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이 남자 때문에 직장을 잃을 뻔한 걸 생각하면 지금도 치가 떨렸다.그 로펌은 그녀가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찾은 직장이었고 지금까지 성징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녀의 노력과 피땀이 작용했다.만약 정말 피치 못할 사정으로 로펌을 나오게 된다면 지금까지 해왔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과 같았다.소은지는 처음부터 이 재벌가 도련님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자신의 이득만을 쫓으며 서민의 생계를 아무렇지 않게 짓밟는 이들을 보면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주먹을 날리고 싶었다.그들이 사는 세상에는 평등과 존중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더 혐오스러웠다.강이한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 그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조형욱에게 전화를 걸었다.“네, 대표님.”“이유영 지금 어디 사는지 당장 알아봐.”남자의 싸늘한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조형욱에게 전해졌다.홍문동을 나간 뒤로 줄곧 소은지의 오피스텔에 같이 사는 줄로만 알았는데 또 어디로 갔는지 궁금했다.그는 저도 모르게 해외 기사를 떠올렸다.소은지네 집에서 나갔다면 지금은 어디로 갔을까?생각할수록 의심만 깊어졌다.잠시 후, 조형욱에게서 답장이 왔다. 유영이 순정동에 산다는 소식이었다.보고를 들은 순간 강이한의 분노가 폭발했다.“지금 순정동이라고 했어?”“네, 옮긴지 좀 된 것 같아요.”조형욱이 말했다.순정동 땅이 얼마나 비싼지, 강이한은 가장 잘 아는 사람이었다.그곳에 저택을 구매하기 위해 수많은 인맥을 동원했는데도 구매하지 못한 땅이었다.그런데 유영이 순정동으로 이사했다니!대체 그 집 주인이 누굴까?“그 집 누구 명의로 되어 있어?”강이한이 이를 으드득 갈며 물었다.순정동 집주인의 신상은 여태 공개된 적 없었다.그래서 아무리 능력 좋은 조형욱이라고 해도 단기간에 알아내는 건 불가능했다.“당장 그것부터 조사해!”강이한이 차갑게 명령했다.전화를 끊은 강이한의 주변으로 싸늘한 냉기가 스멀스멀 풍겼다.대체 무슨 재주로 순정동에 들어갔을까?그는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그의 두 눈이
Last Updated : 2024-01-2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