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 Chapter 521 - Chapter 530

All Chapters of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Chapter 521 - Chapter 530

933 Chapters

제521화

류선의 두 번째 재판이 열리기 전 강지현은 마침내 그녀를 만나러 갔다.자리에 앉자마자 류선은 삿대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양심도 없는 자식! 나는 어떻게 너같이 배은망덕한 놈을 낳았을까, 애초에 너만 아니었다면 내가 이런 꼴을 당할 일도 없었을 텐데! 너를 낳으면서 내 건강이 나빠지지 않았더라면 이곳에 갇히지도, 면회 오는 사람 한 명도 없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야! 너는 그 양심 없는 너의 아빠와 똑같아. 다 나쁜 인간들이야!”류선이 말을 멈춘 후에야 강지현이 비로소 고개를 들었다.“욕 다 했어? 나 이제 가도 돼?”류선은 어리둥절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책상에 엎드려 울부짖었다.“세상에, 내가 차라리 죽는 게 낫겠어. 아들을 암만 잘 키워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 한평생 뼈 빠지게 노력한 이유가 누구 때문인데. 차라리 나를 죽여!”류선이 아무리 처절하게 울어도 강지현은 무표정이었다. 마치 맞은편에서 울고 있는 사람이 친엄마가 아닌 것처럼 말이다.강지현이 계속 아무 반응이 없자 류선은 그제야 울음을 멈췄다.건너편 아들을 매섭게 쳐다보며 말했다.“너는 너의 그 양심 없는 아버지보다 더 냉혈한 인간이야.”강지현은 반박하지 않았다.“할 말이 있으면 해.”류선은 하나뿐인 아들을 보며 또 슬퍼했다.“나 이렇게 됐는데 무슨 일이 있겠어? 네가 보고 싶어서 그러지. 혹시 누가 괴롭히지는 않았는지 말이야. 지현아, 나는 너의 엄마야. 너를 해칠 리가 있겠니?”이 한마디에서 유선의 슬픔이 어느 정도 진심임을 알 수 있었다.하지만 강지현의 표정은 변함이 없다. 류선이 아무리 흐느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류선은 오랫동안 감옥에 갇혀 있는 바람에 바깥일은 전혀 모른다.강지현의 회사가 이미 강지찬에게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또다시 강지찬을 욕하기 시작했다.“아들, 걱정하지 마. 성원이 없어도 너에게는 내가 있잖아. 우리 집 금고, 어디에 있는지 알지? 그 안에 계약서 양도 협의서가 있어.”그녀는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너의 아버지가 술
Read more

제522화

“대표님, 어르신께서 저택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사모님과 함께요.”서류를 보고 있던 강지찬은 알았다고 대답했다.이때 장형준이 말했다.“둘째 도련님도 들어갔습니다. 조예원과 헤어진 것 같아요.”강지찬은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백미러로 장형준을 바라봤다.“언제?”“둘째 도련님은 금방 이사했습니다. 조예원과 언제 헤어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강지찬은 코웃음을 쳤다.“자리는 잘 찾아가네.”강지찬은 지금 바쁘다. 회사도 바쁘고 아내의 마음을 얻기도 쉽지 않다. 다른 사람을 상대할 시간이 없다.유치원에 연우를 데리러 갔다.녀석은 오늘 학교 공연에서 선생님께 칭찬을 받았다며 아빠를 보자마자 기뻐하며 자랑했다.강지찬은 한 손으로 아이를 안았다. 부녀의 비주얼은 매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차에 올라타자 장형준이 말했다.“대표님, 방금 누군가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던 것 같아요.”강지찬의 얼굴이 어두워졌다.“확실해?”장형준이 말했다.“확실합니다. 아직 유치원 근처에 있을 거예요. 올 때는 없었어요.”강지찬이 미처 대답하기 전에 장형준이 계속 말을 이었다.“아가씨를 보호하도록 비밀리에 사람을 붙여 어린이집 전반을 감시하도록 하겠습니다.”아이 앞에서 강지찬은 말을 아꼈다.이때 연우는 호기심 어린 얼굴로 물었다.“아빠, 또 나쁜 사람이 날 잡아가요?”강지찬은 솔직히 말해야 할 것 같아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무섭지 않아?”“안 무서워요. 엄마, 아빠가 나를 지켜줄 거니까.”연우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유치원에서 아빠가 데리러 올 때까지 얌전히 기다릴게요. 아빠가 최고예요!”녀석의 표정은 가끔 강지찬과 똑같다.강지찬은 마음이 너무 뿌듯했다.의기양양한 얼굴로 연우를 회의실까지 안고 왔다.회사 대표가 아이를 안고 들어오는 것을 본 직원들은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임우연은 서둘러 작은 의자와 책상을 가져와 강지찬의 옆쪽에 놓았다.딸을 의자에 앉힌 뒤, 차가운 얼굴로 주위를 보며 말했다.“멍하
Read more

제523화

화요일 오후, 장형준은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다.하지만 강지찬은 방심하지 않았다. 수요일 오후, 그와 정유진은 연우를 데리러 갈 수 없다. 장형준더러 여러 명과 함께 가서 연우를 유치원에서 데려오라고 했다.시찰 프로젝트는 강지찬이 지난해 정유진에게 제안했던 것이다. 그래서 정유진과 함께 진행했다.공사장에 도착한 후 하늘에서... 비가 내렸다. 다행히 봄비라 많이 쏟아지지는 않았다.강지찬은 정유진에게 우산을 받쳐주며 눈앞의 공터를 가리켰다. 마치 그녀에게 자신이 이뤄낸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지금 눈에 보이는 산과 땅은 모두 내 것이야. 당신 회사가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정유진은 강지찬을 보며 말했다.“지금 병 주고 약 주는 거예요?”그녀에게 온갖 핍박을 한 것은 강지찬이다. 친어머니의 생명으로 그녀를 위협했지만 연우 인테리어가 더 큰 회사로 거듭날 수 있게 지원해 주고 있는 것도 강지찬이다.강지찬은 자신의 악행에 대해 핑계를 대지 않고 정유진의 눈만 쳐다봤다.“그럼 이번 약은 안 먹을 거야?”정유진은 이를 악물었다.“먹어요! 당연히 내가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강지찬은 흐뭇한 얼굴로 말했다.“나 강지찬 여자답네. 호불호가 확실하고. 역시 내 마누라야.”정유진은 어이가 없었다.어떤 사람들은 파렴치해 보이지만 전혀 가식적이지 않다.이번에 시찰에 나선 사람은 적지 않다. K그룹의 프로젝트 관계자와 몇몇 임직원 외에 정부 인원들도 있었다.일행은 검은 우산을 들고 시찰을 하며 큰 기세를 내뿜었다.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는 별로 영향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비가 점점 더 거세졌다. 질척이는 길 때문에 하이힐을 신은 정유진은 걷기 힘들었다.“차 안에 신발이 있으니 사람을 시켜 가져오라고 할게.”강지찬이 경호원에게 지시하려 할 때, 정유진이 그의 팔을 잡았다.“아니에요. 거의 끝나잖아요. 조금만 버티면 돼요.”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상황에 사소한 일로 이슈가 되고 싶지 않았다.“사람 부르지 말아요...”말을 마치
Read more

제524화

정유진은 긴 꿈을 꾼 기분이었다.꿈속에서 그녀는 관중석에 앉은 관중처럼 강지찬과의 삶을 다시 한번 돌이켰다.거듭된 오해와 갈등, 거듭된 실랑이와 소외...두 사람 모두 한 발 크게 앞으로 내디뎠지만 이런저런 사고로 다시 한 발짝 물러서기도 했다.정유진은 너무 힘들었다. 왜 하필 강지찬이라는 사람을 만났을까?만약 이 사람이 없었다면 현재 사업은 그저 그랬을지 모르지만 인생은 결코 지금처럼 오르락내리락하지 않았을 것이다.갑자기 너무 피곤했다. 눈을 감고 잠을 푹 자고 싶었다.수술실 밖에서 강지찬은 온유한의 멱살을 잡고 분노한 사자처럼 외쳤다.“상황이 좋지 않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수술이 잘 됐다며. 그런데 좋지 않다고? 안 돼! 절대 용납할 수 없어! 반드시 살려내야 할 거야!”강지찬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온유한은 가능한 한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칼은 사람을 죽이기 위해 찌른 거야. 빗나갔으니 다행이지 조금만 더 왼쪽으로 찔렀다면 바로 그 자리에서 죽었을 거야. 진정해.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할 테니. 지금은 그저 최악의 상황을 말하는 것뿐이야. 마음의 준비를 잘해. 잊지 마. 집안의 어르신들은 아직 몰라. 너의 장모님의 몸은 더 이상 자극을 받으면 안 돼.”화가 잔뜩 났던 강지찬은 마침내 조금씩 냉정해졌다.연우는 이미 다른 사람에게 맡겼다. 내일 온미정이 휴가이기에 장형준더러 온미정의 집에 데려가라고 했다.정씨 집안 어르신 두 분에게 강지찬은 거짓말할 수밖에 없었다. 정유진과 시찰을 하러 갔다가 이틀 후에 돌아온다고 했다.이 거짓말을 두 어르신이 믿을지 안 믿을지 모르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정유진은 아직 중환자실에 누운 채 온몸에 튜브를 잔뜩 꽂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무기력해 보였다.강지찬은 미칠 것만 같았다. 병실 밖을 지키며 유리창을 통해 침대에 누워있는 정유진을 바라봤다.장형준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대표님, 김주환이 다른 사람에게 지시받은 것을 인정하지 않아요. 그저 대표님에게 복수하기 위해 한 것이라고 강
Read more

제525화

강지찬은 입술을 닦았다. 핏자국은 없었지만 왼쪽 얼굴이 조금 저렸다.강지현을 싸늘하게 쳐다보았다. 상대하기 싫어 창가로 다가가 병실 안에 있는 정유진을 뚫어지게 쳐다봤다.강지현은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했다.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정유진을 보고는 믿기지 않는 얼굴이었다.“유진 씨가 형을 위해 칼을 맞았어? 유진 씨가 왜 형의 칼을 막은 것인데?”강지찬은 그제야 강지현을 발견했다. 순간 정신이 든 듯 두 손으로 강지현의 멱살을 움켜잡았다.그리고 죽일 듯이 노려보며 말했다.“네가 김주환을 매수한 거야?”강지현은 아직도 조금 전의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었다.“유진 씨가 왜 형 대신 칼을 맞는 것인데? 유진 씨의 처음을 앗아가고 결혼까지 강요했어. 형 때문에 죽을 고비까지 넘긴 사람이야. 그런데 유진 씨가 왜 형 대신 칼을 맞는 거냐고?”“내가 남편이고 아이 아빠니까.”강지찬은 큰소리로 외쳤다.“나를 사랑하니까!”강지현은 두 눈을 부릅떴다. 눈에는 붉은 핏발이 무섭게 서려 있었다.“유진 씨는 형을 사랑하지 않아! 충분히 비참하게 만들었잖아. 무슨 근거로 형을 사랑한다고 자신하는데?”강지찬의 이마에 힘줄이 드러났다.“도대체 누가 유진 씨를 해치는 것인데? 강지현,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 도대체 미안한 짓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네가 제일 잘 알잖아. 약점을 잡히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죽기보다 못한 삶을 살게 할 것이니까!”말을 마친 강지찬은 손을 들어 강지현에게 주먹을 날렸다.그의 주먹은 강지현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얻어맞은 강지현은 바닥에 넘어졌다. 입꼬리가 찢어졌다.강지찬은 강지현을 때린 뒤, 다시 중환자실의 정유진을 바라봤다. 작은 움직임 하나라도 놓칠세라 모든 시선을 집중했다.바닥에 넘어진 강지현은 한참 만에 일어섰다.지금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벤치에 앉아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다.정유진이 마음에 걸려 두 사람은 잠시 휴전상태에 들어갔다.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았다.결국 온유
Read more

제526화

하루 더 지켜본 결과, 정유진의 상태는 더욱 안정되었다. 목숨이 더 이상 위태롭지도 않았다. 병원에서는 그제야 일반 병실로 옮기게 했다.정명학과 이명자도 왔다. 정유진이 깨어 있는 것을 보고 눈물만 흘렸다. 적어도 기절하지는 않았다.일의 경과를 안 두 어르신은 그저 한탄만 할 뿐이었다.정유진이 강지찬에 대해 별로 감정이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목숨마저 아까워하지 않았다. 그녀의 감정이 얼마나 깊은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제는 알 것 같았다.오해가 많아지고 모순이 많아져 그녀 자신도 자신의 마음을 알 수 없게 되었다.병실에는 또 강지찬만 남았다.강지찬은 그녀가 깨어나기만을 기다렸다. 며칠 동안 잠을 자지 못했고 입고 있는 옷도 장형준이 병원으로 가져온 후 갈아입은 것이다.정유진이 깨어난 후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는 틈을 타 강지찬은 샤워했다. 면도까지 하니 훨씬 깨끗해 보였다.눈 밑 다크서클에 정유진도 깜짝 놀랐다.하지만 얼른 시선을 피했다. 정유진은 자신이 강지찬을 위해 칼을 막았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 듯했다.지금 돌이켜보면 그 순간 그녀는 정말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부모도 자식도 생각하지 않고 일촉즉발의 순간에 거침없이 몸을 던졌다.지금 생각하면 너무 무서워서 더 깊게 생각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인공호흡기를 뗀 정유진은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얗다.강지찬은 면봉을 가져와 물을 묻히더니 그녀의 마른 입술을 꼼꼼하게 적셔주었다.“물 마실래?”요 며칠 강지찬은 매일 조급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말을 별로 하지 않아 목소리가 한껏 잠겨있었다.확실히 물을 마시고 싶었던 정유진은 ‘응'이라고 대답했다.강지찬은 빨대가 달린 물컵을 가져와 몇 모금 마시게 했다.이후, 두 사람 모두 말을 하지 않았다. 병실에는 이상한 침묵이 흘렀다.강지찬은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정유진이 깨어나기 전, 만약 이 여자가 죽으면이라는 생각에 안절부절못했다.이 사실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서 하루 종일 중환자실 밖에 서서 눈 하나
Read more

제527화

정유진의 상처는 다행히 잘 회복되어 인제는 일어나 앉거나 화장실도 혼자 갈 수 있게 되었다.요 며칠 강지찬은 병원을 사무실처럼 거의 살다시피 했고 정유진의 곁을 한 발짝도 떠나지 않았다.원래는 간병인도 있었지만 간병인에게 실력 발휘할 기회가 없었다.모처럼 두 사람은 며칠 동안이나 아무런 탈 없이 조용히 지냈다.“새언니, 오빠는요?”강지아가 고개를 내밀고 들어왔다.“옆 칸에서 회의 중이야.”“그럼 내가 언니와 같이 있을게요.”요 며칠 강지아가 와서 많이 도와줬다. 아침저녁으로 연우를 데려다주고 일이 없으면 병원에 와서 정유진을 돌봤다.“쇼 디자인 때문에 바쁘잖아요. 볼일 보세요. 전 괜찮아요.”“시안은 주최 측에 보냈어. 그쪽 피드백을 기다리는 중이야.”강지아는 옆 방의 닫힌 문을 보고 목소리를 낮추었다.“새언니, 언니가 모르는 일이 하나 있어요.”“뭔데?”“강지현이 매일 오는데 장형준이 밖에서 막고 있어요.”강지아는 말을 하며 눈짓을 했다.“우리 오빠가 지금 언니를 보물보다 더 소중히 여기고 있어요.”강지아는 예전에 강지현을 둘째 오빠라고 불렀다.하지만 두 사람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은 정유진은 말머리를 돌렸다.“경찰에서는 별 연락이 없어?”“오빠가 말 안 했어요?”사실 요즘 두 사람은 서로 대화를 많이 하지 않았다. 대부분 강지찬이 ‘배고프지 않아?’ ‘목이 마르지 않아?’ ‘힘들지 않아’ 등 묻는 것이 전부였다.“오빠는 김주환의 배후에 누군가가 있을 거라고 의심해요. 경찰더러 고세연을 여러 번 조사하라고 했지만 소득이 없어요. 김주환은 우리 오빠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그런 거라고 딱 잘라 말하고 있고요. 경찰이 아무리 물어도 입을 열지 않아요.”김주환을 떠올린 강지아의 안색도 좋지 않았다.“오빠가 그러는데 김주환더러 평생 바깥의 빛을 볼 생각을 하지 말라고 했대요.”정유진도 김주환이 강지찬에게 복수하기 위해 살인하려 했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이때 장형준이 문을 두드리며 들어왔다. 조예원이 아래층에서 기다린다고
Read more

제528화

눈빛은 차분했지만 말투에서는 답답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화를 내지는 않았다.강지찬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당연히 부족하지.”말을 마친 뒤 또다시 다가갔다.이번에는 입만 맞추고 놔주는 게 아니라 깊은 키스를 나눴다.하지만 상대방의 건강을 생각해 힘을 쓰지 않았다. 그저 그녀의 입술만 물고 이리저리 거칠게 뒤척였다.정유진은 심장이 떨렸다. 몸에 힘이 없어서인지 강지찬을 밀어내지 않았다.일주일간 병원에서 휴식을 취한 정유진은 끝내 퇴원했다.이명자와 정명학은 그녀가 걱정되어 같이 부경원으로 갔다. 정유진의 몸이 완전히 나으면 돌아가겠다고 했다.그동안 최의현은 성원을 완전히 인수했고 연우 인테리어도 노을빛 프로젝트를 따내게 되었다.이런 결과는 참으로 아이러니했다. 정유진은 운명을 믿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이 모든 운명의 굴레가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에이프릴 홀, 강지찬은 한참 동안 오지 않았다. 한규진이 전화를 여러 통 걸지 않았더라면 마누라와 아이를 두고 달려와 술을 마시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우리 강 대표님은 이제 정말 가정적인 남자가 다 되었어, 전화를 여러 번 하지 않으면 쉽게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니 말이야.” 강지찬은 아무도 없는 소파에 털썩 앉으며 입꼬리를 올렸다.“가족이 없는 것들이 내 마음을 어떻게 알겠어.”최의현도 장난기 섞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우리는 당연히 급이 안 되지. 만약 어떤 여자가 나를 위해서 목숨을 바친다면 매일 집에 두고 황제처럼 모실 거야.”강지찬도 이 말이 듣기 싫지는 않았다.한규진이 물었다.“결혼식 한다고 하지 않았어? 날짜는 정했어?”“아직. 유진이의 몸이 회복되지 않았어. 하지만 이미 준비하고 있어.”장모님과 장인어른이 계실 때 강지찬도 기회를 봐서 언급할 생각이다.결혼은 반드시 성대하게 할 것이다. 급해서는 안 된다.화장실에서 나온 최의현은 낄낄대며 말했다.“내가 누굴 봤는지 알아맞혀 볼래?”“누군데?”최의현은 강지찬을 보며 말했다.“고남준. 우리가 하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
Read more

제529화

강지찬은 실검에 오른 사실을 모른 채 집에 들어갔다. 샤워한 뒤 정유진이 방문을 잠그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흐뭇해하며 슬그머니 침대에 올라가 사람을 끌어안고 잤다.다음날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장형준이 난처한 표정으로 다가와 보고했다.“대표님, 어젯밤 미키 씨와 함께 실검에 오르셨습니다.”강지찬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장형준이 계속 말했다.“못된 소리를 하는 패거리들이 있어요.”강지찬에게 캡처 사진을 몇 장 보여주자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이런 스캔들이 아무렇게 떠도는 것은 상관없다. 하지만 여론의 움직임이 확실히 잘못되었다. 쓰레기라고 욕하는 것은 상관없다. 하지만 정유진과 미키를 비교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심지어 정유진의 개인 정보까지 낱낱이 파헤쳤다. 대학 시절 사진까지 인터넷에 떠돌았다.그녀가 평범한 집안 출신이라는 것을 알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다.“운이 좋네. 역시 얼굴만 반반하면 인생 승리라니까. 재벌 집에 시집갈 수도 있고 말이야.”“원래 남자친구가 있었대요. 그런데 강지찬과 어울린 후에 전 남자친구를 바로 차버렸대요.”“미키와 비교할 수 없죠. 우리 미키는 자신의 실력으로 한 걸음씩 걸어 여기까지 왔어요. 남의 침대에 기어올라 재벌 집에 들어간 여자와는 다르죠.”어떤 사람은 연우와 정유진이 출국한 4년간의 일에 대해 이야기했다. 네티즌들의 추측이 난무했고 심지어 연우는 외국에서 다른 남자와 만나 낳은 아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강지찬은 정유진에 대해 불만이 많아 결혼식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누군가 정유진이 아이를 안고 유치원에 가는 사진을 올렸다. 아이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었다.강지찬은 인상을 찌푸렸다.“실검을 내리지 않고 멍하니 뭐해?”장형준이 얼른 대답했다.“이미 홍보팀에서 연락했습니다.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강지찬은 어두운 얼굴로 위층으로 올라갔다.세수를 마친 정유진은 2층 거실에서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다. 강지찬이 올라온 것을 보고는 싸늘한 눈빛으로 힐끗 바라봤다.그녀의 눈
Read more

제530화

강지찬이 집에 온 이유는 어르신의 헛소리를 듣기 위해서가 아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아이는 내 아이예요. 와이프도 내 와이프이고. 결혼 준비 중이에요. 날짜는 아직 정하지 않았어요. 확정되면 알려드릴게요.”이 말은 내 결혼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할 권리가 없으니 때가 되면 제시간에 결혼식에 참석하라는 뜻이다.테이블을 치는 소리가 또 들렸다. 이전 소리보다 더 크게 들렸다.손바닥이 아팠는지 강홍식의 얼굴이 좀 어색해 보였다.강지찬은 차가운 눈빛으로 쳐다봤다. 영감탱이가 또 무슨 일을 꾸미려는지 궁금했다.“이 결혼 허락할 수 없어. 정유진 그 아이, 강지현과의 사이도 불분명해. 강씨 집안이 그런 사람 때문에 얼굴에 먹칠할 수는 없어!”강지찬이 말했다.“아버지가 허락하지 않는 거예요, 아니면 고세연이 싫다고 하는 거예요?”강홍식의 표정이 변했다.아들 앞에서 줄곧 나약한 사람이었다. 방금 책상을 치는 것으로 모든 용기를 다 써버렸다. 강지찬의 차가운 눈빛에 강홍식은 저도 모르게 주눅이 들었다.이런 모습을 보면 몰래 엿보던 고세연은 화가 나 죽을 지경이다.고세연이 아무리 구슬리고 달래도 강홍식은 변하지 않았다. 그렇게 나약해 빠졌으니 이렇게 큰 가업을 아들에게 빼앗겼겠지... 그저 황제의 눈치를 보고 있는 아버지에 불과했다.“그게, 그게 세연이와 무슨 상관인데?”강홍식의 얼굴이 빨개졌다.“너의 아버지는 나야. 결혼에 대해 충분히 발언권이 있어. 오늘 똑똑히 얘기할게. 정유진 같은 여자를 우리 집에 들일 생각 마, 난 허락할 수 없어.”말을 마친 후, 빠른 걸음으로 위층에 올라갔다. 혹시라도 강지찬이 화를 낼까 봐 겁이 났다.강지찬은 화가 나서 저녁도 먹지 않고 갔다.며칠 후 강홍식은 강지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본인은 몸이 좋지 않다며 강지찬더러 친척의 생신 잔치에 대신 참석하라고 했다.강지찬이 집안의 친척과 친구들을 방문하는 일은 모두 강홍식이 도맡아 했다. 강지찬은 그런 일에 신경 쓰지 않았다.이참에 정유진을 친척들에게
Read more
PREV
1
...
5152535455
...
94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