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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릿해서 결혼했어요의 모든 챕터: 챕터 491 - 챕터 500

933 챕터

제491화

정유진은 강지찬을 심하게 물었다. 물림 자국이 꽤 깊이 박혔다..온미정은 상처를 치료해주면서 욕을 했지만 강지찬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최근 또 누군가와 원수를 졌어? 아니면 또 어떤 여자를 건드린 거야? 연우와 할머니 중 어느 쪽이든 일이 생기면 네놈은 끝장이야. 너에게 대체 뭐라고 하면 좋을까? 정유진은 전생에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너 같은 자식을 만나 이렇게 바람 잘 날 없이 사는지 몰라.”강지찬이 잠자코 있자 온미정은 손에 들고 있던 면봉으로 상처에 세게 눌렀다.강지찬은 너무 아파 온몸을 떨었다.“아픈 것은 알아? 유진이가 너를 물어 죽여야 했는데.”강지찬은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병원에 계속 있을 수 없으니 유진이와 장모님, 잘 부탁합니다.”“꺼져, 꺼져. 널 보면 화가 나, 빨리 아이나 찾아. 벌써 하루가 지났어. 연우도 분명 많이 놀랐을 거야.”온미정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연우는 그가 직접 받고 기른 아이이다. 연우를 특별히 좋아했다.중환자실 밖에는 정명학이 말없이 앉아 있었다.강지찬이 다가오자 그제야 일어났다.“여기는 내가 지켜보고 있으니 빨리 가서 아이를 찾아.”“네, 지금 가보겠습니다.”강지찬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병원을 나섰다.차에 오르자 강지찬은 담배에 불을 붙였다.장형준이 한마디 했다.“대표님, 고남준 씨가 요즘 연회 객을 끌어모으느라 바빠 보입니다.”강지찬은 담배를 한 모금 깊게 빨았다.“둘째네와 영감 쪽은?”“둘째 할아버지 세 식구 모두 외국에 나가 있어서 별 이상이 없습니다. 어르신 쪽은 요즘 고 사모님과 같이 외출을 거의 안 합니다. 외출도 다른 사람과 미용 약속이나 쇼핑만 하고요. 정상으로 보입니다. 강지현 쪽은 고남준을 제외하고는 평소 거의 상록수 별장에 머물러요.”강지찬이 담배꽁초를 던지며 장형준에게 운전하라고 지시했다. 머릿속이 매우 빨리 돌아갔다.최근 몇 년 동안 그는 많이 수그러들었다. 비즈니스업계에서도 적을 만들지 않았다. 가장 많이 미움을 산 사람이라면 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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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강지찬은 제시간에 성원에 도착했다. 고남준도 와 있었다.강지찬을 본 고남준은 피식 웃었다.“강 대표님 드디어 오셨네요. 아, 오랜만에 뵙는데 강 대표님 왜 이렇게 살이 많이 빠지셨어요? 몸매 유지를 잘하시네요.”강지찬은 인사할 기분도 없이 강지현을 바라봤다.“그래. 직접 왔어. 무슨 조건인데? 말해봐.”고남준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두 강 대표님이 할 얘기가 있는 것 같으니 저는 나가서 기다릴까요? 강 대표님, 시간이 없으니 통쾌하게 결정해 주세요.”뒤에 있는 ‘강 대표'는 강지찬에게 하는 말이다. 고남준은 자기가 데려온 사람을 데리고 옆 회의실로 갔다.보아하니 오늘은 결론을 낼 작정인 것 같다.고남준이 떠나자 강지현 사무실의 분위기는 금세 긴장감이 돌았다.최의현이 웃으며 말했다.“도대체 누가 통쾌하지 않은데? 지현 씨, K그룹이 제시한 조건을 고남준 씨가 맞춰줄 수 있나요?”강지현이 뜨거운 차 한 잔을 손에 든 채 강지찬을 바라보며 말했다.“맞아요. K그룹과 비슷한 조건이지만 당연히 고남준 쪽이 조금 모자라겠죠.”최의현이 다급한 듯 물었다.“그럼 뭘 망설이는 거죠?”강지현이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천천히 말했다.“내가 돈이 많고 적음에 신경 쓸 것 같이요?”강지찬의 눈빛이 침울해졌다.최의현이 분개하며 말했다.“무슨 뜻이에요? 처음부터 성원을 우리에게 줄 생각이 없었던 거 아니예요? 강지현 씨, 지금 우리 놀리는 거예요?”강지현은 찻잔 속 맑은 찻물을 내려다보며 말했다.“처음부터 말했어요. 정유진만 있으면 된다고.”최의현은 책상을 쾅쾅 걷어찼다.“X발, 너 왜 아직도 안 죽은 거야?”그동안 최의현은 성원을 인수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모든 것이 준비되었고 이제 강지현만 사인하면 된다. 그런데 이 인간이 돈이 아니라 여자 얘기를 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게다가 강지찬의 여자를 뺏으려 한다. 본인의 병적이고 재수 없는 꼴은 안 보이나 보다.고남준만 옆방에 있지 않았으면 최의현의 성격상 분명 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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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최의현은 어쨌든 강지찬과 함께 자랐기 때문에 조금만 머리를 써도 상대방의 뜻을 알 수 있다.“강 대표님, 연우의 실종이 고남준과 관련이 있다고 의심하시는 건 아니죠?”장형준도 백미러를 통해 강지찬을 바라봤다. 두 사람의 연관성을 생각하는 듯했다.강지찬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연우가 실종된 지 며칠이 지났어. 살아있는지도 모르고... 정말 나의 원수라면 아무 소식이 없을 수 없어.”최이현이 말했다.“강지현일 수는 있을까? 너를 협박하기 위해 연우를 데려간 것이지. 예전에 정유진을 데려갔던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야. 그 자식이라면 충분히 하고도 남을 것 같아.”강지찬이 대답했다.“강지현은 아니야. 유진 씨와 그렇게 오랜 세월을 함께 했어. 아이로 유진 씨를 협박하려 했다면 진작 했을 거야. 아이가 유진 씨의 가장 나약한 부분인 것을 알거든. 하지만 아이를 건드리는 것이 유진 씨를 건드리는 것보다 더 본인에게 더 안 좋다는 것도 알아. 그래서 강지현은 아니야. 감히 그렇게 하지 못해.”최의현은 그 분석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우 일이 고남준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다.“그놈이 그렇게 건방지게 굴 수 있을까? 감히 우리 땅에서 내 조카를 건드린다고? 미친 거 아니야?”강지찬이 코웃음을 쳤다.“사람마다 나약한 부분이 있어. 고남준은 바로 남자를 좋아하는 것이고. 성원은 분명 고남준에게 매우 중요할 거야. 자기 사업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아버지와 담판을 지으려고 하는 거야. 내 추측에는 고씨 집안에서도 틀림없이 그 남자에게 무슨 짓을 했을 거야. 그렇지 않았다면 고남준을 이토록 미치게 하지는 않았겠지.”말을 마치고는 이내 장형준에게 지시했다.“고남준과 그 남자의 자료를 고남준에게 보내.”장형준은 즉시 사람을 시켜 움직였다.강지찬은 또 경찰서에 갔다.이명자는 이미 깨어났고 병세가 잠시 안정되었다. 다만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심장이식을 하는 것이다.정유진은 요즘 병원과 경찰서만 오가고 있다.강지찬이 도착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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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경찰이 CCTV를 확인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김숙희라는 이름의 청소부가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김숙희는 연우 반을 전담하는 청소부로 서른다섯 살이다. 어린아이들은 숙희 이모라고 다정하게 불렀다.물컵을 들고 교실에서 나간 연우의 모습이 CCTV에 찍혔지만 교실 밖 작은 통로는 화장실과 아이들의 실내활동실, 그리고 낮잠을 자는 곳이어서 CCTV가 없었다.연우는 교실을 나온 후에 보이지 않았다.강지찬과 정유진은 경찰을 따라 현장을 찾았다. 어린이집은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었다. 일부 구석과 화장실만 없었다.화장실 안은 휑뎅그렁하고 아주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어서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없다.한 여경은 화장실을 한 바퀴 돌더니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다른 반 화장실을 둘러보고 돌아왔다. 그러고는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을 팀장에게 보여주며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다른 반 화장실에도 이런 청소 전용차가 있습니다.”그러자 뒤따르던 유치원 직원이 말했다.“이런 청소차는 학교에서 배치한 것입니다. 반마다 다 있습니다.”강지찬과 정유진은 얼른 다가가 봤다. 일부 쇼핑몰이나 마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청소차이다.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고 옆에 대걸레 통이 딸려 있었다.청소차는 높이가 무려 1미터가 넘는다. 의식을 잃은 아이를 충분히 안에 넣을 수 있었다.CCTV를 확인한 사람이 CCTV를 캡처 화면을 보여줬다.김숙희는 청소차를 끌고 유치원 내 운동장을 차분히 가로질러 유치원 후문으로 직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그러자 직원이 말했다.“후문 밖은 어린이집 쓰레기 처리장입니다. 매일 아침 청소차가 와서 쓰레기를 싣고 갑니다.”그러니까 김숙희가 방과 후 청소차를 끌고 다니며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평범한 행동이라는 것이다.이 시각 유치원에서는 연우가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난리가 났다.CCTV를 보던 정유진은 당장이라도 미칠 것 같았다.“아이가 청소차 안에 있었을 수도 있다는 말인가요?”그렇게 앳되고 어린 연우가 쓰레기처럼 청소차에 버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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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강지찬은 연우의 실종이 어쩌면 고남준이 관련이 있다고 의심했다. 하지만 조금 전의 통화를 통해 이 모든 것이 고남준의 소행임을 확신했다.고남준이 한 짓이니 적어도 사건의 발단은 확실히 그와 관련이 있다.정유진의 표정이 너무 안 좋아 똑바로 쳐다볼 수도 없었다.“나도 방금 확인...”“어떻게 할 예정이에요?”정유진이 물었다.강지찬은 어리둥절해졌다. 상대방의 표정이 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솔직히 말했다.“고남준의 비밀을 손에 넣었어. 연우와 맞교환할 생각이야.”“그 다음엔요?”정유진이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강지찬의 눈빛이 어두워졌다.“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정유진은 앞으로 몇 발자국 나와 강지찬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다 잊고 고남준과 협력하려는 거예요?”비즈니스 부분에서 강지찬은 고남준과 싸울 생각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자신의 의심을 경찰에 알리지 않았다.만약 그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면 가능한 한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랐다.어쨌든 고남준의 배후에는 서경시의 고씨 집안이 있었고 K그룹도 서경시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하지만 정유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정유진은 강지찬의 비즈니스 스타일에 늘 이견이 있었다. 강지현 외에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해결되지 못한 이유이기도 했다.정유진은 화를 억누르고 있었다. 강지찬은 경찰서에서 싸우고 싶지 않아 그녀를 다독였다.“이 일은 나에게 맡겨. 걱정하지 말고. 연우는 무사히 돌아올 거야.”말을 하면서 정유진의 얼굴에 손을 갖다 댔다.하지만 상대방은 이내 손을 뿌리쳤다.“무사할 거라고요? 벌써 5일이나 지났어요. 연우가 완전히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마주하면 마음속에 트라우마가 남을지 걱정은 안 돼요? 얼마나 무서울지 생각해 본 적 있어요? 그리고 우리 엄마는 아직도 병원에서 심장이식을 막연하게 기다리고 있다고요. 만약 적당한 심장이 없으면 병원에서 나오지 못할 거예요!”자신을 아껴주는 엄마가 이대로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유진은 당장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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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새언니, 깼어요? 배고프지 않아요? 먹을 것을 많이 샀으니 얼른 먹어요.”강지아는 강지찬을 밀며 그더러 뭐라도 말해보라고 했다.강지찬은 온유한과 강지아가 보는 앞에서 싸우고 싶지 않았다.방금 싸운 탓에 정유진이 쓰러졌다. 지금 이 순간 정유진의 눈빛은 당장이라도 강지찬을 벨 듯 날카로웠다.강지찬은 온유한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여기는 별일 없으니까 이만 가봐.”강지아는 자기가 산 점심 식사를 가리키며 말했다.“하지만 우리 아직 안 먹었...”온유한은 강지아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지아야, 아까 일식 먹고 싶다며? 가자, 일식 요리 먹으러 가자.”“나는 남아서 새언니를 돌봐야 해. 나...”“새언니는 네가 돌볼 필요 없어.”강지아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온유한에게 끌려갔다.강지찬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이 세상에 강지찬이 두려워하는 사람은 오롯이 정유진뿐이다.“밥 먹을 시간이야.”정유진은 듣는 체도 하지 않았다. 그에 대한 미움이 극도로 달한 눈빛이었다.강지찬은 다가가더니 이불 채 그녀를 들어 안았다.“뭐 하는 거예요?”“뭘 할 것 같아?”강지찬은 정유진이 은근히 두려웠지만 겉으로는 계속 센 척했다.“살이 얼마나 빠졌는지 좀 봐. 품에 안으면 뼈다귀를 안은 것 같아. 나 강지찬, 아무리 고파도 힘든 사람에게 함부로 하지 않아.”말을 마친 뒤 정유진을 식탁 앞 의자에 앉혔다.정유진은 그의 말 같지도 않은 말에 머리가 지끈거렸다.“이러고 싶어요? 아이가 지금 행방불명이에요 농담할 기분 아니에요.”강지찬은 굳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나도 장난 아니야. 밥 먹어.”그러고는 젓가락을 정유진의 손에 쥐여줬다.“강지찬 씨, 얘기 좀 하고 싶어요.”강지찬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침대 가서 얘기할래?”“강지찬 씨!”“침대에 가서 얘기할 게 아니면 밥이나 먹어. 그렇지 않으면 얘기 안 할 거니까.”정유진은 그의 이런 뻔뻔함에 완전히 놀랐다.이런 상황에 밥이 목구멍에 넘어갈 수 있겠냐 말이다.“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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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병원에서 돌아오자 이미 열 시를 넘었다. 정유진은 잠이 들었다.목욕을 금방 한 탓에 머리카락이 베개 위에 흐트러져 있었다.강지찬은 침을 꿀꺽 삼키며 침대 머리맡에 서서 한참을 바라보다가 욕실로 갔다.샤워하고도 정유진 방에 가지 못하고 옆 방으로 갔다.다음날 두 사람은 모두 일찍 일어났다. 장형준도 아침 식사를 사 왔다.“대표님, 고남준이 어젯밤 내내 집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만 있었습니다.”셔츠를 갈아입은 강지찬은 침착한 얼굴로 말했다.“유치원에 먼저 가서 아이가 안 보이면...”강지찬은 끝까지 말하지 않았다. 고남준의 체면을 세워줬음에도 오히려 거절한다면 강지찬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정유진은 코트를 집어 들고 집을 나서려 했다.“거기 서!”강지찬이 불렀다.“몇 시인데? 밥부터 먹어.”하지만 정유진은 밥 먹을 기분이 아니었다. 당장 유치원에 가서 기다리고 싶었다.“고남준이 아이를 데려올 거라는 말, 확실하죠?”“확실하지 않아.”강지찬은 그녀를 의자에 앉혔다. 장형준은 이미 아침 식사를 차려 놓았다.정유진의 어깨가 짓눌렸다.“아이를 돌려주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건데요”“돌려줄 거야.”강지찬이 말했다.하지만 정유진은 더 이상 그를 믿지 않았다. 가벼운 몇 글자에 안정감을 느낄 수 없었다.“강지찬 씨, 그런 얘기 듣기 싫어요. 명확한 답변을 원해요.”“그럼 성원을 고남준에게 주면 돼.”정유진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왜 지금 안 줘요?”강지찬은 멈칫했다.“유진아, 나는 연우를 포기하지 않을 거야. 나 믿어줘. 반드시 무사히 돌아오게 할 거야. 맹세해!”정유진은 다시 한번 말했다.“그럼 성원을 주면 되잖아요.”정유진은 달려들어 강지찬의 멱살을 움켜쥐었다.“강지찬, 연우는 당신 딸이에요. 하마터면 잃을 뻔했고요. 그때 내가 목숨까지 걸고 낳은 거 알아요? 설마 연우가 당신 마음속에 성원보다 못해요?”강지찬의 얼굴이 새파랗고 질렸다. 관자놀이에 힘줄이 선명하게 생겼다.옆에 있는 장형준은 차마 쳐다볼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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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강지찬과 정유진은 유치원 앞에서 7시부터 10시까지 기다렸다. 하지만 연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강지찬의 발 옆에 담배꽁초가 무더기 채 있다.정유진의 마음은 조금씩 얼어붙었다. 발이 저려 감각도 없었다.옆에 있는 차에 기대어 겨우 일어섰다. 얼굴에 만면에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강지찬 씨, 애는 어디 있어요?”정유진은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이 세상은 당신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모든 사람이 다 당신의 규칙을 따르는 것도 아니에요.”그렇게 말하고 정유진은 차에 올라탔다.보아하니 마음이 완전히 떠난 것 같다. 그에 대한 실망이 극에 달했다.강지찬은 휴대전화를 꺼내 고남준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굳이 인사치레 따위 귀찮아 단도직입적으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리고 무뚝뚝하게 말했다.“고 회장님, 회장님 체면을 봐서 이 사실을 경찰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고 회장님의 아들인 고남준 씨가 아무리 생각해도 허튼짓은 하지 않으리라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내 아내와 같이 기다리는데 지금까지도 제 딸을 만나지 못했어요.”고창원도 간단한 사람은 아니다. 교활한 늙은 여우이다. 비록 마음속으로는 자신이 키운 짐승이 나쁜 짓을 저질렀다고 인정하지만 입으로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강 대표님, 우리 남준이가 대표님 딸을 납치했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대표님이 착각하신 거 아닙니까? 아이가 없어져 부모로서 조급한 건 이해하지만 함부로 추측해서는 안 되잖아요?”강지찬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고 회장님, 저 지금 농담할 기분이 아닙니다.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고 도련님에게 물어보면 알 수 있을 겁니다. 번거롭겠지만 한 마디만 전해주세요. 내 딸 머리카락 하나라도 건드리면 절대 서울을 떠날 수 없을 것이라고요.”전화기 너머의 고창원은 무슨 말을 더 하려 했지만 강지찬은 이미 전화를 끊었다.고창원이 화가 나서 핸드폰을 부숴버리려 할 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강지찬이 고남준과 엄제후의 다정한 사진을 보내왔다.“이 짐승 같은 놈!”고창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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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정유진은 강지찬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성원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고씨 집안과 적이 되는 것도 싫었다. 그저 고남준이 급한 마음에 연우를 해칠까 봐 걱정했다.많은 걱정을 했지만 정유진은 이 모든 것을 듣고 싶지 않았다.강지찬이 연우를 얼마나 중요시하게 여기는지 도저히 느낄 수 없었다.“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아요. 내 딸만 돌려줘요.”그녀는 실망스러운 듯 강지찬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앞으로 아이를 내 곁에서 빼앗으려 하지 말아요. 강지찬 씨, 당신은 아빠가 될 자격이 없어요.”강지찬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정유진은 경찰서를 떠나 상록수 별장으로 직행했다.조예원이 문을 열었다. 주말이 아닌데 조예원이 집에 있을 줄 몰랐다.“왔어.”조예원이 옆으로 비키며 정유진을 들어오게 했다.“연우한테서는 소식이 있어?”정유진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지만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연우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조예원이지만 그동안 그녀는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어떤 감정이든 한번 금이 가면 계속 커져 더 이상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기 어렵다.강지현은 위층에 있었다. 조예원은 정유진이 그를 찾아왔다는 것을 알고 물을 따라주며 말했다.“앉아 있어. 올라가서 지현 씨 불러올게.”정유진은 주위를 둘러봤다. 집 구조는 예전과 똑같았다.하지만 지금은 참관할 기분이 아니다.강지현이 서재에 있을 때 조예원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지현 씨, 유진이가 왔어요.”강지현이 벌떡 일어섰다. 그의 다급함은 조예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강지현은 옷매무시를 가다듬고 문 쪽으로 가더니 고개를 돌려 조예원에게 말했다.“유진 씨에게 할 말이 있으니 아래층으로 내려가지 마세요.”조예원은 그런 그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나도 내려가서 들으면 안 되나요?”강지현은 바로 대답했다.“안 돼요.”굳은 표정으로 조예원을 3초간 바라봤다. 경고하는 눈빛이었다.그리고 돌아서서 자리를 떴다.조예원은 문에 기댄 채 피식 웃었다. 이런 자신이 너무 우스꽝스럽다고 느꼈다. 가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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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강지현은 직접 부엌에 가서 정유진에게 따뜻한 차 한 잔을 타줬다.난감한 얼굴로 말했다.“유진 씨, 증거도 없이 연우가 고남준에게 끌려갔다고 의심하는 건 말이 안 돼요. 게다가 나는 고남준과 친하지도 않아요. 단지 몇 번 만났을 뿐이에요. 그것도 공적인 일로요.”강지현은 잠시 멈칫하다가 말을 이었다.“고남준이 서경시에서 평판이 안 좋다고 들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온갖 나쁜 짓을 다 했고요. 아버지인 고창원이 뒤에서 계속 수습했기에 다행이지 만약 친아들이 아니었다면 벌써 쫓겨났을 거라고 했어요. 게다가 노는 것도 아주 난폭하고 건달들과 함께 어울린다고 들었어요. 서경시에서 아주 유명하다고요.”정유진도 고남준이라는 인간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들었다. 강지현의 말을 들으니 걱정이 앞섰다.“걱정 마세요. 저도 제 분수를 알아요. 지현 씨를 절대 연루시키지 않을게요.”강지현은 난감한 얼굴이었다.“유진 씨, 제가 도와드리지 않는 게 아니에요. 유진 씨 일이 곧 제 일이에요. 나는 항상 뒤에서 유진 씨를 응원해요. 다만...”강지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지금 제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요. 모든 것을 다 잃었어요. 집도 잃고 사업도 잃고... 만약 예원 씨가 나를 밀치지 않고 내 옆에 있어주지 않았더라면 저 위층에서 혼자 죽어도 아무도 모를 거예요. 유진 씨, 나는 고남준을 찾아갈 수 있어요. 고씨 집안에 미움 사는 것쯤은 두렵지 않아요. 그러니까 유진 씨, 강지찬을 떠나면 안 돼요? 이혼하면 안 돼요?”이것이 강지현이 내건 조건이다.정유진은 완전히 이해했다. 강지현과 고남준은 비즈니스 관계이다. 굳이 다른 사람을 위해 비즈니스 파트너의 미움을 살 필요는 없다.정유진은 잠깐 멈칫하다가 입을 열었다.“아니면 고남준 씨 번호를 나에게 알려줘요. 내가 직접 연락할게요.”강지현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정유진을 보며 말했다.“이런 상황인데도 이혼하고 싶지 않아요? 설마 마음속에 강지찬이 연우의 안전보다 더 중요한 거예요?”“아니요.”“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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