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대표님.”직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조연아는 엘리베이터 방향으로 걸어갔다.조연아에 무한한 존경심을 느낀 하태윤은 눈을 반짝이며 그녀의 뒤를 따랐다.“대표님!”하태윤은 그녀를 졸졸 따라다녔다.“너무 멋져요.”조연아, “다른 중요한 일이 남았어요?”그제야 하태윤은 이마를 ‘탁’ 치며 말했다.“일깨워주지 않았다면 제가 여기에 온 목적을 까먹을 뻔했네요. 엠씨 때문에 온 거예요. 저의 매니저가 거절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 걸그룹 오디션에 흥미를 느끼고 있거든요. 왜냐면 이미 3년 가까이 무대에 오르지 못했거든요.”엘리베이터에 오른 조연아는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는 하태윤에 엄숙한 척하며 말했다.“거절한 후에도 다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우리 스타 엔터를 어떻게 봤던 거죠? 삼류 회사로 보였나요?”“당연히 아니에요. 저의 매니저가 스타 엔터의 제안을 거절하고 이란 프로그램을 받아들인 것은 제가 힘들까 봐 걱정했던 거였어요. 하지만 음식 쇼보다는 이런 대규모 오디션 프로그램에 더 흥미를 느껴요. 저도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기도 해서 매니저와 상의한 뒤 특별히 시간을 내서 그 자리를 쟁취하려는 거예요.”하태윤은 진심 어린 눈빛으로 조연아를 바라보았다.그는 자신을 홍보하기 시작했다.“대표님, 인지도로 보나 화제로 보아도 제가 최고라고는 할 수 없지만 상위 10위에는 들어요. 오디션 프로그램과 함께하고 싶어요. 스타 엔터가 기획한 거라면 더더욱 하고 싶은 거고요.”누가 용감무쌍한 스타 엔터 대표에 빠져버린 하태윤이 아니랄까 봐.그의 말에서 핵심을 포착한 조연아는 그를 바라보며 반문했다.“스타 엔터가 기획한 거라서 더 하고 싶단 말인가요?”“네!”하태윤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그의 긍정적인 대답에 조연아는 말을 이었다.“우리 스타 엔터도 태윤 씨에 대한 인상이 좋고 계약도 곧 만료되는 것 같던데 이참에 스타 엔터에서 발전할 생각은 없으신가요?”하태윤의 자기 홍보는 상당히 겸
“하태윤! 방금 그 미소는 뭐야!”하지석은 그의 귀를 잡았다.“누가 대표님께 그렇게 음흉하게 웃으라고 했어? 이 나쁜 자식!”“아버지, 그런 게 아니에요!”미소를 무기로 뭔가를 얻어내려던 참이었는데 어떻게 이런 순간에 아버지에게 덜미를 잡힐 수 있는가? 운이 지지리도 없었다.“저도 스타인데 체면을 좀 봐주시면 안 돼요?”조연아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당신의 체면을 살려주려고 비서들을 모두 사무실에 들여보냈어요.”“것 참 아주 고맙네요.”하태윤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조연아의 사무실에 들어서고 나서야 하지석은 하태윤을 놓아주었지만, 이번에는 ‘주먹질과 발길질’로 바뀌었다.“네놈이 정승헌을 제압했다고 해서 칭찬하려 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그런 눈빛으로 대표님을 바라봐? 이 망할 놈아!”하지석의 동작이 커졌다.하태윤은 안간힘을 다해 저항했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아! 아버지! 살살 때려요.”“아! 이건 내 생명줄이란 말이에요.”“아들이 남자구실을 못 해도 괜찮으시겠어요?”하태윤은 애타게 호소하고 있었다.조연아는 그런 부자를 보며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듣자 하니 MC 자리도 거절했다고?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거야? 감히 스타 엔터의 제의를 마다해?”“아니에요. 아버지. 진짜 아니에요. 그건 매니저가 거절한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대표님을 만나 뵙고 싶다고 해서 다시 찾아온 거잖아요.”“그래?”하지석은 반신반의했다.“못 믿으시겠으면 대표님께 물어보세요.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이 일에 대해 말하던 중이었어요. 제가 그 자리를 따내려고 얼마나 노력하고 있었는데요.”하태윤은 조연아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아저씨, 사실이에요. 하지만 전 기획사와의 계약이 만료된 것 같아 스타 엔터와 손잡을 생각이 없는지 설득하고 있었는데...”조연아는 고개를 흔들며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리고 다시 덧붙였다.“망설이고 있는 걸 보니 스타 엔터에 오고 싶어 하는 눈치가 아니더라고요. 오늘 회의
하태윤은 사뭇 진지한 태도로 매우 진지하게 말하고 있었다.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조연아는 입을 가리고 몰래 웃음을 터뜨렸다.드디어 연예계 황제님을 스타 엔터에 영입했어!하지석은 휴지를 빼 손을 닦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진작 이렇게 나왔어야지!”“그런데 왜 손은 닦는 거예요?”“네가 더러워.”하태윤은 울먹거렸다.“친아버지는 맞으세요? 엉엉...”“뭐? 아버지도 모른 척하겠단 거야?”“아니! 아니에요! 제가 아버지를 모른 척 하다니요. 전 이미 30년 동안 그러려니 하고 지냈는데요. 뭘.”하태윤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장난스럽게 웃었다.“이 자식아, 뭐라고? 덜 맞았지?”하지석은 다시 소매를 걷었다.조연아가 급히 말렸다.“너그러운 아저씨가 참으세요. 이런 소인의 말은 신경 쓸 것 없어요.”“또 절 모욕하고 있네요...”하태윤은 풀이 죽어 조연아를 바라보았다.“소인이라니요! 나 정말 속상해요.”“그럼 맞고 싶어요? 혼나고 싶어요?”조연가는 조용히 물었다.하태윤은 그제야 순순히 입을 닫았다.“아저씨.”조연아는 하지석을 부르며 덧붙였다.“화 푸세요!”그리고 비서실에 전화해 화를 삭일 차 한 잔을 가져오라고 말했다.미소를 머금은 비서가 차를 들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하태윤을 본 그녀는 깜짝 놀랐다.타 기획사의 영화배우가 스타 엔터의 대표실에 있을 줄이야!그 의미는 모두가 다 아는 것이었다.“대표님, 차를 어느 분께 드릴까요?”다행히 재빨리 반응한 비서는 아주 형식적인 미소 지었다.“부장님께 드려.”“네.”비서는 차를 하지석에게 건넸다. 그리고 지체없이 몸을 돌렸다.그때 조연아가 그녀를 불렀다.“잠깐.”“네. 대표님?”비서는 조연아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조연아가 말했다.“홍보팀에 MC 계약서를 가져오라고 해.”이것이야말로 제일 중요한 것이니 잊어선 안 된다.“알겠습니다.”약 5~6분 후, 홍보부 담당자가 바람을 가르며 조연아의 사무실에 들어섰다.“대표님.”그는
“녹화 장소는 정해졌나요?”하태윤은 호기심에 물었다.“정했어요. 첫 단계는 계곡 사이에 넓은 잔디밭이 있는 이신 계곡에서 할 거예요. 첫 기 홍보컨셉은 녹색 생태거든요. 대본은 곧 보내드릴게요. 이번 주 일요일에 이신 계곡으로 출발해야 할 것 같아요.”“네. 일정은 조정할 수 있어요.”“다행이네요.”담당자는 하태윤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그럼, 잘 부탁드릴게요.”“아니에요. 저야말로 잘 부탁드릴게요.”하태윤의 표정은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것처럼 비장했다.옆에 앉자 하지석은 그를 아니꼽게 보며 차를 벌컥벌컥 들이마셨다.“기획팀 쪽에서 첫 시즌에 대표님이 평가단에 참석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첫째는 어느 정도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우리 스타 엔터가 이번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기 위함이며 셋째는... 대표님께서 기분 전환하시라고.”담당자의 말에 하태윤이 거들었다.“그래요. 대표님. 이 기회에 스타성이 있는 연습생을 봐 두었다가 스타 엔터로 데려와도 되잖아요. 저처럼!”그는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며 엄지척을 해 보였다.잘난 척하는 그의 모습에 더는 참을 수 없었던 하지석은 그의 종아리를 발로 찼다.하태윤은 아픔을 참으며 헛기침했다. 그러고는 착한 아이처럼 가만히 있었다.조연아도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그래요.”스타 엔터와 이번에 기획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유익한 것이라면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좋아요. 오늘은 진짜 선물 같은 하루네요.”마침내 일을 성사시킨 담당자는 눈썹을 펄럭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이참에 행복 한 스푼 더 할까요?”하태윤이 턱을 만지며 말했다.멈칫하던 담당자는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어떻게요?”입꼬리를 올린 하태윤은 조연아의 손을 덥석 잡았다. 그리고 대뜸 한 쪽 무릎을 꿇었다.“저와 결혼해 주시겠어요?”너무 놀란 담당자는 하마터면 중심을 잃을 뻔했다.자신의 손을 잡고 프로포즈를 하는 하태윤을 본 조연아는 허리를 굽히며 낮게 으르렁거렸다.“맞고 싶으세
“방금 비행기가 착륙했어. 어젯밤에 있던 일들을 들었어. 괜찮아? 지금 상황은 어때? 추신수가 널 다치게 하지는 않았어?”“괜찮아, 오빠. 그가 달아나서 언제 법정에 세울 수 있을지 모르겠어. 아마 당분간은 힘들 것 같아.”“네가 무사하면 된 거야. 평생 익명으로 살아갈 수는 없으니 언젠간 잡히게 될 거야. 요 이틀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들었어. 저녁에 만나자.”“저녁? 저녁엔 약속 있어.”전에 퇴근 후 추연과 함께 오피스텔에 가서 짐을 정리하기로 약속해서 천만다행이었다. 아니면 지금 고주혁을 거절할 이유가 마땅치 않았을 것이다.고주혁이 웃으며 물었다.“이모랑?”“응, 이모랑 선약이 있어.”조연아는 있는 그대로 대답했다.“그럼, 잘됐네. 이모가 나도 불렀어.”“이모가 오빠를 불렀다고?”조연아는 멈칫했다.비행기가 막 착륙했는데 이모와 약속을 잡았다고?너무 빠른 거 아니야?“그래. 선물을 들고 와이너리로 가려 했는데 이모도 계신다고 해서 이모 선물도 사려고. 이모가 나더러 오늘 밤 이모 집에 와서 밥 먹으라고 했어.”“그래?”“그래서 너를 픽업하는 일이 내 몫이 된 거야.”하지만 조연아는 거절했다.“아니야. 오빠. 나도 차를 가졌어...”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고주혁이 그녀의 말을 잘랐다.“안돼. 이모에게 너를 혼자 움직이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단 말이야. 그리고 이모 집에 가는데 빈손으로 갈 수 없잖아? 네가 옆에서 선물 골라줘야 해.”“오빠, 진짜 그럴 필요 없어. 이모는 좋은 사람이어서 그런 인사는 필요 없어.”“이건 예의야.”고주혁이 다시 말을 이었다.“이번에는 내 말 들어. 곧 도착할 것 같으니 이따 봐.”그는 가볍게 웃고 전화를 끊어버렸다.시간을 확인한 조연아는 곧 퇴근 시간임을 알게 되었다.휴대폰을 내려놓은 그녀는 창밖을 보았다. 탁 트인 바닥 창문에는 빗줄기가 떨어졌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양주의 장마는 항상 이런 식이다. 한 달 내내 연속으로 비가 내렸다.빗줄기는 점점 더 거셌다.
“이미 지나간 일이고 네 탓이 아니야. 그러니 스스로를 괴롭히지 말고 휴식 잘해. 필요한 게 있으면 만두에게 말해.”“언니...”조하연은 덧붙였다.“고마워.”통화를 마치니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영상이 복구되었어요.”기술부 부장이 사무실로 들어오며 USB를 건넸다.“그날 모든 영상이 여기에 들어있어요. 한번 확인해 보니 아주 수상한 여자 한 명 있었어요.”조연아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그 수상한 여자는 아마 백장미일 것이다. 그녀는 이미 범행을 자백해서 이 영상들은 이미 아무 소용없었다.“먼저 나가보세요.”기술부 부장은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를 떠났다.조연아는 USB를 서랍에 넣었다.그리고 시간을 확인했다. 5시, 퇴근 시간이다.사무실을 나간 조연아는 퇴근 준비를 하는 비서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엘리베이터를 탔다.1층에 도착하니 밖에는 고주혁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언제 도착한 거야?”“막 도착했어.”고주혁은 웃으며 덧붙였다.“가자. 오빠랑 쇼핑 좀 하고 이모 댁으로 이동하자.”“그래.”조연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의 뒤를 따랐다.그녀가 차에 오르려는데 전화가 울렸다.[여보, 어디야?]저장하지 않은 번호였다. 하지만 아주 익숙한 번호였다.분명히 블랙리스트에 넘겨놨는데 어떻게 문자를 받을 수 있는 거지?이 자식 왜 이러는 거야?그녀가 한창 혼란스러워하고 있던 그때 또 하나의 문자가 날아왔다.“퇴근했어? 내가 데리러 갈까?”“여보, 확인하면 답장해 줘.”“여보?”조연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다시 한번 차단하려고 했는데 어떻게 해도 조작 실패였다.약간 화가 난 그녀는 문자를 삭제해 버리고 못 본 척 했다. 그리고 휴대폰을 가방에 넣었다.“왜 그래? 처리해야 할 일이라도 생긴 거야?”고주혁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핸들을 잡은 그는 쇼핑몰을 향하고 있었다.조연아는 고개를 저었다.“아니. 스팸 문자야.”고주혁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저 부드러운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차는 쇼핑몰의
“혼자?”오민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침을 삼키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고준혁과 함께요.”“젠장!”민지훈은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 밖으로 향했다.오민도 그의 뒤를 따랐다.차로 이동하고 있었지만, 퇴근 시간이라 교통체증이 심각했다...쇼핑몰에 도착했을 때 마침 쇼핑을 마치고 떠나려는 조연아와 고주혁을 딱 마주쳤다.민지훈은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한번 쓸었다. 몹시 불안해 보였다.“나 지금 찬밥 신세야?”이상한 민지훈의 말에 오민은 백미러로 뒷좌석에 앉아있는 민지훈을 바라보다 헛기침하며 미친 듯이 고개를 가로저었다.“아, 아니요. 그건 불가능해요. 아무도 감히 도련님을 그렇게 대할 사람 없어요.”“아무도 감히 못 그러긴 하지. 그런데 그녀만은 가능해.”깊고 날카로운 그의 눈빛에는 짜증이 가득했다.“도, 도련님. 차가 쇼핑몰을 빠져나왔어요.”그가 차갑게 지시했다.“따라붙어.”“네.”오민은 대답하고 조심스럽게 따라붙었다. 다행히 평소에 별로 사용하지 않았던 차여서 들키지 않을 것이다.곧 차는 추연이 살고 있는 오피스텔로 들어갔다.임시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조연아와 고주혁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오빠, 진짜 너무 많이 샀어. 이모는 틀림없이 나무라 실 거야.”“이렇게 챙겨주시는데 이 정도는 응당히 해야 하는 거야.”조연아는 지문 인식으로 잠금 해제하고 집으로 들어갔다.“이모.”조연아는 이모를 불렀다.“이모.”고주혁도 추연을 따라 불렀다.주방에서 걸어 나온 추연이 현관에 서 있는 두 사람을 보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왔어요?”“물건은 여기에 놔둘게요.”“그저 오면 되는 데 뭘 또 산 거예요?”추연은 조연아의 손에 들려있는 선물 꾸러미들을 보며 덧붙였다.“오늘 이미 선물을 받았는데 또 받으면 어떡해요? 도로 가져가요.”“이미 샀고 여기까지 들고 왔는데 어떻게 도로 가져가요? 이번에는 받으셔야 다음에 제가 빈손으로 올 수 있는 거죠.”고주혁은 변호사가 맞았다.몇 마디로 설득했고
손님을 맞이 한 추연은 서둘러 주방으로 향했다.조연아는 멎쩍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그저 아무렇지 않게 한 말이니, 신경 쓰지 마.”조연아의 말에 고주혁의 표정이 굳어졌다.“그 아무렇지 않게 한 말이 실제로 일어났으면 해.”“...”조연아는 애써 못 들은 척하며 말을 돌렸다.“소파에 앉아 있어. 내가 마실 거 좀 가져다줄게.”조연아는 핑곗거리를 하나 찾아 그의 시선을 피했다.고주혁은 긴 복도를 지나 거실로 향했다.그때 방에서 나오는 조연준과 마주쳤다.“주혁이 형.”조연준은 반갑게 인사했다.[오늘 선물을 받고 이모가 행복해하시며 인증샷을 SNS에 올리기까지 했어. 그래서 몇 가지 요리를 더 추가하시면서 형이 온다면서 무조건 맛있어야 한다고 했어.]간신히 수화를 읽을 수 있었던 고주혁은 조연준이 뭐라고 하는지 알 수 있었다.“그저 밥 한 끼여서 다음에는 이럴 필요 없다고 전해줘.”자리에 앉은 고주혁에게 조연아는 차를 건넸다.“마시고 있어. 난 이모를 도와야겠어.”“고마워.”고주혁은 고개를 끄덕였다.조연아는 주방으로 갔다. 재빨리 손을 씻고 추연을 도왔다.주방으로 들어온 조연아에 추연이 물었다.“너희 둘은 아무 진도도 없는 거야?”조연아는 당황했다.“네? 우리에게 무슨 진도가 있어요?”“오랫동안 네 옆에서 묵묵히 지켜주고 있는데 왜 이렇게 무감각한 거야?”추연은 조연아의 머리를 살짝 쥐어박았다.“정신 좀 차려 봐.”조연아는 눈살을 찡그리며 대답했다.“이모, 전에도 말했듯이 주혁 오빠와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했잖아요. 전...”“도대체 왜? 둘 다 솔로이고 미혼인데? 이모 눈에는 선남선녀가 따로 없단 말이야.”추연은 고주혁이 아주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이모...”조연아는 다시 말을 이었다.“제가 양주에 돌아온 것은 해야 할 일이 있어서예요. 전...”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추연이 발언권을 빼앗았다.“이모도 네가 언니의 죽음에 대해 조사하러, 송진희와 민지아에게 복수하려고 왔다는 걸 알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