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작은 거실에서 정유진은 이를 악물고 있었다. 화가 너무 났지만 눈앞에 있는 남자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아래층에는 이미 점심이 차려졌다. 다른 하인들이 2층에 함부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지만 방경숙은 언제라도 올라와서 내려가서 밥 먹으라고 할 것이다.“강지찬, 짐승 같으니라고!”“칭찬 감사해.”강지찬은 씨익 웃었다.“나 짐승 맞아. 당신 몸속에서 죽지 못하는 게 한스럽네.”정유진은 화가 나 얼굴이 빨개졌다. 마음은 내키지 않지만 몸은 성실했다.계단 쪽에서 갑자기 발소리가 들렸다. 정유진은 긴장한 나머지 미친 듯이 사람을 밀쳐댔다.“그만, 그만, 뻔뻔한 자식, 그만해!”그녀에게 휘둘린 강지찬은 숨을 들이쉬더니 웃으며 말했다.“빌어봐? 그럼 용서해 줄게.”“당신 진짜...”정유진은 잘생긴 이 얼굴에 따귀를 날리지 못하는 게 한스러웠다.방경숙이 위층으로 올라왔다.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정유진은 심장이 튀어나올 정도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강지찬의 파렴치한 모습에 화가 나서 눈물이 날 정도이다. 너무 부끄럽지만 어쩔 수 없이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제발, 제발, 용서해 주세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정유진의 몸이 순간 가벼워졌다.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강지찬에게 안겨 방경숙이 오기 전에 침실로 들어갔다.정유진은 몸이 구름 위에 떠 있는 것 같았다. 반항할 힘도 없었다.결국 방경숙은 점심을 내려가 먹으라고 와서 노크하지 않았다.강지찬이 언제 외출했는지도 모른다. 잠에서 깨자 방경숙이 직접 들어와 일어난 정유진의 시중을 들었다.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정유진은 이제 부끄럽지도 않다. 이런 꼴을 한두 번 보였냐 말이다.“사모님, 안 배고프세요?”당연히 배가 고프다. 점심도 먹지 않고 운동을 열심히 한 정유진은 허리와 무릎이 시큰거리고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이다.방경숙은 실크 가운을 입혀주며 웃었다.“주방에 국물을 데워놓았어요. 어젯밤에 끓인 거예요. 대표님이 사모님 몸보신하여야 한다고 특별히 지시하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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