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 뜨겁고 헐떡거리는 신음소리가 한바탕 이어진 후, 방안의 등이 켜졌다.조예원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됐고 몸은 수레바퀴에 눌린 듯 나른했다.오늘 밤 강지현은 미친 것 같았다. 이렇게 깡마른 사람에게서 어떻게 이런 힘이 나왔는지 모른다. 그녀를 당장이라도 삼킬 것 같았다.그를 실성하게 할 사람은 아마 정유진일 것이다. 정유진을 또 만났겠지?일을 마친 강지현은 샤워 타월을 허리춤에 감싼 채 조예원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욕실로 향했다.조예원은 침대에 엎드린 채 3분 정도 숨을 고른 뒤 겨우 몸을 가누고 일어섰다.가운을 걸쳤다. 강지현이 나오기 전에 떠나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화를 낼 것이다.떠나기 전, 강지현에게 깨끗한 침대보와 이불까지 갈아줬다. 강지현의 정서를 안정시켜줄 향초까지 켰다. 그리고 나서야 지친 몸을 이끌고 침실로 향했다.강지현은 그녀와 같이 잠을 자지 않는다.침실로 돌아온 후, 욕조 물을 받아 몸을 담갔다. 그제야 찌뿌둥한 몸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샤워하고 거울에 비친 여자를 봤다. 그녀 자신도 이런 모습이 낯설었다.솔직하고 세련된 조예원은 이미 없다. 거울 속 여인은 정유진을 닮아가고 있다.얼굴이 닮은 게 아니라 분위기가 점점 닮아가고 있다.웨이브의 긴 생머리, 빨간 잠옷, 이런 것들은 조예원의 스마트한 얼굴과 사실 어울리지 않지만 강지현은 좋아했다.다음 날, 침대에서 일어난 조예원은 아랫배가 좀 불편했다.화장실에 가보니 생리가 왔다.그녀는 강지현의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임신이 되지 않았다.날씨가 점점 따뜻해지자 강지현의 몸이 최근 눈에 띄게 좋아졌다.최근 강지현은 갑자기 바빠졌다. 하루 종일 아래층으로 내려가지도 않았는데 요즘은 거의 매일 외출했다.강지현은 그녀와 말을 섞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가끔 그녀가 세 마디 물으면 강지현은 그저 ‘네’라고 대답만 했다.하지만 조예원은 이 사람이 요즘 바쁜 이유가 성원 인수 건과 관련되었을 거라고 추측했다.인수합병이 끝나면 강지현이 완전히 자신의 소유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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