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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Chapter 531 - Chapter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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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1화

강지찬은 임미연의 말을 못 들은 듯 눈살을 찌푸리며 장형준을 쳐다보았다.“사모님과 아가씨는?”“밖에 있습니다.”옆에 있던 고모할머니는 강지찬의 안색이 안 좋아지자 서둘러 말했다.“숙모한테 저쪽 꽃집에 데리고 가서 차를 마시라고 했어.”강지찬은 자리에서 일어났다.“여기 친척들 대부분 유진이가 모르는 사람이에요. 오늘 얼굴을 익힐 겸 소개해주기 위해 데리고 온 것이고요.”말을 마친 뒤 다른 사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꽃집으로 정유진을 찾아갔다.임미연은 너무 난처했다. 어르신이 옆으로 끌고 가 호통쳤다.“얼굴이 왜 빨개져? 네가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야지. 지찬이가 먼저 올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야?”임미연은 눈에 힘을 주며 말했다.“할머니, 지찬 오빠가 정말 저를 좋아할까요?”“그건 장담할 수 없어. 전에 지찬이 아버지도 다른 사람을 소개해 줬는데 만나러 가지도 않았어. 지찬이 정도면 주변에 어떤 여자든 다 있어. 너는 아들 낳을 생각만 하면 돼. 그러면 지찬이 아버지가 알아서 할 거야. 강씨 집안에 자연히 들어갈 수 있을 것이고.”“하지만, 지찬 오빠가 저 여자와 이혼하지 않았어요.”“흥, 지찬이가 너를 좋아하게 된다면 저 여자는 바로 강씨 집안 사모님 자리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어르신은 임미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당부했다.“오늘 잘해. 쉽지 않은 기회니까 잘 잡아야 해.”임미연은 고개를 끄덕였다.“할머니, 알겠어요.”정유진과 강지아는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어떤 사람은 열정적으로 대했고 어떤 사람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다. 또 어떤 사람은 아니꼬운 표정으로 바라보기도 했다.“얼마 전 실검에 오늘 내용 봤어요?”“봤어요. 정말 듣기 싫은 말들이었어요. 시어머니가 물어봤는데 창피해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결혼했으면 조신하게 살 것이지 이렇게 망신당하는 것이 두렵지 않나 봐요.”여자 몇 명이 모여 잡담을 나누며 정유진을 쳐다봤다.강지아는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다.“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아이고 지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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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2화

임미연에게 외숙모라고 불리던 여자가 뭔가 말하려다 뒤에서 다가오는 사람을 보고는 어색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강지찬은 전화 한 통을 받고 오는 바람에 한발 늦었다.임미연은 강지찬이 바로 뒤에 있다는 것을 알고 더욱 대담해졌다.“외숙모가 원래 직설적인 사람이잖아요. 화내지 말아요. 언니와 아이 모두 지찬 오빠에게 중요한 사람이에요. 인터넷에 떠도는 것들은 모두 헛소문이잖아요. 절대 믿지 마세요.“외숙모는 어색한 듯 하하 웃었다.“이 계집애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인터넷에 떠도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당연히 안 믿지. 지찬아, 왔어? 어서 앉아.“임미연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강지찬이 뒤에 있는 것을 몰랐던 것처럼 어깨를 움츠린 채 옆으로 다가섰다.강지찬은 사람들을 힐끗 쳐다보고는 차갑게 말했다.“유진이가 친척분들에게 인사를 못 드렸는데 잘 적응하고 있는지 보려고 왔어요.“말을 마친 뒤, 정유진 옆에 서서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말했다.“안색이 왜 이렇게 어두워? 피곤해?“이제 막 퇴원한 상태라 강지찬은 그녀가 힘들까 봐 걱정되었다.정유진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저었다.강지아는 콧방귀를 뀌었다.“여기 하나도 재미없어. 오빠, 우리 언제 가?“강지아가 가겠다고 아우성치자 임미연이 얼른 다가와 말했다.“곧 생신 잔치가 시작될 거야. 지아야, 언니, 밥 먹고 가세요.“정유진은 임미연을 유심히 쳐다봤다. 소녀 같던 여자아이가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했다. 5년 전과 다른 느낌이었다.도리를 잘 알고 있는 정유진도 강지찬에게 말했다.“밥 먹고 가요. 방금 왔는데 친척들에게도 아직 인사를 못 드렸어요.“임미연은 웃으며 말했다.“지찬 오빠, 오빠는 볼일 봐. 내가 언니와 지아랑 같이 정원에 있다가 생일잔치 시작되면 돌아올게.“강지찬은 그제야 임미연을 바라봤다. 다만 힐끗 보는 데 그쳤다. 임미연은 눈빛에 겁먹은 듯 정유진을 향해 걸어갔다.“그래. 그럼 나는 먼저 인사하고 있을 테니 조용한 곳에서 쉬고 있어.“말을 마친 후,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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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여기에 있을 줄은 몰랐네요.“강지현은 정유진의 맞은편에 앉으며 말했다.“혼자예요? 아니면...““지찬 씨와 지아랑 같이 왔어요.““그렇군요.“강지현은 웃으며 깨끗한 찻잔을 들어 자신에게 한 잔 따랐다.“친척들이 많은데 왜 혼자 여기 앉아 있어요?“사실 정유진은 여기에서 강지현과 단둘이 있고 싶지 않았다.언제부터인가 강지현과 함께 있는 것을 마음속에서 거부하고 있었다.이 사람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 오늘 또 가면을 쓰고 있는지 모른다.갑자기 강지찬이 생각났다. 가끔 정말 짜증 나고 화가 나서 물어뜯어 죽이고 싶을 때가 많았지만 본인이 원하는 것은 항상 대놓고 당당하게 말했다.“지아는 대나무 숲 쪽으로 갔어요. 금방 올 거예요.“강지현이 물었다.“다친 데는 괜찮아요?““네, 다 나았어요.“분위기가 어색해졌다.정유진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강지현의 눈빛이 점점 뜨거워졌다.“유진 씨, 입원해 있는 동안 매일 보러 갔는데 강지찬이 못 만나게 했어요.“정유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상대방의 눈빛이 너무 불편했다.“고마워요.“정유진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곧 생일잔치가 시작되니 지아 찾으러 가야겠어요.“강지현이 따라 일어서더니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대놓고 물었다.“왜 대신 칼을 맞은 거예요?“정유진의 미간이 더욱 찌푸려졌다.“내 남편이자 아이의 아버지예요. 사고가 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어요.“이것은 강지현이 원하는 대답이 아니었다. 순간 걷잡을 수 없이 소리쳤다.“분명 이혼했다고 했잖아요. 잊었어요?““어떤 일들은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정유진은 강지현의 수척해진 얼굴을 보며 말을 이었다.“그만 해요. 더 이상 고집부리지 말아요. 진작 말했잖아요. 지찬 씨가 있든 없든 나와 지현 씨는 불가능해요. 나에게 지현 씨는 그저 친구일 뿐이에요.““진짜로 사랑하게 된 거예요?“강지현이 나지막이 물었다.강지찬 대신 칼을 맞은 게 사랑일까?이 문제를 정유진은 줄곧 회피했다. 깊이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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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화

강지현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정유진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힘이 너무 세서 몸이 으스러질 것 같았다.“안돼, 왜 그런 사람을 사랑하는데? 내가 안 보여요? 몇 년 동안 줄곧 유진 씨의 곁에만 있었어요. 감히 한 발자국도 가까이도 멀리도 가지 못했다고요. 강지찬 곁에서 떠나 내 품으로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데 진짜 몰라서 그래요?“이곳은 남의 집 마당이다. 손님이 많기에 언제든지 사람이 올 수 있다.여자들이 수다를 떨던 장면이 떠오른 정유진은 긴장했다.“강지현 씨, 이거 놔요.““안 놓을 거예요. 유진 씨, 사랑해요!“말을 마친 강지현은 갑자기 그녀의 턱을 움켜쥐고 입을 맞췄다.정유진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다. 그 가운데 강지찬도 있었다.강지찬은 굳은 얼굴로 다가오더니 강지현의 멱살을 잡고 주먹을 날렸다.두들겨 맞은 강지찬은 비틀거리며 몇 걸음 물러섰다.누군가는 비명을 지르기도 하고 가십 가득한 눈빛으로 정유진을 바라보기도 했다. 눈빛은 경멸스럽기 그지없었다.“어머머머, 인터넷에 뜬 헛소문인 줄 알았는데, 이제... 인제 보니...““남의 정원에선 껴안고 키스하고, 우리 지찬이 체면은 안중에도 없는 거야?““정말 체면이 없네! 집안을 망치겠어!““지찬아, 저런 여자는 빨리 집에서 쫓아내. 그렇지 않으면 또 무슨 창피한 짓을 저지를지 몰라.“오늘 생신 잔치에는 친척들뿐만 아니라 사회 인사들도 참석했다. 지금 정유진과 강지현이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껴안고 키스한 일은 금방 소문이 날 것이다.당당한 강씨 집안의 권력자인 K그룹 오너의 마누라가 시동생과 이런 사이라니! 서울 전체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정유진은 아무런 설명 없이 눈앞의 모든 것을 차갑게 바라봤다.강지찬은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며 차가운 눈빛을 그녀의 입술을 바라봤다. 눈빛은 섬뜩했다.“조금 전의 일은 끝까지 따질 거예요. 눈으로 본 것만 진실일 수는 없어요. 저는 제 아내를 믿습니다. 여러분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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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정유진은 강지찬이 얼마나 화가 나는지 느낄 수 있었다.그녀와 강지현의 일 앞에서, 이 사람은 줄곧 성격을 컨트롤하지 못했다.예전 같았으면 진작 화를 냈을 테지만 오늘은 그녀를 비난하지 않았다. 이 행동에 정유진도 좀 놀랐다.어르신은 얼른 자신이 어른임을 강조하며 강지찬을 꾸짖은 후 다시 정유진을 꾸짖었다.“조금 전의 일은 모두가 똑똑히 봤어. 너도 무슨 할 말이 있겠어? 지찬의 아내이자 강씨 집안의 며느리로서 남편의 사업을 돕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체면을 구기다니! 너 같은 여자는 누구와 결혼해도 남편이 불행할 거야.”강지현은 입가의 피를 닦아내며 어르신을 저지했다.“고모님, 유진 씨 탓이 아니에요.”할머니는 강지현을 가리키며 말했다.“세상에 여자는 많아? 이 여자는 네 형의 아내야. 인제 됐어, 내일이면 서울 전체가 네가 한 일을 다 알게 될 텐데 네 형의 체면은 어떻게 해? 우리 강씨 집안의 체면은 또 어떻게 하고?”강지현을 비판하는 말이었지만 구구절절이 강지찬의 신경을 자극했다.지금 당장 강지현을 죽일 수 없는 것이 한스러웠다.하지만 다른 사람들 앞이라 참을 수밖에 없었다.임미연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할머니, 오해예요. 인터넷에 떠도는 루머를 믿지 마세요. 언니와 지찬 오빠의 사이가 얼마나 좋은데요.”할머니는 정유진을 향해 ‘퉤' 하고 말했다.“오해라니. 사람들이 다 봤잖아.”“그만!”강지찬은 하늘을 찌를 듯한 분노를 억누르고 어르신을 향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생신 선물은 이미 보냈으니 잔치는 참석하지 않겠습니다.”어르신에게 화가 난 것이 분명했다. 상대방이 윗사람이든 아니든 더 이상 상관하지 않았다.“지아야, 새언니와 먼저 돌아가.”그리고 장형준을 보며 말했다.“사모님과 아가씨를 모시고 가.”정유진의 손을 놓은 후에야 너무 꼭 잡은 탓에 그녀의 손이 하얗게 질린 것을 볼 수 있었다.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정유진과 강지아가 떠났다. 임미연은 일이 이렇게 끝났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이어 강지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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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강지현과 싸운 후, 강지찬은 사람을 불러 술을 마셨다.한규진과 최의현은 그의 얼굴 가득 상처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얼마 전까지 그렇게 기세등등하더니 갑자기 왜 이래?”한규진은 혀를 끌끌 찼다. 마치 얼굴의 상처가 본인에게 난 것처럼 아픈 표정으로 말이다.온유한은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강지찬을 훑어보고 말했다.“어디 아픈 곳은 없어?”“없어.”강지찬은 술을 한 모금 마셨다.그와 강지현은 서로 미워하는만큼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 강지찬의 얼굴이 이 지경이니 강지현은 더 심각할 것이다.온유한은 한숨을 쉰 후 말했다.“다쳤으니 술은 조금만 마셔.”속에 화가 잔뜩 치밀어오른 강지찬은 이 말을 들을 리가 없었다. 결국 인사불성이 되도록 마셨다.부경원으로 돌아온 후, 장형준은 그를 부축하여 안방으로 가려고 했지만 그는 기어코 게스트 룸으로 가겠다고 했다.문을 쾅쾅 두드렸다.정유진은 아이가 깰까 봐 얼른 일어나 문을 열었다.“여보...헤헤, 우리 마누라...”정유진은 어이가 없었다. 한쪽 팔을 부축하며 물었다.“이 사람, 술을 왜 이렇게 많이 마신 거예요?”장형준은 난처한 듯 말했다.“한규진 씨와 만났습니다. 마시다 보니 이 지경까지...”기분이 나빠서 많이 마셨다고 장형준은 차마 말할 수 없었다.상처투성이가 된 그의 얼굴을 보고 정유진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두 사람은 강지찬을 겨우 방에 데려왔다. 장형준이 신을 벗겨줄 때, 강지찬은 정유진을 잡아당겨 침대에 눕혔다.장형준은 재빨리 신발을 벗긴 후, 밖으로 나갔다. 문까지 꼭 닫아줬다.강지찬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정유진만 노려봤다. 입술을...이미 샤워를 마친 정유진은 자다가 깨난 상태라 입술이 깨끗한 핑크색이었다.이 사람이 노려보는 눈빛에 바짝 긴장되었다. 숨조차 쉴 수 없었다.잠시 후, 강지찬은 발끈하더니 손으로 정유진의 입술을 거칠게 닦았다.술 취한 사람이라 행동이 아주 거칠었다. 정유진은 입술이 아플 지경이다.하지만 강지찬은 닦을수록 기분이 나빠졌다. 저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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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정유진은 더위에 깼다.날씨는 점점 따뜻해졌다. 하지만 에어컨을 켤 정도는 아니다. 밤새 ‘화로’에 둘러싸인 기분은 좋지 않았다.허리에 걸친 팔을 치우고 조용히 침대에서 내려왔다.발이 땅에 닿는 순간 하마터면 다리에 힘이 빠져 곤두박질칠 뻔했다.겨우 욕실로 갔다. 온몸에 키스 마크가 잔뜩 남아 있었다. 거울에 비친 자기 몸을 차마 볼 수 없었다.어젯밤의 강지찬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부드러우면서도 거칠었다. 정유진은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다른 건 몰라도 침대 위에서 두 사람이 잘 맞는 건 사실이다.다만 목에 흔적이 너무 많아 겉으로 드러내기 어려웠다. 결국 스카프로 가릴 수밖에 없었다.강지찬이 잠에서 깼을 때는 10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정유진은 일찍 출근했다.주말에 강지아는 아래층에서 연우와 함께 놀았다.강지찬의 얼굴에 난 상처를 보고 두 사람 모두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아빠, 싸웠어요?”“응.”강지찬은 태연하게 대답했다.“이겼어요?”“이겼어.”연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빠, 최고.”“고마워.”얼굴이 상처투성이라 강지찬은 출근할 수 없었다. 임우연에게 저녁 술자리도 미루게 했다.어젯밤 일에 대해 강지찬은 별로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필름이 끊겨서 아주 자극적인 몇 개의 선정적인 장면만 어렴풋이 기억났다.“새언니는?”“회사에 일이 좀 있다고 나갔어.”강지찬은 연우를 옆에 앉히고 말했다.“할아버지, 할머니 보러 갈래?”“할아버지, 할머니 보고 싶어요.”“아빠가 데려다줄게.”그리고 강지아를 보고 말했다.“너는 혼자 놀아.”이렇게 K그룹 대표이사는 얼굴에 상처가 가득한 채 아이를 데리고 장모님 댁에 갔다. 장인어른과 장모는 깜짝 놀랐다.“이 상처가 다 뭐야?”“한바탕 싸웠어요.”강지찬은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이명자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강지찬 같은 사람이 손을 쓸 정도면 공적인 일이 아니라 사적인 일이다.사적인 일이라면...이명자는 계란 몇 개를 삶아 껍질을 벗기고 멍든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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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정유진의 친정에서 저녁을 먹은 강지찬은 바로 마누라와 아이를 데리고 부경원으로 돌아갔다.강지찬이 어젯밤 얘기를 꺼내지 않는 것을 보고 기억하지 못할 거라고 정유진은 생각했다.샤워하고 연우를 재우니 입구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강지찬은 실내복을 입은 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침대에 있는 와이프를 바라보고 있었다.정유진은 그가 할 말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외면하지 않고 연우에게 이불을 덮어준 후 침대에서 천천히 내려왔다.가까이 다가갔을 때 강지찬은 한쪽 팔로 사람을 끌어당기더니 허리를 휘감아 안방으로 갔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에 정유진을 눌렀다.강지찬은 그제야 목에 아찔한 키스 마크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목을 타고 내려오니 옷 속에는 더 많았다.“여보, 어젯밤에 내가 꿈을 꾼 게 아니야?”“아니에요.”“나와 결혼해 줄래?”정유진은 그를 보며 말했다.“내가 싫다고 하면 안 할 거예요?”강지찬은 눈썹을 치켜올렸다.“흥, 당신 생각은?”“어차피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상관없잖아요?”“당연히 상관있지. 내가 바라는 것은 당신의 마음이니까.”강지찬이 그녀를 흘겨보았다.“어제 일은 남들이 뭐라고 하든 마음에 두지 마.”강지현의 속임수를 강지찬은 진작 알고 있었다. 화도 강지현에게 냈다.정유진은 그의 아내이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목숨을 바칠 수 있다.“맹세할게.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당신과 강지현을 의심하지 않을게.”정유진의 눈에 물이 고인 듯했다.“그래요. 결혼식을 올려요.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해요.”결혼식을 해서 사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단념시키고 싶었다. 그래서 강지찬과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싶었다.“여보!”강지찬은 기쁨을 금치 못했다.정유진은 긴 생머리를 늘어뜨린 채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안방 분위기는 다시 달아올랐다. 원래 있던 키스 마크가 미처 사라지기도 전에 더 많이 추가되었다. 그렇게 한 번 또 한 번 고조에 다다랐다.강지찬은 아주 빨리 결혼식의 프로세스와 리스트를 정리했다.임우연은 정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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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화

정유진은 결혼식 준비가 두 달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강지찬의 모든 것들을 최고급으로 할 줄은 몰랐다.일찍부터 준비에 착수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정말 늦었을지도 모른다.정유진은 그저 얼굴만 내밀면 된다.보름 뒤 두 사람은 유럽으로 날아가 아름다운 웨딩사진을 찍었다.두 사람이 귀국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집사가 공항에 마중 왔다.“도련님, 사모님, 어르신이 본가에 오라고 합니다.”강지찬은 한 손으로 정유진을 끌어안으며 말했다.“청첩장은 다 보냈나요?”집사는 난감한 듯 말했다.“아니요. 친척들 쪽은 어르신이 보내지 말라고 해서...”강지찬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어쩔 수 없이 강씨 저택으로 돌아갔다.고개를 돌려 정유진에게 물었다.“나와 같이 갈래? 안 가도 상관없어. 내가 가서 해결할게.”솔직히 말해서 정유진은 강홍식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기분이 상하기 때문이다.강지찬은 장형준에게 지시했다.“사모님을 데려다줘. 운전 조심하고.”정유진은 그의 손에서 자신의 핸드폰을 가져오며 말했다.“말다툼할 필요 없어요. 안 보내주면 우리가 명단을 작성해서 보내면 되잖아요.”강지찬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일리가 있는 말이네.”그는 정유진의 비굴하지 않은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저택에 도착하니 아니나 다를까 강홍식의 안색이 어두워져 있었다.강지찬이 결혼하는데 친아버지인 자신이 전혀 관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가 강씨 집안 친척들에게 청첩장을 보내는 일을 맡았다. 이것은 그야말로 아버지를 안중에 두지 않는 것이다.“돌아오긴 했네?”강지찬은 옆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오라고 했잖아요?”“너...”강홍식이 미처 말을 다 하기도 전에 강지찬이 말을 끊었다.“만약 나를 도와 청첩장을 안 보낼 거면 내가 직접 할게요. 그러다가 누구를 빠뜨려도 친척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다고 나무라지 마세요. 어쨌든 그 사람들을 초대할 생각이 없었으니까.”“개자식!”강홍식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가까운 친척들도 지금 초대하지 않겠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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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임미연은 강지찬의 차에 올라탔다. 집으로 데려갈 줄 알았지만 차는 호텔 앞에 멈춰 섰다.모든 환상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임미연은 짐을 질질 끌며 그를 따라 호텔로 들어섰다.호텔은 K그룹 근처에 있고 직선거리로 500미터밖에 되지 않는다.강지찬은 임미연에게 방 하나를 잡아주며 말했다.“방값은 상관하지 마. 내일 K그룹에 가서 임우연 비서를 찾으면 돼. 너에게 자리 하나 마련해 줄 거야.”말을 마치자 임미연이 대꾸도 하기 전에 서둘러 갔다.임미연은 강지찬이 그녀를 혼자 내버려 둘 줄은 몰랐다.“지찬 오빠...”강지찬이 부경원으로 돌아왔을 때 마침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다.“바로 돌아온 거예요?”정유진은 조금 놀란 얼굴이었다. 본가에서 저녁을 먹고 올 줄 알았다.강지찬은 옆에 누가 있든 상관하지 않고 다가가 볼에 입을 맞췄다.“일이 있어서 좀 늦었어. 그렇지 않으면 더 일찍 돌아왔을 텐데.”그렇게 말하고는 연우에게 다가가 볼에 입을 맞췄다. 연우가 낄낄거리며 웃었다.녀석은 원래부터 성격이 활발하고 귀엽다. 지금은 더더욱 장난꾸러기가 되어가고 있다.정유진은 무슨 일인지 묻지 않았다. 그저 청첩장은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봤다.시아버지가 보낼 거라는 말에 정유진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몇 년 전 K그룹이 진행한 두 프로젝트는 곧 기공식을 앞두고 있다. 밤에 잠자리에 들자 강지찬은 정유진을 끌어안고 다시 K그룹으로 옮기라고 강요했다.“사무실은 항상 남겨뒀어. 연우 인테리어와도 가깝잖아. K그룹에 있어도 5분이면 갈 수 있고. 여보, 옮겨. 응?”정유진은 마지못해 승낙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깔려 오랫동안 괴롭힘을 당했다.K그룹에 출근하는 것은 사실 당연한 일이었다. 몇 년 전의 두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올해 K그룹에 곧 새로운 프로젝트가 있을 예정이다. 큰 프로젝트이기에 정유진도 회의에 자주 참석해야 했다.결혼식은 전문인이 담당하기에 강지찬과 정유진은 다시 바쁘게 움직였다.이날 그녀는 소미를 데리고 K그룹에 회의하러 갔다. 로비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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