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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와이프가 땡김의 모든 챕터: 챕터 141 - 챕터 150

290 챕터

제141화

연아도 추연의 성격은 잘 알고 있다. 일단 마음만 먹으면 그녀를 흔들기 어렵다는걸.“이모, 화내지 마요. 이제 퇴근하고 짐 옮기러 갈게요.”연아도 추연의 적극적인 초대에 거절하기 머쓱한지 하는 수없이 승낙했다.“그래. 이래야 맞지. 네가 그래도 거절하면 나 진짜 진지하게 화낼 거야.”“네, 네. 이모. 그러니까 화 좀 풀어요.”연아는 눈웃음을 치면서 추연을 풀어주려고 노력했다. 애교 부리는 연아를 보며 이제야 기분이 풀렸는지 추연은 온화해진 말투로 대답했다.“일단 와인 창고 갔다 네가 퇴근하는 시간에 데리러 갈게. 너랑 같이 우여청가야지, 아니면 네가 도망갈 거잖아.” “네! 회사에서 딱 기다리고 있을게요.”“그래. 우리 예쁜 조카”추연은 만족하듯 고개를 끄덕거리고 사무실 쪽으로 걸어갔다.“빨리 돌아가 업무 봐.”연아는 추연의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이모! 나이도 많으신데 운전할 때 조심하세요!”“네 이놈 계집애. 이모 아직도 젊거든!”추연은 주먹을 쥐고 때리려고 시늉하며 답했다.연아는 그런 추연의 모습에 웃음이 터져버렸다. 추연을 배웅하고 나서 다시 사무실로 돌아온 연아는 무심하게 서류를 뒤져보고 있었다. 핸드폰의 진동음이 울리더니 민지훈이 게이라는 기사가 알람으로 화면에 떴다. 이런 기사를 보고 어이가 없다는 듯 연아가 웃어버렸다.…같이 시간, 양주의 중심에 세워진 두 고층빌딩 안.“퍽—”민지훈은 전광판에 끊임없이 재생되는 영상을 보면서 화가 났는지 펜까지 꺾어버렸다.옆에 서 있는 오민은 웃음을 참으려고 노력하는 모양이었다.‘민지훈 씨는 여자한테 관심이 없어요.’웃기고 있네. 이런 말을 입밖에 내뱉을 수 있는 사람은 조연아뿐이다.“웃고 싶으면 웃으세요.”엄숙한 민지훈의 말투에 정신을 바짝 차린 오민은 황급히 대답했다.“아, 아닙니다. 저는 그저 연아 아가씨가 이렇게 아무 말이나 내뱉는다는 게 당황스러워서…”민지훈은 입꼬리를 당기더니 다시 눈길을 인터뷰 영상으로 옮겼다.내가 여자한테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는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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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도련님, 추건이 도망갔답니다.”민지훈은 그의 말에 마음이 철컹 내려앉는듯 했다.“찾아내세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추건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연아는 언제든 위험해질 수 있다. 지금도 연아 주위에 위험 요소들이 가득한데 추건까지 맴돌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네, 알겠습니다.”오민은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를 떠났다.화면 속은 여전히 조연아의 인터뷰 영상이 끊임없이 재생되고 있었다.차 안에 앉아있는 조연아가 선글라스를 끼고 확신에 찬 말투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해오고 있었다.“누구 여자인지 간지는 나네.”하지만 그녀가 “민지훈은 여자한테 관심이 없습니다.”라는 말을 하자 다시 굳어버린 민지훈의 표정이었다. 조연아가 저지른 일인데, 참을 수밖에 없지.저녁 시간에 민지훈은 회의실에 앉아 개인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다.기자는 민지훈의 포스에 눌려 조심스러운 말투로 다음 질문을 이어왔다.“지훈 님이 게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소문일 뿐입니다.”“그러면 조 회장님께서 지훈 님이 여자한테 관심이 없다고 하시는 건 사실이 아니라 그저 커플 사이의 말다툼뿐인 거네요?”“일부분이 사실이기도 합니다.”그의 대답에 어리둥절한 기자였다.“저는 조연아 말고는 다른 사람한테 관심이 없습니다. 남녀 모두.”그의 얼굴에는 은은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아, 그리고 저랑 민지아 씨는 약혼을 한 적이 없습니다. 사실이 아닌 소문을 퍼뜨린 분들한테는 꼭 끝까지 책임을 묻겠습니다.”말이 끝나자, 미련도 없다는 듯 회의실 밖으로 나가버렸다.민지훈의 이번 인터뷰로 인해 그와 조연아의 사이가 더욱더 미스테리로 되어버렸다.“민지훈이 조연아 얘기만 나오면 완전히 달라지잖아. 말투도 엄청 상냥하고. 그런데 민지아랑 약혼한 사이가 아니라고 말할 때는 또 엄청 진지해. 역시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말할 때만 상냥하다니까! 민지훈 최고!”“헐, 조연아 부럽다… 민지훈이 조연아한테만 관심이 있다잖아! 둘 사이 공개하려고 하는 거 아니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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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그는 비웃는 듯이 말했다.“연아 유산되게 만들었을 때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을 안 해봤어요?”송진희는 이 말에 표정이 확 굳어버렸다. 민지훈의 눈길도 피하기 시작했고 질타하던 목소리도 많이 낮아졌다.“너… 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니? 나 때문에 유산된 거라고? 그건 조연아가 아기를 갖고 싶지 않아 저절로 3층에서 뛰어내린 거야! 그저 이 애를 이용해…”“닥쳐!”화가 치밀어 오른 민지훈은 그녀의 말을 제지했다.이런 민지훈의 모습에 겁먹은 송진희도 몇 발짝 물러섰다…“지, 지훈아. 근거 없는 일이잖아… 어떻게 엄마를 모함해? ”송진희의 말투는 전처럼 당당하지 않았다. “전엔 그 여자 말 하나도 믿지 않더니,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도리어 네 엄마인 내 말은 의심하고!”민지훈은 인상을 찌푸렸다. “예전엔 당신만 믿었기 때문에 연아한테 상처만 줬었지.”말투는 차가웠지만 조연아 얘기만 나오면 눈빛은 부드러워졌다.“다시는 그런 일 없을 거예요.”단호하게 말을 끝내자, 미련도 없이 엘리베이터로 향했다.오민과 송진희도 급하게 따라갔다. 귀부인의 모습은 어디 간 지 없고 초라하게 매달리고 있었다.“지훈아, 너 미쳤어?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 조연아가 먼저 뻔뻔하게 우리 민 씨네랑 결혼하려고 했던 거잖아. 그래서 너도 미워했던 거고. 그런데 이제 며칠 지났는데 갑자기 왜 사람이 다 달라진 거야? 지금 조연아 그년이 너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우리 모자 사이를 이간질한 거지?”민지훈은 발걸음을 멈추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대답했다.“걔랑 결혼하는 건 제가 한 약속입니다.”예전엔 민지훈 뒤만 졸졸 따라다녔던 조연아였다. 아무리 민지훈이 밀어내고 내쫓아도 떠나질 않았는데 결국 둘이 결혼하게 되었다니. 어떻게 보면 그때 조연아한테 했던 약속을 지켜낸 셈이다.하지만 그렇게 자기만 좋아해 준 조연아한테 상처만 주고 울게만 만들고 그녀의 목숨까지 지켜내지 못할 뻔했다.그 모든 것이 비수처럼 그의 마음을 찔러왔다.그녀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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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생각하신 대로입니다.”민지훈은 한 마디 덤덤하게 내뱉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탑승했다.서서히 닫치는 엘리베이터 문을 보고 당황한 송진희는 갑자기 휘청거렸다.“생각난 거야? 고등학교 때 조연아랑 같이 납치당한 일을…”그들이 납치된 그 두 날 사이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 후에 조연아가 이토록 민지훈과 결혼하겠다고 집착하고 있다는 건 송진희는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아무리 민지훈이 기억을 잃어 그녀를 미워해도 한 발짝 떠나지 않고 그의 기억을 되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송진희는 민지훈이 평생 기억을 되찾지 못할거로 생각했지만 지금 민지훈은 그 모든 걸 기억해 냈다.오민이 송진희 앞으로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사모님, 그럼, 이만.”“대체 언제 생각난 거야? 오민, 대체 지훈이가 언제 기억을 되찾은 거냐고!”송진희는 오민의 손을 잡고 연신 물었다.하지만 오민은 그의 질문을 무시하고 공식적으로 대답했다.“사모님, 빨리 타시죠. 엘리베이터가 도착했습니다.”“오민, 항상 뒤에만 따라 다녔는데 넌 알잖아… 빨리 대답해!”“사모님, 지금 저한테 아무리 여쭤보셔도 제가 할 수 있는 대답은 아무것도 없습니다.”송진희가 만족스러워하는 대답을 듣지 못하면 포기를 안 할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다.“너희 다 나한테 이럴 거야? 그래…그래!”송진희는 오민의 얼굴을 대고 흉측한 표정으로 손가락질하며 분풀이하고 있다.하지만 끄떡없는 오민을 보고 어쩔 수 없이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그가 올라타니 마침 핸드폰에 전화가 한 통 걸려들어 왔다.“사모님, 큰일입니다. 지아 아가씨가 지금 난리 치고 있습니다!”하인의 조급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곧이어 뭔가가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지금 돌아갈 거니까 다치지 않게 잘 보고 있어!”전화를 끊고 그녀는 발걸음을 재촉했다.민지아의 추문이 밝혀진 후, 온종일 집에만 처박혀서 살다 오늘 조연아와 민지훈의 기사에 과하게 반응을 한 모양이다.인터뷰 뉴스를 본 민지아도 역시 송진희의 추측처럼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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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아가씨, 조심 하세요. 아가씨…”“아가씨, 그러지 마세요!”“사모님은 언제 돌아오신대요?”하인들은 민지아를 말리지도 못하고 그녀가 던진 물건에 맞을 뻔했다.집에 도착한 송진희는 방바닥에 널브러진 물건을 보고 민지아한테 꾸중을 하려 했으나 이미 정신이 나간 듯한 그녀를 보고 차마 말을 입밖으로 내뱉지 못했다.“진정해 지아야!”송진희는 방 안으로 들어가 민지아를 안았다. 하지만 송진희를 본 그녀는 억울함이 터졌다는 듯 더 소리를 높여 울기 시작했다.“모든 걸 다 잃었어… 나 어떻해 엄마… 나 진짜 모든 걸 다 잃었어.”민지아의 눈물은 끊임없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조연아가 모든 걸 망쳐버렸어. 내가 다시 연예계에 발을 못 들이게 만들어 버리고 지금 오빠까지 빼앗아 갔어. 지훈오빠가 지금 조연아 말이라면 꼼짝도 못하잖아. 조연아 진짜 무서운 년이야. 무슨 꼼수를 쓴거야 대체!”조연아의 말을 꺼내니 갑자기 바짝 긴장한 듯한 민지아는 송진희의 팔을 꽉 붙잡았다. “분명 예전에 오빠가 걜 그렇게 미워했는데, 지금 갑자기 사람이 변해버렸잖아! 무조건 이상한 수를 써서 그런 걸 거야!”송진희는 민지아를 진정시키려고 물었다.“지아야, 일단 진정해! 조연아가 무슨 방법을 썼든 간 먼저 이게 사실이 맞는지 엄마한테 알려줘.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너랑 그 낯선 남자의 영상이 진짜야?”이 영상의 진실여부에 대해 줄곧 근심하고 있었던 송진희였다.민지아는 송진희의 질문을 듣더니 갑자기 웃기 시작하며 자기의 팔을 잡고 있던 송진희를 확 밀쳐버렸다.“그래! 나 맞아. 그 남자 품에 안기고 있는 년이 나 맞는다고! 걔네랑 같이 잔 것도 나라고. 뭐 어쩔 건데? 지훈 오빠도 날 사랑해 주지 않는데 다른 남자보고 사랑해달라고 하는 것도 안 돼?”그녀는 주먹으로 자신의 가슴팍을 내리치고 있었다.“민지훈이 날 좋아하지 않아도 날 좋아해 주는 남자가 많잖아…봐봐, 이렇게 많은데! 하하하!”송진희는 그녀의 대답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 영상에서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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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너…너…”민지아는 바닥에 산산이 조각난 유리 파편을 들고 하인들 앞으로 걸어갔다. “다들 지금 서서 보기만 하네… 재밌나 봐? 재밌게 보셨어요?”하인들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내가 물어보잖아! 대답해!”곧이어 민지아는 손에 들고 있던 유리 파편으로 하인의 얼굴에 상처를 냈다.얼굴에 상처가 난 하인은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소리를 질렀다.“아, 아닙니다. 재미없습니다.”하인들은 고개를 숙인 채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의 물음에 대답했다.“재미없다면서 왜 아직도 안 꺼져? 빨리 꺼져! 꺼지라고!”민지아가 유리 파편을 그들한테 던지니 놀라서 정신을 잃은 하인들은 황급하게 방을 빠져나갔다.다들 나간 뒤, 민지아는 방문을 잠구고 다시 침대 위에 앉아버렸다. 그 옆에는 송진희가 벽을 짚고 서 있었다.“우리 엄마, 많이 화가 났어요? 엄마가 화를 내다 죽어버리기라도 하면 지아는 어떡해요?”말하면서 갑자기 미친 듯이 웃어버리는 민지아다. 지금 그녀를 보면 마치 정신이라도 나간 사람 같았다. 웃음이 멈추더니 눈을 부릅뜨고 송진희를 바라보며 다시 말을 보탰다.“엄마. 조연아 처리 해 줄 거지? 지훈오빠랑 결혼도 못하고 태영그룹을 내 손에 쥐어주지 않으면, 엄마가 한 짓거리들 모두 까밝힐 거야.”“지금 날 협박하는 거야? 너 진짜 미쳤어?”“그래, 지금 협박하는 거야. 나 미친 거 맞아. 다 너희 때문이잖아! 암튼 난 모든 걸 이미 다 잃었으니 무서운 것도 없어! 그러니까 똑바로 들어. 난 민지훈을 원해. 태영 그룹도 가질 거야. 태영 그룹 전체. 지훈오빠가 민하 그룹이랑 추산 그룹을 합병할 거라며? 둘 다 모조리 가질거야.”민지아는 송진희 앞으로 다가가 더욱더 미쳐가는 웃음소리로 말을 이었다.“아니면 엄마 진짜 모습을 다 까발릴 거야. 그때면 지훈 오빠도 자기 엄마의 진짜 모습에 놀라지 않을까? 몇십 년간 엄마라고 불러온 사람이 악마였다는 사실에? 게다가 그때 3층 베란다에서 조연아를 창밖으로 밀친 사람이 엄마라는 것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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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이 꼬락서니로 살 줄 알았더라면 차라리 낳지나 마!”민지아는 두 눈을 부릅뜨고 갑자기 송진희의 손을 잡아 왔다.“내 말, 잘 기억했어? 조연아는 죽어야 하고 오빠랑 그룹 둘 다 나한테 줘야 해!”“그래, 그래 알았어!”송진희는 휘청거리며 방에서 나왔다. 민지아는 그녀가 자기 요구에 동의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기쁘다는 듯 소리를 놓고 웃었다.“그래! 이제야 좀 엄마답네! 하하하!”송진희는 가볍게 방문을 닫고 옆에 서 있는 하인들을 향해 말했다.“거기 서서 뭐 해! 빨리 아가씨 방 청소해 드려.”“네.”하인들은 대답한 후 두려움을 무릅쓰고 다시 민지아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집사인 오 씨도 물컵과 약을 들고 송진희 앞으로 다가갔다. 민지훈한테서 쫓겨난 후 다시 송진희 곁에서 일하고 있는데 전부터 송진희와 같이 민 씨네로 왔기 때문에 송진희를 잘 알고 있었다.“사모님, 너무 화내시지 말고 어서 약부터 드세요.”송진희는 심장질환을 앓고 있어 큰 감정 기복은 될수록 피해야 한다. 그녀는 떨린 손으로 오 씨가 건네다 준 물컵과 약을 가져왔다.“사모님, 일단 자기 몸부터 챙기셔야 합니다! 아가씨는…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이미 미치신 것 같습니다. 하인들도 다들 아가씨만은 피해 다닙니다.”“맞아. 쟤 진짜 미쳤어.”마음을 가다듬은 송진희는 살기가 가득 찬 빨간 눈으로 말했다.“미쳤으니까 옆에 둘 필요도 없지. 날 협박하는 사람을 어떻게 옆에 둬? 먼저 쟤부터 해결해 버리고 조연아를 해결할 거야. 절대 지훈이랑 재혼할 기회를 주면 안돼! 내 말을 안 듣는 사람은 모조리 없앨 거야.”“사모님의 뜻은…지아 아가씨를 죽일 겁니까?”송진희는 방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듯 덤덤한 표정으로 바뀌었다.“걔가 방금 한 말이잖아. 제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 삶이라면 차라리 태어나지 말길 바란다며. 죽길 원한다는데 엄마인 내가 도와줘야지. 난 쟤한테 삶을 줄 수도 있고 쟤 목숨도 가져갈 수 있는 사람이잖아.”오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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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언론사에서의 연락을 이 정도로 많이 받아본 것도 처음이지만 연락 중의 대부분이 사생활에 관해 묻고 있었다.“인터뷰?”업무에 집중하느라 인터뷰 영상이 있는 줄도 몰랐었다.“네.”조연아는 바로 인터넷에 접속했는데 역시나 온통 민지훈 인터뷰 영상에 대한 검색어가 떠있었다. 심지어 지금은 인터뷰 영상이 실시간 검색어 1위의 자리까지 차지했다.그녀는 영상을 클릭해 보기 시작했다.-지훈 님이 게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소문일 뿐입니다.-그러면 조 회장님께서 지훈 님이 여자한테 관심이 없다고 하시는 건 사실이 아니라 그저 커플 사이의 말다툼 뿐인 거네요?-일 부분이 사실이기도 합니다.조연아 말고는 다른 사람들한테는 관심이 없다. 그리고 저랑 조연아 씨는 약혼을 한 적이 없습니다. 사실이 아닌 소문을 퍼뜨린 분들한테는 꼭 끝까지 책임을 묻겠습니다.여기까지 본 연아는 당장이라도 영상 안으로 들어가 민지훈을 향해 주먹을 날리고 싶었다. 이렇게 되면 둘의 사이는 더욱 애매해지게 될 것이다. “민지훈!”화가 난 채로 영상을 바로 꺼버렸다.조연아가 이토록 화를 내는 모습은 처음 보는듯한 비서가 갑자기 이런 생각을 했다.아무래도 지훈 씨를 좋아하기에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건 아닐까?“언론사에서 연락이 오면 저랑 민지훈은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꼭 말씀해 주세요! 굳이 관계를 따져야 한다면 저희는 그저 이미 이혼한 사이일 뿐입니다.”“알겠습니다. 회장님, 곧 회의 시간입니다.”조연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회의실을 향해 걸어갔다.회의실 안.연아를 본 임원진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연신 인사를 했다. 곧이어, 회의가 시작되었다.“회장님, 모노 영상이랑 공동 제작한 걸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D dream》이 이미 준비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프로그램의 트레이너들은 모두 정했지만, 엠씨자리가 아직 비어있습니다. 모노 영상 측에서도 후보 몇 명을 보내왔는데 여기 있습니다.”조연아 앞에는 이미 후보들의 리스트가 놓여있었다. 조연아는 리스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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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한 번 더 연락해 보세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하태윤이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임원진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대답했다.“네. 다시 매니저랑 연락해 보도록 하겠습니다.”“하태윤 계약 거의 만료되는 거 아닌가요?”“네. 이미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회사들도 많이 보입니다. 지금 회사랑 재계약할 가능성은 작을 것 같습니다. 데뷔 초에 계약 문제로 분쟁도 있었는데 하태윤이 뜬 다음에야 계약을 수정했다고 들었습니다.”“우리도 하태윤이랑 접촉해 보죠. 정승헌 자리를 메꿀 남자배우가 필요합니다.”“네. 회장님.”말이 끝나자마자 회의실 문이 쿵 하고 열렸다.비서가 황급히 문을 박차고 들어와 조연아 앞으로 걸어왔다.“회장님. 큰일 났습니다. 정승헌 아내분이 지금 아래에서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애까지 안고 와서…아무리 말려도 떠나질 않고 회장님을 만나려고 합니다!”임원진들도 그녀의 말에 웅성대기 시작했다.“어떻게 된 일이야?”“자기 남편 사생활 때문에 일어난 사단인데 회사는 왜 온 거야?”“가족이 아니랄까 봐…”조연아는 가볍게 한숨을 쉬고 자리에 있는 임원진들을 향해 말했다.“오늘 회의는 여기까지 합시다.”회의를 끝내고 비서 따라 로비에 도착했다. 조연아 보러 왔다고 했으니 오늘 그녀 앞에 나타나지 않는 한 떠나지는 않을 기세였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울음이 섞인 한 목소리가 바로 들려왔다.“조연아 어디 있는데! 만나게 해줘! 조연아 보고 나오라고 해, 빨리! 아니면 나 안 떠날 거야!”“찍어. 찍어서 바로 인터넷에 올려! 그 유명한 스타 엔터가 돌도 안 지난 우리 아기랑 날 어떻게 괴롭혔는데 대중한테 까발리라고!”“우리 승헌이 잘못도 있지만 조연아도 승헌이가 이렇게 되자마자 연을 끊고 스타 엔터를 지켰잖아? ““심지어 승헌이더러 1억까지 배상하라고 했잖아! 우리가 이렇게 된 건 다 조연아 이 독한 년 때문이라고!”“조연아 빨리 나와! 여기에 숨어서 뭐 하는 거야?”조연아는 미친 짓을 하는 여인을 멀리서 우습게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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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조연아의 연이은 질문에 말문이 막혀버린 정승헌의 아내였다.조연아는 시선을 딴 곳으로 옮기더니 눈살을 찌푸리고 입을 열었다.“정승헌 씨, 숨어만 있지 마시고 나오세요.”연아의 말을 따라 로비에 있던 모든 사람이 그녀의 시선이 향한 쪽으로 눈빛을 돌렸다. 갑자기 어떤 남자가 손에 칼을 든 채로 조연아를 향해 달려왔다.“죽여버릴 거야!”정승헌 손에 든 칼을 보고 피하려던 찰나, 어떤 사람이 옆에서 달려와 정승헌을 안고 바닥에 넘어졌다.“승헌아, 연기짬바가 몇 년인데 아직도 액션씬에 리액션이 이렇게 느리면 어떡해?”하태윤은 곧장 정승헌한테 달려들어 그의 손에 들려있던 비수를 빼앗아 옆에 내던졌다.“이 칼 제작진 거잖아? 대체 언제 훔쳐 온 거야?”“하태윤?”그가 스타 엔터에 나타날 거라고는 생각을 못 한 모양이다.“지금 산속에서 촬영하고 있어야 하는거 아니에요?”“안녕하세요, 연아 회장님. 저 이미 촬영 끝내서 어제 양주로 돌아왔거든요. 아침에 매니저한테서 스타 엔터가 절 《D dream》엠씨로 섭외하려고 연락이 왔다는 소식을 들었거든요. 그런데 글쎄 그 양반이 나 몰래 거절했다고 해서 제가 이렇게 직접 찾아왔죠. 마침 우리 승헌이가 칼을 들고 몰래 안을 들여다보는 걸 목격했고.” 조연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비서실장한테 물었다.“신고는 했습니까?”“네. 곧 올겁니다.”곧이어 회사경호원들이 달려왔고 벨트로 일단 정승헌을 제압했다.“승헌 씨! 지금 뭐 하는 거에요? 저희 남편 빨리 놓아줘요!”정승헌 아내는 애를 안은 채 앞서 말리려 했다.이런 모습을 본 하태윤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말했다.“한창 잘 나갈 때 모든 걸 포기하고 정승헌이랑 결혼했는데 얜 뒤에서 어떻게 자기 아내를 평가하는지 아세요? 자기한테 빌붙고 섹스하기 위해서 만나고 몸매도 꽝이고 그저 갖고 노는 여자일 뿐이라고 합니다.”입 밖에 꺼내기 어려웠지만 하태윤도 사실을 말한 걸 뿐이다. 그런 하태윤의 말을 듣고 너무 놀란 나머지 한마디도 대답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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