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짜릿해서 결혼했어요: Bab 471 - Bab 480

933 Bab

제471화

정유진은 강지찬이 양보할 줄은 정말 몰랐다.하지만 그가 말한 말들은 정명학뿐만 아니라 정유진도 약점을 찾아낼 수 없었다.‘그나저나 집에 와서 밥 먹자는 건 도대체 무슨 면목으로 말하는 거야?’강지찬과 관계가 좀 회복되자 온미정도 드디어 휴가를 마치고 돌아왔다.돌아오자마자 온씨 가문의 어르신께 호되게 꾸지람을 들었다.상록수 별장.봄인데도 바람이 거세차게 불었기 때문에 강지찬은 거의 집안에 틀어박혀 밖에 나가지 않았다.스튜디오 예담은 요즘 좀 힘들었다. 그전에는 강지현의 빚을 메워주기 위해서 조예원은 자기 돈을 모두 털어 넣었을 뿐만 아니라 그녀와 성원 그룹과의 관계 때문에 현재 스튜디오 예담도 영향을 받고 있었다.조예원은 강지찬이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의심했지만 증거가 없었다.집에 돌아오자 집안은 아주 조용했다. 주방에서 나는 향기가 없었더라면 조예원은 집에 아무도 없는 줄 알았다.그녀가 돌아오는 소리가 나자 한 하인이 웃으며 나왔다.“아가씨가 돌아오셨군요. 저녁밥은 거의 다 되었어요. 오늘은 아가씨가 좋아하는 해삼죽을 끓였어요.”조예원은 위층을 올려다보면서 물었다.“지현이는 오늘도 내려오지 않았나요?”하인은 고개를 내저었다.“안 내려왔어요. 점심은 여전히 제가 가져다드렸지만 아주 적게 드셨어요.”조예원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날 강지현이 밖에서 돌아온 이후로 그는 자신을 방에 가두고 나오지 않았다.2층으로 올라가니 은은한 한약 냄새가 났다.강지현은 지난해 중병을 앓다가 퇴원한 후 줄곧 한약으로 몸을 챙기고 있었다. 그는 밥도 많이 먹을 수 없었지만 한약은 한 모금도 빼놓지 않고 계속 챙겨 먹고 있었다.사람은 역시 살려고 애쓰는 동물이다.조예원은 오늘 공사장으로 갔다. 그녀는 방으로 돌아가서 간단하게 씻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고는 강지현의 침실 문을 열었다.밖에는 큰바람이 불고 있었으나 강지현은 담요를 뒤집어쓰고 침실 바깥 베란다에 앉아 있었다.“이곳에 얼마나 오래 있었어요?”조예원이 가보니 그는 고양이 한 마리를 품에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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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2화

정유진은 강지찬이 앞으로 매주 집에 와서 밥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자 짜증이 났다.정명학과 이명자는 강지찬이 그녀를 심하게 괴롭힌 일을 몰랐고 정유진도 말할 면목이 없었다. 지금 이 상황은 그녀가 원했던 게 아니라 완전히 그놈 자식의 계획대로 되고 있었다.강지찬은 한편으로 정유진에게 온갖 협박과 회유를 퍼붓고 다른 한편으로는 또 어르신과 아이앞에서 좋은 사람 흉내를 내고 있었다. 역시 강지찬답게 인심을 장악하는 능력이 뛰어났다.쿵 하는 소리와 함께 추호는 의자를 끌어당겨 맞은편에 앉으며 정유진을 쳐다보았다.“왜요?”정유진은 컴퓨터를 켜고 일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날 그 미친 계집애는 제 여자 친구가 아니에요.”추호는 다시 한번 강조했다.정유진은 그제야 그가 누구를 말하는지 알아차렸다.“그 여자분은 활발하고 사랑스럽고 얼굴도 예쁘던데 왜 싫어하는 거죠?”“좀 어설프고 점잖지 못하죠. 전 숙녀를 좋아해요.”추호는 두 눈을 뜨고 정유진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정유진은 사무실 책상에 있는 서류뭉치를 그의 얼굴에 툭툭 치며 말했다.“딴소리 말고 일을 시작하죠. 이 서류들을 보내고 일단 강예중 씨를 오라고 하세요.”그러자 추호는 서류를 들고 풀이 죽은 채 떠났다.정유진은 커피 한 잔을 끓이고 강예중이 오자 계획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정유진은 추민해가 준 민박 계획서를 아랫사람에게 맡기려고 했다. 그녀는 정말 할 시간이 없었기에 디자이너를 불러서 회의를 열려고 했고 강예중이 이 일을 도맡아 하게 되었다.새해가 되면 K그룹 쪽의 프로젝트도 곧 시작될 것이기에 프로젝트 부서가 오후에 회의를 하자고 통지했다.사실 정유진은 별로 회의에 참석하고 싶지 않았다. K그룹의 일에 발을 들여놓으면 바로 손해를 볼 것 같았다.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가야 했다.오후가 되자 정유진은 추호와 소미를 데리고 K그룹으로 갔다.도시 중심에 위치한 이 두 프로젝트는 올해 K그룹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였고 이런 종류의 프로젝트는 무조건 강지찬과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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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3화

세 식구가 처음으로 함께 식사했고 가장 기뻐하는 사람은 당연히 연우였다.연우는 철이 들었고 아주 어른스러웠지만 어쨌든 아이였다. 엄마와 아빠가 함께 있는 건 모든 아이의 소망이었다.소원을 이루었기에 연우는 저녁밥도 반 그릇을 더 먹었다.연우는 밥 다 먹은 다음 또 피아노 치러 갔다. 분명히 아빠 엄마랑 좀 더 있고 싶어서 일부러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었다.정유진은 강지찬과 딱히 할 말이 없어서 일어나 룸 안에 있는 화장실로 갔다.손을 씻자마자 화장실 문이 열리며 강지찬이 걸어들어왔다.그러자 정유진은 속으로 깜짝 놀랐다. 솔직히 말해서 그녀는 지금 강지찬과 단둘이 있는 게 조금 무서웠다.철커덕하는 소리와 함께 강지찬은 문을 걸어 잠갔다.“뭐 하는 겁니까?”강지찬은 갑자기 팔을 벌려 정유진의 허리를 안고 그녀를 들어서 세면대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몸을 가까이하면서 정유진에게 키스했다.정유진은 놀라서 멍해졌다.막 소리를 지르려는데 입이 꽉 막혔다.강지찬은 굶주린 늑대처럼 그녀에게 폭풍 키스했다.정유진의 셔츠가 강지찬의 손놀림에 풀렸고 강지찬의 뜨거운 손바닥이 그녀의 몸에 닿자, 정유진은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정유진은 필사적으로 키스를 막았지만 강지찬은 오늘 욕망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았다. 그는 다시 자기 입술을 정유진의 몸에 갖다 댔다.“강지찬 씨, 미쳤어요?”그녀는 자기 가슴 앞에 있는 강지찬의 머리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도무지 밀어낼 수가 없었다.더 심각한 건 강지찬의 입놀림 때문에 그녀의 몸도 점점 뜨거워지면서 호흡이 흐트러지고 가빠졌다.정유진은 정말 울고 싶었다.“연우가 밖에 있다고요. 빨리 풀어줘요.”강지찬은 또 자기 입술로 정유진의 입술을 막으며 말했다.“아빠 엄마가 서로 사랑해야 연우도 행복하지.”“누가 지찬 씨랑...”강지찬이 정유진의 몸을 꼭 쥐고 있었기에 그녀는 아무리 힘을 써도 강지찬을 밀어내지 못했다.정유진은 비명도, 신음도 내지 못하고 나중에 강지찬의 뜻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이게 다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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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정유진은 집 앞에서 한참을 멍때리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과 강지찬의 관계에 관해 생각할수록 기가 막혔다.‘이게 다 뭐야? 사람들 앞에서는 부부고, 둘이 있을 때는 섹스 파트너야?’차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한 여자가 비틀거리며 걸어왔다.조예원이었다.지금은 초봄이었지만 밤 기온은 아직 영하였다. 조예원은 밖에 아무렇게나 코트 하나 걸치고 나왔다.화장도 하지 않았고 긴 머리는 대충 묶었다.정유진은 조예원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보았기에 미간을 찌푸렸다.대학 시절부터 조예원은 모든 사람의 눈에 빛나는 존재였다. 밝고 열정적이었다.솔직히 말해서 정유진은 그녀에 비하면 평소에 말수도 적었다. 조예원은 중천에 떠 있는 태양처럼 항상 긍정적이었다.조예원은 문을 당겨 차에 올라탔고 정유진을 바라보지도 않은 채 입을 열었다.“어디 가서 술이나 한잔하자.”정유진은 그녀를 바라보다가 시동을 걸었다.지엘 별장 밖에 바로 한 술집이 있었다. 보편적인 술집이었고 들어가 보니 안은 꽤 조용했다.헤드라이트를 켜지 않았고 테이블마다 촛불을 한대 켜고 있었다. 조용하게 술을 마시고 고민을 말하기는 아주 적합한 장소였다.술을 마시는 사람은 적었다. 정유진은 창가 자리에 가서 앉았고 칵테일 두 잔을 주문했다.조예원도 당연히 술만 마시러 온 것이 아니었다.한참 동안 잠자코 있다가 이번에는 정유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상록수 별장에서 산다고 했잖아. 왜 이렇게 된 거야?”조예원은 조용히 정유진을 바라보다가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난 가끔 그런 생각을 해. 왜 너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항상 네 곁에서 맴돌고 있을까? 학교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사이가 틀어질 때마다 항상 내가 먼저 고개를 숙이고 내가 먼저 널 찾으러 갔지. 네 잘못이든 내 잘못이든 넌 항상 제자리에서 침착하게 기다리고 있었지. 한빈, 강지현, 그리고 강지찬까지 그들은 모두 네 주위에서 맴돌고 있었고 널 가지기 위해 머리가 깨지고 피가 흐를 정도로 싸웠었어.”정유진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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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강지찬이 점점 더 파렴치해지자 정유진은 의도치 않게 그를 피하고 있었다.공식석상에서 두 사람은 여전히 금슬이 좋은 부부 연기를 하고 있었지만 주변에 다른 사람이 없다면 정유진은 온갖 방법을 다 생각하며 강지찬을 피하려고 했다.이날 저녁 정유진은 강지찬과 함께 중요한 연회에 참석했는데 참석자의 대부분은 정계 요인이거나 서울시의 재계 거물들이었다.정유진이 손에 끼고 있는 다이아몬드 반지와 흰색 드레스는 강지찬이 그녀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옷이었다. 자세히 보면 그들 둘이 입은 옷은 커플룩이었다.온미정은 온씨 가문의 어르신과 함께 왔지만 줄곧 강지찬을 피해 다녔다.남자들끼리 중요한 이야기를 하러 간 후에야 온미정은 정유진에게로 찾아왔다.“저 녀석의 눈빛은 마치 날 갈기갈기 찢으려하는 것 같아. 정말 무서워 죽겠네.”그러자 정유진이 말했다.“정말 무서웠다면 이곳에 오지도 않았겠죠.”온미정은 정유진의 귓가에 대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말투로 말했다.“내가 임신했어.”“...”정완유는 멍해졌다.“뭐라고요?”온미정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내가 임신했다고.”정유진은 눈이 휘둥그레졌다.“놀랄 것 없어. 난 너에게만 알려줬어. 당분간 비밀로 해줘. 알았지? 누구한테도 말해서 안 돼. 그 자식도 안 돼.”“비밀을 지킬게요.”한참이 지나서야 정유진은 이 소식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궁금했던 정유진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누구 아이예요? 혹시 시험관 아이에요?”“당연히 아니지.”온미정은 얼굴에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그 사람의 아이야.”그 말을 들은 정유진은 더욱 놀랐다.왜냐 하면 온미정이 말한 그 사람은 정유진은 모르고 있었다.온미정은 분명히 언급하기 싫어하는 과거가 있었다. 정유진은 그녀가 정말 사랑했던 연인이 있었다는 건 알았지만 그 사람이 누군지는 몰랐다.두 사람이 헤어진 지 이렇게 오래되었는데 온미정이 갑자기 그 사람의 아이가 생길 줄은 전혀 몰랐다.솔직히 말해서 정유진은 그 사람이 정말 궁금했다.정유진이 묻고 싶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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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정유진은 오늘 갈아입을 옷을 가져오지 않았고 지금 입은 드레스는 쉽게 구겨지는 재질이었기에 결국 강지찬은 그녀를 문에 눌러서 진하게 키스했다.그 짓거리는 하지 못했다.사실 일 때문에 두 사람은 자주 만났지만 사적으로 대화를 나눈 적은 없었다.정유진이 마치 자신을 물어뜯을 정도로 화가 난 표정을 본 강지찬은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입가에 묻은 침을 닦아주면서 약간 경멸의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 짓거리를 하려고 널 찾은 것 같아?”정유진은 화가 나서 이를 갈았다.“정말 뻔뻔하네요. 저도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강지찬은 가서 그녀에게 와인 한 잔을 따라주며 말했다.“며칠 후에 강지현과 담판을 할 거야. 나와 함께 가자.”정유진은 깜짝 놀랐다.‘K 그룹이 성원 그룹을 인수하는데 나랑 무슨 상관이야?’정유진을 불러서 함께 강지현을 만난다는 건 분명히 강지현을 자극하기 위해서였다.정유진은 가고 싶지 않았고 흥취도 없었다.“노을빛 프로젝트를 원해?”“...”성원 그룹은 파산했고 노을빛 프로젝트는 이미 중단되었다.뜻밖에도 이 프로젝트는 결국 강지찬의 손에 넘어갔다.하지만 그녀는 그걸 원하지 않았다.“우리 회사는 지금 규모가 작아서 할 수 없을 것 같아요.”강지찬은 그녀를 바라보다가 말했다.“할 수 없는 거야? 아니면 하기 싫은 거야? 흥. 멍청하기는.”정유진은 할 말이 없었다.“그 프로젝트는 너 말고도 원하는 사람이 많아. 잘 생각해 봐.”강지찬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오피스텔 인테리어가 다 끝나지 않았어? 집세와 직원은 원래의 몇 배인데. 그 돈은 어쩌려고?”정유진은 말이 막혔다.하지만 정유진은 그렇게 쉽게 속일 수 없었다. 강지찬이 그녀를 데리고 강지현을 만나자 하는 건 그에게 모욕감을 주는 것 외에 정유진을 이용해 강지현을 협박해 성원 그룹의 인수를 추진할 계획일 것이다.정말 상인 중에 좋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그래요. 다음 달에 새 회사로 이사할 예정이에요.”정유진은 잠시 강지찬을 전남편이 아닌 협력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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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엄청나게 큰 사무실에 강지현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찼다.그들 중 일부는 매우 격식이 있게 전부 회색 양복의 옷차림이었다. 보기만 해도 실력이 꽤 있어 보였다.최의현은 고개를 돌려 강지찬에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내가 말한 서경시에서 온 고씨 가문의 사람이야. 다른 사람은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그런데 강지현도 참 대단해. 모든 사람을 이곳으로 불렀다니. 경매라도 할 생각인 거야?”그때 고씨 가문의 한 사람이 강지찬을 향해 걸어왔다.그 사람은 매우 젊고 잘생겼다. 나이는 스물다섯쯤으로 보였고 키가 매우 컸고 심지어 강지찬보다도 20cm 정도 더 커 보였다.그는 손을 내밀면서 말했다.“강 대표님, 저 기억하세요?”그러자 강지찬이 그 남자와 악수하면서 말했다.“물론 기억하죠. 지난번에 서경시로 회의하러 갔을 때 그쪽 아버님이랑 와인을 마셨어요. 뜻밖으로 구 대표님의 아드님이 이렇게 혼자 이런 장소에 나설 수 있을 줄은 몰랐어요. 기회가 되면 함께 한잔하죠. 제가 살게요.”고남준은 웃으며 대답했다.“서울에 왔으니 당연히 강 대표님을 찾아야죠. 아버지께서 강 대표님께 드리라고 좋은 술을 주셨어요.”두 사람은 몇 마디 인사를 나누었고 또 다른 사람이 와서 강지찬에게 인사했다.이제 겨우 조용해지자 최의현이 말했다.“이 녀석은 서경시에서 평판이 매우 나쁘다고 들었어. 발이 넓은 사람이라고 해. 보기에는 순해 보이지만 속은 엉큼하다고.”이런 사람이 서울에 발을 들여놓으면 앞으로 큰 문제가 있을 수도 있었다.강지찬은 서울에서 세력이 가장 강한 사람으로 살아온 것이 이제 익숙했고 서울에 다른 굶주린 늑대를 들여오고 싶지 않았다.성원은 그가 무조건 차지해야 했다.그때 강지현이 들어왔다.다른 사람은 모두 얇은 셔츠를 입었지만 그는 아직 두꺼운 코트를 입고 있었다.그는 문을 들어서자마자 강지찬의 옆에 앉아 있는 정유진을 발견했다.정유진은 베이지색 셔츠를 입었는데 정말 아름답고 기품이 넘쳤다.특히 강지찬의 옆에 서 있으니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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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왜요? 강지현 씨가 마치 상갓집 개처럼 보여서 마음이 안 좋아요?”강지찬의 눈빛은 가시가 돋친 듯했다.하지만 정유진은 따지기 귀찮았다.가뜩이나 화가 치밀어 올랐던 강지찬은 정유진의 이런 모습에 더욱 자극을 받아 더 크게 화냈다.“꺼져!”정유진은 어리둥절했다. 자기에게 얘기를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차에 타고 있던 장형준과 최의현은 걸음아 날 살려라 하며 바로 내렸다.상황이 심상치 않다.정유진은 성원의 문 앞에서 이 사람과 엮였다는 것을 소문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강지찬이 그녀를 아래로 누르고 말했다.“말해봐요. 마음이 아파요?”정유진은 그저 어이가 없을 뿐이다.“도대체 어디에서 내가 마음 아파한다고 느낀 거예요? 강지찬 씨, 어디 아프세요? 오늘 나더러 오라고 한 것은 당신이에요. 강지현이 망신당하는 것을 못 봐서 서운해요? 그러면 강지현 씨나 찾아가서 따져요. 여기서 나 같은 여자를 괴롭히는 게 무슨 재주인데요?”강지찬은 그녀의 턱을 움켜쥐고 독기를 잔뜩 품은 채 말했다.“강지현과 눈짓을 주고받는 것을 내가 못 본 줄 알아요? 모두가 내 아내가 시동생이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뒤에서 말해요. 내가 우스운 꼴을 당하니까 기분이 좋아요?”알고 보니 이 사람이 화를 내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정유진은 더욱 어이가 없었다.“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강 대표님, 한 번만 더 말할게요.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요. 내가 강지현 씨와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해도 강지찬 씨와는 상관이 없어요!”강지찬 눈썹 치켜세우며 말했다.“뭐라고요? 다시 한번 말해봐요?”한 번 더 말하라고 하면서 이 인간은 갑자기 정유진의 입술에 강한 키스를 퍼부었다.성원의 대문 앞에서 강지현은 고남준이 함께 걸어나왔다.강지현은 장형준이 차 옆에 서 있는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그리고 다가와서 차창을 두드렸다.정유진은 깜짝 놀라 강지찬을 힘껏 밀쳤다.하지만 그녀의 힘으로 어찌 강지찬을 이길 수 있으랴! 정유진은 초조하다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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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9화

낯 뜨겁고 헐떡거리는 신음소리가 한바탕 이어진 후, 방안의 등이 켜졌다.조예원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됐고 몸은 수레바퀴에 눌린 듯 나른했다.오늘 밤 강지현은 미친 것 같았다. 이렇게 깡마른 사람에게서 어떻게 이런 힘이 나왔는지 모른다. 그녀를 당장이라도 삼킬 것 같았다.그를 실성하게 할 사람은 아마 정유진일 것이다. 정유진을 또 만났겠지?일을 마친 강지현은 샤워 타월을 허리춤에 감싼 채 조예원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욕실로 향했다.조예원은 침대에 엎드린 채 3분 정도 숨을 고른 뒤 겨우 몸을 가누고 일어섰다.가운을 걸쳤다. 강지현이 나오기 전에 떠나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화를 낼 것이다.떠나기 전, 강지현에게 깨끗한 침대보와 이불까지 갈아줬다. 강지현의 정서를 안정시켜줄 향초까지 켰다. 그리고 나서야 지친 몸을 이끌고 침실로 향했다.강지현은 그녀와 같이 잠을 자지 않는다.침실로 돌아온 후, 욕조 물을 받아 몸을 담갔다. 그제야 찌뿌둥한 몸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샤워하고 거울에 비친 여자를 봤다. 그녀 자신도 이런 모습이 낯설었다.솔직하고 세련된 조예원은 이미 없다. 거울 속 여인은 정유진을 닮아가고 있다.얼굴이 닮은 게 아니라 분위기가 점점 닮아가고 있다.웨이브의 긴 생머리, 빨간 잠옷, 이런 것들은 조예원의 스마트한 얼굴과 사실 어울리지 않지만 강지현은 좋아했다.다음 날, 침대에서 일어난 조예원은 아랫배가 좀 불편했다.화장실에 가보니 생리가 왔다.그녀는 강지현의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임신이 되지 않았다.날씨가 점점 따뜻해지자 강지현의 몸이 최근 눈에 띄게 좋아졌다.최근 강지현은 갑자기 바빠졌다. 하루 종일 아래층으로 내려가지도 않았는데 요즘은 거의 매일 외출했다.강지현은 그녀와 말을 섞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가끔 그녀가 세 마디 물으면 강지현은 그저 ‘네’라고 대답만 했다.하지만 조예원은 이 사람이 요즘 바쁜 이유가 성원 인수 건과 관련되었을 거라고 추측했다.인수합병이 끝나면 강지현이 완전히 자신의 소유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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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0화

“무슨 말이라니요? 아들이 감옥에 갔고 3년이 지나야 나와요. 제가 3년을 더 기다릴 수는 없잖아요?”소희는 그동안의 억울함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오랫동안 먹여주고 재워주고 아이까지 낳아줬는데 지금은 명분조차 없어요. 왜요, 아직도 내가 기다리기를 원해요? 그럴 가치나 있는 사람이냐고요!”귀염둥이 아들이 이렇게 욕을 먹자 오성연은 듣기 싫었다. 두 사람은 싸우기 시작했다.“소희야, 생각하고 말해. 우리 한빈이 아니었으면 서울에서 이렇게 많은 사업을 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해? 지금 한빈이 곤경에 처하니까 너는 바로 이 외롭고 의지할 곳 없는 노인네를 내쫓으려 하고! 너 이러다 벌 받을 거야!”소희는 피식 웃었다.“벌은 당신들이나 받아야죠! 한빈 씨가 벌 받은 거예요. 정유진에게 했던 그 업보! 그리고 나더러 당신을 돌보라고요? 그럼 왜 그동안 당신 아들과 결혼시키지 않았어요? 만약 결혼했다면 당신은 나의 시어머니이고 나는 당연히 당신을 돌봐야 할 의무가 있어요. 하지만 지금, 내가 왜 당신을 부양해야 하는 거죠? 고작 몇 년 동안 당신을 어머니라고 부른 것 떄문에요?”오성연은 온몸에 힘이 빠진 듯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한빈은 소희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강지현을 따라 재기하면 소희보다 좋은 조건의 여자를 아내로 맞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하지만 며칠도 안 되어 감방에 들어갈 줄 누가 알았겠는가?오성연은 너무 후회되었다. 소희가 고향으로 가라고 했지만 무슨 면목으로 돌아가겠는가?기어가서 소희의 다리를 껴안으며 애걸복걸했다.“내 수양딸아. 이 어머니를 쫓아내지 마. 나 아직 젊어. 앞으로 집안일을 내가 다 떠맡을게. 그러니까 제발 쫓아내지 마.”소희는 발로 그녀를 걷어찼다.“꺼져! 지긋지긋해요. 혼자 말고 아이도 같이 데리고 꺼져요. 사실대로 말할게요. 나는 다른 사람과 결혼할 거예요. 아이 때문에 내 인생을 망치고 싶지 않으니까.”오성연은 차마 귀를 믿을 수가 없었다.“너의 핏줄이야. 네가 낳은 딸도 버리겠다는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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