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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후 전남편과 이혼의 모든 챕터: 챕터 161 - 챕터 170

967 챕터

제161화

정국진은 이유영이 하루라도 빨리 파리로 돌아오길 바랬다. 그녀를 위해 이미 많은 것을 준비해 둔 상태였다. 지금 당장은 그가 대신 그룹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결국 이 자리는 이유영이 물려받아야 할 자리! 하루라도 빨리 직접 이 자리에서 일해봐야 더 많은 것을 볼 시야와 능력이 생길 터였다.정국진과의 통화를 마친 이유영은 눈앞이 깜깜해졌다. 분명 감사해야 할 일이었지만, 지금의 그녀가 그 자리의 무게를 감당하기엔 너무 버거웠다. 이유영은 정유라와 일단 얘기를 나눠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통화음이 계속 울렸으나 정유라는 무슨 일로 바쁜지 한참이 지나서야 연락을 받았다.전화 너머 정유라다운 당당하고 씩씩한 목소리가 들렸다.“소식 들었어, 언니라면 아주 잘할 거야!”이유영의 얼굴이 어두워졌다.“내가 이 작은 몸으로 제대로 할 수 있을까?”정유라는 이유영과 반대로 짧은 단발에 큰 키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둘이 함께 있으면 자매가 아니라 남매로 오해받기도 했다. “작은 고추가 맵다고…. 여기서 이 비유가 적절한진 모르겠지만, 언니는 잘할 거야! 자신을 믿어!”정유라는 이유영의 작은 체구가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것 말고 이유영은 그녀만의 장점들이 많았으니까!반면 이유영은 절망했다.‘아, 내 청춘, 내 여행, 내 그림들…!’한편 강이한 쪽에선….강이한은 원래 병원으로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무서운 속도로 퍼지는 이슈로 인해 곧바로 회사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은, 이유영이 이미 떠난 사무실만이 그를 맞이하고 있었다.이유영, 그는 좀 전에 그녀가 들고 왔던 USB를 떠올리며 싸늘한 분위기를 풍겼다.이때 그의 핸드폰에 이유영의 이름이 떠올랐다. 한참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전화는 멈출 생각을 하지 않고 계속 울렸다. 안 그래도 나빴던 그의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결국 그는 전화를 받았다.“강이한!”전화 너머 이유영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이한의 입꼬리가 삐뚜름하게 올라갔다.“네 짓이야?”“맞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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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폭풍우가 몰아치듯 강이한의 세계는 이번 일로 완전이 쑥대밭이 되었다.돌이켜보면 이 모든 것이 한지음, 그녀의 납치 사건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때부터 그와 이유영의 관계가 금이 가다 못해 와장창 깨져버렸었다.물론 전에도 이유영과 사소한 마찰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지음의 납치 사건이 있은 후로 강이한은 과도하게 그녀의 편을 들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이유영이 질투에 눈멀어 더 많은 사건 사고를 일으키기 시작한 거라고 그는 확신하고 있었다.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뒤에서 이런 사실이 숨어 있을 줄!그의 머릿속에 한지음과 왕 주치의 사이에 오간 송금 명세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한지음이 여유롭게, 아주 멀쩡한 몸으로 병원을 돌아다니는 모습도 함께 떠올랐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부정하고 싶었지만,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증거에 강이한은 머릿속이 아주 복잡해졌다.저녁이 되었다. 이유영은 퇴근하기 위해 주차장으로 내려갔다.그녀의 회사는 바로 강이한의 옆 건물에 있었다. 두 건물은 지하 주차장을 공용으로 쓰고 있었으므로 둘은 쉽게 이곳에서 마주칠 수 있었다. 또각또각-이유영은 경쾌한 발걸음 소리를 내며 자신의 차를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그곳엔 미리 온 불청객이 있었다. 다름 아닌 강이한이 등을 이유영 차에 기댄 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바닥에 담배꽁초가 수북이 널려 있는 것을 보아 꽤 긴 시간 그러고 있었던 것 같았다. 남자는 상당히 지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그것마저도 강이한의 잘생김 때문에 퇴폐미만 더 증가시킬 뿐이었다. 하이힐 소리를 들은 강이한이 고개를 돌려 이유영 쪽을 바라보았다. 그는 말없이 피던 담배를 바닥에 던져 비벼 꺼버렸다. 그의 모습을 발견한 이유영도 자리에 멈춰서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둘은 서로 마주 보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은 채 침묵이 지속되었다.하지만 결국 참다못한 이유영이 먼저 말했다.“거기 내 찬데, 좀 비켜줄래?”“나랑 얘기 좀 해.”“이혼까지 한 마당에, 얘기는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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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강이한은 태어났을 때부터 이런 환경 속에서 자랐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항상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자비가 없었다.마찬가지로 그의 가족, 친척들 또한 각자 자신의 몫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강씨 노부인의 칠순 잔치만 봐도 그들의 사이가 어떤지 알 수 있었다. 친척들 중 많은 이들이 얼굴조차 내비치지 않았다. 강이한의 입에서 박연준의 복잡한 가족사가 나오자, 이유영은 자기도 모르게 움찔했다. 고고하기만 보였던 박연준 또한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자랐으리라.“그렇다 한들 이게 너와 무슨 상관이야?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이유영은 최대한 차분하게 말했다.주차장엔 둘뿐이었고, 그녀가 의도했든 안 했든 강이한의 통화내용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받은 연락은 병원이었다. 한지음이 이토록 집요하게 나올 줄은 그녀도 예상치 못했다. 빠져나올 구멍 하나 없이 모두 막았는데도 불구하고 한지음은 여전히 뻔뻔하게 굴고 있었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법, 유영은 이제 한지음이 어떻게 나오든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우린 이미 이혼한 사이야. 우리가 왜 이렇게 됐는지 너도 잘 알잖아!”“….”그래, 이젠 강이한도 알아버렸다. 이 모든 것이 한지음의 계략이었다는 것을!그러나 강이한은 이대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그는 이유영이 말을 이어가기 전에 먼저 질문을 던졌다.“오늘 네가 날 찾아온 목적, 나에게 먼저 그 자료들을 넘기려고 했던 거 아냐?”“….”“힘들게 그 자료들을 모은 이유, 너도 지난 우리 10년동안 함께 했던 세월에 미련이 있었던 거잖아, 그지?”한지음의 본 보습을 알아차리게 함으로서 강이한이 사과하도록 만드는 것, 그러기 위해 그녀가 애쓴 것이 아닌지 강이한은 묻고 있었다.그의 질문에 내재되어 있는 뜻을 알아차린 이유영이 고개를 돌려 강이한을 바라보았다.그녀는 비꼬는 표정으로 말했다.“착각도 유분수지.”“이유영!”“난 그저 네가 해야 했을 일을 대신 해준 것뿐이야! 너에게 뭔가 기회를 주려고 그런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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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정말 끝냈나 보군요.”그 말과 함께 박연준은 들고 있던 와인 잔을 내려놓으며 우아하게 스테이크를 한 조각 썰어 입에 넣었다.“오늘 뉴스 헤드라인 보셨어요?”유영이 물었다.하지만 곧이어 이러한 질문을 했다는 것을 후회했다. 바쁜 박연준이 이런 것에 관심 가질 시간이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을 표했다.“그렇다면 어떻게 생각하세요?”“유영 씨가 벌인 일이죠?”질문이었지만, 이미 답을 확신하는 듯한 말투였다.이유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어지간히도 그 남자가 미웠나 보네요?”박연준이 말한 남자는 다름 아닌 강이한이었다.만약 유영이 강이한을 증오하지 않았다면 절대로 이렇게 공개적으로 퍼뜨릴 수 없는 자료들이었다. 유영은 절대로 바보가 아니었고 이 일이 강씨 집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상 못 했을 리도 없었다.그러나 강씨 가문은 절대로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었다.이유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가 얼마나 그 남자를 증오하는지, 아무도 모를 거예요.”그녀가 어떤 마음으로 그 자료들을 공개했는지, 어떤 세월을 겪어왔는지 오직 그녀 자신만이 알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럴 것 같네요. 하지만 덕분에 한가지 깨달은 것이 있어요.”박연준이 말했다.“뭐를요?”“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 아무리 온화해 보이는 여자라도 절대로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것을요!”이유영은 그의 말에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이 웃음의 뜻은 무엇일까? 박연준은 확신할 수 없었다. 한때 그녀는 청하시에서 가장 지적이고 온화하기로 유명했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녀의 이미지는 완전히 달라졌다.박연준 또한 그녀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이 여자… 절대로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될 상대야.’박연준의 말대로 아무리 순하고 착해 보이는 여자라도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될 일이었다. 그랬다가는 어떤 후폭풍으로 닥쳐올지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한편 강이한은 병원에서 계속 연락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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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눈을 질끈 감으니, 그의 머릿속엔 온통 이유영뿐이었다.그는 지금 이유영과 이혼했다는 사실을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저릿하게 아프고 숨이 막혔다. 한편 이유영과 박연준은 식사 후, 순정동으로 향했다.두 사람이 함께 레스토랑을 나가는 모습이 파파라치에게 찍혀 빠르게 인터넷에 뿌려졌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비난하지 않았다. 그들은 둘이 연인이나 그런 관계가 아닌 어딘가 먼 친척관계이겠거니 추측했다.왜냐면 박연준은 이성을 고르는 기준이 매우 까다롭기로 유명했고 이유영은 그의 옆에 서면 연인보다는 어린 동생 같은 분위기를 풍겼기 때문이다.그러나 강이한은 달랐다. 이 소식을 접한 강이한은 매우 신경이 쓰였다.“내일 데리러 올게요.”차에서 내리는 이유영을 보며 박연준이 말했다.둘은 지금 자신들의 만남이 크게 이슈되고 있는 줄 모르고 있었다.이유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답했다.안 그래도 차를 가지고 오지 않은 터라 집이 먼 조민정보고 데리러 오라고 하는 것보단 효율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이유영이 돌아서려던 순간, 뒤에서 박연준의 목소리가 들렸다.“잠깐만요!”“무슨 일이에요?”이유영이 멈칫하며 다시 그를 바라보았다.강이한을 대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박연준이 살짝 망설임이 느껴지는 태도로 입을 달싹거리고 있었다.“왜 그러세요?”이유영이 재차 물었다.망설이다니, 박연준답지 않은 모습이었다.그는 평소에 보지 못한 매우 깊으면서도 알 수 없는 열기가 느껴지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유영은 그런 그의 표정에 살짝 당황했다.“박 대표님?”“정 대표님와… 무슨 사이인가요?”박연준은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결국엔 물었다.이유영은 협력 관계가 된 이상 언젠가 이런 질문을 받게 될 거라 예상은 했었다. 아니, 오히려 지금 좀 늦은 감이 있었다. 아무리 업무를 같이 하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평소의 박연준이었다면 이런 사생활까지 묻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왠지 그녀한테는 그럴 수 없었다.이유영은 잠시 망설였지만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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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강이한의 본가.본가에 도착한 강이한, 그곳엔 이미 큰 할아버지와 둘째는 물론 강성과 강산도 있었다. 그나마 셋째 할아버지 집안사람들만 외국에 있던 탓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그가 도착하기 전 어떤 얘기들이 오갔는지는 몰라도 노부인과 진영숙은 이미 표정이 좋지 않았다. 옆에 있던 강서희도 물론 얼굴이 억울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이제야 납시셨군!”둘째 할아버지가 멸시가 가득 담긴 표정으로 그의 조카손자인 강이한에게 말을 걸었다.강이한은 그런 그의 태도에 눈길만 줄 뿐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았다.“갑자기 왜들 모이셨어요?”이런 모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항상 강씨 가문에 좋지 않은 일, 하지만 그들에겐 득이 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이들은 득달같이 찾아왔었다.둘째 할아버지는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이때 그의 옆에 있던 강성이 냉소가 담긴 말투로 답했다.“몰라서 물어? 집안 돌아가는 꼴을 봐라! 해외에 있어도 소문이 들려와 가만히 있을 수가 있어야 말이지!”요즘 강이한의 사생활로 청하시가 떠들썩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소문이 해외까지 퍼질 정도는 아니었다. 언제까지나 이건 강씨 가문 내부의 일이었으니까. 그러니 해외까지 소문이 퍼진 것이 아니라 강성이 청하시를, 더 정확히는 강이한을 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알 수 있는 소식이었다.강이한이 더욱 차가워진 눈빛으로 강성을 바라봤다. 이때 진영숙이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이게 무슨 대수라고, 이 정도는 재벌이라면 가끔 있는 일이잖아! 이게 뭐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고!”“만약 영향을 미쳤다면? 그럼 어떻게 하려고 했어!”큰 할아버지가 매섭게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겨우 이 정도밖에 생각을 못 하다니, 한심하군.’그러고는 노부인을 바라보며 질책하듯 말했다.“막내야, 넌 도대체 며느리 교육을 어떻게 한 거야?”“이익…!”강이한의 눈빛이 점점 더 싸늘해졌다.누가 봐도 나이들이 지긋한 늙은이들이었지만, 강이한은 알고 있었다. 이들은 죽어 관에 들어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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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강이한의 할아버지는 자기 직계가족 외에 그 어떤 누구에게도 기회를 주지 않았다.강이한이 강서희를 바라보며 말했다.“당장 경호원 불러!”그의 말투는 차분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뜻은 달랐다. 지금 당장이라도 그들을 쫓아낼 기세였다. 큰 할아버지와 둘째 할아버지의 눈이 서로 맞닿았다.“너희들 그만해. 말 가려서 못 해? 가족끼리 이게 무슨 짓이야!!”큰 할아버지가 강성과 강산에게 눈치 주며 말했다.삼 년을 못 봤을 뿐인데, 강이한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란! 그들도 알고 있었다. 지금 이렇게 소란을 피울 입장이 못 된다는 것을. 큰 할아버지가 말을 이었다.“이번 프로젝트는 물 건너갔으니, 가능한 한 빨리 새 프로젝트에 도입해야 해. 동교 옆에도 좋은 땅 있으니 새로운 프로젝트 시작할 수 있을 거야.”동교 신도시 옆에 있는 땅, 강이한도 그곳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곳을 노리는 건 그뿐이 아니었다. “이번엔 놓치면 안 돼. 회사가 얼마나 큰 손실을 볼지… 아무리 강씨 가문의 재산 규모라도 감당할 수 없을 거야!”“알았으니까, 가세요! 강서희, 손님 나가신다!”강이한은 그들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계단을 올랐다.반면 지시를 강서희는 매우 난감했다.“큰 할아버지, 작은 할아버지,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강서희가 매우 조심스레 말했다. 강이한이 자신들을 무시해 버리자, 큰 할아버지와, 둘째 할아버지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그들은 분풀이하듯 강서희에게 태클을 걸었다. “아주 잘 키웠어, 정말 친자식이랑 다를 바가 없네!”이 말은 진영숙을 비꼬는 말이기도 했다. 진영숙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만약 노부인이 그녀의 손목을 잡지 않았다면 집안의 어르신이고 뭐고 그대로 들이받을 뻔했다.‘늙은이들이 나이를 거꾸로 먹었나!’과거 그녀가 다쳐서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되자 사람들이 얼마나 그녀를 비웃었던가! 어떤 이들은 차마 입에도 담지 못할 욕까지 했었다!사실 진영숙은 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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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강이한의 서재.진영숙은 서재에 들어오자마자 진한 담배 냄새를 맡았다.“그 여자랑은 어떻게 됐어?”진영숙의 말한 ‘여자’는 다름 아닌 이유영이었다.오늘 친척들이 들이닥치며 한바탕 소란이 있고 난 뒤, 그녀는 이유영이 더 괘씸하게 느껴졌다. 진작에 능력이 있었으면서 왜 강씨 집안에 있을 땐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건지, 이건 고의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 집안이 안 좋으면 재주라도 부려야 하는 거 아닌가?“그 여자? 무슨 소리예요?”진영숙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강이한이 되물었다.“그 여자 말이다, 그 여자! 이유영!”“저희 이혼했어요. 이제 만족하세요?”그의 답을 들은 진영숙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그래, 잘했어. 너랑 어울리지 않은 여자였어. 그 여자랑 결혼한 후로 되는 일이 없었잖아.”“….”“이혼하기 전에도 회사에 입힌 손해만 봐.”말하면 할수록 진영숙은 참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영은 절대로 며느리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여자였다.강이한의 눈이 차가워졌다.그는 더 이상 이유영에 대해 진영숙과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유경원 쪽에서도 저번 잔칫상 사건 뒤로 자꾸만 약혼을 미루고 있고! 흥, 누가 아쉬워한다고!”저번 생일 잔치 이후로 유경원 쪽과는 완전히 연락이 끊겼다. 하지만 진영숙은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안 그래도 자기 아들, 강이한한테 어울리기엔 좀 부족한 면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유영과 이혼까지 한 마당에 강이한은 더 이상 꿀릴 것이 없었다! 그녀의 아들은 최고의 신랑감이었으니까 얼마든지 더 좋은 신붓감을 얻을 수 있으리라!“참, 요즘 회사 일에 좀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아. 동교 신도시 부지 옆에 있는 땅, 이번이야말로 절대로 빼앗겨서는 안 돼!”강이한이 본가로 돌아오기 전, 친척들에게 받은 수모를 떠올린 진영숙은 아주 진절머리가 난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번에 또 실수하게 된다면 그들을 하이에나처럼 회사를 삼키기 위해 달려들 것이다.다음 날, 강이한은 본가에서 정신없는 시간을 보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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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김연우는 서재욱의 요구사항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이유영에게 전달했다. 그녀는 이유영이 디자인을 이 기초를 바탕으로 진행하길 원했다. 반면 이유영은 이런 요구 사항들이 차라리 달가웠다. 고객이 확고한 취향을 가지고 있으면 이유영이 작업 틀을 잡는 데 편했기 때문이다.“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말씀드릴 것이 있어요. 저희 회사에도 실력 있는 디자인 팀이 있어요. 그럼에도 이 일을 이유영 씨에게 맡기는 이유, 그건 저희 대표님과 박연준 대표님의 인연 때문이라는 거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꽤 직설적이고 적나라한 말투. 과거의 이유영이었다면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겠지만, 지금은 달랐다. “무슨 말씀인지 이해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조민정 씨, 배웅 부탁드릴게요.”“네!”조민정은 서둘러 김연우를 따라나섰다.김연우가 떠나고 사무실로 돌아온 이유영은 자기도 모르게 헛웃음을 지었다. 이런 회사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 인맥을 통해 일을 맡기는 것이리라. 박연준과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었다. 그와의 인연도 삼촌으로부터 시작되지 않았던가? 그리고 이번엔 박연준의 도움으로 받은 의뢰였다. 이유영은 두 번 같은 일을 겪으면서 깨달았다. 그 누구한테도 무시당하지 않고 인증받으려면 확실한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을!우우웅-전화가 진동했다. 문 비서한테서 온 전화였다.“안녕하세요, 문 비서님.”“서원그룹 쪽 사람은 떠났어요?”“네, 좀 전에 갔어요. 박 대표님께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사실 이유영은 이런 식으로 일을 맡고 싶지 않았지만, 박연준의 소개였기 때문에 거절하지 않았다. 아니, 더 정확히는 거절할 수 없었다!“대표님이 함께 식사하고 싶으시다는데, 시간 괜찮으세요?”“어제도 함께 식사했는데, 무슨 일로….”사실 오늘 아침도 박연준의 차를 타고 출근한 거였다. 하지만 곧이어 서원그룹과 시작한 새 프로젝트를 떠올리며 다시 말을 이어가려던 찰나.“혹시 오늘 그 프로젝트 건으로….”“네, 서원그룹 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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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좀 전에 서원그룹 대표 보좌관 김여우와 미팅하셨답니다!”서원그룹에서 직접 이유영을 찾아온 것만 봐도 그들이 얼마나 동교 신도시 옆 부지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지금 청하시의 부동산 개발은 거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었다. 동교 옆 부지 개발이 어쩌면 그 마지막 주자가 될지도 몰랐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 그 땅을 원하고 있었다. 서원그룹이 강성그룹과 협력하고 있는 이유영을 찾아간 것도 이 프로젝트 입찰에 더 확실한 힘을 실어주기 위함일 것이다. 이번 동교 신도시 프로젝트로 인해 많은 기업이 이유영의 실력을 인지하게 되었다. 그 때문에 조형욱도 이유영의 역량을 다시 보게 되었다. “점심에 사모님과 함께 식사할 수 있도록 약속을 잡을까요?”조형욱이 망설이는 목소리로 물었다.강이한은 겉으론 무심한 듯 보였지만, 그 속까지 괜찮을 거라 보장할 수는 없었다.안 그래도 지난번 입찰에 이유영의 디자인 때문에 패배의 쓴맛을 맞보게 되었는데 지금은 이혼까지 한 상태였다.이유영은 분명 전보다 더 냉정히 그를 대할 것이다.“이유영과 식사를 하라고?”강이한이 비웃듯 말했다.조형욱이 의도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유영이 얼마나 그를 증오하고 있을지 예상이 가는 강이한은 쉽사리 답하지 못했다.이유영이 그토록 그를 미워하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그 자신이었다. 다시 그녀를 만나 그 증오가 가득한 눈빛을 받을 상상 해만 해도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강이한은 눈을 감으며 깊이 생각에 빠졌다. 그의 얼굴은 차분해 보였으나, 그 속은 지금 수많은 고민들로 쑥대밭이었다. “사모님의 능력이 그 정도일 줄은 누가 예상을 했겠어요. 그 어렵다는 입찰 건을 단번에 통과시키다니.”경험이 많은 디자이너도 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다른 때였으면 수많은 선별과 비교를 거쳤을 것이다. 하지만 이유영의 디자인은 거의 당일 통과 결과가 나왔다.“나가.”강이한은 지금 이유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다.조형욱은 고개를 끄덕이며 안도의 한숨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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