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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해서 결혼했어요의 모든 챕터: 챕터 571 - 챕터 580

931 챕터

제571화

상당히 긴장된 회의 분위기 때문에 최의현은 화가 나서 폭발할 것 같다.강원훈은 평소의 건들거리는 모습을 감추고 아무 표정 없이 다른 사람들을 쳐다봤다.다른 주주들은 모두 모여서 뭐라고 말하고 있다.강지현은 원래 강지찬이 앉았던 자리에 앉아 차 한 잔을 손에 들고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강지현이 대표이사 대행을 지원한 것에 대해 어떤 사람은 지지하고 어떤 사람은 반대했다.최의현이 그의 직접 멱살을 잡고 사람을 잡아당기며 말했다.“네가 그런 거 아니야?”강지현의 손에 들려 있던 찻잔 찻물이 바닥에 쏟아졌다.“무슨 말이죠?”“이 자식, 바보 같은 척하지 마!”최의현이 그 모습을 보고 화를 냈다.“네가 지찬이 해코지한 거 아니냐고, 말해봐!”강지현은 억울한 얼굴로 말했다.“천재지변이 나와 무슨 상관인데요?”강지찬에게 일이 생긴 것을 들은 사람들은 강지찬을 걱정하거나 회사를 걱정하거나 어쨌든 걱정하고 있었다. 오직 강지현만이 걱정은커녕 이 기회를 틈타 야심을 드러내고 있었다.이런 모습에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수중의 주식이 매우 수상했다.“너와 상관이 없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죽여버릴 테니까!”최이현은 강지현을 홱 던지며 넥타이를 잡아당겼다.그 위협에도 강지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주위 사람들을 훑으며 웃었다.“우리 K그룹처럼 이렇게 큰 회사에 계속 리더 없어서야 되겠습니까? 들은 말에 의하면 형이 실종된 지 80시간이 넘었다고 합니다. 여러분, 요즘 날씨를 생각해보세요. 절대 좋은 소식이 없을 거예요.”최의현은 테이블을 ‘펑’하고 내리쳤다.“너 이 자식! 지금 사고 나기를 바라는 거야?”그러자 강지현을 지지하는 주주들이 말했다.“최 부사장님, 진정하세요. 강 대표님 대행일 뿐이에요. 대표님이 돌아오시면 다시 자리에 앉으시면 되잖아요?”말은 그럴 듯하지만 강지찬이 진짜 돌아올 수 있을까?정말 못 돌아오면? K그룹의 리더 자리가 계속 공석일 수는 없지 않은가.원래 강지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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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마음을 굳힌 최의현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강지현과 고세연에게 전쟁 같은 현장을 맡겼다. 물고 물어뜯는 사이 시간을 좀 벌 수 있다.고세연은 두 손을 가슴 앞으로 팔짱을 끼더니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지찬이는 잠시 실종됐을 뿐이에요. 경찰들도 아직 사람을 찾고 있고요. 그런데 다들 여기에 모여 강 대표의 권한을 나눠 가지려고 하다니요. 여러분, 사람이 이 정도로 양심이 없으면 안 되죠? 요 몇 년 동안 지찬이 덕에 다들 돈을 얼마나 많이 벌었는데요.”이 말에 조금 전까지 흔들렸던 사람들의 얼굴이 빨개졌다.최의현은 그런 모습이 우스웠다. 이 사람들에게 바로 말들을 대꾸하고 싶었지만 한 회사에 있는 이상 결코 얼굴을 붉힐 수는 없었다.강지현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한마디 했다.“우리는 권한을 나누는 게 아니에요. 지금 강 대표님이 안 계시잖아요. 그래서 단지 대표이사 권한 대행을 찾아서 일을 맡기려는 것뿐이에요. 그런데 이게 어떻게 권한을 나누는 것입니까?”다른 사람이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맞아요.”그러자 고세연이 말했다.“그렇다면 우리 어르신이 적임자 아닌가요? 지찬이의 친아버지이니까요. 친아버지가 아들 대신 일을 처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모두들 깜짝 놀랐다.“그럴 수는 없죠. 어르신은 회사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잖아요.”“맞아요. 어르신은 집에서 쉬면서 여생을 보내세요. 회사는 우리가 할 테니.”“왜 안 되는데요? 배의 방향을 정할 지휘자가 필요한 거잖아요. 회사에 다들 계시는데 같이 운영하면 되지 않나요?”고세연은 시선을 돌려 강원훈을 향해 말했다.“셋째 도련님, 어떻게 생각하세요?”강원훈은 계속 말을 하지 않았지만 아들을 위해 족보에 올리려는 사실을 알고 있던 고세연은 그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했다.“회사 일에 진심을 다하면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누가 해도 찬성이죠.”강원훈은 능구렁이처럼 난처한 상황을 매끄럽게 빠져나갔다.화가 치민 고세연을 본 강지현 그제야 입을 열었다.“큰아버지가 나서서 큰형을 보호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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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참석한 사람들은 강원훈이 10% 정도의 지분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것은 강지현의 절반에 불과하다.그런데 무슨 근거로 이렇게 말하는 것일까?이때 서류 봉투를 연 누군가가 안에 있는 서류를 보고 멍해졌다.이 사람은 강지현을 편들던 사람으로 서류와 강지현을 번갈아 보더니 강원훈을 향해 피식 웃었다.“셋째 어르신, 주식이 22%가 되셨어요?”모두가 일제히 강원훈을 쳐다보았다.최의현도 놀랐다. 강원훈이 K그룹의 주식을 이렇게 많이 모아놓고도 깊이 감추고 있을 줄은 몰랐다.오늘 주주총회에 소액주주 두 명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보니 여기서 문제가 생긴 것 같다.아니나 다를까 강원훈이 대답했다.“김 회장과 조 회장은 이미 나이가 많죠. 한 분은 개인 사정 때문에 지분을 넘겨줬고 다른 한 분은 지난번에 K그룹이 큰 여론에 휘말렸을 때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모두 팔았어요. 어차피 K그룹 주식이기에 조금 사들이다 보니 어느새 이렇게 많이 모인 것 같네요.”두 손을 펼치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말은 그럴듯하지만 늑대의 야심이 드러나는 대목이었다.강지찬에게 일이 생기자 이 집안사람들이 하나같이 나서기 시작한 것을 보며 최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생각 밖으로 강원훈이 끼어들자 강지현의 눈빛은 싸늘해졌다.고세연이 코웃음을 쳤다.“어떤 사람들은 진작 이날을 기다리고 있었네요. 이렇게 만단의 준비까지 다 해놓고 있었다니.”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강원훈은 당연히 기회를 잡아야 했다.강지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지현아, 이견 없지?”강지현이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그저 웃으며 한마디만 했다.“숙부, 패배를 인정할게요.”결국 예상치도 못한 타이밍에 내민 강원훈의 펀치에 그대로 당했다.강원훈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지현이도 반대하지 않으니 여러분도 더 이상 할 말이 없겠죠?”최의현은 반대하고 싶었지만 강원훈의 손에 있는 주식은 강지찬이 준 것이었기에 반대할 수 없었다.임우연을 쳐다보자 임우연은 그에게 몰래 OK 손짓을 했다.강원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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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강지찬이 유언장을 작성한 사실은 임우연만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이 일은 그가 직접 가서 처리했기 때문이다.임우연이 아주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지난번 정 대표님이 다쳐 병원에 입원한 뒤 강 대표님이 유언장을 만들었습니다. 두 사람이 결혼하면서 이 일도 마무리가 됐고요. 유언장에는 K그룹에서의 강 대표의 모든 지분을 정 대표님에게 상속하겠다고 적혀있습니다.”“말도 안 돼!”고세연이 제일 먼저 일어섰다.“지찬이가 어떻게 모든 지분을 한 사람에게 줄 수 있어! 여기 친아버지도 있는데!”정유진은 유언장에 충격을 받은 듯 말을 하지 않았다.강지찬은 왜...임우연이 다시 입을 열었다.“유언장은 이미 공증까지 마쳤고 증인으로 변호사까지 있으니 다들 의심이 되면 이 서류를 확인하세요. 게다가 정 대표는 남이 아니라 강 대표의 아내입니다.”고세연은 서류를 낚아채며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어떻게 이럴 수 있어? 그럴 리가...”유언장에는 주식 외에도 강지찬 명의의 부동산은 연우와 강지아에게 준다는 내용이 적혀져 있었지만 서류를 아무리 뒤져도 강홍식의 이름은 없었다.“말도 안 돼! 이 유언장은 가짜야!”고세연이 어두운 얼굴로 말했고 강홍식도 화가 난 듯했다. 친아들의 눈에 아버지의 자리가 이토록 없을 줄은 정말 몰랐다.물론 강홍식의 수중에도 평생을 다 쓰지는 못할 정도로 많은 자산이 있다.하지만 이건 다르다.강홍식은 순간 처음으로 자신이 아버지로서 실패했다고 느꼈다.다가와 고세연의 손에 있던 서류를 빼앗아 본 강원훈도 어리둥절했다.유언장을 본 다른 주주들도 이 유언장이 진짜라는 것을 확신했다.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최의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정유진, 정 대표가 K그룹 회장 직무대행을 제안합니다. 다들 이견 없으시죠?”강지현이 제일 먼저 나서서 말했다.“전적으로 동의합니다.”강지현이 동의하자 그의 편에 섰던 주주들도 당연히 이견이 없었고 결국 강원훈 한 명만 남게 되었다.모두가 자신을 쳐다보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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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K그룹 내부는 안정되었지만 그에 따라 강지찬의 실종 소식도 숨길 수 없었다.언론은 소식을 듣고 몰려와 K그룹의 문 앞을 꽉 메웠다.K그룹 계열의 크고 작은 회사들도 소란을 피웠고 K그룹과 협력하고 있는 기업들도 회장실에 계속 전화했다.정유진은 이런 상황이 처음이지만 겉으로는 아주 차분해 보였다. 하지만 분명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이때 강지현이 그녀에게 아이디어를 주었다.“기자회견을 해요,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요.”최이현과 임우연이 눈을 마주쳤다. 비록 강지현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K그룹의 위아래 협력업체들뿐만 아니라 여론도 통제해야 했다.게다가 새로운 프로젝트는 강지찬이 심혈을 기울인 것이기에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비딩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정유진은 최의현과 임우연의 의견을 묻고자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았다.“정 대표님만 준비되면 바로 준비하겠습니다.”어차피 기자들은 아래층에 있으니까 바로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정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준비해 주세요.”그 말에 임우연이 대답했다.“대답할 질문들도 모두 준비해 놓겠습니다.”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라 임우연은 서둘러 안배했다.강지현이 말했다.“좀 이따 최의현 씨가 옆에 있을 테니 긴장하지 마세요. 기자회견에 온 기자들은 모두 K그룹과 협력했던 기자들이라 난처한 질문은 하지 않을 거예요.”하지만 정유진은 지금 강지현을 상대할 기분이 아닙니다.반면 갑작스럽게 자기 이름이 언급된 최의현은 그저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최의현은 아주 바쁘다. 성원을 인수한 후 더 바빠졌지만 그렇다고 강지현이 정유진과 함께 있게 할 수는 없었다.설령 밖으로 나간다고 해도 같이 있는 강지현까지 데리고 나가야 했다.“강지현 씨, 형수님이 좀 피곤한 것 같으니까 푹 쉬실 수 있게 우리가 나갈까요?”강지현도 굳이 남아서 남의 미움을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강지찬은 죽었고 이제 충분히 기다릴 수 있다.그렇다 보니 정유진의 기분을 상하게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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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아침에 일어나니 연우는 이미 스스로 옷을 다 입고 침대 옆에 엎드린 채 까무잡잡한 눈으로 정유진을 바라보고 있었다.“엄마, 아빠 언제 와? 이렇게 오랫동안 출장 가니까 보고 싶어.”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정유진은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아빠가 많이 바빠.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 아가야, 요즘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지내면 안 될까?”“응, 좋아.”연우 선생님은 요즘 자현거로 수업하러 오기에 아이를 부모님에게 맡겨야 정유진도 안심되었다.정유진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이명자는 밤새 끓인 탕을 가져왔다.“지금 안팎으로 너를 노리고 있으니 몸조심해.”이명자는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사람을 아직 못 찾았잖아. 분명 다른 사람이 구했을 거야.”정유진은 엄마의 말에도 쉽게 웃을 수가 없었다.“난 괜찮아요. 엄마도 아빠도 걱정하지 마요.”연우를 유치원에 보낸 후 그녀도 바로 K그룹으로 갔다.지금 이런 상황일수록 전에 강지찬이 조우민을 영입한 것이 너무 고마웠다. 조우민과 강예중이 있으니 연우 인테리어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연우 인테리어와 K그룹은 가까이 있기에 소미는 아침 일찍 그녀의 사인이 필요한 서류 들고 왔다가 확인을 받고 서명을 마치면 다시 연우 인테리어로 갖고 돌아갔다.온유한이 전화를 걸어와 장형준이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지만 부상이 너무 심하고 갑자기 사고가 나서 아무런 유용한 정보도 듣지 못했다.강지찬은 여전히 찾지 못했다고 했다.통화를 마친 정유진은 정신을 바짝 차렸다.강지찬의 사무실과 책상 위에 쌓인 서류들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점점 굳어졌다. 이제 그녀가 강지찬을 대신해 모든 것을 짊어져야 할 때이다.이때 임우연이 문을 두드리며 들어왔다.“정 대표님, 고 대표님도 오셨습니다.”정유진이 깜짝 놀랐다.“고남준 씨?”“네, 맞아요. 계속 K그룹과 협력하고 싶어 했지만 강 대표님이 허락하지 않았어요.”그 말에 정유진이 대답했다.“절차대로 하죠. K그룹과 협력하려면 고남준도 성실하게 비딩에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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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정유진이 생각지도 못한 것은 강지찬 외삼촌 세 식구를 만나게 된 것이다.외삼촌 외숙모는 외지에서 팀을 이끌고 유적지를 둘러보다가 강지찬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돌아왔다.빨갛게 부어오른 외숙모의 눈을 보니 이미 심하게 운 것이 분명했다.만난 뒤 안부를 묻는 그녀의 인사에 정유진은 참지 못하고 최효진과 부둥켜 또 한 번 울었다.경우성은 옆에서 한숨을 쉴 뿐이다. 여동생이 없는 지금 조카에게까지 이런 일이 생겼으니 말이다. 무능한 자신이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을 원망했다.경은우는 정유진의 시뻘게진 눈시울을 더 이상 볼 수 없었다.“형수님에게 자꾸 그러지 마세요. 지금 가장 슬픈 사람이 형수님일 거예요. 위아래로 모두 강씨 가문을 지켜보고 있어요.”경은우도 걱정이 가득한 얼굴이다.“형수님, 방금 방씨 아주머니에게서 들었는데 어르신이 돌아오라고 하셨다면서요?”정유진은 어르신이 돌아오라고 한 이유가 경씨 가문 사람들은 만나게 하기 위해서인 줄 알았다. 하지만 경은우가 이렇게 물어본 것을 보니 아마도 K그룹 일임이 분명하다.경은우는 K그룹의 현재 상황을 매우 잘 알고 있다.“걱정 마세요. 우리가 곁에 있으니까.”최효진이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강씨 집안의 그 배은망덕한 놈들이 감히 이런 상황에서 너를 괴롭히다니!”혼자서 모든 것을 대응하던 정유진은 순식간에 자신이 생겼다.저녁은 강홍식 집안 마당에서 먹었지만 작은 집 식구들과 강원훈은 부르지 않았다.아마 어르신도 그 두 가족에게 화가 나 있는 것 같다.강홍식의 뜻은 간단했다. 고세연이 회사에 출근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하지만 정유진은 바로 거절했다.“안됩니다.”정유진이 이 정도로 체면을 안 세워줄 줄 몰랐던 강홍식의 안색은 급격히 안 좋아졌다.“잊지 마. 너는 강씨 가문의 며느리이고 큰집 사람이야. 세연이는 어쨌든 너의 어른이고. 가면 당연히 너를 돕기 위해 그런 것이지 해치려고 출근하려는 것은 아니잖아.”가뜩이나 입맛이 없던 정유진은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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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정유진의 뺨에 깜짝 놀란 고세연은 억울한 얼굴로 강홍식의 옷을 잡아당겼다.“나 이렇게 괴롭힘당하는 걸 보고만 있을 거예요?”최효진은 드디어 화가 풀렸다. 다정다감한 정유진은 절대 고세연 같은 여자의 상대가 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두말없이 바로 손을 댔던 것이다.강씨 집안을 상대하는 데 있어 최효진도 교양을 갖추기 귀찮았다.“왜? 어르신까지 끌어들여 너의 편에 서기를 바라? 오늘 누가 감히 내 조카며느리를 건드릴지 나야말로 두고 볼게!”늙은 강홍식의 얼굴은 붉으락푸르락했다.따귀는 고세연이 맞았지만 사실은 그의 얼굴을 때린 것과 다름없다.테이블의 분위기는 매우 어색해져 도저히 식사할 기분이 나지 않은 정유진은 자리로 돌아갔다.이때 경우성이 헛기침을 한 번 하며 분위기를 중화시켰다.“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지찬이를 찾는 거야.”솔직히 말해서 경우성과 최효진은 사돈 식구를 무시했다. 강지찬의 체면을 보지 않았더라면 강씨 집안에 발도 들여놓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강홍식도 큰외삼촌 앞에서도 횡포를 부리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요. 지찬이는 내 아들이고 당연히 잘 되길 바라요.”옆에 있던 고세연은 아무 말도 못 했다.마당으로 돌아온 정유진은 방경숙에게 저녁을 준비하라고 분부했다. 조금 전, 그쪽에선 다들 잘 못 먹었기 때문이다.방경숙이 말했다.“음식은 다 되었어요. 가면 못 드실 줄 알고 이미 주방에 준비하라고 했어요.”밥을 먹은 뒤, 경씨 가문의 세 식구가 떠나자 송지윤은 보양식 한 보따리를 들고 왔다.송지윤은 걱정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살 빠진 것 좀 봐요. 유진 씨, 건강 잘 챙겨요. 아이와 K그룹은 유진 씨가 지켜야죠. 그러다가 쓰러지면 지찬이가 돌아와서도 마음이 아프지 않겠어요?”진심이든 거짓이든 송지윤의 말은 듣기 좋았다.“걱정해 주셔서 감사해요. 전 괜찮아요. 이 물건들은 가져가세요.”“유진 씨를 주려고 산 거예요. 내가 가져가서 뭐 해요? 나중에 방 씨 아주머니보고 끓여달라고 하세요.”송지윤은 한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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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강지찬에게 아무런 소식이 없었지만 K그룹이 문을 닫을 리가 없다. K그룹은 많은 사람들을 먹고 살리기 때문이다.임우연은 비딩에 참가한 각 회사의 자료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정유진에게 전부 갖다 줬다.“정 대표님, 이 자료들은 최 부사장님과 이미 확인해 봤습니다. 대략적으로 분류를 했는데 비딩 시 협력 의사가 유력한 곳은 왼쪽 첫 번째이고 가운데는 비교적 유망한 회사입니다. 제일 높이 쌓아놓은 것은 비딩에 참여한 다른 회사들입니다.”“신경 써주셔서 감사해요.”그러자 임우연이 말했다.“제가 해야 할 일인데요. 고남준의 회사는 첫 번째 부분에 있습니다.”“네, 신경 써서 볼게요.”입찰이 곧 다가오기에 이런 것들을 반드시 먼저 알아야 했다.임우연도 방해하지 않고 문을 닫고 나갔다.자료 하나를 집어 들었을 때, 누군가가 사무실의 문을 두드렸다.“들어오세요.”강지현이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들고 들어와 그녀 앞에 놓더니 의자를 끌어당겨 맞은편에 앉았다.정유진이 바로 말했다.“바빠요.”강지현은 그녀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바쁜 거 알아요. 유진 씨, 나는 유진 씨를 해치지 않아요. 날 믿어요.”정유진은 이런 말에 대꾸하고 싶지 않았다.“할 말이 있으면 바로 하세요.”“고남준과 협력하지 말아요.”정유진은 어이가 없었다.강지현이 말을 이었다.“유진 씨는 강지찬 아니잖아요. 그 사람 쉽게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나를 믿어요. 협력하지 마세요.”정유진은 어리둥절했다.그녀는 강지찬이 아니기에 당연히 강지찬처럼 쇼핑몰에서 기세를 내세울 능력이 없다. 하지만 고남준과의 협력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해 본 적이 없다.그러나 그녀는 강지현의 이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느꼈다.“고남준이 서울로 올라온 건 사실 한몫 챙기기 위해서예요. 이제 강지찬이 없으니 수작이 더 많을 거예요.”강지현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나중에 전전긍긍하기보다는 처음부터 안 하는 게 나아요. K그룹을 등에 업고 서울에 발을 붙이려는 게 최종 목적이었지만 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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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강지찬에게 사고가 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구조대는 여전히 사람을 찾지 못했다.회의가 끝난 후 정유진은 강지아의 전화를 받았다.강지아는 전화기 너머에서 큰 소리로 울고 있다.“새언니, 이 사람들이 찾지 않으려 해요. 어떡해요, 우리 오빠를 아직 찾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이대로 포기할 수 있어요? 새언니, 이제 어떡해요. 우리 오빠 어떡해요, 자기를 구해주길 기다리고 있을지도...”일주일, 7일이 지났지만 이 사람은 살았는지 죽었는지 나타나지 않는다.온유한이 강지아의 핸드폰을 가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형수님, 구조팀도 인력과 물자 모두 여기에 쓸 수는 없어요. 우리가 돈을 더 준다고 해도 말을 안 들어요. 구조팀도 이미 최선을 다했어요. 며칠 동안 수십 킬로미터의 강을 모두 찾아다녔거든요.”정유진은 간단하게 한마디로 대답했다.“알겠어요.”휴대폰을 내려놓았을 때, 얼굴은 이미 눈물범벅이 되었다.‘지찬 씨, 진짜 못 오는 거예요?’강지아는 다음 날 돌아온 후 집에 도착하자마자 강홍식과 말다툼을 했고 방경숙은 정유진에게 전화를 걸어 집으로 와보라고 했다.서둘러 돌아갔지만 강지아는 진작 강홍식의 정원에서 한바탕 난동을 부렸다.바닥은 온통 난장판이라 발 디딜 틈이 거의 없다.강지아는 아직도 울고 있었고 왼쪽 뺨에는 손바닥 자국이 나 있었다.강지아의 얼굴을 본 정유진은 어두운 안색으로 말했다.“누가 때렸어?”강지아는 창피한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정유진은 강홍식과 고세연을 번갈아 보다가 고세연의 얼굴을 노려보며 물었다.“누가 때렸어?”고세연이 이내 입을 열었다.“나 아니야, 나 보지 마.”이 집안에 고세연이 아니면 강홍식밖에 없다.강홍식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목까지 시뻘게졌다.“딸을 때리는데 남의 허락을 받아야 해?”하지만 강홍식을 무서워할 강지아가 아니다. 이내 정유진의 옷깃을 잡으며 말했다.“새언니, 괜찮아요. 나나 오빠나 여태껏 살면서 이런 일이 없었겠어요? 따귀는 고사하고 오빠는 생사조차 알 수 없는데 아버지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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