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꼬락서니로 살 줄 알았더라면 차라리 낳지나 마!”민지아는 두 눈을 부릅뜨고 갑자기 송진희의 손을 잡아 왔다.“내 말, 잘 기억했어? 조연아는 죽어야 하고 오빠랑 그룹 둘 다 나한테 줘야 해!”“그래, 그래 알았어!”송진희는 휘청거리며 방에서 나왔다. 민지아는 그녀가 자기 요구에 동의했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기쁘다는 듯 소리를 놓고 웃었다.“그래! 이제야 좀 엄마답네! 하하하!”송진희는 가볍게 방문을 닫고 옆에 서 있는 하인들을 향해 말했다.“거기 서서 뭐 해! 빨리 아가씨 방 청소해 드려.”“네.”하인들은 대답한 후 두려움을 무릅쓰고 다시 민지아의 방 안으로 들어갔다.집사인 오 씨도 물컵과 약을 들고 송진희 앞으로 다가갔다. 민지훈한테서 쫓겨난 후 다시 송진희 곁에서 일하고 있는데 전부터 송진희와 같이 민 씨네로 왔기 때문에 송진희를 잘 알고 있었다.“사모님, 너무 화내시지 말고 어서 약부터 드세요.”송진희는 심장질환을 앓고 있어 큰 감정 기복은 될수록 피해야 한다. 그녀는 떨린 손으로 오 씨가 건네다 준 물컵과 약을 가져왔다.“사모님, 일단 자기 몸부터 챙기셔야 합니다! 아가씨는…이런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지만, 이미 미치신 것 같습니다. 하인들도 다들 아가씨만은 피해 다닙니다.”“맞아. 쟤 진짜 미쳤어.”마음을 가다듬은 송진희는 살기가 가득 찬 빨간 눈으로 말했다.“미쳤으니까 옆에 둘 필요도 없지. 날 협박하는 사람을 어떻게 옆에 둬? 먼저 쟤부터 해결해 버리고 조연아를 해결할 거야. 절대 지훈이랑 재혼할 기회를 주면 안돼! 내 말을 안 듣는 사람은 모조리 없앨 거야.”“사모님의 뜻은…지아 아가씨를 죽일 겁니까?”송진희는 방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듯 덤덤한 표정으로 바뀌었다.“걔가 방금 한 말이잖아. 제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 삶이라면 차라리 태어나지 말길 바란다며. 죽길 원한다는데 엄마인 내가 도와줘야지. 난 쟤한테 삶을 줄 수도 있고 쟤 목숨도 가져갈 수 있는 사람이잖아.”오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언론사에서의 연락을 이 정도로 많이 받아본 것도 처음이지만 연락 중의 대부분이 사생활에 관해 묻고 있었다.“인터뷰?”업무에 집중하느라 인터뷰 영상이 있는 줄도 몰랐었다.“네.”조연아는 바로 인터넷에 접속했는데 역시나 온통 민지훈 인터뷰 영상에 대한 검색어가 떠있었다. 심지어 지금은 인터뷰 영상이 실시간 검색어 1위의 자리까지 차지했다.그녀는 영상을 클릭해 보기 시작했다.-지훈 님이 게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소문일 뿐입니다.-그러면 조 회장님께서 지훈 님이 여자한테 관심이 없다고 하시는 건 사실이 아니라 그저 커플 사이의 말다툼 뿐인 거네요?-일 부분이 사실이기도 합니다.조연아 말고는 다른 사람들한테는 관심이 없다. 그리고 저랑 조연아 씨는 약혼을 한 적이 없습니다. 사실이 아닌 소문을 퍼뜨린 분들한테는 꼭 끝까지 책임을 묻겠습니다.여기까지 본 연아는 당장이라도 영상 안으로 들어가 민지훈을 향해 주먹을 날리고 싶었다. 이렇게 되면 둘의 사이는 더욱 애매해지게 될 것이다. “민지훈!”화가 난 채로 영상을 바로 꺼버렸다.조연아가 이토록 화를 내는 모습은 처음 보는듯한 비서가 갑자기 이런 생각을 했다.아무래도 지훈 씨를 좋아하기에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건 아닐까?“언론사에서 연락이 오면 저랑 민지훈은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꼭 말씀해 주세요! 굳이 관계를 따져야 한다면 저희는 그저 이미 이혼한 사이일 뿐입니다.”“알겠습니다. 회장님, 곧 회의 시간입니다.”조연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회의실을 향해 걸어갔다.회의실 안.연아를 본 임원진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연신 인사를 했다. 곧이어, 회의가 시작되었다.“회장님, 모노 영상이랑 공동 제작한 걸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D dream》이 이미 준비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프로그램의 트레이너들은 모두 정했지만, 엠씨자리가 아직 비어있습니다. 모노 영상 측에서도 후보 몇 명을 보내왔는데 여기 있습니다.”조연아 앞에는 이미 후보들의 리스트가 놓여있었다. 조연아는 리스트를
”한 번 더 연락해 보세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하태윤이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임원진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대답했다.“네. 다시 매니저랑 연락해 보도록 하겠습니다.”“하태윤 계약 거의 만료되는 거 아닌가요?”“네. 이미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회사들도 많이 보입니다. 지금 회사랑 재계약할 가능성은 작을 것 같습니다. 데뷔 초에 계약 문제로 분쟁도 있었는데 하태윤이 뜬 다음에야 계약을 수정했다고 들었습니다.”“우리도 하태윤이랑 접촉해 보죠. 정승헌 자리를 메꿀 남자배우가 필요합니다.”“네. 회장님.”말이 끝나자마자 회의실 문이 쿵 하고 열렸다.비서가 황급히 문을 박차고 들어와 조연아 앞으로 걸어왔다.“회장님. 큰일 났습니다. 정승헌 아내분이 지금 아래에서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애까지 안고 와서…아무리 말려도 떠나질 않고 회장님을 만나려고 합니다!”임원진들도 그녀의 말에 웅성대기 시작했다.“어떻게 된 일이야?”“자기 남편 사생활 때문에 일어난 사단인데 회사는 왜 온 거야?”“가족이 아니랄까 봐…”조연아는 가볍게 한숨을 쉬고 자리에 있는 임원진들을 향해 말했다.“오늘 회의는 여기까지 합시다.”회의를 끝내고 비서 따라 로비에 도착했다. 조연아 보러 왔다고 했으니 오늘 그녀 앞에 나타나지 않는 한 떠나지는 않을 기세였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울음이 섞인 한 목소리가 바로 들려왔다.“조연아 어디 있는데! 만나게 해줘! 조연아 보고 나오라고 해, 빨리! 아니면 나 안 떠날 거야!”“찍어. 찍어서 바로 인터넷에 올려! 그 유명한 스타 엔터가 돌도 안 지난 우리 아기랑 날 어떻게 괴롭혔는데 대중한테 까발리라고!”“우리 승헌이 잘못도 있지만 조연아도 승헌이가 이렇게 되자마자 연을 끊고 스타 엔터를 지켰잖아? ““심지어 승헌이더러 1억까지 배상하라고 했잖아! 우리가 이렇게 된 건 다 조연아 이 독한 년 때문이라고!”“조연아 빨리 나와! 여기에 숨어서 뭐 하는 거야?”조연아는 미친 짓을 하는 여인을 멀리서 우습게 지켜보고 있었다.
조연아의 연이은 질문에 말문이 막혀버린 정승헌의 아내였다.조연아는 시선을 딴 곳으로 옮기더니 눈살을 찌푸리고 입을 열었다.“정승헌 씨, 숨어만 있지 마시고 나오세요.”연아의 말을 따라 로비에 있던 모든 사람이 그녀의 시선이 향한 쪽으로 눈빛을 돌렸다. 갑자기 어떤 남자가 손에 칼을 든 채로 조연아를 향해 달려왔다.“죽여버릴 거야!”정승헌 손에 든 칼을 보고 피하려던 찰나, 어떤 사람이 옆에서 달려와 정승헌을 안고 바닥에 넘어졌다.“승헌아, 연기짬바가 몇 년인데 아직도 액션씬에 리액션이 이렇게 느리면 어떡해?”하태윤은 곧장 정승헌한테 달려들어 그의 손에 들려있던 비수를 빼앗아 옆에 내던졌다.“이 칼 제작진 거잖아? 대체 언제 훔쳐 온 거야?”“하태윤?”그가 스타 엔터에 나타날 거라고는 생각을 못 한 모양이다.“지금 산속에서 촬영하고 있어야 하는거 아니에요?”“안녕하세요, 연아 회장님. 저 이미 촬영 끝내서 어제 양주로 돌아왔거든요. 아침에 매니저한테서 스타 엔터가 절 《D dream》엠씨로 섭외하려고 연락이 왔다는 소식을 들었거든요. 그런데 글쎄 그 양반이 나 몰래 거절했다고 해서 제가 이렇게 직접 찾아왔죠. 마침 우리 승헌이가 칼을 들고 몰래 안을 들여다보는 걸 목격했고.” 조연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비서실장한테 물었다.“신고는 했습니까?”“네. 곧 올겁니다.”곧이어 회사경호원들이 달려왔고 벨트로 일단 정승헌을 제압했다.“승헌 씨! 지금 뭐 하는 거에요? 저희 남편 빨리 놓아줘요!”정승헌 아내는 애를 안은 채 앞서 말리려 했다.이런 모습을 본 하태윤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말했다.“한창 잘 나갈 때 모든 걸 포기하고 정승헌이랑 결혼했는데 얜 뒤에서 어떻게 자기 아내를 평가하는지 아세요? 자기한테 빌붙고 섹스하기 위해서 만나고 몸매도 꽝이고 그저 갖고 노는 여자일 뿐이라고 합니다.”입 밖에 꺼내기 어려웠지만 하태윤도 사실을 말한 걸 뿐이다. 그런 하태윤의 말을 듣고 너무 놀란 나머지 한마디도 대답하지
정승헌의 말에 아이를 품에 안고 있던 그녀는 온몸이 얼어붙었고, 다리에 힘이 풀려 거의 쓰러질 뻔했다.다행히 조연아가 재빨리 움직여 그녀를 부축했다.“사랑처럼 소중한 것은 쓰레기가 마음대로 짓밟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조연아는 아주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정승헌의 와이프를 바라보는 그녀는 한때 상처받고도 놓아주지 못했던 자신이 떠올랐다.인간의 처지는 대체로 비슷하지만 그렇다고 모두 똑같은 것은 아니다.“비서, 아이와 엄마를 집으로 모셔.”조연아는 옆에 서 있는 비서에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그 여자는 꽤 놀란 표정으로 조연아를 바라보았다.“당신...”“아이를 잘 돌봐요. 애는 죄가 없잖아요?”방긋 웃고 있는 조연아는 방금 그녀가 조금 전 했던 행동을 용서하는 눈치였다.너무 깊이 사랑하면 자아를 잃어버린 채 상대가 만든 함정에 빠지기 쉽다. 사랑은 잘못된 게 아니다. 그녀도 아무 잘못 없다. 문제는 정승헌의 거듭되는 거짓말이고, 그가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니라는 데 있다!“고마워요...”아이를 안은 그녀는 조연아에게 머리를 숙였다. 그러고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출산 후에 촬영장으로 복귀해도 될까요? 아이를 키워야 해서 보잘 것없는 역할이어도 괜찮아요.”“언제든 환영이에요.”조연아는 친절했다.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하던 그녀는 비서와 함께 회사 밖으로 나갔다.그녀의 이런 반응은 정승헌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저기! 여보! 날 사랑한다고 하지 않았어? 이렇게 간다고?”“넌 날 사랑하고 있잖아! 나도 널 사랑한단 말이야.”“여보! 사랑해! 떠나지 말아줘! 돌아오란 말이야.”떠나는 그녀를 본 정승헌은 발을 동동 구르며 그녀에게 매달리며 사랑 고백을 했다. 그와 같은 비열한 인간이 사랑을 논할 자격이 있는가? 그저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초조해진 것뿐이다.안달 난 그의 모습이 조연아는 그저 우스웠다. 그럴듯하게 연기를 하며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그가 이 정도의 쓰레기일 줄은 몰랐다.그의 반복적인 사랑 고백은 이미 아무
“ 네, 대표님.”직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조연아는 엘리베이터 방향으로 걸어갔다.조연아에 무한한 존경심을 느낀 하태윤은 눈을 반짝이며 그녀의 뒤를 따랐다.“대표님!”하태윤은 그녀를 졸졸 따라다녔다.“너무 멋져요.”조연아, “다른 중요한 일이 남았어요?”그제야 하태윤은 이마를 ‘탁’ 치며 말했다.“일깨워주지 않았다면 제가 여기에 온 목적을 까먹을 뻔했네요. 엠씨 때문에 온 거예요. 저의 매니저가 거절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 걸그룹 오디션에 흥미를 느끼고 있거든요. 왜냐면 이미 3년 가까이 무대에 오르지 못했거든요.”엘리베이터에 오른 조연아는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는 하태윤에 엄숙한 척하며 말했다.“거절한 후에도 다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우리 스타 엔터를 어떻게 봤던 거죠? 삼류 회사로 보였나요?”“당연히 아니에요. 저의 매니저가 스타 엔터의 제안을 거절하고 이란 프로그램을 받아들인 것은 제가 힘들까 봐 걱정했던 거였어요. 하지만 음식 쇼보다는 이런 대규모 오디션 프로그램에 더 흥미를 느껴요. 저도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기도 해서 매니저와 상의한 뒤 특별히 시간을 내서 그 자리를 쟁취하려는 거예요.”하태윤은 진심 어린 눈빛으로 조연아를 바라보았다.그는 자신을 홍보하기 시작했다.“대표님, 인지도로 보나 화제로 보아도 제가 최고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위 10위에는 들어요. 오디션 프로그램과 함께하고 싶어요. 스타 엔터가 기획한 거라면 더더욱 하고 싶은 거고요.”누가 용감무쌍한 스타 엔터 대표에 빠져버린 하태윤이 아니랄까 봐.그의 말에서 핵심을 포착한 조연아는 그를 바라보며 반문했다.“스타 엔터가 기획한 거라서 더 하고 싶단 말인가요?”“네!”하태윤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그의 긍정적인 대답에 조연아는 말을 이었다.“우리 스타 엔터도 태윤 씨에 대한 인상이 좋고 계약도 곧 만료되는 것 같던데 이참에 스타 엔터에서 발전할 생각은 없으신가요?”하태윤의 자기 홍보는 상당히 겸
“하태윤! 방금 그 미소는 뭐야!”하지석은 그의 귀를 잡았다.“누가 대표님께 그렇게 음흉하게 웃으라고 했어? 이 나쁜 자식!”“아버지, 그런 게 아니에요!”미소를 무기로 뭔가를 얻어내려던 참이었는데 어떻게 이런 순간에 아버지에게 덜미를 잡힐 수 있는가? 운이 지지리도 없었다.“저도 스타인데 체면을 좀 봐주시면 안 돼요?”조연아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당신의 체면을 살려주려고 비서들을 모두 사무실에 들여보냈어요.”“것 참 아주 고맙네요.”하태윤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조연아의 사무실에 들어서고 나서야 하지석은 하태윤을 놓아주었지만, 이번에는 ‘주먹질과 발길질’로 바뀌었다.“네놈이 정승헌을 제압했다고 해서 칭찬하려 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그런 눈빛으로 대표님을 바라봐? 이 망할 놈아!”하지석의 동작이 커졌다.하태윤은 안간힘을 다해 저항했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아! 아버지! 살살 때려요.”“아! 이건 내 생명줄이란 말이에요.”“아들이 남자구실을 못 해도 괜찮으시겠어요?”하태윤은 애타게 호소하고 있었다.조연아는 그런 부자를 보며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듣자 하니 MC 자리도 거절했다고?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거야? 감히 스타 엔터의 제의를 마다해?”“아니에요. 아버지. 진짜 아니에요. 그건 매니저가 거절한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대표님을 만나 뵙고 싶다고 해서 다시 찾아온 거잖아요.”“그래?”하지석은 반신반의했다.“못 믿으시겠으면 대표님께 물어보세요.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이 일에 대해 말하던 중이었어요. 제가 그 자리를 따내려고 얼마나 노력하고 있었는데요.”하태윤은 조연아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아저씨, 사실이에요. 하지만 전 기획사와의 계약이 만료된 것 같아 스타 엔터와 손잡을 생각이 없는지 설득하고 있었는데...”조연아는 고개를 흔들며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리고 다시 덧붙였다.“망설이고 있는 걸 보니 스타 엔터에 오고 싶어 하는 눈치가 아니더라고요. 오늘 회의
하태윤은 사뭇 진지한 태도로 매우 진지하게 말하고 있었다.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조연아는 입을 가리고 몰래 웃음을 터뜨렸다.드디어 연예계 황제님을 스타 엔터에 영입했어!하지석은 휴지를 빼 손을 닦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진작 이렇게 나왔어야지!”“그런데 왜 손은 닦는 거예요?”“네가 더러워.”하태윤은 울먹거렸다.“친아버지는 맞으세요? 엉엉...”“뭐? 아버지도 모른 척하겠단 거야?”“아니! 아니에요! 제가 아버지를 모른 척 하다니요. 전 이미 30년 동안 그러려니 하고 지냈는데요. 뭘.”하태윤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장난스럽게 웃었다.“이 자식아, 뭐라고? 덜 맞았지?”하지석은 다시 소매를 걷었다.조연아가 급히 말렸다.“너그러운 아저씨가 참으세요. 이런 소인의 말은 신경 쓸 것 없어요.”“또 절 모욕하고 있네요...”하태윤은 풀이 죽어 조연아를 바라보았다.“소인이라니요! 나 정말 속상해요.”“그럼 맞고 싶어요? 혼나고 싶어요?”조연가는 조용히 물었다.하태윤은 그제야 순순히 입을 닫았다.“아저씨.”조연아는 하지석을 부르며 덧붙였다.“화 푸세요!”그리고 비서실에 전화해 화를 삭일 차 한 잔을 가져오라고 말했다.미소를 머금은 비서가 차를 들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하태윤을 본 그녀는 깜짝 놀랐다.타 기획사의 영화배우가 스타 엔터의 대표실에 있을 줄이야!그 의미는 모두가 다 아는 것이었다.“대표님, 차를 어느 분께 드릴까요?”다행히 재빨리 반응한 비서는 아주 형식적인 미소 지었다.“부장님께 드려.”“네.”비서는 차를 하지석에게 건넸다. 그리고 지체없이 몸을 돌렸다.그때 조연아가 그녀를 불렀다.“잠깐.”“네. 대표님?”비서는 조연아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조연아가 말했다.“홍보팀에 MC 계약서를 가져오라고 해.”이것이야말로 제일 중요한 것이니 잊어선 안 된다.“알겠습니다.”약 5~6분 후, 홍보부 담당자가 바람을 가르며 조연아의 사무실에 들어섰다.“대표님.”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