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영은 잔뜩 불쌍한 척을 하며 수현을 올려다보았다.“수현 씨. 내가 뭘 잘못 말한 거야? 미안해. 윤아 씨가 화낼 줄 몰랐어. 역시 난 이만 돌아가야 할 것 같아.”말을 마친 소영은 다급하게 몸을 일으키고는 휘청거리며 뛰쳐나가려 했다. 그러나 그런 그녀를 막아 세우는 수현. 그는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말했다.“괜찮아. 여기 있으라고 했으니까 그냥 있어. 윤아는 신경 쓸 필요 없어.“하지만….”“대표님. 강소영 씨 방도 준비를 마쳤습니다.”언제 왔는지 저 먼발치에 있던 범수가 달려오며 소영의 말을 끊었다.‘뭐? 벌써?’소영이 의아한 눈빛으로 범수를 바라봤다. 간지 몇 분이나 됐다고 벌써 방 정리를 다 했다니. 소영은 그들이 제대로 한 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네.”하지만 수현은 그런 걸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그는 고개를 숙여 소영에게 말했다.“집사님과 함께 방으로 돌아가. 늦었으니 빨리 쉬고.”말을 마친 그는 성큼성큼 윤아가 떠난 방향으로 가버렸다.“수현 씨...”소영의 부름에도 듣지 못했는지 쌀쌀하게 가버리는 수현.소영은 어느새 혼자 그 자리에 우두커니 남겨졌다. 그녀는 윤아가 미웠다. 방금 그녀가 의미심장한 말을 하는 바람에 일이 꼬인 것 같았다. 그러나 소영이 생각에 깊이 빠지기 전에 범수의 냉랭하고 기계적인 목소리가 다시 한번 그녀의 사색을 끊었다.“아가씨. 손님 방으로 모실까요?”소영은 범수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럼 부탁드릴게요.”하지만 범수는 들었는지 말았는지 아무런 표정도 없이 몸을 휙 돌리고 앞으로 나아갔다. 소영은 불쾌한 마음이 들끓었지만 애써 누르며 그를 뒤 따라갔다.-한편, 방으로 돌아온 윤아는 곧장 욕실로 들어가 문을 닫고 세면대 앞에 서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조금 전 그 말을 내뱉을 때 소영의 황당한 모습과 수현의 잔뜩 일그러진 얼굴을 떠올리며 윤아는 내심 속이 시원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고 강소영이 먼저 잔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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