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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Chapter 501 - Chapter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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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1화

“대표님, 사모님이 강지현을 찾아갔습니다.”장형준은 강지찬의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지금 어디에 있는데?”“상록수 별장이요.”한참 뒤에야 강지찬이 입을 열었다.“강지현이 정유진에게 잘 보이기 위해 성원을 고남준에게 줄 가능성이 크겠네.”장형준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말했다.“사모님은...”강지찬은 정유진이 자기를 믿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5년 전처럼 정유진은 결국 강지현에게 의지하게 되었다.담배에 불을 붙이고 모질게 한 모금 빨았다.장형준은 담배를 든 대표의 손이 떨리는 것을 발견했다.“대표님, 어르신은 아직 병원에 있어요... 이번에는 안 갈 겁니다.”강지찬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어르신의 몸이 좋아지고 강지현이 연우를 구해주면 정유진은 분명 가족을 데리고 5년 전처럼 강지현을 따라 저 멀리 갈 것이다.5년이 지났지만 모든 것이 변하지 않았다.“고남준에게 전화해서 얘기해. 강지현과 거래하면 그 후에 내가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른다고. 그때 가서 후회하지나 말라고.”강지찬은 냉혹한 얼굴로 말했다.“강지현이 감히 성원으로 도박을 하겠다 이것이지? 그럼 나는 K그룹을 걸지. 같이 살고 같이 죽는 거야!”장형준은 흠칫 놀랐다.“대표님, 흥분하지 마세요.”하지만 장형준의 말이 강지찬의 귀에 들어올 리 만무했다.“이번에는 절대 정유진을 떠나보내지 않을 거야.”장형준의 손에서 차 키를 빼앗아 바로 운전석에 앉았다.병원 주차장에 도착하니 정유진도 마침 도착했다.바람막이 유리를 사이에 두었지만 그녀가 화가 났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강지찬은 그녀가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성큼성큼 다가와 그녀를 차에서 끌어 내린 후 뒷좌석에 밀어 넣고 본인은 운전석에 앉았다.정유진이 반응하기도 전에 문을 잠그고 시동을 걸었다.“뭐 하는 거예요?”정유진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강지찬은 미치광이이다. 특히 화가 나면 아무도 그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차는 병원을 떠나 빠른 속도로 도로를 달렸다.정유진은 병원 엄마 생각에 멘붕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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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강지찬은 정유진을 침대에 꽉 눌렀다. 미친듯한 눈앞의 남자는 그녀를 섬뜩하게 만들었다.“강지찬, 이거 놔요!”강지찬은 당장이라도 그녀를 삼킬 것 같았다.“놓으라고? 강지현 그 새끼와 또 멀리 도망가려고?”정유진은 이런 강지찬이 진짜 미쳤다고 생각했다.“딸이 지금 행방불명이에요. 엄마는 아직도 중환자실에 있고요. 그런데 다른 사람과 같이 멀리 도망간다고요? 강지찬 씨, 함부로 넘겨짚지 말아요. 강지현에게 도움을 청했을 뿐이에요.”강지찬은 그녀의 턱을 잡았다. 안색이 극도로 나빠졌다.“강지현에게 도움을 청한다고? 그래 강지현이 뭐라고 해? 성원과 아이를 바꿀 수 있다고 했어? 그래서 감동받아서 미치겠어?”강지찬은 정유진의 턱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 그녀를 꼼짝 못 하게 하기 위해 그녀의 몸 위로 올라탔다.“그래요. 감동받았어요. 연우를 위해 성원을 포기할 수 있대요. 당신은요? 할 수 있어요?”“정유진, 너...”강지찬의 눈시울이 시뻘게졌다.“지독하다. 지독해!”그러다가 갑자기 머리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강하게 키스를 퍼부었다. 그녀의 몸부림과 두려움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옷을 찢어버렸다.정유진은 온몸이 부서질 것 같았다. 강지찬은 악을 쓰며 그녀를 괴롭혔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욕할 힘도 없었다.결국 완전히 기절했다.어지러워진 침대와 자기 아래에 있는 여자를 본 강지찬은 그저 이 모든 것이 통쾌하고 만족스러웠다.부드럽게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모처럼 상냥한 얼굴로 말이다.“나 강지찬, 원하는 여자는 얼마든지 내 옆에 둘 수 있어. 그런데 왜 하필 당신 같은 여자에게 마음이 쏠린 것일까?”정유진은 온몸이 땀범벅이 되었다. 볼은 장미꽃처럼 붉게 물들었다.강지찬은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사람을 안아 들고 천천히 일어나 욕실로 가서 물을 틀어놓고 샤워를 했다.정유진이 깨어났을 때, 깨끗하고 편안한 침대 위에 다소 익숙한 잠옷을 입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조금은 낯설고 익숙한 천장을 바라보던 그녀는 한참 후에야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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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화

아니나 다를까 밖에 경호원들이 많이 늘었다. 그녀가 나오는 것을 보고 하나둘씩 경계하는 표정이다.이 인간은 또 이 수법을 쓴다!정유진은 다시 집으로 돌아와 한참 동안 휴대전화를 찾았다. 하지만 어디에도 없었다.아주머니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어색하게 말했다.“사모님, 그만 하세요. 핸드폰은 대표님께서 가져가셨어요. 우리에게 빌려주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어요.”정유진은 소파에 주저앉았다. 너무 화가 나 온몸이 덜덜 떨렸다.아주머니는 얼른 저녁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정유진은 힐끗 바라만 보고 위층으로 올라갔다.강지찬은 늦게 집으로 돌아왔다.정유진은 침대에 누운 채 차가운 눈빛으로 그가 들어오는 것을 바라봤다. 그의 손에는 쟁반을 들고 있었다.“일어나서 뭐 좀 먹어.”강지찬이 침대 옆에 앉더니 방의 불을 켰다.방안이 밝자마자 정유진의 증오에 찬 눈빛과 마주쳤다.“강지찬, 나 당신 고소할 거야.”“뭐로 고소할 건데?”강지찬은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내가 어제 힘을 너무 줘서 걷지 못한 것으로?”“이 나쁜 자식!”이런 욕에 강지찬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나쁜 자식?그는 정유진이 충분히 자비를 베풀었다고 생각했다.“일어나 죽 좀 먹어. 밥도 안 먹고 굶어 죽을래?”“당신에게 강요당하는 것보다 만 배나 나아요!”강지찬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당신이 죽으면 연우에게는 나밖에 없어. 그때 가서 계모라도 생기면 땅밑에서 눈을 감을 수나 있겠어?”정유진은 눈앞의 사람들을 보며 이런 사람에게 이렇게 오랫동안 매달려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전에 잠시나마 그 때문에 마음이 약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먹을래 말래? 안 먹을 거면 한 번 더 할까?”강지찬은 옷의 단추를 풀었다.“지금은 소중하다고 아끼지는 않을 거야.”정유진은 진심인 것 같은 그의 말에 벌떡 일어섰다.많이 늦은 시간이라 강지찬은 죽 한 그릇만 가져다주었다.정유진은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죽을 먹었다. 만약 그녀의 눈빛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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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고남준은 엄제후와 엮인 일련의 흑역사를 찬찬히 들여다봤다. 어떤 것들은 심지어 많은 돈을 주고 겨우 삭제한 자료들이다. 보면 볼수록 화가 나서 휴대폰을 깨뜨릴 뻔했다.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을 때 엄제후의 전화가 걸려왔다.상대방이 전화로 욕설을 퍼부었다. 엄제후도 이 내용을 받았다.“무슨 짓이야? 어떻게 강지찬을 건드릴 수 있어? 이 자료들이 터지면 나뿐만 아니라 너의 고씨 집안도 영향을 받게 된다는 거 몰라?”고남준은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 분명 빈틈없이 잘 처리했는데 말이다. 경찰에서 그 여자를 찾아도 못 자기가 배후에 있는 것은 알지 못할 거로 생각했다.그런데 강지찬은 아이가 그의 손에 있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고창원과 엄제후 쪽에서도 손을 댔으니 지금은 정말 진퇴양난이다.“제후야, 성원이 곧 내 손에 들어올 거야. 그런데 지금 나더러 그만하라고?”“그럼 내가 망하는 걸 보겠다는 거야? 만약 또 사고가 나면 너의 아버지는 두 번 다시 나를 안 볼 거야. 게다가 너와 고씨 집안까지 연루되었으니 나를 죽도로 미워하겠지.”고남준이 망설이자 엄제후가 타일렀다.“성원이 없으면 다른 것으로 보여주면 되잖아. 천천히 해. 조급해하지 말고.”두 사람은 오래 통화했다. 결국 고남준은 엄제후를 무너뜨리는 것이 두려워 강지찬의 심기를 더는 건드리지 못했다.정유진은 밤늦게까지 잠을 자고 일어났다. 아침 식사를 하러 내려가지 않고 양치를 한 뒤 침대에 털썩 누웠다.부경원을 나갈 수 없으니 누워있을 수밖에 없다.커튼을 치지 않아 바깥이 맑은지 흐린지 알 수 없었다. 그저 마음이 무거웠다.심지어 연우가 그녀를 부르는 것 같은 환청까지 생겼다.자신이 미쳤다고 느끼며 자조적으로 웃었다.그러나 그 ‘엄마' 소리는 점점 더 선명해졌고 발소리까지 났다.정유진 벌떡 일어났다. 환청이 아니다!정말 연우가 그녀를 부르고 있다.바로 그때, 누군가 침실 문을 활짝 열었다. 이내 작은 그림자가 뛰어 들어왔다.“엄마, 엄마.”“애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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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화

방경숙은 사람들에게 풍성한 점심을 준비하게 했다.세 식구가 집에서 점심을 먹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분이 좋은 강지찬은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정유진은 웃지 않았지만 연우는 기분이 좋았다.녀석은 할머니가 입원한 줄도 몰랐다. 정유진은 차마 녀석에게 알릴 수 없었다. 녀석은 아직 엄마 아빠와 함께 밥을 먹는 기쁨에 잠겨있었다.방경숙은 기뻐서 옆에서 눈물을 훔쳤다.밥을 먹고 정유진은 연우를 데리고 낮잠을 자러 갔다.이 일이 연우에게 트라우마를 남길까 봐 특히 걱정했다. 다행히 연우는 그녀가 보고 싶었다고만 할 뿐 두려운 기색이 없어 보였다. 이내 그녀의 품에서 잠이 들었다.강지찬은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 밥을 먹고 외출했다.그는 며칠 동안 회사에 가지 않았다. 먼저 병원에 가서 정명학에게 연우를 데려왔다고 알렸다. 장모님을 본 후 K그룹으로 갔다.프런트 데스크 직원은 그를 보자마자 공손하게 인사했다.“강 대표님, 성원의 강 대표님이 왔습니다. 위층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강지찬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웃는 듯 말 듯 한 얼굴로 프런트 직원을 바라봤다.“죽겠어요. 우리 강 대표님은 왜 점점 더 멋있어 지고 있는 것일까요?”“그러게 말이에요. 며칠 안 보니까 더 멋있는 것 같아요.”위층에서 최의현과 강지현은 눈을 부릅뜬 채 마주 보고 있었다.최의현은 너무 답답했다. 당장이라도 웃음이 터질 것 같았다.너무 통쾌하다. 정말 통쾌하다. 크게 웃고 싶다.전에 성원을 차지하기 위해 역겨운 강지현의 얼굴을 얼마나 많이 보았던가?지금은 상대방이 먼저 와서 계약서를 체결한다.뜻밖에 다른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정말 물어보고 싶다. 혹시 고남준의 세컨드가 아니냐고...강지찬이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고남준은 감히 빼앗을 배짱이 없다.강지찬이 들어오자 최의현은 끝내 참지 못하고 웃으며 강지찬에게 말했다.“강 대표가 계약서 쓰러 왔는데 한참 기다렸어.”강지찬은 외투를 벗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아내와 애랑 같이 밥을 먹느라 늦었어. 잠까지 재우고 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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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6화

강지현이 발걸음을 떼자 최의현은 폭소를 터뜨리며 웃음을 멈추지 못 했다.“강지현이 들어오는 표정을 네가 못 봐서 그래. 영상 찍지 못한 게 정말 아쉽네. 그런데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한 거야? 고남준 그쪽은 해결됐어?”“해결됐어.”강지찬은 무표정한 얼굴이다.“시간 내서 술 한잔하기로 했으니까 그때 같이 가.”최의현은 멈칫했다.“무슨 뜻이야? 그 인간, 계속 서울에 있겠대?”강지찬은 ‘응’이라고 대답했다.최의현은 더 이상 웃을 수 없었다.“왜? 너무 뻔뻔한 거 아니야?”강지찬은 고남준의 생각을 추측할 기분이 아니다.“나중에 다시 생각해. 성원 쪽은 이제 너에게 맡길게. 서둘러 하루빨리 재상장할 수 있도록.”최의현이 두 손을 비비며 말했다“내일 당장 성원으로 짐 옮길게. 강지현 사무실은 인테리어가 그런대로 괜찮은 것 같았어. 새것들이라 바로 쓸 수 있겠더라고. 다만 성원의 오래된 직원들이 많이 나갔어. 그 사람들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이런 작은 일들을 강지찬은 신경 쓰기 귀찮았다. 회사의 급한 용무를 처리한 후 다시 연우 인테리어에 갔다.연우 인테리어는 요즘 강예중이 보고 있다. 정유진이 요즘 일이 생겨서 회사에 못 나간다고 강지찬이 강예중에게 전했다. 일이 생기면 바로 전화하라고 했다. 바로 사람을 보내 도움을 주겠다면서 말이다.연우 인테리어 직원들은 어리둥절했다. 정유진의 집에서 사고가 있다는 소식은 들었다. 하지만 강지찬과 정유진이 부부인 이상 굳이 옆에 있는 사람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연우 인테리어는 K그룹의 든든한 백이 있다. 굳이 걱정할 필요 없었다. 연우 인테리어에서 나온 강지찬은 추호에게 길을 막혔다.“강 대표님, 누나가 전화를 계속 안 받는데 어떻게 된 거예요?”며칠 동안 추호는 병원을 몇 번이나 돌아다녔지만 정유진을 만나지 못했다.사람이 안 보이고 전화도 안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무슨 일인데요?”강지찬은 이 자식을 상대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추호는 건들건들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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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강지찬은 저녁 6시가 넘은 후에야 부경원으로 돌아왔다. 마침 정유진과 연우와 같이 저녁 식사를 했다.집에서 반나절이나 쉰 탓에 연우는 학교에 가고 싶다고 중얼거렸다. 학교의 친구들과 선생님이 그립다고 했다.유치원 쪽은 이미 정비가 끝나 마침 월요일에 다시 개원했다.다음날 강지찬은 연우를 직접 학교에 데려다줬다. 그러면서 유치원 한 바퀴를 돌아봤다. 정원에 카메라와 경비원이 대거 늘었고 담벼락도 반 미터 높아졌다. 후문까지 경비원 두 명을 배치했다.그리고 각 반에 생활 선생님이 한 명 더 추가되었다.원장은 강지찬을 직접 데리고 유치원을 한 바퀴 돌았다. 그리고 식은땀을 닦으며 힘든 얼굴로 강지찬을 대문 밖까지 바래다줬다.차에 탄 후 장형준이 보고했다.“대표님, 사모님이 집에서 화를 내세요.”“방씨 아주머니에게 얘기해. 부수고 싶은 거 있으면 얼마든지 부수라고. 대신 사람은 절대 다치면 안 된다고.”점심에 강지찬은 외출했다. 정유진은 오전에 물건을 이것저것 부순 탓에 온몸이 녹초가 됐다. 2층에 있는 물건들이 많이 부서졌다. 하지만 쓰레기는 이내 치워졌다.“강지찬, 나 엄마, 아빠 보러 병원에 가야 한다고! 회사도 가야 하고! 나는 당신이 기르는 애완견이 아니야.”정유진은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강지찬을 목 졸라 죽일 수 없는 게 한스러웠다.강지찬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너는 애완견이 아니지. 그렇게 비싸지 않은데. 당신에게 자유를 주고 존중해 주고 싶지만 당신은 그걸 누릴 자격이 없어!”정유진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알아, 내가 이렇게 호화로운 별장에 살 자격이 없는 거. 그러니까 K 그룹 대표이사님, 이만 저를 놓아주시면 안 되겠습니까?”“안 돼.”정유진은 심호흡한 후 말했다.“경찰 쪽은 지금 무슨 상황이에요? 고남준은 잡혔어요?”순간 강지찬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정유진은 피식 웃었다.“참, 내가 어떻게 잊겠어요. 서울에선 강 대표님이 대통령이신데. 성원을 손에 넣으셨죠? 그럼 고남준은 무사하겠네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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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화

2층 작은 거실에서 정유진은 이를 악물고 있었다. 화가 너무 났지만 눈앞에 있는 남자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아래층에는 이미 점심이 차려졌다. 다른 하인들이 2층에 함부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지만 방경숙은 언제라도 올라와서 내려가서 밥 먹으라고 할 것이다.“강지찬, 짐승 같으니라고!”“칭찬 감사해.”강지찬은 씨익 웃었다.“나 짐승 맞아. 당신 몸속에서 죽지 못하는 게 한스럽네.”정유진은 화가 나 얼굴이 빨개졌다. 마음은 내키지 않지만 몸은 성실했다.계단 쪽에서 갑자기 발소리가 들렸다. 정유진은 긴장한 나머지 미친 듯이 사람을 밀쳐댔다.“그만, 그만, 뻔뻔한 자식, 그만해!”그녀에게 휘둘린 강지찬은 숨을 들이쉬더니 웃으며 말했다.“빌어봐? 그럼 용서해 줄게.”“당신 진짜...”정유진은 잘생긴 이 얼굴에 따귀를 날리지 못하는 게 한스러웠다.방경숙이 위층으로 올라왔다.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정유진은 심장이 튀어나올 정도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강지찬의 파렴치한 모습에 화가 나서 눈물이 날 정도이다. 너무 부끄럽지만 어쩔 수 없이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제발, 제발, 용서해 주세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정유진의 몸이 순간 가벼워졌다.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강지찬에게 안겨 방경숙이 오기 전에 침실로 들어갔다.정유진은 몸이 구름 위에 떠 있는 것 같았다. 반항할 힘도 없었다.결국 방경숙은 점심을 내려가 먹으라고 와서 노크하지 않았다.강지찬이 언제 외출했는지도 모른다. 잠에서 깨자 방경숙이 직접 들어와 일어난 정유진의 시중을 들었다.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정유진은 이제 부끄럽지도 않다. 이런 꼴을 한두 번 보였냐 말이다.“사모님, 안 배고프세요?”당연히 배가 고프다. 점심도 먹지 않고 운동을 열심히 한 정유진은 허리와 무릎이 시큰거리고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다.방경숙은 실크 가운을 입혀주며 웃었다.“주방에 국물을 데워놓았어요. 어젯밤에 끓인 거예요. 대표님이 사모님 몸보신하여야 한다고 특별히 지시하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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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화

정유진은 위층으로 올라가 옷을 갈아입었다.안 갈아입으면 도저히 안 된다. 목은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없을 정도로 키스 마크가 잔뜩 있었다. 반폴라 레깅스를 찾아 입음으로써 겨우 강지찬의 흔적을 가릴 수 있었다.추호는 그녀를 보자마자 콧방귀를 뀌었다.“누나, 전남편이 미녀를 아예 숨겨놓을 작정인 거예요?”정유진은 대답 대신 물었다.“여기는 어떻게 찾은 거예요? 담을 넘다니, 경찰에 신고해서 잡혀가면 어쩌려고요.”추호는 개의치 않고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누나가 갇혔는지 보려고 왔어요. 실은 자현거 근처에서 이틀 동안 지켜보고 있었거든요. 누나 전남편이 한 번도 그쪽에 오지 않은 것을 보고 여기로 찾아왔어요.”이 녀석이 입에서 말하는‘누나 전남편’의 단어에 정유진이 골치가 아팠다.“회사는 어때요?”“좋아요. 다행히 누나 전남편이 사람을 보내서.”추호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전 가망이 없을 것 같아요. 누나 전남편 같은 남자는 함부로 못 건드리겠어요.”정유진은 참지 못하고 한 마디 자극했다.“고남준과도 싸우면서 강지찬을 못 건드리겠다고?”고남준의 말이 나오자 추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그건 달라요. 내가 고남준의 비밀을 잡고 있거든요. 그래서 고남준은 나를 어떻게 하지 못해요. 그리고 나도 무섭지 않고. 하지만 누나 전남편은 달라요. 고남준의 미움을 샀으니 쉽게 뿌리칠 수 없을 거예요. 고남준 그 자식, 아주 음흉하거든요.”정유진은 피식 웃었다.“그 사람들 이제 곧 협력할 거예요. 미움을 사다니요.”그녀의 마음속에서 강지찬과 고남준은 한 패이다.“아니에요. 누나가 틀렸어요. 고남준 그 인간 뒤끝이 얼마나 심한데요. 누나 전남편한테 꼬투리가 너무 많이 잡혀서 미워 죽을 지경일 거예요. 특히 서울에 사업을 하러 왔다가 강지찬의 손에 잘못 넘어갔는데 이 화를 쉽게 삼킬 수 있을까요?”당시 강지찬이 성원에게 집착하지 않았다면 고남준이 성원을 손에 넣었을 것이다. 그리고 연우는 놓아줬을 것이다.하지만 강지찬도 절대 쉽게 물러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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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0화

고남준은 녹음 펜을 강지찬 앞에 놓더니 웃으며 말했다.“강 대표님, 잘 들으세요.”녹음 펜에서 강지현의 진지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아이를 유치원에서 빼낼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어요? 그 유치원은 서울에서 제일 좋은 유치원이에요. 보안이 얼마나 잘 되어 있는데요.”이어 고남준이 말했다.“이건 다 작은 일이에요. 경찰에 신고해도 경찰이 나를 의심하지 못할 거예요. 그때 그쪽이 성원을 나에게 주고 내가 아이를 당신에게 주면 당신은 당신이 사랑하는 여자의 구세주가 되는 것 아니겠어요?”녹음은 계속 있었지만 이 두 마디로 충분했다. 고남준은 녹음기를 회수했다.강지찬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정유진이 자신을 짐승이라고 말했지만 진짜 짐승은 따로 있었다.정말이지 강지찬은 고남준과 강지현이 한 편일 줄 몰랐다. 연우의 실종에 대해서 한 번도 강지현을 의심하지 않았다.자신이 가장 믿었던 사람이 배신한 사람이라는 걸 정유진이 알게 된다면 그 여자 성격상 못 견딜 것이다. 그 멍청한 여자는 본인이 이 모든 것을 일으킨 근원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분명 죄책감에 시달릴 것이다.게다가 연우의 실종으로 이명자의 지병이 재발해 지금은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이다.부모님을 그렇게 사랑하는 그녀가 이 충격을 견딜 수 있겠냐 말이다.“강 대표, 이 녹취록이 필요한 거 맞죠?”고남준은 득의만만한 표정이다.이 녀석은 정말 나쁜 놈이다. 곧바로 강지현의 뒤통수를 치니 말이다.강지찬이 입꼬리를 올렸다.“어떤 조건이에요? 말씀하세요.”고남준이 말했다.“간단해요. 녹음 파일을 드릴 테니 손에 있는 걸 저한테 주세요. 물론 백업도 남겨두면 안 되겠죠.”“문제없어요.”강지찬은 원래부터 고남준과 싸울 생각이 없었다. 이런 사람을 적으로 만들면 평생 방어하면서 살아야 한다.연우를 한 번 납치한 사람이 두 번 못하겠는가?아내와 아이들은 모두 강지찬의 약점이다. 함부로 이 사람들을 걸고 도박할 수 없다.강지찬은 장형준을 불러 고남준의 면전에서 휴대전화에 저장된 모든 자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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