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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절망적인 순간, 민지훈의 따뜻한 위로에 애써 쌓았던 마음의 벽이 와르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장미야! 장미야!”

이때, 역시 소식을 듣고 달려온 조학찬이 흰 천으로 덮혀 실려나오는 백장미의 시체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러지 마세요. 현장 보호해야 합니다. 진정하세요.”

“내일 아침에... 내가 따뜻한 아침 가져다주기로 했잖아. 그런데... 그런데 어떻게...”

경찰에 가로막힌 조학찬은 한참을 오열하다 스르륵 주저앉았다.

“서랍장에서 백장미 씨의 유서를 발견했습니다. 그중에는 전 아내인 추현 씨의 사인도 적혀있었고요.”

경찰의 말에 고개를 파묻고 눈물을 흘리던 조학찬이 번쩍 머리를 쳐들었다.

“뭐라고요? 추현이 죽은 거랑 장미가 무슨 상관인데요!”

“백장미 씨가 유서에 본인이 추현 씨를 밀어 살해했다고 자백했습니다.”

“지... 지금 그게 무슨...”

경찰의 말에 충격을 받은 조학찬이 뒷걸음질 치며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없어. 그럴 리가 없어! 장미가 추현을 죽일 리가 없잖아. 그리고... 애초에 장미가 무슨 수로 스타엔터 건물 내부로 들어가. 추현은 자살이야. 우리 장미한테 뒤집어 씌우지 마!”

“백장미 죽은 것만 슬프고... 우리 엄마가 살해당했다는 사실은 슬프지도 않은가 보지?”

조학찬의 앞으로 다가간 그녀가 따져 물었다.

“엄마가 왜 돌아가셨나고... 혹시 백장미 저 여자가 한 거 아니냐고 물었을 때 아버지 뭐라고 하셨어요. 말 좀 해보세요!”

그제야 조연아를 발견한 조학찬이 부들거리는 손으로 그녀를 향해 삿대질을 했다.

“네, 네가 왜 여기에. 너지. 네가 우리 장미 죽인 거지. 그래. 네가 죽인 거야...”

이미 이성을 잃은 조학찬은 미친 사람처럼 경찰의 옷자락을 부여잡았다.

“형사님, 저 계집애 당장 체포하세요. 우리 장미가 자살일 리가 없어요. 쟤가 바로 용의자라고요!”

“지...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기막힌 상황에 조연아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그녀를 미워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무리 그대로 친딸을 살인 용의자로 몰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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