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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1화

점심 피로연은 뷔페 형식으로 한식과 양식이 모두 준비되어 있었다. 모두 최고 요리사를 특별히 초대하여 요리했다.피로연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가는 일부 하객은 요트가 부두까지 데려다줬다. 저녁에도 만찬이 있다. 만찬에 참석할 하객은 크루즈 아래층에 있는 방에서 휴식을 취했다.결혼식의 모든 디테일이 완벽했다.신혼 방은 유람선에서 가장 큰 방이다. 창밖에는 끝없는 바다가 펼쳐져 있다.정유진은 술을 조금 마셨지만 취하지 않았다. 조금 어지럽기만 했다.강지찬은 그녀를 침대에 앉히고 키스를 퍼부었다. 그러자 더 어지러워졌다. 온몸이 나른해졌다.강지찬의 얼굴이 점점 붉어지고 호흡이 가빠졌다.“여보, 못 참겠어.”정유진이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못 참아도 참아야 해요. 좀 이따 일어나서 손님 대접도 해야 하잖아요.”강지찬은 그녀의 목에 얼굴을 파묻은 채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그러나 냉정하자고 다짐할수록 더 어려웠다.정유진이 이렇게 다정했던 적이 있었던가? 중요한 것은 사람을 꼬시기까지 한다. 이것은 사람을 죽으라는 말과 다름없지 않은가?“한 번만, 한 번이면 돼.”“한 번도 안 돼요.”강지찬의 눈이 점점 더 시뻘게졌다.“한 번이 안 되면 두 번!”그는 정유진의 대답을 미처 기다리지 않고 리모컨으로 커튼을 닫았다.방 안이 어두워졌다. 정유진은 깜짝 놀랐다.“함부로 굴지 말아요. 오후에 사람을 어떻게 만나요?”“내가 대신 만날게.”말을 마치자마자 넥타이를 잡아당겨 옷을 벗더니 다짜고짜 정유진을 침대에 눕혔다.“옷, 옷이 구겨졌어요.”“구겨지면 새것으로 바꿔.”“찢지 마요...”옷이 찢기는 소리가 났다. 정유진은 어쩔 수 없었다.“키스 마크 남기면 안 돼요.”“응!”그렇게 신부는 오후 내내 사라졌고 신랑은 의기양양했다.저녁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남은 사람들은 모두 강씨 가문 혹은 강지찬과 가까운 사람들이다. 모두에게 쉴 방을 마련해줬고 호텔로 돌아가고 싶지 않으면 유람선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잠에서 깬 추호는 정유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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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잠에서 깨어난 정유진은 이대로 기절하지 못한 것이 한스러웠다.벌써 6시가 다 되었다. 즉 신부가 오후 내내 사라졌다는 뜻이다.강지찬, 이 짐승!욕실에 가서 샤워했다. 다행히 그 자식이 몸에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드레스는 대부분 브이넥이나 등이 파진 스타일이다. 키스 마크가 남겨졌다면 입을 옷이 없었을 것이다.결혼식 코디네이터는 이미 떠났지만 다행히 송 선생이 아직 남아서 만찬 스타일링을 전담하고 있었다.강지찬은 들어오자마자 정유진의 따가운 눈빛과 마주했다. 그녀의 얼굴에 홍조가 띤 것을 보고 교만한 듯 말했다.“얼굴이 좋아 보이네. 내 고생이 헛되지 않았어.”정유진은 어이가 없었다. 이 사람은 점점 더 뻔뻔해졌다.강지찬은 다가가 그녀를 끌어안았다.“화내지 마. 오후에는 다들 방에서 쉬었어. 신부가 없어진 걸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어. 부모님도 당신이 어디 갔는지 묻지 않았어. 연우를 데리고 오후 내내 방에서 푹 쉬신 것 같아.”정유진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강지찬은 사람을 시켜서 저녁을 갖고 오라고 했다.“일단 뭐라도 좀 먹자. 좀 있으면 또 먹을 시간이 없을 거야. 배고프지 않아?“배고파요.”커튼을 열어보니 유람선이 이미 근해로 들어와 있었다.저녁 식사 자리는 떠들썩했다. 어둠이 깔린 뒤, 연예계 스타들이 노래를 불렀다. 그중에는 강지찬의 열애설 상대인 안나와 미키도 있었다.강지찬의 결혼은 매우 성대하게 진행되었다. 다만 유람선에 기자들을 태우지 않았기 때문에, 결혼식은 성대하면서도 상당히 조용했다. 그저 멀리서 찍은 유람선의 사진 몇 장만 유출되었다.다음날 강지찬은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신혼여행을 떠났다.한 아파트 아래층에서 강지현이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다.정유진이 이곳에 있었기에 이 아파트에 대해 상당히 익숙하다. 그녀가 야근 후 집에 가기 귀찮을 때 이곳에 자주 왔었다.그렇다. 여기가 바로 조예원이 예전에 살던 그 작은 집이다.나중에 예담 스튜디오가 돈을 벌자 조예원은 큰집으로 옮겼다. 하지만 큰집에 얼마 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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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강지현은 조예원을 강홍택과 송지윤에게 소개했지만 둘 다 별 반응이 없었다.일 처리가 똑 부러진 송지윤은 조예원에게 첫 만남 인사로 에메랄드 팔찌 한 쌍을 선물했다.강홍택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예원이 임신했다는 것을 듣고 집사에게 잘 돌보라고 지시했다고 했다.방에 돌아온 조예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강씨 저택은 충분히 크기에 생활이 그렇게 힘들지 않을 것이다.그동안 강지찬은 서울에 없었다. K그룹은 현재 최의현과 다른 이사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이사회는 평소대로 매달 열린다.모두 도착했고 강원훈도 있었다. 회의가 막 시작하려고 할 때 문이 열리더니 또 한 사람이 들어왔다.강지현이다.그의 모습에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원칙대로라면 강홍택이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강홍택은 계속 참석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도 기다리지 않았다.임우연과 최의현이 눈을 마주쳤다. 강지현이 여기 나타난 것은 분명 문제가 있음을 짐작했다.“강지현 씨, 강 회장님 대신 회의에 온 것인가요?”최이현이 웃으며 물었다.강지현은 강홍택의 자리에 앉으며 대답했다.“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지요.”회의실의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번갈아 봤다. 분명 속셈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이때 누군가가 말했다.“둘째 도련님, 오늘은 K그룹의 주주총회입니다.”강지현은 사람들을 훑어본 후 말했다.“내가 주주예요.”사람들은 더욱 어리둥절해 했다.최의현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강지현 씨, 그게 무슨 뜻이죠?”강지현은 가져온 서류 봉투를 열어 주식 양도 계약서를 꺼냈다.“아버지의 주식이 저에게 넘어왔습니다. 여러분, 저도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할 권리가 있지 않을까요?”다른 주주들은 서류를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최의현은 강씨 가문의 둘째네 사정을 잘 알고 있다. 류선이 감옥에 들어갔고 강홍택은 현재 송지윤 모자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타이밍에 주식을 강지현에게 넘길 수는 없다.서류를 바로 갖고 와 뚫어지게 본 순간 멍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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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강지현이 오전에 K그룹의 주주총회에 참석한 사실을 강홍택은 바로 알았다.강지현이 돌아오자 바로 화를 냈다.“지분은 어떻게 된 거야? 내가 언제 너에게 넘겼어? 나는 왜 몰라?”강지현은 하인으로부터 찻주전자를 받아 여유롭게 차 한 잔을 따랐다.“백지장에 쓴 글이에요. 본인이 직접 사인한 것도 못 알아봐요?”탁자 위에 있는 서류를 본 강홍택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옆에 있던 송지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다가와 바라봤다. 화가 난 나머지 강홍택의 품에 버리고 자리를 떴다.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옆 마당으로 돌아가 물건을 바닥에 내던졌다.강홍택은 아직 어리둥절하다. 언제 서명했는지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다.“너와 너의 어머니가 한 짓이잖아. 나는 이런 문서에 서명한 적이 없어.”하지만 강지현은 최근 몇 년 동안 강홍택과 거의 연락하지 않았다. 이때 강홍택이 말했다.“류선, 분명 그 천한 년의 꿍꿍이 수작이겠지.”강지현은 강홍택이 뭐라고 하든 아랑곳하지 않았다. 어쨌든 주식은 이미 그의 손에 있다.“이렇게 급할 필요 있어?”송지윤과 막내아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생각에 강홍택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주식은 어차피 너에게 줄 거였어. 하지만 너무 욕심을 부리면 안 돼. 그렇다고 전부 가져가면 지혁은 어떻게 해?”강지현은 전혀 죄책감이 없었다.“지혁이가 외국에서 잘살고 있지 않아요? 강지찬이 설마 푸대접하지 않겠죠? 그리고 내 일만 망치지 않으면 나도 지혁이를 푸대접할 일이 없어요.”“너!”강홍택의 얼굴에 실망이 역력했다.“지현아, 어쩌다 이렇게 변한 거야? 대체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인데? 아직도 지찬이와 맞서려는 거야?”강지현은 차만 마실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옆집으로 돌아온 강홍택은 난장판이 된 집과 분노에 휩싸인 송지윤을 바라봤다. 사실 볼 면목도 없고 설명할 힘도 없었다.“모른다고요? 본인 사인이잖아요?”송지윤은 울음을 터뜨렸다.“오랫동안 당신과 함께 살면서 내 청춘을 다 바쳤어요. 그렇게 잘난 아들까지 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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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강지현은 고남준과 술을 마시고 나오던 중 강원훈을 만났다.강원훈은 에이프릴 홀 단골손님이다. 여기서 만나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지현아? 몸도 안 좋은데 왜 술 마시러 온 거야?”강원훈은 고남준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낯이 익네요. 우리 지찬이 결혼식장에서 만났죠?”강지현은 두 사람에게 서로를 소개시켜줬다.고남준은 바로 말했다.“강씨 집안 셋째 어르신이에요. 만나서 반갑습니다.”강원훈도 바로 대답했다.“지찬이 결혼식 날 사람이 너무 많아서 고 도련님과 인사할 기회도 없었네요. 이렇게 만난 김에 같이 술 한잔할래요?”늦은 시간이라 강지현은 예의를 갖춰 사양했다.옆에 엄제후가 있어 불편한 고남준도 다음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세 사람은 몇 마디 나눈 후 자리를 떴다.강원훈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그들이 멀리 간 뒤에야 룸으로 돌아갔다.일주일 후, 강지찬은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서울에 왔다.규칙에 따르면 그들은 먼저 강씨 집안으로 돌아가야 했다.저녁에는 연회가 있어서 정유진은 사람을 시켜 선물을 준비하라고 했다.비록 강씨 집안의 연회에 참석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미 강지찬과 결혼한 이상 최소한의 책임과 의무는 짊어져야 했다.지금의 정유진은 5년 전보다 훨씬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보이고 있다.준비가 끝나자 방경숙이 굳은 얼굴로 들어와 보고했다.“대표님, 사모님, 셋째 어르신께서 두 분을 더 데려오셨습니다.”두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누구인데요?”방경숙은 안색이 매우 어두웠다.“여자 한 명과 남자애 한 명입니다. 남자애는 일곱, 여덟 살쯤 되어 보입니다. 셋째 어르신을 아빠라고 불렀습니다.”정유진과 강지찬은 서로 눈을 맞췄다.정유진이 물었다.“셋째 숙부가 결혼했나요?”강지찬이 대답했다.“잘 모르겠어.”강원훈은 강씨 집 안에 있으나 마나 한 존재다. 주식은 강홍식이나 강홍택보다 절반이나 적었고 주주총회 때는 얼굴만 드러냈을 뿐 의견을 발표하지 않았다.회사의 일도 그저 최소한의 관리만 했을 뿐 오랜 세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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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강원훈의 말이 나오자 분위기가 어색해졌다.원칙대로라면 강지찬은 이제 강씨 가문의 주인이다. 이 집안의 혼인은 그에게 말해야 했다.그런데 강지현이 결혼식장에서 폐를 끼쳤고 강원훈은 갑자기 아내와 아이들을 데려왔다.강지찬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다른 사람도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강홍택과 송지윤은 어색해했다. 송지윤도 강지찬이 허락했기에 강씨 집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강지현과 조예원은 아웃사이더나 마찬가지이다.강홍식도 화가 났다. 아무리 강지찬과 사이가 안 좋다고 해도 부자의 이익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강원훈의 이런 행동은 분명 강지찬을 안중에 두지 않은 것이다.강홍식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결혼은 집안 큰일이야. 집안에 미리 말이라도 해야 하지 않아? 우리 강씨 가문이 언제부터 이렇게 버릇이 없어졌어?”송지윤이 강홍택의 옷을 잡아당기자 강홍택도 얼른 말했다.“원훈아, 이건 네 잘못이야. 이렇게 큰일을 당연히 우리 집의 사람들과 상의해야지. 그래야 너의 결혼에 우리가 뭐라도 준비하지.”강원훈이 피식 웃었다.“뭘 준비해요? 결혼하는 것인데. 아이도 이렇게 컸는데 할 것도 없어요.”늘 생각 없이 사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그의 이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이 없다.강원훈은 그 소년을 가리키며 말했다.“제 아들 강지호예요. 아들아, 인사해.”어린 소년은 미리 교육을 받았는지 차례대로 호칭을 부르며 인사했다. 조예원에게조차 둘째 형수님이라고 공손히 불렀다.강씨 집안 사람들의 안색은 점점 더 안 좋아졌다.강원훈은 사생아이다. 이름도 처음에는 강씨 집안의 족보에 올리지 못했다. 강지찬이 주인이 된 후에야 이름을 족보에 올렸다.그런데 아들이 ‘지’자 돌림을 그대로 썼다. 심지어 강지찬과 똑같은 규칙대로 이름을 지었다.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강원훈은 이 아이를 꼬박 8년 동안 숨겼다. 그러다가 강지찬과 정유진이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는 날 공개했다. 아무 생각 없이 한 것일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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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고세연은 방에 들어가자마자 컵을 내던졌다. 그리고 강홍식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어르신, 정유진이 우리를 안중에도 두지 않아요. 남들은 다 선물을 주는데 나에게만 안 주고 말이에요. 아무리 그래도 내가 어른인데 아무것도 안 주면 내 체면이 뭐가 돼요?”귀찮은 것이 싫은 강홍식은 대충 말했다.“당신이 계속 며느리와 대립하고 있으니 며느리도 안중에도 두지 않는 것이지.”고세연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어르신, 지금 불 난 집에 부채질하는 거예요? 당신도 똑같이 망신 주는 것과 같다고요!”강홍식은 아랑곳하지 않았다.“당신들 여자 일에는 참견하고 싶지 않아.”고세연은 이를 갈았다.‘쓸데없는 늙은이, 평생 이렇게 살아.’강원훈은 마누라와 자식들을 데리고 마당을 구경하며 안내했다.“아들아, 앞으로 이곳의 모든 것은 너의 것이야. 좋지?”“좋아요!”강지호는 장난감을 안고 마당에서 뛰어놀았다.“아빠, 여기 엄청나게 커요. 앞으로 엄마와 같이 계속 여기 살아도 돼요?”“당연하지!”“앗싸!”강지호는 위층으로 달려가 자기 방을 구경했다.주연지는 하이힐을 신은 채 느릿느릿 걸어가 소파에 나른한 자세로 앉았다. 조금 전의 어색함이 조금 나아진 듯했다.“조금 전 강지찬이 계속 입을 열지 않았는데 무슨 속셈일까요?”강원훈이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당신은 나의 법적 아내야. 나중에 우리도 멋지게 결혼식 올리자고.”이 말을 듣고서야 주연지는 비로소 안심했다. 그녀는 강원훈 곁을 오랫동안 지켰다. 하지만 평생 숨어서 살고 싶지 않았다.아들이 다 컸다. 이제 아들을 위해서라도 당당하고 싶었다.둘째 집안은 조용하다. 강지현과 조예원은 돌아오자마자 각자 방으로 돌아갔다. 두 사람은 계속 각방을 쓴다.오히려 강홍택과 송지윤이 몇 마디 중얼거렸다.“셋째를 우습게 봤어.”송지윤이 거울을 보며 바디로션을 바르고 있었다.“셋째 어르신이 항상 바람둥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식으로 밖에서 가족을 꾸리고 있을 줄 어떻게 알았겠어요. 아이가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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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강지찬은 강원훈의 아내와 아이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상대방이 먼저 그에게 인사하지 않으니 그도 당연히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강지호는 족보에 오르지 못하면 강씨 가문의 지문을 받지 못한다. 매달 용돈도 강지찬 마음에 달렸다. 그러니 강지찬이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회사에 도착하자 최의현이 뒤따라왔다.“너희 집안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강원훈에게 아들이 여덟 살 아들이 있다며?”강지찬이 힐끗 바라봤다.“한가해?”“궁금해서 너만 기다렸잖아. 강지현은 대체 무슨 일인데?”“몰라. 십중팔구는 류선의 걸작이겠지.”“쯧쯧, 역시 친엄마야.”최의현이 의미심장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신경 좀 써. 고남준이 또 강지현과 에이프릴 홀에서 술을 마셨대. 둘이 모이면 좋은 일이 있겠어?”강지찬은 마음에 두지 않았다.“고남준은 이용하기가 쉽지 않아. 강지현이 너무 과소평가한 거야. 두 사람은 협력할 수 없어.”말이 끝나기 무섭게 임우연이 황급히 들어왔다.“강 대표님, 둘째 도련님이 회사에 오시더니 바로 프로젝트팀에 갔습니다. 주주로서 프로젝트 개발에 참여해야 한다면서요.”강지찬의 눈빛이 갑자기 싸늘해졌다.최의현은 소리쳤다.“거봐, 여우가 드디어 꼬리를 드러내네. 너는 이미 정유진과 결혼까지 했는데 아직도 들러붙는 거야?”더 화가 나는 것은 강지현은 현재 K그룹의 주주이다. 프로젝트 개발에 참여하겠다는 말에 아무도 반기를 들 수 없다.하지만 오늘 정유진은 K그룹에 오지 않았다. 신혼여행이 끝나자마자 먼저 연우 인테리어로 갔다.강지찬은 강지현을 상대하지 않았다. 오늘 하루 종일 회의가 있다. 신혼여행 때문에 봐야 할 서류도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바빠서 강지현을 상대할 시간이 없다.하지만 강지현의 이런 행동은 정말 역겹다.저녁에 강지찬은 야근을 해야 했기에 정유진이 아이를 데리러 갔다.차에서 내리자마자 연우가 달려갔다.“둘째 삼촌!”강지현은 연우를 번쩍 안아 들었다.“왜 갑자기 둘째 삼촌이라고 불러?”연우는 순진한 얼굴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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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9화

금요일 오후 정명학과 이명자에게 연우를 데리고 지엘 별장으로 갔다. 강지찬도 토요일 아침 일찍 회사로 갔다. 정유진은 편안하게 늦잠을 잤다. 밥을 먹은 후 회사에 가서 야근해야겠다고 생각했다.신혼여행 때문에 일이 많이 밀려 한동안 좀 바쁠 것 같았다.막 나가려는데 조예원이 왔다.“오늘 산부인과 예약을 했는데 혹시 너...”조예원은 주눅이 든 듯 두 손을 꼭 잡았다.“나와 같이 병원에 가줄 수 있어?”정유진은 바로 강지현에게 물으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은 입가에만 맴돈 채 끝내 내뱉지 못했다.그리고 조예원과 같이 갔다. 운전기사 태안병원까지 데려다줬다.초음파 검사를 하니 결과가 좀 안 좋게 나왔다. 태아 뇌에 작은 물혹이 발견되었다. 그것도 양쪽 모두에 있었다.조예원의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다. 정유진은 검사결과를 보았지만 이해하지 못했다.당시 연우를 임신했을 때 산부인과 검사는 늘 문제가 없었다.“의사가 아이의 머릿속에 뭐가 있대.”조예원이 눈시울을 붉혔다.사실 그녀는 아이를 매우 갖고 싶어 했다.“우선 조급해하지 말고 의사에게 물어보자.”예전엔 온미정을 피하기 위해 조예원은 늘 다른 의사들을 찾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부러 온미정을 찾아왔다.온미정은 초음파 검사를 보고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보통 아기가 크면서 물혹이 저절로 흡수돼. 정상적인 현상이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만약 유전적으로 이런 것이 발생한 거라면 추가 검사를 해봐야겠지.”“무슨 검사요. 다 할게요!”조예원이 급해하자 온미정이 말했다.“양수천자 같은 것들... 여기 간호사가 자세히 설명해 줄 거야. 일단 먼저 정확히 알아보고 어떤 걸 할지 결정해.”조예원은 온미정의 비서를 따라 옆 진료실로 갔다.온미정이 턱을 치켜들고 물었다.“왜? 이제 친한 친구가 아니라 아예 동서지간이 되기로 결정한 거야?”정유진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일부러 나보고 같이 가자고 해서 거절할 수가 없었어요.”“너는 마음이 너무 약해서 탈이라니까. 분가해서 나와 사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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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레스토랑은 이미 예약했다. 정유진은 없지만 강지현은 그래도 조금의 양심은 남아 있었던 듯 조예원을 데리고 갔다.나온 음식을 보고 있는 조예원의 마음속은 씁쓸하기만 했다.대부분 해산물인 데다가 게 두 접시에 게살 순두부찌개까지 있었다.강지현은 지금까지 아이가 어떤지 물어보지 않았다.아기의 머릿속에 있는 종양이 생각나 조예원은 한 입도 먹을 수 없다.강지현은 게살 순두부찌개 한 그릇을 떠주며 부드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최근 K그룹의 프로젝트에 주주로 참여한 것도 돈을 벌기 위한 것이니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요.”이 사람의 연기력은 아주 뛰어나다. 말투도 너무 부드럽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몰랐다면 분명 믿었을 것이다.하지만 믿거나 말거나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그녀는 여전히 천박하지 않는가?“오늘 검사를 했는데 아이의 머리에 뭐가 들었대요.”조예원의 말에 강지현은 미간을 찌푸렸다.“지킬 수 있으면 될수록 아이를 지켜.”말투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그의 찌푸린 미간으로 보아 아직도 이 아이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 같다. 아이가 왜 건강하게 잘 자라지 않고 번거로움만 더해주는지에 대한 불만이다.조예원도 자신이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를 떠보는 것은 이제 굴욕을 자초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앞에 있는 게살 순두부찌개는 한 숟가락도 먹지 않았다. 웨이터를 불러 새우와 옥수수죽 한 그릇을 달라고 했다.아이의 머릿속에 있는 종양이 저절로 없어질 수 있다는 사실도 알리지도 않았다. 어차피 신경 쓰지 않기에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다.강지현은 무슨 말을 하려다 조예원이 안색이 좋지 않자 눈치껏 입을 다물었다.어쨌든 조예원의 오늘 활약에 만족한다. 그래서 같이 식사라도 하는 것이다.정유진은 K그룹에 갔다.정신없이 일하던 강지찬은 아내를 본 순간 정신을 번쩍 차렸다.두 사람이 함께 점심을 먹을 때 정유진은 오전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강지찬은 너무 기쁜 나머지 사무실 안 휴게실로 데려가 끌어안고 잠을 잤다.오후에 정유진은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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