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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그는 비웃는 듯이 말했다.

“연아 유산되게 만들었을 때 이런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을 안 해봤어요?”

송진희는 이 말에 표정이 확 굳어버렸다. 민지훈의 눈길도 피하기 시작했고 질타하던 목소리도 많이 낮아졌다.

“너… 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니? 나 때문에 유산된 거라고? 그건 조연아가 아기를 갖고 싶지 않아 저절로 3층에서 뛰어내린 거야! 그저 이 애를 이용해…”

“닥쳐!”

화가 치밀어 오른 민지훈은 그녀의 말을 제지했다.

이런 민지훈의 모습에 겁먹은 송진희도 몇 발짝 물러섰다…

“지, 지훈아. 근거 없는 일이잖아… 어떻게 엄마를 모함해? ”

송진희의 말투는 전처럼 당당하지 않았다.

“전엔 그 여자 말 하나도 믿지 않더니,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도리어 네 엄마인 내 말은 의심하고!”

민지훈은 인상을 찌푸렸다.

“예전엔 당신만 믿었기 때문에 연아한테 상처만 줬었지.”

말투는 차가웠지만 조연아 얘기만 나오면 눈빛은 부드러워졌다.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거예요.”

단호하게 말을 끝내자, 미련도 없이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오민과 송진희도 급하게 따라갔다.

귀부인의 모습은 어디 간 지 없고 초라하게 매달리고 있었다.

“지훈아, 너 미쳤어?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 조연아가 먼저 뻔뻔하게 우리 민 씨네랑 결혼하려고 했던 거잖아. 그래서 너도 미워했던 거고. 그런데 이제 며칠 지났는데 갑자기 왜 사람이 다 달라진 거야? 지금 조연아 그년이 너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우리 모자 사이를 이간질한 거지?”

민지훈은 발걸음을 멈추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대답했다.

“걔랑 결혼하는 건 제가 한 약속입니다.”

예전엔 민지훈 뒤만 졸졸 따라다녔던 조연아였다. 아무리 민지훈이 밀어내고 내쫓아도 떠나질 않았는데 결국 둘이 결혼하게 되었다니. 어떻게 보면 그때 조연아한테 했던 약속을 지켜낸 셈이다.

하지만 그렇게 자기만 좋아해 준 조연아한테 상처만 주고 울게만 만들고 그녀의 목숨까지 지켜내지 못할 뻔했다.

그 모든 것이 비수처럼 그의 마음을 찔러왔다.

그녀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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