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35화

작가: 가하
정유진은 강지찬이 얼마나 화가 나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녀와 강지현의 일 앞에서, 이 사람은 줄곧 성격을 컨트롤하지 못했다.

예전 같았으면 진작 화를 냈을 테지만 오늘은 그녀를 비난하지 않았다. 이 행동에 정유진도 좀 놀랐다.

어르신은 얼른 자신이 어른임을 강조하며 강지찬을 꾸짖은 후 다시 정유진을 꾸짖었다.

“조금 전의 일은 모두가 똑똑히 봤어. 너도 무슨 할 말이 있겠어? 지찬의 아내이자 강씨 집안의 며느리로서 남편의 사업을 돕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체면을 구기다니! 너 같은 여자는 누구와 결혼해도 남편이 불행할 거야.”

강지현은 입가의 피를 닦아내며 어르신을 저지했다.

“고모님, 유진 씨 탓이 아니에요.”

할머니는 강지현을 가리키며 말했다.

“세상에 여자는 많아? 이 여자는 네 형의 아내야. 인제 됐어, 내일이면 서울 전체가 네가 한 일을 다 알게 될 텐데 네 형의 체면은 어떻게 해? 우리 강씨 집안의 체면은 또 어떻게 하고?”

강지현을 비판하는 말이었지만 구구절절이 강지찬의 신경을 자극했다.

지금 당장 강지현을 죽일 수 없는 것이 한스러웠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 앞이라 참을 수밖에 없었다.

임미연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할머니, 오해예요. 인터넷에 떠도는 루머를 믿지 마세요. 언니와 지찬 오빠의 사이가 얼마나 좋은데요.”

할머니는 정유진을 향해 ‘퉤' 하고 말했다.

“오해라니. 사람들이 다 봤잖아.”

“그만!”

강지찬은 하늘을 찌를 듯한 분노를 억누르고 어르신을 향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생신 선물은 이미 보냈으니 잔치는 참석하지 않겠습니다.”

어르신에게 화가 난 것이 분명했다. 상대방이 윗사람이든 아니든 더 이상 상관하지 않았다.

“지아야, 새언니와 먼저 돌아가.”

그리고 장형준을 보며 말했다.

“사모님과 아가씨를 모시고 가.”

정유진의 손을 놓은 후에야 너무 꼭 잡은 탓에 그녀의 손이 하얗게 질린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유진과 강지아가 떠났다. 임미연은 일이 이렇게 끝났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이어 강지현과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536화

    강지현과 싸운 후, 강지찬은 사람을 불러 술을 마셨다.한규진과 최의현은 그의 얼굴 가득 상처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얼마 전까지 그렇게 기세등등하더니 갑자기 왜 이래?”한규진은 혀를 끌끌 찼다. 마치 얼굴의 상처가 본인에게 난 것처럼 아픈 표정으로 말이다.온유한은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강지찬을 훑어보고 말했다.“어디 아픈 곳은 없어?”“없어.”강지찬은 술을 한 모금 마셨다.그와 강지현은 서로 미워하는만큼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 강지찬의 얼굴이 이 지경이니 강지현은 더 심각할 것이다.온유한은 한숨을 쉰 후 말했다.“다쳤으니 술은 조금만 마셔.”속에 화가 잔뜩 치밀어오른 강지찬은 이 말을 들을 리가 없었다. 결국 인사불성이 되도록 마셨다.부경원으로 돌아온 후, 장형준은 그를 부축하여 안방으로 가려고 했지만 그는 기어코 게스트 룸으로 가겠다고 했다.문을 쾅쾅 두드렸다.정유진은 아이가 깰까 봐 얼른 일어나 문을 열었다.“여보...헤헤, 우리 마누라...”정유진은 어이가 없었다. 한쪽 팔을 부축하며 물었다.“이 사람, 술을 왜 이렇게 많이 마신 거예요?”장형준은 난처한 듯 말했다.“한규진 씨와 만났습니다. 마시다 보니 이 지경까지...”기분이 나빠서 많이 마셨다고 장형준은 차마 말할 수 없었다.상처투성이가 된 그의 얼굴을 보고 정유진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두 사람은 강지찬을 겨우 방에 데려왔다. 장형준이 신을 벗겨줄 때, 강지찬은 정유진을 잡아당겨 침대에 눕혔다.장형준은 재빨리 신발을 벗긴 후, 밖으로 나갔다. 문까지 꼭 닫아줬다.강지찬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정유진만 노려봤다. 입술을...이미 샤워를 마친 정유진은 자다가 깨난 상태라 입술이 깨끗한 핑크색이었다.이 사람이 노려보는 눈빛에 바짝 긴장되었다. 숨조차 쉴 수 없었다.잠시 후, 강지찬은 발끈하더니 손으로 정유진의 입술을 거칠게 닦았다.술 취한 사람이라 행동이 아주 거칠었다. 정유진은 입술이 아플 지경이다.하지만 강지찬은 닦을수록 기분이 나빠졌다. 저도 모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537화

    정유진은 더위에 깼다.날씨는 점점 따뜻해졌다. 하지만 에어컨을 켤 정도는 아니다. 밤새 ‘화로’에 둘러싸인 기분은 좋지 않았다.허리에 걸친 팔을 치우고 조용히 침대에서 내려왔다.발이 땅에 닿는 순간 하마터면 다리에 힘이 빠져 곤두박질칠 뻔했다.겨우 욕실로 갔다. 온몸에 키스 마크가 잔뜩 남아 있었다. 거울에 비친 자기 몸을 차마 볼 수 없었다.어젯밤의 강지찬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부드러우면서도 거칠었다. 정유진은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다른 건 몰라도 침대 위에서 두 사람이 잘 맞는 건 사실이다.다만 목에 흔적이 너무 많아 겉으로 드러내기 어려웠다. 결국 스카프로 가릴 수밖에 없었다.강지찬이 잠에서 깼을 때는 10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정유진은 일찍 출근했다.주말에 강지아는 아래층에서 연우와 함께 놀았다.강지찬의 얼굴에 난 상처를 보고 두 사람 모두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아빠, 싸웠어요?”“응.”강지찬은 태연하게 대답했다.“이겼어요?”“이겼어.”연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빠, 최고.”“고마워.”얼굴이 상처투성이라 강지찬은 출근할 수 없었다. 임우연에게 저녁 술자리도 미루게 했다.어젯밤 일에 대해 강지찬은 별로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필름이 끊겨서 아주 자극적인 몇 개의 선정적인 장면만 어렴풋이 기억났다.“새언니는?”“회사에 일이 좀 있다고 나갔어.”강지찬은 연우를 옆에 앉히고 말했다.“할아버지, 할머니 보러 갈래?”“할아버지, 할머니 보고 싶어요.”“아빠가 데려다줄게.”그리고 강지아를 보고 말했다.“너는 혼자 놀아.”이렇게 K그룹 대표이사는 얼굴에 상처가 가득한 채 아이를 데리고 장모님 댁에 갔다. 장인어른과 장모는 깜짝 놀랐다.“이 상처가 다 뭐야?”“한바탕 싸웠어요.”강지찬은 간단명료하게 대답했다.이명자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강지찬 같은 사람이 손을 쓸 정도면 공적인 일이 아니라 사적인 일이다.사적인 일이라면...이명자는 계란 몇 개를 삶아 껍질을 벗기고 멍든 얼굴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538화

    정유진의 친정에서 저녁을 먹은 강지찬은 바로 마누라와 아이를 데리고 부경원으로 돌아갔다.강지찬이 어젯밤 얘기를 꺼내지 않는 것을 보고 기억하지 못할 거라고 정유진은 생각했다.샤워하고 연우를 재우니 입구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강지찬은 실내복을 입은 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침대에 있는 와이프를 바라보고 있었다.정유진은 그가 할 말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외면하지 않고 연우에게 이불을 덮어준 후 침대에서 천천히 내려왔다.가까이 다가갔을 때 강지찬은 한쪽 팔로 사람을 끌어당기더니 허리를 휘감아 안방으로 갔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에 정유진을 눌렀다.강지찬은 그제야 목에 아찔한 키스 마크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목을 타고 내려오니 옷 속에는 더 많았다.“여보, 어젯밤에 내가 꿈을 꾼 게 아니야?”“아니에요.”“나와 결혼해 줄래?”정유진은 그를 보며 말했다.“내가 싫다고 하면 안 할 거예요?”강지찬은 눈썹을 치켜올렸다.“흥, 당신 생각은?”“어차피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상관없잖아요?”“당연히 상관있지. 내가 바라는 것은 당신의 마음이니까.”강지찬이 그녀를 흘겨보았다.“어제 일은 남들이 뭐라고 하든 마음에 두지 마.”강지현의 속임수를 강지찬은 진작 알고 있었다. 화도 강지현에게 냈다.정유진은 그의 아내이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목숨을 바칠 수 있다.“맹세할게.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당신과 강지현을 의심하지 않을게.”정유진의 눈에 물이 고인 듯했다.“그래요. 결혼식을 올려요.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해요.”결혼식을 해서 사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단념시키고 싶었다. 그래서 강지찬과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싶었다.“여보!”강지찬은 기쁨을 금치 못했다.정유진은 긴 생머리를 늘어뜨린 채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안방 분위기는 다시 달아올랐다. 원래 있던 키스 마크가 미처 사라지기도 전에 더 많이 추가되었다. 그렇게 한 번 또 한 번 고조에 다다랐다.강지찬은 아주 빨리 결혼식의 프로세스와 리스트를 정리했다.임우연은 정유진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539화

    정유진은 결혼식 준비가 두 달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강지찬의 모든 것들을 최고급으로 할 줄은 몰랐다.일찍부터 준비에 착수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정말 늦었을지도 모른다.정유진은 그저 얼굴만 내밀면 된다.보름 뒤 두 사람은 유럽으로 날아가 아름다운 웨딩사진을 찍었다.두 사람이 귀국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집사가 공항에 마중 왔다.“도련님, 사모님, 어르신이 본가에 오라고 합니다.”강지찬은 한 손으로 정유진을 끌어안으며 말했다.“청첩장은 다 보냈나요?”집사는 난감한 듯 말했다.“아니요. 친척들 쪽은 어르신이 보내지 말라고 해서...”강지찬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어쩔 수 없이 강씨 저택으로 돌아갔다.고개를 돌려 정유진에게 물었다.“나와 같이 갈래? 안 가도 상관없어. 내가 가서 해결할게.”솔직히 말해서 정유진은 강홍식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기분이 상하기 때문이다.강지찬은 장형준에게 지시했다.“사모님을 데려다줘. 운전 조심하고.”정유진은 그의 손에서 자신의 핸드폰을 가져오며 말했다.“말다툼할 필요 없어요. 안 보내주면 우리가 명단을 작성해서 보내면 되잖아요.”강지찬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일리가 있는 말이네.”그는 정유진의 비굴하지 않은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저택에 도착하니 아니나 다를까 강홍식의 안색이 어두워져 있었다.강지찬이 결혼하는데 친아버지인 자신이 전혀 관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가 강씨 집안 친척들에게 청첩장을 보내는 일을 맡았다. 이것은 그야말로 아버지를 안중에 두지 않는 것이다.“돌아오긴 했네?”강지찬은 옆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오라고 했잖아요?”“너...”강홍식이 미처 말을 다 하기도 전에 강지찬이 말을 끊었다.“만약 나를 도와 청첩장을 안 보낼 거면 내가 직접 할게요. 그러다가 누구를 빠뜨려도 친척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다고 나무라지 마세요. 어쨌든 그 사람들을 초대할 생각이 없었으니까.”“개자식!”강홍식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가까운 친척들도 지금 초대하지 않겠다는 말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540화

    임미연은 강지찬의 차에 올라탔다. 집으로 데려갈 줄 알았지만 차는 호텔 앞에 멈춰 섰다.모든 환상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임미연은 짐을 질질 끌며 그를 따라 호텔로 들어섰다.호텔은 K그룹 근처에 있고 직선거리로 500미터밖에 되지 않는다.강지찬은 임미연에게 방 하나를 잡아주며 말했다.“방값은 상관하지 마. 내일 K그룹에 가서 임우연 비서를 찾으면 돼. 너에게 자리 하나 마련해 줄 거야.”말을 마치자 임미연이 대꾸도 하기 전에 서둘러 갔다.임미연은 강지찬이 그녀를 혼자 내버려 둘 줄은 몰랐다.“지찬 오빠...”강지찬이 부경원으로 돌아왔을 때 마침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다.“바로 돌아온 거예요?”정유진은 조금 놀란 얼굴이었다. 본가에서 저녁을 먹고 올 줄 알았다.강지찬은 옆에 누가 있든 상관하지 않고 다가가 볼에 입을 맞췄다.“일이 있어서 좀 늦었어. 그렇지 않으면 더 일찍 돌아왔을 텐데.”그렇게 말하고는 연우에게 다가가 볼에 입을 맞췄다. 연우가 낄낄거리며 웃었다.녀석은 원래부터 성격이 활발하고 귀엽다. 지금은 더더욱 장난꾸러기가 되어가고 있다.정유진은 무슨 일인지 묻지 않았다. 그저 청첩장은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봤다.시아버지가 보낼 거라는 말에 정유진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몇 년 전 K그룹이 진행한 두 프로젝트는 곧 기공식을 앞두고 있다. 밤에 잠자리에 들자 강지찬은 정유진을 끌어안고 다시 K그룹으로 옮기라고 강요했다.“사무실은 항상 남겨뒀어. 연우 인테리어와도 가깝잖아. K그룹에 있어도 5분이면 갈 수 있고. 여보, 옮겨. 응?”정유진은 마지못해 승낙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깔려 오랫동안 괴롭힘을 당했다.K그룹에 출근하는 것은 사실 당연한 일이었다. 몇 년 전의 두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올해 K그룹에 곧 새로운 프로젝트가 있을 예정이다. 큰 프로젝트이기에 정유진도 회의에 자주 참석해야 했다.결혼식은 전문인이 담당하기에 강지찬과 정유진은 다시 바쁘게 움직였다.이날 그녀는 소미를 데리고 K그룹에 회의하러 갔다. 로비에 들어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541화

    19층에 있는 임미연은 근무시간 내내 땡땡이를 부리지 못했다. 정유진의 방에는 잠시 어슬렁거리다가 돌아갔다.“정 대표님, 저 여자 누구예요. 강 대표님의 친척이에요?”정유진은 ‘응’이라고 대답한 후, 시간을 보더니 강지찬을 찾으러 올라가기로 했다.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옆 탕비실에서 누군가 수다를 떠는 소리가 들렸다.“방금 서류를 전달하러 내려갔는데 19층에 있는 임미연이 사모님과 함께 있더라고. 말끝마다 형수님 형수님 하면서 웃고 떠들고 있었어.”“그 여자 연기는 정말 잘하네. 말끝마다 지찬 오빠, 지찬 오빠. 강 대표를 당장이라도 눈에 넣을 기세였어. 나는 왜 강 대표의 사촌 동생이라는 게 믿기지 않지? 눈빛이 이상해.”“사촌 동생이라고? 순진하긴. 19층 동료가 그러는데 집안이 강 대표 댁과 친척 관계일 뿐이지 아무런 관계가 없대.”“그 여자는 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강 대표님이 사모님과 곧 결혼할 예정인데 설마 그사이에 끼어들고 싶은 건 아니겠지?”“누가 알겠어. 그런데 본인이 사모님과 비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 그 무미건조한 얼굴은 사모님 앞에서는 감히 고개도 쳐들지 못할 거야.”“우리가 괜히 넘겨짚은 것일 수도 있잖아. 강 대표를 진짜 사촌오빠로 생각할 수도 있고. 매번 올라갈 때마다 2분도 안 돼서 다시 내려갔어.”강지찬은 지금 외국인 바이어와 영상 통화를 하고 있었다. 정유진이 들어가자 먼저 앉으라고 손짓을 했다.정유진은 예전에 이 사람이 일하는 모습에 신경 쓰지 않았다. 몇 번 보고 어리둥절해졌다.의자 등받이에 기댄 채 두 손은 깍지를 끼고 있었다. 느긋하지만 자신감이 넘치는 자세였다.러시아어로 얘기를 하고 있어 정유진은 이해하지 못했지만 통역 없이 거래처와 유창하게 대화할 수 있고 태도로 보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한 것 같다.열심히 일하는 남자가 매력적이라고 했던가, 지금의 강지찬이 바로 그렇다.듬직하고, 예지적이며, 마음가짐이 확고하다. K그룹은 절대 손에서 내리막길을 걷지 않을 것이다.이런 성숙하고 돈이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542화

    강지찬은 임우연을 호텔로 보내 임미연의 일을 처리하게 하려 했다. 하지만 일이 좀 심각해지자 임미연은 너무 놀라 계속 울기만 했다.임우연은 어린 소녀를 상대한 경험이 전혀 없다. 그 전에 유일하게 대표님이 시킨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강지찬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강지찬은 굳은 얼굴로 호텔에 도착했다. 호텔 지배인은 땀을 뻘뻘 흘리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계속 사과만 했다.“강 대표님, 죄송했다. 임미연 씨가 친척인 줄 몰랐어요. 진작 알았더라면 그 사람들이 임미연 씨를 놀라게 하지 않도록 잘 모셨을 텐데...”“도대체 무슨 일이야?”강지찬이 임우연에게 묻자 임우연이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임미연 씨가 양아치에게 찍혀서 하마터면 당할 뻔했어요.”강지찬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사람은?”임우연은 그게 누구인지 묻는 것임을 알았다.“그 사람은 경찰이 데려갔어요. 그쪽은 이미 다 처리했습니다. 아마 한동안 문을 닫아야 할 겁니다. 임미연 씨는 아직 방에 있습니다. 외출할 엄두가 나지 않는 모양이에요.”강지찬은 짜증이 났지만 인내심을 갖고 위층으로 올라갔다.호텔 지배인이 뒤에서 작은 소리로 임우연에게 물었다.“그 아가씨가 진짜로 강 대표님의 사촌 동생이에요?”임우연의 눈빛이 싸늘해졌다.“아니면요?”호텔 지배인은 가십을 좋아한다.“아주 예쁘던데 진짜로 강 대표님이 밖에서 데리고 다니는... 호텔이 K그룹에서 가까우니까 강 대표님이 일하시다가 힘드시면 좀 쉬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임 비서님, 사실대로 말해봐요. 임미연이 강 대표님의 사람이라면 제가 바로 스위트룸으로 옮길게요. 매일 경호원을 보내 지키고 있을게요. 어때요?”임우연은 마치 바보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봤다.“똑똑한 척하지 마세요. 경고하는데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그 임미연은 진짜로 강 대표님의 고향 친척이에요. K그룹에서 일하고 있고요. 당분간 숙소가 없어서 여기 호텔에 묵는 거예요.”호텔 지배인은 임우연의 말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543화

    강씨 본가.임미연의 방은 강홍식의 집안에 배치되었다.고세연은 비아냥거렸다. 자기가 십여 년을 계획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일이다. 그런데 이 계집애가 감히 부경원으로 이사 가려고 망상하다니, 허허.하지만 겉으로는 일부러 다독이는 척했다.“조급해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의도가 드러나면 강지찬의 반감만 살 겁니다.”임미연은 고세연이 눈에 거슬렸다. 너무 역겨웠다.나이가 어린 탓에 무슨 생각이든 얼굴에 조금 드러났다.“내가 두려울 게 뭐가 있어요. 나는 사촌 동생이에요. 사촌 동생이 오빠 집에 가서 살려고 하는 것이 뭐가 잘못되었는데요?”강지찬은 돈이 많으면서도 그녀에게 집을 사주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자현거에 들어가서 살라는 말도 하지 않았다.어차피 비어 있는 집인데 들어가서 사는 게 어떻단 말인가?졸업 후 강씨 집안의 친척들과 접촉하고 나서야 진짜 부자들이 어떤 나날을 보내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그녀는 강지찬이 적어도 어느 정도 표현하리라 생각했다.그런데 그녀에게 한 달 월급이 백만 원인 일을 주었다.백만 원? 정유진의 피어싱 한 쌍 정도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여기에 멍청한 사람은 없어요.”고세연은 일부러 그녀를 위로했다. 강지찬과 정유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일이라면 정말 좋았다.“미연 씨, 조심해요. 두 사람 다 호락호락하지 않으니까.”임미연은 짜증이 났다.“이렇게 쫓겨났는데 나더러 어떡하라고요.”고세연도 방법이 없다. 사실 강지찬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임미연이 좀 멍청한 것 같다. 만약 이 사이에 자신이 끼어든 걸 알면 강지찬은 분명 불같이 화를 낼 것이다. 고세연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지난번에 지현 오빠와 정유진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지찬 오빠가 아무 반응이 없어요. 그 여자를 그렇게 좋아해요?”임미연은 이를 갈았다.정유진이 K그룹에 출근한 이후부터 임미연과 마주치는 횟수가 많아졌다.매번 임미연이 먼저 와서 그녀에게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주었다. 그녀에게 있는 것은 강지찬도 반드시 가지고

최신 챕터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887화

    대화를 나눈 후에야 온유한은 강지아에게 문신해준 사람이 진수혁이라는 것을 알았다.그녀가 타투이스트와 친구가 된 것을 온유한은 모르고 있었다.“지아가 그쪽 이름을 문신으로 새긴 거 보면 많이 사랑한 것 같은데 왜 헤어진 거야?”온유한은 술을 한 모금 마신 뒤 말했다.“지아에게 내가 어울리지 않으니까.”맥주를 다 마신 뒤 온유한은 다시 집으로 돌아갔고 진수혁은 쓰레기를 치운 뒤 샤워를 했다.진수혁은 이 집에 살고 있긴 했지만 강지아의 안방이 아니라 게스트 룸에 묵었다.샤워를 마친 뒤 강지아에게 문자를 보냈다.[네 전 남자친구와 한바탕 싸웠어.]강지아에게서 바로 답장이 왔다.[누가 이겼어?][당연히 내가 이겼지, 네 전 남자 친구 몸도 별로 안 좋았어. 반쯤 취했거든.][앞으로는 손 쓰지 마. 감당 못 하니까.][마음이 아픈 거야?][내가 마음 아플 게 뭐가 있겠어. 진작 헤어진 사람인데.][언제 돌아와? 단골 술집 가서 술이나 한잔하자.][곧 갈 거야, 돌아가면 연락할게.]이날 밤 온유한과 현채영 두 사람 모두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다음 날 오후가 되어서야 온씨 저택에 얼굴을 비쳤다.현채영이 종이백을 들고 있는 걸 보니 쇼핑을 하고 온 모양이었다.임유희를 본 현채영은 반갑게 인사했다.“임유희 씨, 퇴근했나 봐요? 오늘 쇼핑하다가 임유희 씨와 잘 어울리는 치마가 있어서 샀어요.”현채영은 치마를 꺼내 보이며 말했다.“마음에 드는지 한 번 봐요.”이런 체면치레에 임유희는 순간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아니요. 괜찮아요.”약간 울먹거리는 임유희의 목소리에도 현채영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우리 사이에 왜 예의를 차리고 그래요. 이 치마 정말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산 거예요. 유희 씨가 나보다 날씬해서 안 입으면 나도 못 입는단 말이에요. 나와 유한 씨가 특별히 임유희 씨를 위해 산 건데.”그러자 옆에 있던 최신애가 종이봉투를 바닥에 내던지며 말했다.“누가 이따위 치마가 필요하대? 너 지금 일부러 이러는 거지? 온유한이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886화

    임유희가 돌아오자 최신애는 얼른 하인더러 저녁 식사를 차리라고 지시했다.마침 현채영이 없으니 임유희와 온유한에게 좋은 시간을 마련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그런데 음식이 다 나오기도 전에 온유한이 술을 마시러 나가자 임유희도 밥을 먹지 않고 바로 방으로 들어갔다.최의현과 단둘이 술을 마시기로 약속한 온유한인지라 강지찬을 부르지 않았다.“현채영을 집으로 데려갔다면서?”“응.”최의현은 순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그럼 집안이 시끌벅적하겠구나, 임유희에 현채영까지.”술을 한 모금 마신 온유한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룸을 예약하지 않고 밖에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며칠 후면 지찬이네 아들 생일인데 갈 거야?”온유한은 양복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 최의현에게 건넸다.안에는 순금에 보석을 박은 금 자물쇠가 들어있었다. 뭘 선물해야 좋을지 몰라 비싼 것으로 선택했다.선물을 받은 최의현이 물었다.“안 갈 거야? 지아가 올지도 모르는데.”술을 마시던 온유한은 한참 뒤에야 말했다.“안 가.”최의현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너 설마 진짜로 현채영과 그런 사이야? 일부러 네 엄마 화나게 하기 위해 만나는 줄 알았는데... 아니, 너 도대체 무슨 생각인데?”온유한은 술을 한 모금 더 마신 후 말했다.“지아와 진작 헤어졌고 강씨 가문과도 인연을 끊었는데 내가 가서 뭐해?”“너 이 자식...”최의현은 당장이라도 욕설을 내뱉을 기세였다.“너 그냥 화가 나서 이러는 거지?”온유한이 피식 웃었다.“서원준과 약혼하면 내가 큰 선물 보낼게.”“너 정말 미쳤구나.”최이현이 한마디 했다.두 사람은 적당히 마신 후, 에이프릴 홀에서 나왔다. 시계를 보니 아직 열한 시가 되지 않았다.최의현은 약혼녀의 전화를 받고 먼저 가버렸고 온유한은 차 열쇠를 운전 기사에게 건넸다.관자놀이를 주무르며 눈을 감은 온유한은 집만 생각하면 짜증이 났다.“오늘은 집에 가고 싶지 않아요.”운전 기사는 백미러로 그를 힐끗 쳐다본 뒤 말했다.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885화

    현채영은 두 손가락으로 카드를 집더니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어머님, 카드 안에 얼마 있는데요?”“20억.”현채영이 입을 삐죽거리자 최신애가 냉소를 지었다.“왜 적어? 네 집에 20억은커녕 2천만 원이라도 있긴 해?”현채영은 어깨를 한 번 들썩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어머님, 제가 바보 같아 보이나요? 유한 씨에게 시집오면 온씨 가문 사업이 모두 내 것이 될 텐데 고작 20억으로 유한 씨를 포기하라고요?”그러자 최신애가 현채영에게 삿대질하며 말했다.“유한이에게 시집가고 싶어? 꿈 깨! 눈치가 있으면 돈 들고 꺼져.”현채영은 카드를 최신애 앞으로 밀며 말했다.“제가 나갈지 말지는 어머님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유한 씨가 결정하는 거예요.”“너!”이때 마침 현채영의 휴대전화가 울렸다.전화를 받은 현채영은 전화기 너머의 사람을 향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오 대표님이시네요? 오랜만이에요. 오 대표님... 생각이요? 당연히 했죠. 너무 보고 싶어요... 저녁이요? 알겠어요. 그럼 저녁에 뵐게요.”최신애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너! 너 다른 남자와 노닥거리는 걸 유한이 알아?”현채영이 웃으며 말했다.“어머님, 유한 씨는 당연히 모르죠. 하지만 오 대표님은 그저 친구일 뿐이에요. 오랜만이라 만나서 술 한잔 마시는 거니까 유한 씨도 뭐라고 하지 않을 거예요.”이런 여자를 온유한이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집으려 데려왔다니! 최신애에게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정말 가문이 망하는 꼴을 보고 싶어 환장했나...“너 이거, 이거...”화가 난 최신애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도 잇지 못했다.“유한이에게 네 민낯을 똑똑히 알리고 말 거야. 널 내쫓게 할 거야.”그 말에도 현채영은 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대꾸했다.“말하세요. 유한 오빠가 어머님을 믿을까요. 아니면 저를 믿을까요?”최신애는 말문이 막혔다.오후에 꿀잠을 잔 현채영은 온유한이 퇴근하기 전에 메이크업을 하고 집을 나섰다.온유한이 돌아오자마자 최신애는 바로 가서 고자질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884화

    최신애는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열받아 죽겠네. 유한이가 가면 갈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아. 조금 전에 한 말 무슨 뜻이야? 밖에서 현채영과 자고 오겠다는 얘기야?”임유희는 심장이 쿡쿡 찌르는 것 같았다.첫 만남 때 절친이 힘을 내라고 북돋우는 데 용기를 얻어 그에게 다가가 연락처를 물었지만 그는 다정하면서도 단호하게 대답했다.“여자친구가 있어요.”그때 강지아가 너무 부러웠다.지금의 온유한은 더 이상 그녀를 설레게 했던 온유한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물러설 수는 없었다.“어머님, 아니면 저 그냥 집에 갈게요. 제가 여기 있어 봤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오히려 유한 오빠를 더 화나게 하는 것 같아요.”“안돼. 네가 가면 저 여자가 더 함부로 나댈 거야. 내일부터 출근이잖아. 운전 기사에게도 얘기했으니 앞으로 네 출퇴근 픽업을 책임질 거야. 퇴근하자마자 집에 와. 저런 여자와 넌 달라. 넌 네 할 일만 해. 나머지는 나에게 맡기고.”이 말에 임유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날 밤 온유한과 현채영은 진짜로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 다음 날 정오에야 얼굴을 비쳤다.그 모습을 본 최신애는 현채영에게 눈을 희번덕인 뒤 온유한을 향해 말했다.“유한아, 오늘 평일인데 병원에 안 가봐도 돼? 넌 어중이떠중이들과 달라. 앞으로 온씨 가문 사업을 물려받아야 하는 사람이야.”그러자 현채영이 온유한의 팔짱을 끼며 웃었다.“어머님, 유한 씨를 잘 모르시나 봐요. 어제 저녁에 간 석식 자리가 평범한 술자리는 아니에요. 단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밖에서 하룻밤 묵은 것뿐이에요. 알다시피 저와 유한 씨 다 성인이고 집에서는 좀 불편한 것도 있어서.”그 말에 최신애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무슨 뜻이지? 아들이 이 천한 년과 잤다는 뜻인가?이제 서른다섯 살이나 먹은 온유한인지라 이런 것들이 그리 놀랄 일은 아니지만 3년 전에 임유희도 건드리지 않았고 아마 강지아도 건드리지 않았을 것으로 최신애는 짐작했다.그런데 이 뻔뻔한 천한 년과 잤다고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883화

    다행히 주방에서 매일 죽을 끓였기에 현채영의 앞에 죽 한 그릇이 놓여졌다.그러나 한 입 맛본 현채영은 미간을 찌푸렸다.“맛이 이상해요. 음식 재료를 안 좋은 거 쓰신 거 아니에요?”화가 난 최신애는 테이블을 탁 하고 쳤다.“먹기 싫으면 먹지 마! 여기가 네 집인 줄 알아? 교양이 하나도 없네!”최신애의 이런 모습에도 현채영은 전혀 화를 내지 않았고 그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어머님이 안 좋은 거 드실까 봐 걱정돼서 그러죠. 어떤 사람들은 안 좋은 물건을 좋은 것이라고 속여서 팔아요. 먹는 음식은 자기가 즐겨 먹는 음식이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음식 재료 자체도 좋아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말을 마친 현채영은 죽을 내려놓으며 옆에 있는 하인을 향해 말했다.“집에 두유 있나요? 없으면 따뜻한 우유 한 잔 주세요.”성격이 좋은 온혁진도 자리가 가시방석이라 밥을 먹자마자 출근했다.최신애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임유희 앞인지라 뭐라고 말하지 못했다.두유와 찐만두 두 개를 먹은 현채영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온유한에게 말했다.“어젯밤 늦게 자서 난 조금만 더 잘게. 안 그러면 피부가 안 좋아져.”그 말에 온유한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한마디 했다.“방 앞까지 데려다줄게.”“어머님, 유희 씨, 그럼 전 먼저 일어날게요.”현채영은 온유한의 팔짱을 끼며 한마디 인사하고는 온유한과 같이 자리를 떴다.그 모습에 화가 난 최신애는 옆에 있는 임유희를 다독이며 말했다.“너무해! 유한이가 일부러 나 화나게 하려고 그러는 것이니 넌 신경 쓰지 마.”임유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요. 그런데 어머님, 유한 오빠가 저를 점점 더 차갑게 대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최신애도 한숨을 내쉬었다.“3년 전 그날, 너희 둘이 진짜로 잤더라면 좋았을 텐데… 유한이가 어떤 애인지 내가 제일 잘 알아. 그때 강지아가 아무리 좋아도 널 건드린 이상 분명 책임지려 했을 거야.”사실 그 일은 임유희에게 언급하기조차 싫은 인생의 오점이었다.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882화

    최신애는 건강상의 이유를 대면서 임유희더러 온씨 저택에 머물라고 했다.하지만 뜻은 분명했다. 온유한과 자주 부딪히면서 정을 쌓으라는 것이었다.일찍 최신애의 이런 수법을 경험한 온유한은 두 번 다시 그녀에게 휘둘리지 않았다.“어머님이 편찮으시니 저도 남아서 모실게요.”현채영이 웃으며 말하자 온유한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사람 많으면 시끌벅적한 게 좋지 뭐. 우리 어머니도 시끌벅적한 거 좋아하니까 승낙할 거야.”최신애는 또 한 번 테이블을 내리칠 뻔했지만 가까스로 참고 싸늘하게 말했다.“아니야. 유희만 있어도 돼.”현채영이 웃으며 말했다.“어머니, 어려워하지 마세요. 임유희 씨는 일도 나가야 하잖아요. 저는 시간이 많으니 어머니와 같이 쇼핑도 하고 꽃도 기를게요. 모르시겠지만 제가 차도와 꽃꽂이, 그리고 장기까지 다 배웠어요. 참, 피아노와 바이올린도 칠 줄 알아요. 답답하시면 피아노 한 곡 쳐 드릴게요.”최신애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이렇게 뻔뻔한 여자는 처음이라 최신애는 순간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온유한은 최신애가 뭐라고 하기 전에 옆에 있는 하인에게 지시를 내렸다.“뒤에 있는 두 객실을 치워 주세요. 당분간 임유희 씨와 현채영 씨가 묵을 거예요.”하인은 최신애의 눈피를 살폈고 최신애는 이내 화를 냈다.“온유한, 대체 뭘 어쩌려는 거야?”온유한이 최신애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니면 채영이는 나와 같은 방 쓰게 할까요?”“너 정말!”최신애가 임유희를 집에 남겨두겠다고 하는 한 온유한도 현채영을 집에 남겨둘 것임을 주위 사람들은 이내 알아챘다.최신애는 화가 났지만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임유희의 부모님은 화가 나서 밥도 먹지 않고 가버렸지만 임유희는 온유한의 집에 남겨 뒀다.결국 최씨 가문 사람들만 온씨 저택에 남아 밥을 먹게 되었다. 하지만 최신애는 여전히 최금성이 온유한을 설득하기를 바랐다.“대체 무슨 생각을 하기에 형더러 와서 나를 타이르라고 하는 거야?”최금성은 피식 웃었다.“그러니까, 나도 몰라.”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881화

    분위기가 싸늘해졌고 임유희 부모님의 안색도 매우 어두웠다.임유희는 눈앞에 있는 사람이 3년 동안 좋아했던 온유한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정말 가슴이 찢어질 듯했다.온유한은 주위 사람의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현채영을 끌어안고 안으로 들어가 앉았다.온씨 집안 하인들도 현채영을 쫓아낼 엄두를 내지 못했다.임근우가 테이블을 치며 말했다.“이건 너무한 거 아닌가요? 이 집 사람들은 내 딸이 안중에도 없나요?”최신애가 일 처리를 제대로 못 하긴 했지만 임근우가 면전에서 책상을 두드리는 것을 온혁진은 참을 수 없었다.애초에 임씨 가문이 대놓고 온씨 가문의 뒤를 쫓아다니지 않았더라면 온씨 가문은 임씨 가문을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 모든 일은 최신애가 저지른 것이었기에 온혁진은 최신애에게 이 난장판을 넘기고 본인은 찻잔을 들고 빠져나왔다.최씨 가문 식구들도 마찬가지로 좌불안석이다. 보다 못한 최금성의 엄마 황은숙이 최신애를 도와 상황 수습에 나섰다.타이르고 위로하느라 거실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이때 임유희가 일어서더니 온유한에게 다가갔다.그나마 안색은 조금 전에 비해 한결 누그러졌다.“유한 오빠, 나가서 얘기 좀 해요.”온유한이 다리를 꼰 채 말했다.“우리가 할 얘기가 있나? 그리고 그쪽과 같이 나가면 우리 채영이가 질투할 거야.”옆에 있던 현채영이 한마디 했다.“가봐, 질투 안 할 테니.”온유한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정말 질투 안 할 거야?”현채영이 콧소리를 내며 말했다.“내가 질투할지 말지는 가보면 알 거 아니야?”두 사람은 앞에 서 있는 임유희를 아랑곳하지 않고 대놓고 대화를 주고받았다.주먹을 꽉 쥔 임유희는 기가 막혀 숨이 안 쉬어질 정도였다.“그래. 하고 싶은 말이 뭔데?”온유한이 자리에서 일어나 바깥으로 나갔다.임유희는 심호흡을 여러 번 하고 나서야 온유한을 향해 말했다.“일부러 그러는 거죠? 날 난처하게 하고 어머니와 맞서는 이유, 다 강지아 씨 때문이죠?”온유한은 피식 웃었다.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880화

    온유한이 일부러 맞서는 것을 최신애는 알 수 있었다.어젯밤에 온유한에게 보여주려 했던 사진을 그의 앞에 던지며 말했다.“그럼 네 눈으로 봐! 이 여자와 결혼할 거야?”온유한은 힐끗 보고 말했다.“안 될 것도 없죠.”“개자식아! 너 요즘 이런 여자와 어울리느라 매일 늦게 들어온 거야? 집안 상황을 몰라서 그래?”“그래서 뭐요?”온유한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현씨 가문이 지금은 파산했지만 예전에 잘나갈 때는 가장 바랐던 며느릿감 아니었어요?”“예전은 예전이고! 예전에는 현씨 가문 딸이었지만 지금은 돈만 주면 뭐든 다 하는 여자야. 그때와 지금이 같아?”온유한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예전에는 어떤 사람이었든 지금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어요.”“무슨 뜻이야?”최신애는 순간 멍해졌다.“설마 진짜로 데리고 올 것은 아니지?”“안 될 이유라도 있나요?”“당연히 안 되지!”최신애는 화가 나서 테이블을 쳤다.“죽는 한이 있어도 이런 여자를 우리 온씨 가문에 들일 수는 없어. 잘 들어, 오늘 퇴근하자마자 바로 집에 들어와. 오늘 유희와 결혼 날짜 잡을 거야. 이것은 임씨 가문에 대한 우리의 약속이기도 해. 잊지 마. 임씨 가문이 아니었더라면 지금의 온씨 가문도 없었을 테니.”“그래요?”온유한은 여전히 심드렁한 얼굴로 말했다.“온씨 가문과 강씨 가문의 인연을 끊게 된 게 누구 때문인데요? 그런데 지금 나더러 임유희와 결혼하라고요? 내 인생이에요.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세요. 내가 그렇게 쉽게 말을 들을 사람처럼 보여요? 순진하네, 온 여사. 더 이상 강요하지 마세요!”온유한은 밥도 먹지 않은 채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한편 최신애는 화가 나서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하지만 그녀의 성격상,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었다.저녁 식사에 그녀는 온씨 가문 사람들뿐만 아니라 최씨 가문 사람들까지 초대했다.최신애는 온유한을 설득하기 위해 최금성도 불렀다.이제 모든 사람이 다 도착했지만 온유한만 오지 않았다.최신애는 끊임없이 그에게 전화를 걸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제879화

    “집에 돌아올 줄은 알아?”벽에 걸린 시계의 시간을 본 최신애는 더욱 화를 냈다.“지금 몇 시인지 좀 봐! 하루 종일 무엇을 하기에 점점 늦게 들어오는 거야?”하지만 오늘 심하게 취한 온유한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그저 눈앞의 사람이 귀찮다고 생각했고 빨간 립스틱을 바른 저 입은 벌렁거릴 때마다 섬뜩하게 느껴졌다.“누구야, 비켜! 막지 마.”운전기사는 제대로 서지조차 못하는 온유한을 붙잡으며 말했다.“사모님, 도련님이 많이 취했으니 할 말이 있으면 내일 하세요.”최신애는 가슴이 아프면서도 화가 났다.“얘 오늘 어디 간 거야?”“최의현 도련님의 약혼식에 참석했다가 끝나고 에이프릴로 갔습니다.”“거기서 여태껏 술을 마셨다고?”“네...”최신애는 머리가 지끈거렸다.“얼른 방으로 데려가 눕혀... 아줌마, 내일 유한이에게 해장국을 끓여줘...”온유한을 방에 눕힌 뒤 최신애는 지친 몸을 이끌고 방으로 돌아갔다.일찍 잠이 든 온혁진을 본 최신애는 화가 치밀어 손바닥으로 때려 그를 깨웠다.“아들이 이 꼴인데 잠이 와요?”온혁진은 싫증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누가 이렇게 만들었는데?”“무슨 뜻이에요?”그 말에 화가 난 최신애는 모든 불만을 온혁진에게 쏟아냈다.“다 유한이를 위해서 그런 거잖아요. 당신, 아버지로서 유한이를 위해 한 게 뭔데요?”온혁진은 더 이상 잘 수 없어 침대에서 일어났다.“아들 일, 관여하고 싶지 않아. 어차피 언젠가는 온씨 가문의 모든 것을 물려받을 텐데 평생 의사로 살 수는 없잖아. 왜 그렇게 유한이를 핍박하는 거야? 죄만 안 짓고 사고만 안 치면 상관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 당신도 신경 쓰지 마. 예전의 우리 아들이 아니라고.”하지만 최신애는 다른 일을 생각했다.“강씨 가문에서 투자를 회수한 후 임씨 가문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버티지 못했을 거예요. 유희가 3년째 유한이를 기다리고 있다고요. 우리 아들도 이제 서른 다섯이에요. 유희 집안에 정식으로 결혼에 대해 얘기해야 하지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