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원은 그의 말을 똑똑히 들었다. 머리에 천둥과 벼락을 맞은 듯 바닥에 주저앉았다.왜 이렇게 된 것일까?어렵게 임신한 아이를 강지현이 지우라고 한다.“왜, 왜요?”조예원은 목소리가 떨렸고 온몸도 떨렸다. 강지현이 이토록 매정하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아이는 필요 없어요.”강지현이 말했다.조예원의 눈에서 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내렸다. 온몸이 싸늘해졌다. 기쁨은 사라졌고 가슴이 너무 시렸다.“지현 씨, 지현 씨의 아이예요. 겨우 몸조리해서 어렵게 임신한 아이를 어떻게 지워요?”“아이는 필요 없다고 했잖아요.”강지현의 말투는 기복 하나 없었다. 감정 없는 차가운 로봇 같았다.조예원이 울며 말했다.“아이가 필요 없는 거예요, 아니면 내가 낳아준 아이가 필요 없는 거예요? 임신한 사람이 정유진이라면 그래도 지우라고 할 거예요?”강지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침묵은 긍정의 표시이다.조예원은 알 것 같았다.“내 말이 맞았네요. 지현 씨는 다른 여자가 낳는 아이를 원하지 않을 뿐이에요. 임신한 사람이 정유진이라면 배 속의 아이가 누구의 아이든 그 여자가 낳으면 다 되는 거였어요. 다!”조예원은 심장이 찢어질 듯 아파 숨을 쉴 수 없었다.“강지현 씨, 나 좀 봐주시면 안 돼요? 당신을 위해서라면 난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어요. 우정, 자존심, 사업, 이제 아무것도 없어요! 그런데 왜 나를 안 봐주는 것인데요? 도대체 나의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데요?”강지현은 계속 침묵을 지켰다.조예원은 잘생긴 그의 옆얼굴을 바라봤다. 너무 멋있다. 눈이 깊고 콧날이 오뚝하다. 얇은 입술은 차갑고 매정했다.얼마가 지났는지 모른다. 저린 다리는 이미 감각이 없었고 눈물도 말랐다. 하지만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은 계속 아무 말도 없다.그녀는 몸을 가누며 겨우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음이 텅 빈 것 같았고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잠깐.”강지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조예원은 기대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지현 씨?”강지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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