하지만 몇 걸음 가기도 전에 온유한이 그녀의 허리를 잡더니 바로 안아 들었다.“이거 놔. 놓으라고.”그녀는 도마 위의 물고기처럼 미친 듯이 발버둥 쳤지만 온유한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를 강제로 차에 태웠다.지금 이 순간, 멍해진 강지아는 오롯이 이 남자와 멀리 떨어져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일어나서 뛰려고 했지만 다시 온유한에게 잡혀 차에 탔다.다시 일어나면 온유한은 또다시 그녀를 차에 밀어 넣었다.여러 번 반복하자 온유한이 갑자기 차 안으로 들어와 그녀를 몸 아래로 눌렀다.두 사람의 가까워진 거리에 눈이 휘둥그레진 강지아는 깜짝 놀란 얼굴로 온유한을 바라봤다.겁에 질린 강지아는 온유한의 몸 아래서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내가 무서워?”강지아의 눈에 가득한 두려움에 온유한은 이런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그녀 옆에서 귀염둥이로 사랑받고 자라던 소녀가 그를 이렇게 무서워할 줄 몰랐다.온유한은 죽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온유한이 마치 무슨 괴물이라도 되는 양 강지아는 아무 말 없이 두려움과 절망의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고 있다.“내가 그렇게 무서워?”온유한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사실 지금 온유한은 그녀의 얼굴을 만지고 싶고 그녀에게 키스하고 싶었지만 감히 그럴 수 없었다.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강지아는 미친듯이 거부했다.강지아는 지금 정말로 미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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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온유한은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현지 경찰이 그에게 전화해 주민희를 못 잡았다고 전했다. 이곳에는 그런 사람이 없다고 했다.그 여자가 이름을 바꾼 것 같지만 무슨 이름으로 바꿨는지 그리고 어디에 사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못 잡았다는 경찰의 말에 경찰이 최선을 다해 수색하지 않은 것을 느낀 온유한은 싸늘한 태도로 전화를 끊었다.이 일은 강지찬에게 맡겨야 할 것 같았다. 주민희, 그 미친 여자가 두 번 다시 강지아의 옆에 나타나게 해서는 안 된다.핸드폰을 내려놓자마자 옆 방에 있던 동하민의 목소리가 들렸다.“온 대표님,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온유한은 바로 방 밖으로 뛰쳐나갔지만 옆 방의 문은 잠겨져 있었다. 몸으로 몇 번 세게 밀쳐 문을 열려고 할 때 문이 갑자기 열렸다.동하민이 초조한 얼굴로 욕실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온 대표님, 저희 대표님이...”욕실로 뛰어 들어간 온유한은 강지아가 물에 흠뻑 젖은 채 욕조에 엎드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온유한의 뒤를 따라온 동하민이 말했다.“대표님이 기절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온 대표님이...”동하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온유한은 강지아를 욕조에서 끌어내 옆 카펫에 눕힌 뒤 재킷을 풀고 응급처치를 시작했다.“대표님이 왜 이러는 것일까요? 왜 욕조에서 익사를 하려는 것일까요?”‘익사’라는 두 글자에 온유한은 흠칫 놀랐지만 가만히 넋 놓고 있을 수 없었다. 얼른 그녀에게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을 했다.다행히 동하민이 제때 발견했기에 강지아는 얼마 지나지 않아 물 한 모금을 토해내며 정신을 차렸다.온유한의 입술이 강지아의 입술에서 떨어졌다.그녀의 몸 양옆을 짚고 있는 온유한에게 엄청난 압박감을 느낀 강지아는 하마터면 또 기절할 뻔했다.두 눈을 부릅뜨고 온유한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는 잔뜩 겁에 질려 있었다.온유한은 화가 났지만 아무 말 없이 강지아를 침대로 눕혔다. 강지아는 그제야 완전히 정신이 든 듯했다.“대표님, 더 이상 날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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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5화

경찰서에 있던 온유한은 강지아가 이곳을 떠난 것을 듣고는 피식 쓴웃음을 지었다. 정말 화를 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모를 것 같았다.온유한은 그를 피하는 강지아만 생각하면 마음이 쓰라렸다.호텔에 돌아오자마자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사실 며칠 전 온미정으로부터 우연히 강지아가 당분간 이곳에 머물 예정이라는 말을 듣고 시간을 쪼개 강지아를 만나러 달려온 것이었는데 도착하자마자 뭘 하기도 전에 강지아가 위험에 처했다. 그런데 몇 마디 말도 하지 못한 채 강지아는 온유한 때문에 놀라서 도망갔다.온유한도 강지아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기에 더 이상 따라갈 수 없어 다시 귀국했다.한편 온씨 가문은 다시 안정되었다.온유한이 돌아온 것을 본 최신애는 서둘러 마중을 나갔고 하인에게 짐을 받으라고 지시했으며 또 주방 아주머니에게 빨리 밥을 차리라고 했다. 정말 자애로운 어머니의 모습이었다.“아들아, 외국에 뭐 하러 간 거야? 왜 이렇게 빨리 돌아온 거야?”온유한은 자기 엄마를 힐끗 본 뒤 말했다.“지아를 찾으러 갔어요.”“응?”어리둥절해 하던 최신애는 갑자기 한마디 했다.“왜 찾으러 간 건데? 우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잖아.”최신애는 목구멍까지 나온 말을 간신히 참고 말을 돌렸다.“그럼 지아는 만났어? 어디에 있었는데? 너와 함께 돌아온 거야?”상냥한 최신애의 표정은 후배를 아끼는 자상한 어른이 아닐 수 없었다.온유한이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나를 만나고 싶어 하지 않아요. 나를 보자마자 도망갔어요.”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른 최신애는 아쉬운 듯 허벅지를 쳤다.“다 이 엄마 탓이야. 내가 그동안 너무 어리석었어.”요 며칠 온유한의 강력한 일 처리 수단 덕에 다시 얼굴을 들 수 있게 된 온혁진과 최신애는 자기 아들에게 너무 고마워하고 있었다.그래서 아들이 무슨 말을 하든 절대 반기를 들지 않았다.온유한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옷 갈아입고 올게요.”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내려왔을 때 거실에 두 사람이 더 있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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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6화

최신애는 임씨 가문 모녀를 쫓아냈다.“이 집안사람들 대체 뭐야! 처음에 우리에게 부탁할 때 좋은 말이란 좋은 말은 다 하더니, 이제는 완전히 태도가 바뀌었어.”임씨 가문의 남자들이 직면할 곤경을 생각한 장희수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다 네 탓이야.”장희수가 임유희를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네가 온유한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더라면 우리 집이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텐데.”이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무감각해진 임유희는 그때 최신애에게 온갖 미움을 받았던 강지아의 심정이 이해가 되었다.실망이 극에 달하면 변명조차 하기 귀찮아지는 것 같다.“나중에 다시 온유한을 찾아가서 어떻게 부탁할지 생각해 봐. 알아들었어?”임유희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차에 올라탔다.“알았어.”장희수가 뒤따라 차에 타며 말했다.“잘 들어. 온유한이 승낙해 주지 않으면 네 아빠와 오빠 모두 위험해.”“응.”임유희가 고개를 끄덕이자 장희수는 그녀의 고분고분한 모습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온씨 저택에 있는 최신애도 임씨 가문 사람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아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스스로를 욕하며 보는 눈이 없고 노망이 들었다고도 했다.밥을 먹은 뒤 다시 회사에 간 온유한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누군가 자기를 향해 달려오는 것을 발견했다.그 사람은 다가오자마자 온유한의 멱살을 잡더니 주먹을 휘둘렀다.무방비 상태로 주먹을 맞은 온유한은 바로 차 위로 쓰러졌다.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상대방이 다시 그의 멱살을 잡고 차 위에 짓눌렀다.“온유한, 비열하고 파렴치한 자식!”서원준은 미친 사람처럼 그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온유한이 고개를 옆으로 돌려 피했기에 서원준이 휘두른 주먹은 그의 귓전을 스쳐 지났다.“강지아 앞에 나타날 낯짝이 있어? 나쁜 자식, 여태껏 힘들게 한 것으로도 부족해?”서원준은 정말로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강지아가 어디에 있는지 겨우 알아냈는데 온유한이 먼저 갈 줄은 몰랐다.“대체 뭐 하자는 건데? 지아가 아직도 널 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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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7화

2주가 지난 후, 임유희의 아버지는 체포되었고 온씨 가문의 공장과 병원은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강지아는 여전히 귀국하지 않았다.“대표님, 저희 진짜 여기에... 일주일 있나요?”하얀 설산을 바라보는 동하민은 추운지 이까지 떨며 말했다.동하민은 하늘도 땅도 두렵지 않았지만 유일하게 추위에 약했다.그녀 외할머니의 말에 의하면 그녀의 엄마가 조산한 탓에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다고 했다. 게다가 어렸을 때 술꾼 아버지가 그녀를 늘 문밖에 내놓고 벌을 세웠기에 그때마다 추위에 심하게 떨었다고 했다.그때 하마터면 얼어 죽을 뻔했다고 했다.나중에 건강해졌지만 추위에는 여전히 약했다.“스키 선생님을 불렀는데 같이 배울래? 배우려면 배우고 싶지 않으면 호텔에 있어.”동하민은 얼른 대답했다.“안 배워.”하지만 스키 선생님을 본 순간 동하민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스키 선생님이 이렇게 멋있을 줄이야!“대표님, 저 그냥 스키를 배우고 싶어요.”강지아가 스키 선생님을 바라보자 스키 선생님이 어깨를 한 번 들썩인 후 말했다.“얼마든지요.”한편 바다를 건너 찾아온 서원준은 금발에 푸른 눈을 한 키 큰 남자가 강지아의 허리를 감싸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두 사람 모두 스키복을 입고 있었고 강지아가 고글을 벗지 않았다면 서원준은 그녀임을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온유한 하나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는데 또 다른 외국인이 나타나다니!서원준이 다가온 것을 본 강지아는 눈빛을 반짝이더니 이내 스키를 벗고 그를 향해 달려갔다.서원준이 두 팔을 벌리자 그의 앞으로 달려간 강지아는 순간 머뭇거렸지만 이내 그의 품에 안겼다.서원준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호텔에서 기다리라고 했잖아. 이제 막 돌아가려던 참이었는데.”강지아는 기분이 좋은지 의기양양한 어조로 말했다.“우리 애기가 보고 싶어서.”서원준이 다가가 입을 맞추었다.더 깊은 키스로 넘어가려 하자 강지아가 고개를 옆으로 살짝 돌렸다.서원준은 일부러 못 본 척하며 그녀의 뒤통수를 잡고 입을 맞췄다.강지아가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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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8화

“강요하지 마.”강지아의 표정이 굳어졌다.이제 막 정신을 차린 그녀는 서원준이 이 타이밍에 청혼할 줄은 몰랐다.서원준이 강지아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회피하지 마. 온유한은 하던 일 끝내고 또다시 너를 찾으러 올 거야.”강지아는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그 사람... 그러지 않을 거야...”그녀의 이런 모습에 서원준의 눈빛이 깊어지더니 이내 강지아의 손을 잡고는 다짜고짜 반지를 그녀의 손에 끼워줬다.“지아야, 온유한이 네 가까이에 와서 널 다치게 하지 않을게.”서원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강지아를 품에 꼭 껴안았다.“그 사람 그냥 잊으면 안 돼?”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는 강지아는 손에 낀 반지가 천근만근처럼 느껴졌다.서원준은 강지아가 반지를 빼서 버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여기까지 달려온 목적은 달성했다고 생각했다.“너와 같이 있으려고 일부러 휴가 내고 온 거야. 스키를 배우는 거야? 내가 가르쳐줄게. 네 약혼자가 이래 봬도 학교에서 스키 선수였어.”강지아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막무가내인 서원준도, 부드러운 서원준도 그녀는 거절할 수 없었다.거절하고 싶지도 않았다.회의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온 온유한은 책상 위에 택배 몇 개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몇 가지 서류 외에 택배 상자가 하나 더 있었다.서류를 뜯고 나서 옆에 있는 서랍을 열어 안에서 메스를 꺼냈다.이 메스는 졸업 후 태안 병원 첫 수술 때 사용한 메스로, 오래되어 사용할 수 없었다. 아침에 어딘가에서 찾아내 택배를 뜯기 위한 칼로 사용하기 위해 서랍에 넣어뒀다.메스를 잡은 순간 온유한은 손이 떨려 한참 동안 손을 내려다보았다.“후회해?”고개를 드니 온미정이 손에 점심을 들고 사무실에 들어와 있었다.온유한은 메스로 택배를 뜯었다.온미정은 온유한에게 온씨 가문이 하마터면 망할 뻔한 것, 그리고 평생 배운 것이 물거품이 된 것을 후회하지 않는지 묻고 있었다.어떻게 대답하든 온씨 가문의 사람들 마음에 파장을 일으키기에 온유한은 대답하지 않았다.온미정은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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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9화

밤 10시가 되어서야 회사를 나온 온유한은 순간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태안 그룹 건물에서 나온 뒤 한참이나 입구에 서 있었다.강지찬과 연락을 하지 않은 뒤부터 저녁 시간이 유난히 더 힘들어졌다.한 시간 후, 그는 차를 몰고 한 아파트 앞에 왔다.이 고급 아파트는 면적이 크지 않아 도시에서 열심히 일하는 젊은이들이 살고 있었다.현채영도 여기에 살았다.온유한을 집으로 들인 현채영은 그가 왜 갑자기 왔는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묻지 않고 차를 한 주전자 타 왔다.집이 작아서 거실에 서면 집 안이 훤히 보였다.온유한이 말했다.“너무 작아. 내가 큰 집으로 바꿔줄게.”현채영이 웃으며 말했다.“고마워, 하지만 괜찮아. 여기에서 사는 게 편해.”이 말이 진심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집은 현채영의 예전 옷방보다도 더 작았다.현채영은 차를 두 잔 따른 뒤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주변 이웃들이 다 회사에 다니는 젊은 여자들이야. 아침 일찍 출근하고 늦게 돌아오는 것을 보면 왠지 부러워.”온유한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차를 마셨다.천천히 한 잔을 다 마시자 현채영이 그의 잔을 다시 채워줬다.두 사람은 서로 아무것도 묻지 않았고 말도 하지 않았다.현채영은 자신의 신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와 온유한은 단지 고용 관계일 뿐이었다.그녀는 온유한의 평범한 친구도, 연인인 여자친구도 아니었기에 속마음을 털어놓을 거라는 기대 따위 없었다.이때 현채영의 휴대전화 벨 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미안, 전화 좀 받고 올게.”온유한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내가 실례했네.”온유한은 주머니에서 은행 카드를 꺼내 탁자 위에 놓으며 말했다.“마감 금액이야.”“고마워.”온유한이 떠난 후 전화를 받기 위해 가만히 있을 때, 현관 앞까지 갔던 온유한이 한마디 했다.“지태주는 너와 안 어울려. 결혼할 거면 다른 사람과 해.”현채영은 어리둥절했지만 저도 모르게 휴대전화를 꽉 움켜쥐었다.벨 소리가 멈췄고 상대방도 다시 전화를 걸지 않았다.현채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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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0화

강지아와 서원준은 보름 후에야 서울에 돌아왔다.온유한은 서원준이 강지아의 허리를 감싼 채 웃고 떠들며 공항을 빠져나오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봤다.차 안에 숨어 그들이 차에 타고 떠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이때 핸드폰이 울려 휴대전화를 보니 온혁진이었다.“미팅 시작했는데 어디로 간 거야?”“공항이요.”온유한이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끊자 온혁진은 어리둥절랚다.“공항이라고? 이 자식, 공항에는 뭘 하러 간 거지?”온미정이 말했다.“오늘 지아가 돌아오잖아.”‘강지아’ 세 글자를 들은 온혁진과 최신애는 쉽게 뭐라고 하지 못했다.서원준은 강씨 본가까지 강지아를 데려다줬지만 강지아가 집안까지는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서원준이 그녀에게 프러포즈했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으니 강지찬과 정유진이 보면 분명 물어볼 것이다.하지만 강지아는 오빠와 새언니에게 직접 설명하고 싶었다.강지아가 강지찬과 정유진 앞에 앉자마자 집사가 와서 강홍식이 그녀를 부른다고 했다.강지찬과 정유진도 강지아와 같이 강홍식을 만나러 가자 강홍식의 표정이 굳어졌다.“지아에게 물어볼 게 있어서 부른 건데 너희들까지 왜 다 온 거야?”강지찬이 다리를 꼬며 말했다.“묻지 말라고 하지 않았어요.”아마도 강지찬보다 강홍식을 더 잘 저격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강홍식은 심호흡을 하고 나서 아버지 노릇을 하려고 하기 시작했다.“서원준이라는 남자, 어떤 집안 녀석이야?”이제 막 집에 도착한 강지아는 강홍식에게 일일이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오빠와 새언니에게도 말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강지아는 대충 얼버무렸다.“엄마와 같이 살아요. 다른 사람은 없어요.”그 말에 강홍식은 미간을 찌푸렸다.“아버지는? 죽었어? 병으로 죽은 거야? 무슨 병인데?”그러면서 잔뜩 아니꼬운 기색으로 계속 말을 이었다.“어른들이 아파서 일찍 돌아간 집안사람들은 만나지 마. 혹시 유전병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어머니는 뭐 하는 사람인데?”강지아는 조금 놀랐다. 그녀를 훈계하기 위해 부른 것이라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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