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와이프가 땡김의 모든 챕터: 챕터 131 - 챕터 140

290 챕터

제131화

절망적인 순간, 민지훈의 따뜻한 위로에 애써 쌓았던 마음의 벽이 와르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장미야! 장미야!”이때, 역시 소식을 듣고 달려온 조학찬이 흰 천으로 덮혀 실려나오는 백장미의 시체를 향해 달려들었다.“이러지 마세요. 현장 보호해야 합니다. 진정하세요.”“내일 아침에... 내가 따뜻한 아침 가져다주기로 했잖아. 그런데... 그런데 어떻게...”경찰에 가로막힌 조학찬은 한참을 오열하다 스르륵 주저앉았다.“서랍장에서 백장미 씨의 유서를 발견했습니다. 그중에는 전 아내인 추현 씨의 사인도 적혀있었고요.”경찰의 말에 고개를 파묻고 눈물을 흘리던 조학찬이 번쩍 머리를 쳐들었다.“뭐라고요? 추현이 죽은 거랑 장미가 무슨 상관인데요!”“백장미 씨가 유서에 본인이 추현 씨를 밀어 살해했다고 자백했습니다.”“지... 지금 그게 무슨...”경찰의 말에 충격을 받은 조학찬이 뒷걸음질 치며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가 없어. 그럴 리가 없어! 장미가 추현을 죽일 리가 없잖아. 그리고... 애초에 장미가 무슨 수로 스타엔터 건물 내부로 들어가. 추현은 자살이야. 우리 장미한테 뒤집어 씌우지 마!”“백장미 죽은 것만 슬프고... 우리 엄마가 살해당했다는 사실은 슬프지도 않은가 보지?”조학찬의 앞으로 다가간 그녀가 따져 물었다.“엄마가 왜 돌아가셨나고... 혹시 백장미 저 여자가 한 거 아니냐고 물었을 때 아버지 뭐라고 하셨어요. 말 좀 해보세요!”그제야 조연아를 발견한 조학찬이 부들거리는 손으로 그녀를 향해 삿대질을 했다.“네, 네가 왜 여기에. 너지. 네가 우리 장미 죽인 거지. 그래. 네가 죽인 거야...”이미 이성을 잃은 조학찬은 미친 사람처럼 경찰의 옷자락을 부여잡았다.“형사님, 저 계집애 당장 체포하세요. 우리 장미가 자살일 리가 없어요. 쟤가 바로 용의자라고요!”“지...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기막힌 상황에 조연아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그녀를 미워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무리 그대로 친딸을 살인 용의자로 몰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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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어디까지나 현장에 타살 흔적이 보이지 않아 자살로 추정될 뿐입니다. 혐의가 없으면 조사는 곧 끝날 테니 협조해 주십시오.”“알겠습니다.”조금은 이성을 되찾은 조학찬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체면이고 뭐고 울부짖는 조학찬의 모습과 몇 년 전, 추현이 세상을 떴을 때 너무나 무덤덤하던 그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조연아의 가슴이 저려왔다.‘왜... 우리 엄마한테는 그렇게 매정했던 건데... 그래도 한때는 부부였잖아.’조학찬이 경찰과 함께 자리를 뜨고 그제야 고개를 돌린 조연아는 묘한 눈빛으로 민지훈을 바라보았다.‘아까... 날 지켜준 건가?’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 깊이 묻어두었던 감정이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잠시 후 주위에 몰려들었던 구경꾼들도 흩어지고 다시 조용해진 복도에 달콤한 여자의 목소리가 울렸다.“언니, 우리 엄마... 우리 엄마 어떻게 된 거야?”병원복 차림의 조하율이 비틀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하율 씨!”벌떡 일어선 만두가 그녀를 막아서려 했으나...병실 내부의 참상을 목격한 조하율은 입을 틀어막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저... 저기 누워있는 게 우리 엄마라고?”“하율아...”“엄마!”만두도 이성을 잃고 병실로 뛰어들어가려는 조하율의 앞을 가로막았다.“하율 씨, 이러지 마세요.”“이거 놔요...”조하율의 커다란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저게 우리 엄마일 리가 없잖아요. 지금 나한테 거짓말하는 거잖아요. 내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할 거니까 이거 놓으라고요!”“하율아, 진정해.”눈물로 범벅된 얼굴로 고개를 돌린 조하율이 그녀를 와락 껴안았다.“언니, 다 거짓말이지? 거짓말이라고 해줘. 저기 누워있는 사람 우리 엄마 아니지? 나 언니 말이라면 믿을 수 있어. 그러니까 제발...”지금 이 상황에서 거짓말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조연아는 고개를 저었다.“미안해, 하율아...”“아니야... 아니야...”다시 병실로 고개를 돌린 조하율이 울부짖었다.“엄마! 엄마! 눈 좀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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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동생”급박한 순간이긴 했지만 너무나 자연스럽게 동생이라는 말이 튀어나오는 순간, 조연아는 비로소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죽도록 미운 백장미의 딸이지만 어느새 조하율을 동생으로 생각하고 있는 조연아였다.조하율이 병실로 옮겨지고 그 옆에 서있던 조연아는 잔뜩 굳은 얼굴로 생각에 잠겼다.‘지율이랑 백장미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도 모자라 추준이 날 죽이려 했고... 백장미는 결국 자살했어.’단 하룻 동안 일어난 세 건의 사고.‘이게 우연일 리가 없어.’“선생님, 저희 동생 괜찮은 거예요?”“충격으로 인한 일시적인 기절입니다. 별 문제 없으니 푹 쉬고 안정을 취하세요.”한숨을 푹 내쉰 의사가 말을 이어갔다.“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아무렇지 않은 자식이 어디 있겠어요. 이럴 때일수록 다른 가족들이 더 마음을 보듬어주셔야 합니다.”“네, 감사합니다, 선생님.”의사가 병실을 나서고 조연아는 깊게 잠든 조하율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대표님, 여긴 제게 맡기시고 얼른 들어가서 쉬세요. 대표님도 많이 놀라셨잖아요. 하율 씨는 제가 지키겠습니다.”“그럼... 잠깐 집에 들렀다 올게요.”탁.병실을 나선 조연아의 시야에 다친 몸으로 내내 그녀의 곁을 지켰던 민지훈의 모습이 들어왔다.“오늘... 고마웠어.”‘운 건가?’민지훈의 손이 조연아의 얼굴을 향했지만 그녀는 매정하게 고개를 돌려버렸다.어색하게 허공에 멈춘 손을 거둔 그가 말했다.“내가 데려다줄게.”“아니야. 내가 알아서...”“어머님 유품, 내 차에 있어.”“...그래.”잠시 후, 민지훈이 그녀를 위해 조수석 문을 열어주었다.“타.”“운전 내가 할게. 당신 다쳤잖아.”“별거 아니야. 운전 내가 할 수 있어.”“아니, 그냥 내가 한다니까...”“말 들어.”억지로 조수석으로 그녀를 밀어 넣은 민지훈은 안전벨트까지 매주었다.“우리 엄마 물건, 얼른 줘.”“앞에 열어봐.”달칵.조심스레 나무상자를 연 조연아의 입가에 어느새 미소가 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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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오랜만에 보는 추현의 손때가 묻은 물건들.그녀에겐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졌다.“민지훈.”상자를 닫고 고개를 든 조연아가 미간을 확 찌푸렸다.‘여긴 우리 집으로 가는 길도 민지훈 집으로 가는 길도 아니잖아.’“지금 어디 가는 거야?”“가보면 알아.”애매한 대답에 조연아의 의아함은 더 커져만 갔다.두 사람을 실은 차량은 약 30분 정도를 달려 해변가에 멈춰섰다.“바다? 여긴 왜 온 거야?”서늘한 새벽 바닷바람에 조연아의 머리카락이 살랑였다.“너 때문에 다쳤으니까 나랑 같이 일출 보자.”‘일출?’잠시 후. 어두운 저 하늘 너머가 점차 밝아지더니 눈부신 태양이 점차 모습을 드러냈다.“예쁘다.”햇살을 맞으며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갈매기, 어딘가 비릿한 바다내음을 느끼던 조연아는 씨익 미소를 짓고 민지훈은 넋을 잃고 그런 그녀를 바라보았다.모든 걸 다 가진 남자, 완벽한 남자라 불리는 민지훈이 이렇게 순수한 사랑의 감정으로 설렐 수도 있다는 거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네가 훨씬 더 예뻐.”갑작스러운 고백에 어색하게 고개를 돌린 조연아가 물었다.“그런데 갑자기 일출은 왜?”“일출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니까.”‘새로운 시작...’민지훈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기에 방금 전까지 조금 들떠있던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우리 둘 사이에 시작 같은 건 없어. 난 널... 다시 사랑하지 않을 거야.”“그럼 내가 널 짝사랑할게.”‘널 위해 죽게 된다고 해도... 아낌없이 널 사랑할게.’한 번 뱉은 말은 꼭 지키는 민지훈에게 이 한 마디가 얼마나 큰 무게를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있기에 조연아는 더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나 주혁이 오빠랑 결혼할 거야. 그래도 나 좋아할 거야?”“응.”‘아니, 넌 고주혁 그 자식이랑 결혼 못할 거야.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막을 테니까.’아무것도 못 들은 척 고개를 돌린 조연아는 한동안 조용히 일출을 바라보았다.“빌라로 돌아가고 싶어.”집으로 가고 싶다고 말하려던 그녀는 또 민지훈이 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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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할 말을 마친 민지훈이 어느새 먼저 운전석에 탑승했다.“타.”하룻밤 사이에 너무나 많은 일을 겪은 조연아에게 운전까지 맡기고 싶지 않은 민지훈이었다.게다가 여긴 그가 데리고 온 거니까.‘하여간 고집은...’고개를 저은 조연아는 결국 조수석에 올라탔다.돌아가는 내내 두 사람은 서로 단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어머님을 살해한 범인... 잡힌 거나 마찬가지니까 이 일은 그만 파.”방금 전 민지훈이 했던 말이 끝없이 머릿속을 맴돌았다.‘왜...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지?’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에 무릎에 올려둔 나무상자가 더 무겁게 느껴졌다.“당신이 날 구한 대가로 일출 보러 온 거니까 이제 서로 쌤쌤인 거지? 이제 서로 연락하지 말자.”잠시 후, 빌라 앞에 도착한 조연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들어가는 거 보고 갈게.”동문서답인 민지훈의 모습이 답답했지만 조연아는 더 고집을 부리지 않고 아파트로 들어섰다.이때, 아침운동을 하러 나오는 아주머니들이 그녀를 발견하고 묘한 미소를 지었다.“아이고, 이제 오는 거야?”“안녕하세요.”평소 오며 가며 안면을 튼 데다 흉흉한 요즘 세상과 어울리지 않게 너무나 따뜻하게 대해주는 아주머니들이라 조연아는 환하게 웃어 보였다.“안녕하세요.”“그런데... 저기 저 총각은 남자친구인가? 어쩜 인물이 저렇게 훤해!”“...”말문이 막힌 조연아가 괜히 눈치만 살폈다.“어머, 차도 좋고... 얼굴도 완벽해. 저런 남자 꽉 잡아야 해.”“그러니까. 우리 아가씨랑 같이 서면 아주 선남선녀겠네.”“그럼 우린 청접장만 기다리고 있을게.”“아, 아주머니들. 얼른 약수터로 가보셔야죠. 안 그럼 좋은 기구 다 빼앗기세요.”조연아가 자연스레 화제를 돌리자 아주머니들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어머, 어머. 우리 정신 좀 봐. 그럼 다음에 다시 얘기해!”서둘러 문을 나서던 아주머니들은 민지훈을 향해 손을 젓는 것까지 잊지 않았다.“총각, 힘내!”“총각, 우리 아가씨 인기 아주 많아! 얼른 낚아채야지!”“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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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네. 전부 다 어제 일어난 일이에요.”조연아가 대답했다.“널 습격했다는 사람은 누구야? 알아냈어?”“추준이에요. 목소리를 똑똑히 들었어요.”“뭐?”수화기 너머, 추연의 목소리가 확 높아졌다.“어쩜 자기 동생한테 그런 짓을. 도박에 빠졌다더니 눈에 뵈는 게 없는 거야?”“경찰이 조사를 시작했으니까 아마 곧 잡힐 거예요.”“그럼. 당연히 그래야지. 너 어디 다친 데는 없지? 이모가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연준이한테는 내가 말도 못했어.”추연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모, 저 괜찮아요. 그리고 연준이한테는 그냥 비밀로 해주세요. 괜히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아요.”“그래. 너... 괜찮은 거지? 힘든 일 있으면 이모한테 얘기해. 뭐든 네가 혼자 감당하려고 하지 말고.”“네, 이모.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저 일단은 너무 졸려서 좀 잘게요.”긴장이 풀려서인지 소파에 기댄 조연아의 눈꺼풀이 스르륵 내려왔다.“그래. 그럼 얼른 자.”같은 시각. 임천 별장으로 돌아온 민지훈을 맞이한 건 오민이었다.“대표님.”“제대로 알아봤습니까?”민지훈의 뒤를 따라 계단을 올라가던 오민이 고개를 끄덕였다.“최근 며칠간의 행적을 전부 기록해 두었습니다.”“통화기록은요?”“역시 알아봤지만 별 이상한 점은 없었습니다.”오민이 넘긴 파일을 펼쳐보던 민지훈이 미간을 찌푸렸다.“연아 씨를 공격한 건 어디까지나 충동적인 행동 같습니다. 대표님께 전화를 한 사람은 아마 추준의 측근일지도 모르죠. 신분을 밝히고 싶지 않아 대포폰을 사용한 거고요.”오민의 설명은 충분히 합리적이었지만 왠지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어젯밤 병원 그리고 주변 도로 CCTV 영상 전부 다 확인해 봐야겠어요.”민지훈의 차가운 눈동자가 살기로 번뜩였다.‘감히... 연아한테...’“알겠습니다.”“그리고 백장미 씨 통화기록도 알아보세요.”“백장미 씨요?”오민의 눈이 동그래졌다.“백장미 씨는 자살로 사망한 거 아니었나요? 그런데 왜...”“자살동기가 뭐라고 생각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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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오민은 민지훈의 말을 듣고 깨달았다는 듯 손으로 이마를 팍 쳤다.“그러니까요. 죄책감으로 자살한 거라면 굳이 3년을 기다릴 필요가 없겠죠… 혹시 백장미는 자살이 아닌 타살? 아니면 누군가의 협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자살한 건가?”민지훈은 서서히 입을 열었다.“누군가의 잘못을 덮어쓴 거죠.”오민은 모든 걸 알았다는 듯 대답했다.“연아 아가씨가 3년전 씨씨티비영상을 복구시키는 중이라고 들었는데 아마도 회장님 사인에 대해 다시 조사하려는 것 같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진범이 자기가 저지른 일이 밝혀질까 봐 무서워서 누군가한테 덮어씌우려고 한 거네요… 생각해 보면 백장미가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기도 하고요!”제삼자가 부인이 되었으니, 증오와 질투심에 눈이 멀어 원래 부인을 살해하고 말이 통하는 시나리오다.오민은 계속 말을 보탰다.“먼저는 조하율이랑 백장미가 차 사고를 당하고 다음은 연아 아가씨가 추준의 습격을 당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백장미가 자살했고… 얼마 안 되는 사이에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난 데다 백장미는 자살 이유가 충분하니까 사람들이 전혀 의심을 하지 않는 거네요.”“진범도 언젠간 허점을 들어낼 거예요.”오민도 민지훈의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진실은 언젠간 밝혀질 것이다. 시간이 아무리 오래 걸리 거라도.“그 사람 찾아내 주세요. 빠른 시일 내로.”민지훈은 차가운 분위기를 풍기며 오민한테 명령했다.적은 어둠 속에 숨어있다. 똑똑한 조연아가 백장미의 사인이 자살이 아닌 누군가의 죄를 덮고 억울하게 죽었다는 걸 알게 되면 대가를 불문하고 이 일을 조사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 대가가 목숨일지 언정 포기를 하지 않을 사람이니까. 진실에 가까울수록 더 위험한 법인데…“네.”오민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 사진 몇 장을 민지훈한테 건네주었다.“도련님, 오늘 아침에 연아 아가씨랑 일출 보러 간 사진이 기자들한테 찍혔습니다. 지금 언론사에서 이 사진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묻고 있습니다.”오민이 건네다 준 사진을 쥐고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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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진짜 대박뉴스네. 도련님이 전 부인과 같이 데이트하며 재혼하길 원한다? 무슨 상황인지 누가 설명 좀.”…핸드폰이 너무 울려서 아직도 잠결인 조연아가 하는 수 없이 받아버렸다.“여보세요?”잠긴 목소리로 그녀가 먼저 말했다.“조연아, 무슨 상황이야 지금? 나 지금 병원에서 하율이를 돌보고 있는데 갑자기 그런 기사를 봤다니까! 너 아직도 못 봤어?”“기사? 무슨 기사?”조연아는 아직도 비몽사몽이다.“무슨 기사긴. 너랑 민지훈이 바닷가 데이트한 거지!”“바닷가 데이트?”조연아의 대뇌는 몇 초간 초고속 운행을 진행했다. 그제야 생각 난 그녀는 벌떡 침대에서 일어나버렸다.“뭐, 뭐라고? 나랑 민지훈이 같이 해 뜨는 거 보러 간 일을 말하는거야?”“그렇다니까. 기사까지 났어!”조연아가 핸드폰을 잠금 해제시키고 보니 안 읽은 소식이 몇백 통이나 있었다. 회사 홍보팀에서 보낸 것도 있고 비서실장님이 보낸 것도 있고 하태윤이랑 고주혁이 보내온 것도 있었다. 게다가 부재중전화 몇십통도 있었는데 만두 한 사람이 이십 통이나 걸어왔다는 걸…뉴스에는 온통 그녀와 민지훈의 바닷가 데이트뿐이었다.이게 찐 사랑? 민지훈과 조연아의 바닷가 데이트.이혼이 무슨 상관인가. 민지훈과 전 아내의 로맨틱 데이트바닷가+일출. 민지훈과 전 아내 조연아 재결합?미쳤다… 진짜 말도 안 돼…“조연아? 야! 야…”연아는 만두의 말에 대답도 안 하고 바로 전화를 끊어 민지훈한테 연락했다.“여보세...”“민지훈, 네가 그런 거야?”전화를 받자마자 쉴 틈 없이 질문을 던진 조연아다.“응?”덤덤하다 못해 아무런 감정 기복도 들리지 않는 민지훈의 대답이 들려왔다.“지금 인터넷에 퍼진 우리 사지. 네가 퍼뜨려도 된다고 허락한 거냐고.”민지훈이 어떤 사람인데, 언론사들은 그의 허락 없이 이런 사생활 사진들을 올리지 못할 것이다.“잘 찍었더라고.”그는 사진이 마음에 든 모양이다.“뭐?”조연아는 잠깐 당황했다. 인정한건가?“좋은 건 다른 사람들이랑도 공유해야잖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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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일출도 같이 보고 눈밭도 같이 걸은 사람은 나뿐일 거야.”민지훈의 댓글에 사람들의 반응은 난리가 아니었다.연아는 이 댓글을 보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누군가가 전에 알려줬던 말이 생각났다.--- 같이 일출을 보고 눈밭을 걸으면 죽을 때까지 같이 있을 거래.조연아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그가 아직도 이 말을 기억하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심지어 민지훈의 이 댓글 아래서 이 말을 해석해 주는 네티즌도 있었다.“일출은 하루의 시작이고, 눈은 일 년의 끝이잖아. 뭐, 게임 끝이지.”“제가 민지훈 도련님의 이 말을 해석해 줄게요. 일출을 같이 본 사람도 나고, 눈밭을 같이 걸어 본 사람도 나다. 조연아 넌, 나 민지훈이랑만 이 모든 걸 해봤다.라는 거죠.”“민지훈 진짜 조연아 좋아하나 봐… 그러면 애초에 이혼은 왜 했대? 너무 아쉬워ㅠㅠ 둘이 재결합하는 건가?”재결합?절대 그럴 리가 없어!내가 바보라고 저지른 잘못을 한 번 더 저질러?연아는 댓글 하나하나 보더니 화가 난 듯 핸드폰을 침대 위로 던져버리고 화장실로 걸어갔다.이젠 그만 생각해야지.시간을 보니 벌써 오후였고 간단하게 빵을 챙겨 먹고는 차키를 들고 회사를 향했다.회사에 곧 도착할 무렵, 그녀의 차를 본 기자들은 갑자기 차 앞으로 달려들었다.핸들을 쥐고 있던 조연아의 손에는 저도 모르게 힘이 조금 들어갔다.모두 민지훈 때문에 일어난 사단이다. 나쁜 새끼.그녀는 경적을 몇 번 울려 기자들더러 비키라고 경고했지만 이미 앞뒤로 막혀버린 상태여서 기자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차창을 통해 비춰들어 오는 플래시에 심지어 생방송까지 하려고 달려든 사람까지.경호원들도 차 앞으로 다가와 기자들을 말리려 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은지라 끄떡없었다.“조연아 씨, 민지훈 씨랑 바닷가 데이트를 하신 건 재결합 의향이 있다는 겁니까?”“민지훈 씨와 조연아 씨는 혹시 회사를 위해 재결합하시는 건가요?”조연아는 선글라스를 벗고 차창을 내렸다.“저랑 민지훈 씨는 재결합하지 않을겁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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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대박 뉴스!민지훈 게이래! 그것도 조연아가 직접 인정했어.기사 낼 필요도 없이 이미 생방송 댓글 창은 난리가 났다.백만장자에 권력을 거머쥔 데다 배우 뺨치는 비주얼을 가진 민지훈이 게이라니?…연아가 차를 세우자마자 핸드폰이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민지훈 게이? 전 부인 조연아가 직접 인정했다!---게이 민지훈? 뜻밖의 성적 지향성.연아는 이런 기사들에 참지 못하고 웃어버리고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사무실에 들어섰다.하지만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추준이 도망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고 마음도 같이 무거워졌다.추준이 잡히지 않은 이상 그녀는 수시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두렵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다. 어젯밤의 모든 일이 아직도 뇌리에 생생한데, 생각만 해도 마음이 떨린다. 하지만 아무리 무서워도 티를 내면 안 되고 침착해야 한다.“연아야?”넋 놓고 있는 연아를 보고 추연이 물었다.“괜찮아? 나도 경찰한테서 소식을 듣자마자 추준 집으로 갔는데 그 놈이 돌아간것 같지는 않았어.”연아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추연한테 물었다.“이모, 추건은 어떤 반응이었어요?”“자기 아들이 한 짓인 줄 알면 좋아하기 바쁠걸. 무슨 반응이 있겠어. 뭐든 모른다고 하겠지. 왜 우리 추씨 집안에 이런 인간이 태어난 거야.”추준이 도망가면 그 뒤의 배후는 당분간 끌어내기는 어려워지는 것이다.“연아야?”추연은 그녀를 톡톡 쳤다.“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정신을 차린 연아는 웃으며 추연을 대답했다.“이모, 이젠 이 일에 상관하지 마요. 지금 추준도 행방불명인데 이모가 더 조사했다 이모도 위험해질 수 있어요.”“상관하지 말라니! 내가 조카 혼자 위험하게 내버려둘 사람이야? 연아 넌 왜 모든 일을 혼자 짊어지려고 하는 거야? 앞으로는 이모네 집 와서 같이 살아! 거절하기 없기야! ““이모…”거절은 거절한다는 말투로 말하는 추연을 보며 연아도 조금 의외였다.“연준이가 요즘 계속 와인창고에만 있어 집이 비어있거든. 나 혼자 살기엔 적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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