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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Chapter 971 - Chapter 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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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1화

강지아와 서원준의 결혼식 날, 날씨가 흐렸고 아침부터 가랑비가 내렸다.강지아에게 화장을 해주러 온 송민욱은 들어오자마자 불평했다.“강 대표, 정말 날은 기가 막히게 잡았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비가 오면 어떻게 헤. 우리 예비 신부의 미모에 영향을 주잖아.”그러다가 강지아의 얼굴을 보고 다시 소리를 질렀다.“맙소사! 설마 어젯밤에 또 한숨도 못 잔 거야?”강지아도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며 어이없는 듯 말했다.“어떡하죠?”송민욱이 하인에게 말했다.“저기 누구야, 계란을 몇 개 삶아서 아가씨 얼굴에 문질러줘. 시간이 얼마 없어서 나도 더 이상 방법이 없을 것 같아.”강지아는 요 며칠 머리카락부터 발가락까지 꼼꼼하게 관리했다. 피부가 희고 매끈해 손과 발 모두 뽀송뽀송했지만 잠을 못 자는 바람에 얼굴이 초췌했다.송민욱은 안달이 났다.“안 되겠어. 네 얼굴 화장 못 할 것 같아. 내 명성마저 나락 가게 생겼어.”겉으로는 안 된다고 하면서도 두 손으로 강지아의 얼굴을 잡고 이리저리 연구했다.“정말 화가 나. 이렇게 좋은 미모를 소중히 여기지 않다니! 너무해!”꼬박 세 시간이 지났고 강지아는 드디어 모든 스타일링을 완성했다.거울에 비친 자신을 본 강지아는 깜짝 놀랐다.늘 꿈꾸던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입었지만 마음은 전혀 들뜨지 않았다.강지찬과 정유진, 서원준이 계속하여 들어오는 하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서원준은 친척이 없기에 오는 사람은 대부분 동료와 친구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번 결혼식은 강씨 가문에서 주관하게 되었다.누군가 서원준에게 명문가에 시집가는 데 성공했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지만 서원준은 전혀 화를 내지 않았다. 시집을 가든 장가를 가든 그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강지아가 그녀와 함께하기로 선택한 것이 제일 중요한 게 아니겠는가?서원준은 생각만 해도 행복했다.“마음대로 놀려, 난 상관없으니까.”서원준은 옷깃을 여미며 말했다.“다들 편히 있어. 난 신부 좀 보고 올게.”하지만 친구들이 가려는 서원준을 막았다.“보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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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화령이 녀석을 데리고 나가자 신부 대기실에는 강지아만 남게 되었다.잠시 후 문이 다시 열리자 강지아는 화령이 돌아온 줄 알았다. 하지만 말을 하기도 전에 문을 잠그는 소리가 들렸다.직감적으로 고개를 돌린 강지아는 문 앞에 온유한이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웨딩드레스 치맛자락을 꽉 쥐었다.이 사람은 왜 갑자기 여기에 나타난 것이지?강지아를 본 온유한은 넋이 나간 듯했다.제일 사랑했던 여자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기 위해 웨딩드레스를 입고 곧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된다...“지아야, 정말 예쁘네.”강지아는 엉겁결에 몸을 뒤로 젖혔다.“왜... 여기에 온 거야?”온유한이 너무 화려하게 꾸며 하객으로 온 것이 아니라 신랑으로 온 것 같았다.그는 양복 가슴 주머니에 빨간 장미 한 송이까지 꽂았다.“네가 여기에 있으니까 온 것이지.”온유한이 가까이 다가오자 강지아는 얼른 뒤로 물러섰다.하지만 처음부터 소파에 앉아 있던 그녀였기에 뒤로 갈 자리가 없었고 이내 소파에 그대로 넘어졌다.바로 그때 눈앞에 검은 그림자가 번쩍이더니 온유한이 두 팔로 그녀를 소파 위에 가두었다.“지아야, 서원준과 결혼하지 마. 분명 후회할 거야.”너무 가까이 다가온 온유한에 강지아는 그의 숨결을 느끼며 온몸을 떨었다.“내가 누구와 결혼하든 상관없잖아.”강지아가 이를 악물었다.“저리 가!”하지만 그럴수록 온유한은 더 가까이 다가왔다.“아니, 상관이 있어.”온유한은 강지아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너는 꼭 나와 결혼해야 해.”“미쳤어?”강지아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온유한을 쳐다보자 온유한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지아야, 잊었어? 유한 오빠의 신부가 되겠다고 약속했잖아. 약속을 어기면 안 되지.”이 말을 한 적은 있지만 그때는 그녀가 아플 때였다.당시 온유한과 함께 드라마를 보고 있던 강지아는 남녀 주인공이 결혼하는 아름다운 장면에 웨딩드레스를 입고 신부가 되겠다고 소란을 피웠고 신랑은 반드시 온유한이어야 한다고 했다.“기억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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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강지아는 온유한의 말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하지만 들을수록 익숙한 협박, 아마도 화령이 말썽꾸러기 아이를 혼내던 걸 엿들은 것 같다.“함부로 굴지 마. 우리는 이미 끝났어. 결혼할 리도 없어.”너무 긴장한 나머지 손바닥에 땀이 차오른 강지아는 온유한을 노려보며 말했다.“더 이상 강요하지 마.”온유한이 그녀를 바라보며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자 강지아의 시선은 저도 모르게 그의 입술로 향했다.온유한은 선이 선명한 입술로 그렇게 얇지 않은 편이었다. 오히려 강지찬 같은 입술이야말로 냉정하고 무정해 보였다.하지만 지금 온몸으로 풍기는 위험한 기운 때문에 강지아는 소름이 끼쳤지만 도망갈 곳이 없었다.강지아는 등이 소파에 달라붙을 정도로 최대한 몸을 뒤로 젖혔다.심장은 격하게 뛰었고 손발은 점점 힘이 빠져갔다.서원준과 함께 있을 때는 단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감정이었다.“널 가만히 내버려 두면? 다른 남자에게 가는 걸 지켜보라고? 그거야말로 날 죽이는 일이야.”말을 마친 온유한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오랫동안 기다려온 여자가 눈앞에 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는가?이때 밖에서 서원준의 목소리가 들렸다.“지아야, 준비 다 됐어? 나 들어가도 돼?”서원준이 문고리를 잡아당기자 순간 눈이 휘둥그레진 강지아는 온유한의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지아야...”온유한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좀 이따 서원준이 내 입술의 상처를 보면 어떻게 설명하려고 그래.”강지아는 어이가 없었다.“저리 가.”온유한은 미소를 짓더니 손가락으로 강지아의 입술을 살짝 닦았다.“그런 말 듣고 싶지 않아.”문밖에 있던 서원준이 문을 두드렸다.“지아야, 안에 있니? 문 열어줘, 지아야.”안에서 아무런 대답이 없자 서원준은 급히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신부 대기실에서 강지아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그제야 뭔가 안 좋은 느낌이 든 서원준은 한껏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계속 문을 열지 않으면 부수고 들어갈 거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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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4화

“곧 결혼식 시작해, 조금 전의 일은 잊고 얼른 가자.”서원준은 마음속의 분노를 최대한 억눌렀다. 지금 그에게 결혼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었다.오늘 결혼식은 반드시 예정대로 진행해야 했다. 한 치의 오차도 용납할 수 없다.강지아가 서원준을 쳐다보며 말했다.“정말 신경 안 쓸 자신 있어?”서원준이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신경 안 써.”“조금 전에 나보고 결혼하자고 했어. 혼인 신고도 하자고 했고. 본인하고만 결혼해야 한대. 이대로 가만히 있을 사람 아니야. 더 미친 짓을 저질러 네 체면을 구길지도 몰라. 서원준, 난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좋은 사람이 아니야. 그래도 나와 결혼할 거야?”서원준은 하마터면 욕을 내뱉을 뻔했다.“온유한이 미쳤네! 본인이 뭔데 널 귀찮게 하는 건데? 네가 그 사람들에게 시달려 해외로 도망쳐 치료를 받을 때 온유한은 뭘 했는데? 빌어먹을 인간!”서원준이 강지아를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지아야, 너는 어떤데? 설마 온유한과 같이 가고 싶은 거야?”서원준이 너무 꽉 껴안아서 강지아는 숨을 쉴 수 없을 지경이었다.그녀는 또 병이 났다.이번에는 머릿속이 아니라 마음에 병이 난 것 같았다.최신애의 말대로 멍청할 뿐만 아니라 미치기까지 했다.최신애는 그녀를 더욱 싫어하게 될 것이다.해외에 있을 때는 서원준이 자주 비행기를 타고 날아와 그녀의 마음을 달래곤 했고 그녀를 데리고 정신과에도 갔다.예전에 껄렁거리고 그녀를 바보라고 부르며 늘 의기양양하던 남자가 점점 더 조심스럽게 그녀를 대하고 있었다.강지아는 다른 사람이 그녀에게 못되게 구는 게 두렵진 않지만 반대로 너무 잘해주면 두려웠다.이 빚을 갚을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아니.”강지아의 말에 서원준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됐어. 지아야. 난 너만 있으면 돼. 너를 잃는 것보다 더 두려운 것은 없어.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온유한은 절대 우리 결혼식을 망치지 못해. 결혼은 반드시 할 것이니까.”강지아를 달랜 뒤 서원준은 호텔 경호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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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5화

붐비는 거리에서 오픈 스포츠카가 한 대가 신호 위반을 세 번씩이나 연이어 하며 차량 사이를 빠르게 오갔다.차를 가득 메운 새하얀 웨딩드레스가 바람에 날려 이리저리 흩어졌다.교통사고를 당할 뻔한 차주는 너무 놀라 화가 나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누군가가 머리를 내밀고 멀리 가는 스포츠카를 향해 소리쳤다.“이봐, 지금 도망가는 거야, 아니면 결혼하러 가는 거야?”차가 검은색 승용차를 스치고 지나가자 깜짝 놀란 강지아는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멈춰, 당장 멈춰!”강지아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온유한을 때렸다.“멈추라고! 온유한!”하지만 온유한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거의 다 왔어. 지아야.”“대체 어디로 가는 건데?”“결혼하러.”강지아는 이 인간이 정말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저 한 말인 줄 알았는데 진짜라니!“세워! 안 한다고!”“네 의견은 중요하지 않아.”온유한은 차의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핸들을 꽉 잡고 앞을 뚫어지게 바라봤다.그들은 결혼하러 가는 것이지, 죽으러 가는 것이 아니기에 반드시 운전에 집중해야 했다.신호 위반을 한 것 외에 다른 교통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차가 멈춰서자 강지아는 온몸이 마비될 지경이었다.온유한은 그녀를 차에서 안아 내렸다.“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온유한이 웃으며 말했다.“지아야, 여기가 어딘지 한 번 봐봐.”고개를 들어 구청에 도착한 것을 본 강지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온유한, 여기는 왜 온 건데! 결혼 안 한다고! 내 말 안 들려?”온유한은 계속 웃으며 말했다.“지아야, 드디어 내 이름을 불러주네.”강지아는 멘붕이 올 지경이었다.“대체 왜 이러는 거야? 서원준은 어떻게 하라고 그래?”무덤덤한 표정의 온유한은 서원준의 이름 자체를 무시해 버렸다.“지아야, 그거 알아? 네 오빠와 새언니도 여기서 혼인신고 했어. 예전에는 네 오빠가 왜 네 새언니에게 그렇게까지 미쳐있나 했는데 이제는 알 것 같아.”강지아는 몸부림치며 한마디 비꼬았다.“그래서 우리 오빠에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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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6화

“유한 오빠, 소꿉놀이해요.”열여섯 살의 강지아는 순수하게 웃으며 말했다.모든 인형을 꺼내 거실에 가득 채워놓았다. 그 옆에 온유한이 한자리를 차지해 앉았고 자리가 없는 강지찬과 최의현은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강지찬이 준 서류를 보던 온유한은 강지아의 말에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달래듯 말했다.“그래. 내가 뭘 하면 될까?”“오빠는 아빠이고 난 엄마야. 여기 있는 인형들은 우리 아이들이야.”‘아이’란 바로 분홍색 치마를 입고 줄지어 선 인형들이었다.고개를 든 온유한이 한 번 훑어본 후 말했다.“알았어.”최의현이 소리쳤다.“안 돼. 지아야, 너무 편파적이야. 유한이가 아빠이면 나는 뭔데?”“음...”한참 생각하던 강지아가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다.“운전기사가 되어줘.”물을 마시던 최의현은 ‘운전기사’라는 말에 입안의 물을 내뿜었다.“뭐라고? 운전기사? 지아야, 너무 한 거 아니야? 나는 왜 운전기사인데?”“나와 유한 오빠의 아기가 너무 많아서 차 한 대에 다 탈 수 없으니까 운전기사가 필요해.”최의현이 어이가 없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온유한이 입을 달싹이며 말했다.“지아의 말이 맞아. 나중에 월급 두둑이 챙겨 줄게.”최의현은 코웃음을 쳤다.“꺼져. 진짜인 것 같잖아!”그러고는 강지찬을 향해 말했다.“이 자식 좀 봐, 네 매제가 되려고 해.”입을 달싹인 온유한은 최의현을 상대하지 않았다. 강지찬은 바짓가랑이를 들어 올린 뒤 자연스럽게 카펫 위에 다리를 꼬고 앉았다. 혹시라도 강지아와 온유한의 ‘아이’들을 건드릴까 봐 행동이 아주 조심스러웠다.온유한은 강지아가 수만 번 시집가는 꿈을 꾼 유일한 남자였다.헤어진 후에도 꽤 오랜 시간 동안 그를 잊을 수 없었다.좋아하는 감정이 습관이 되어 독약처럼 뼈와 피에 녹아들었기에 우연히 거리를 지나가다가도 익숙한 뒷모습에 그를 떠올리게 되었다.그러면서 펑펑 울고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시고 취하면 그 사람의 이름만 불렀다.그렇게 갑자기, 또 그렇게 늘 언제 어디에나 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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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7화

“네가 나를 뭐라고 할 자격이 있어?”서원준이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지아를 해쳤잖아? 그리고...”여기까지 말한 서원준은 강지아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지아야, 너 지금까지 받은 상처도 모자라?”강지아가 온몸을 떨고 있다는 것을 온유한도 느꼈다.온유한이 말했다.“우리 부부 사이의 일은 네가 상관할 바 아니야, 서 대표.”서원준은 ‘부부’라는 말에 눈이 빨개졌다.“입 닥쳐!”분노를 참지 못한 서원준은 당장이라도 싸울 기세였다.온유한이 냉정하게 말했다.“서원준, 오늘은 나와 지아에게 뜻깊은 날이야. 이런 날에 계속 태클을 걸면 나도 가만있지 않을 거야.”온유한의 말에는 위협이 담겨 있었다예전이었다면 온유한은 절대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지만 지금의 온유한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서원준도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었고 운이 좋게 강지찬을 만나 오늘의 성과를 이뤘다.하지만 그의 이런 성과는 서울의 명문가들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온유한이 온씨 가문의 파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온씨 가문의 기반이 튼튼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서원준은 그렇게 쉽게 다시 시작하지 못할 것이다.그러나 지금 서원준은 그런 것들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온유한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증오했다.“그래? 그럼 네가 나를 어떻게 할지 한번 보자고.”말을 마치자마자 서원준은 주먹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남자들 사이의 증오는 피와 살이 부딪혀야만 시원하게 풀리는 법이다.이때 강지아가 온유한의 품에서 벗어나 그의 앞에 서자 서원준의 주먹이 공중에서 멈췄다.“지아야?”서원준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너 설마 온유한의 편을 드는 거야?”강지아가 온유한을 감싸는 모습에 서원준은 마치 끓는 기름에 물방울이 떨어진 것처럼 극대노했다.“너 진짜로 온유한을 감싸는 거야?”“지아야, 너 대체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나를 조금이라도 좋아한 적이 있어?”“없어.”강지아의 말에 슬픔과 분노에 싸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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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8화

“알았어! 그래! 내가 꺼질게! 강지아, 분명 나를 찾아와서 울 날이 있을 거야.”분노에 가득 찬 서원준은 외투를 벗고 흐트러진 머리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초라한 얼굴로 옷을 들고 사라졌다.강지아가 이제 막 숨을 돌리려는 순간, 누군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나를 방어하는 건 내가 혹시라도 서원준에게 해를 끼칠까 봐서야?”온유한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지만 강지아는 더 이상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지아야, 네 마음속에 내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 있었네.”강지아는 냉정한 얼굴로 온유한을 바라보았다.“그렇지 않아?”그러고는 온유한의 손을 뿌리치고 웨딩드레스를 들고 걸어 나갔다.하지만 몇 걸음 걷기도 전에 누군가가 그녀를 안아 들었다.“온유한, 뭐 하는 거야?”온유한은 그녀를 차 안에 앉혔다.차는 다시 출발했고 이번만큼은 온유한도 신호위반을 하지 않고 조용히 운전했다.하지만 차는 명도 빌딩이나 강씨 혹은 온씨 저택으로 향하지 않았다.“어디로 가는 거야?”“우리의 새집으로.”새집.만약 두 사람이 정말로 사랑하는 신혼부부였다면 이 말을 들은 그녀는 분명히 기대에 부풀었을 것이다.하지만 강지아는 그저 눈을 감았다.“강씨 본가로 돌아갈 거야.”온유한이 아무 말 없이 계속 운전하자 강지아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말해도 소용없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차는 마침내 고급 빌라 단지로 들어섰다.강지아는 이곳을 잘 알고 있었다. 온유한이 여기에 수십억 원짜리 집을 현채영에게 사줬다. 당시 이 소식을 들은 화령은 너무 부러워했다.“여기로 와서 뭐 하려고?”“도착하면 알게 될 거야.”차는 한 대형 빌라로 들어섰다.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마당에 현채영이 서 있는 것을 본 강지아는 말문이 막혔다.온유한은 대체 뭘 하려는 걸까?옛 애인과 새 애인을 양손에 끼고 노는 걸 보여주려는 건가?“지아야, 내려.”온유한이 차 문을 열더니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강지아는 그저 황당하다는 생각뿐이었다.“내려가서 뭐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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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9화

온유한이 강지아를 거실 한가운데에 앉히자 강지아는 순간 멍해졌다.이 집은 온유한이 현채영에게 사 준 집이 아니었던가? 왜...“강지아 씨가 이 환경에서 안정감을 느낄 거라고 유한 씨가 그랬어요. 여기 있는 모든 물건들도 유한 씨가 직접 하나하나 주문 제작한 거고요. 어떤 물건들은 해외에서 들여온 거예요. 강지아 씨가 산 것과 같은 제품이에요. 온유한 씨가 겨우 찾아낸 거예요.”현채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강지아 씨가 이 집의 주인이에요. 나는 그냥 온유한 씨가 고용한 연기자일 뿐이에요. 오늘이 내 마지막 출연이 될 거예요.”강지아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두 사람, 그런 사이 아니었어요...?”“아니에요.”현채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온유한 씨의 마음속에 여자는 항상 강지아 씨뿐이에요. 이건 의심할 필요 없어요.”현채영은 프로페셔널하게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조용히 물러났다.집이 아주 넓었지만 강지아는 숨을 쉴 수 없을 것 같았다.“지아야, 마음에 들어?”온유한이 다시 그녀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강지아는 그 손을 뿌리쳤다.“내가 감동할 거라고 생각해? 감동하고 그다음에 같이 잘 살 거라고 생각해? 온유한, 인생이 장난이야? 책장을 넘기는 것처럼 모든 일이 쉽게 넘어갈 것 같아?”강지아는 돌아서서 걸어 나갔다.자리에 서 있는 온유한은 그녀를 바라보다가 리모컨을 눌렀다. 이내 열려 있던 대문이 서서히 닫혔다.“뭐 하는 거야? 나를 가두려고? 이것도 우리 오빠에게서 배운 거야?”강지아가 비웃으며 말하자 온유한은 다시 문을 열더니 그녀가 입고 있는 웨딩드레스를 가리켰다.“정말 그런 차림으로 강씨 본가에 돌아갈 거야? 그리고 지찬이와 형수님은 아직 호텔에 있어. 지아야, 일단 위층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한 다음 우리 다시 이야기하자.”강지아는 그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 당장 오빠와 형수를 만나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기에 그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여기 위층이라고 해도 저택의 집과 똑같았기에 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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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0화

결혼식 연회는 계속되었지만 결혼식이 아니라 친지 친구들 간의 대형 모임으로 변했다.강지찬은 받은 축의금은 모두 돌려줄 것이며 오늘 이 자리에 온 하객들은 맘 편히 먹고 마시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강지찬이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을 때 장형준이 와서 보고했다.“대표님, 서원준 씨가 돌아왔습니다.”밖에 있는 서원준은 손에 있던 외투도 어디로 갔는지 없어졌고 넥타이도 매지 않았다. 입고 있던 셔츠도 헐렁해졌다.입구의 테이블에서 술병을 하나 집어 들고는 바닥에 쏟으며 안으로 걸어 들어온 그는 강지찬 앞에 다가와 술병을 위로 집어 들었다.장형준은 서원준이 혹시라도 폭력을 쓸까 봐 재빨리 강지찬 앞을 가로막았다.강지찬은 장형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비키라고 했다.“왜?”강지찬이 술병을 바라보며 묻자 서원준이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진작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던 거예요? 이날만 기다린 거예요?”강지찬은 솔직하게 말했다.“응, 예상했어.”“그래요, 그렇군요.”서원준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들어 술을 한 모금 마셨다.하지만 강지찬에게 폭력을 쓰지 않았다.술병의 술을 다 마신 후, 그는 서연희를 데리고 호텔을 떠났다.성대한 결혼식이었지만 남자 측의 친지와 회사 동료들을 합쳐도 두 테이블밖에 되지 않았다.돌아가는 길, 두 모자는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원준은 서연희를 집까지 바래다주었다.마당은 강지아가 전에 개조해 조금 변화가 있었다. 풀들이 제각각 자라던 마당이 강지아 덕분에 많이 질서정연해졌다.가을이 되었음에도 꽃들이 여전히 만발해 있었다.“지아가... 이제는 오지 않겠지?”서원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자기 어머니에게 물 한 잔을 가져다 주었다.서연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아들아, 지아의 오빠를 원망하지 마라. 오늘 이런 상황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야. 네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어. 지아의 마음속에 네가 없다는 것을.”한참 후, 서원준이 말했다.“알아.”주위 인테리어가 너무 익숙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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