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의 모든 챕터: 챕터 1191 - 챕터 1200

1206 챕터

제1191화

주한의 말을 들은 현아는 창문을 다시 내리기에 민망했다. 차에 혼자만 타고 있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더워요?”“아니요...”현아가 입꼬리를 당기며 말했다.“그냥 바람 좀 쐬고 싶어서요.”정말 덥다고 해도 현아는 주한에게 사실대로 말할 생각이 없었다. 이런 날씨에 더워하는 게 이상했다. 만약 사실대로 말했다간 뭔가 들키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주한은 딱히 의심하지 않고 덤덤하게 말했다.“답답하면 외투 벗어요.”이를 들은 현아는 멈칫하더니 자기도 모르게 반박했다.“답답한데 왜 외투를 벗어요? 더운 것도 아닌데.”주한이 가볍게 웃었다.“알아요. 그냥 외투를 벗으면 좀 편안해지지 않을까 해서요.”“...”현아는 주한이 말로는 반박하지 않지만 일부러 웃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그녀의 생각을 꿰뚫고 일부러 비웃는 것처럼 말이다.주한과 더 입씨름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주한은 항상 자기 속내를 들키지 않는 상황에서 느긋하게 현아가 민망해하는 걸 지켜보는 쪽이었다. 그러니 이쯤에서 그만하는 게 좋다.주한이 이때 입을 열었다.“어디 갈까요?”현아는 가고 싶은 곳이 있긴 했지만 일단 눈을 질끈 감고 이렇게 말했다.“찾아온 건 대표님이잖아요. 어디 가는지 나한테 물어보면 어떡해요?”주한이 입꼬리를 당기며 말했다.“그럼 내가 알아서 할까요?”“어디 가요?”“시내 갈 건데 갈 거예요?”원래도 시내에 가려던 참이었던 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나올 때 부모님께 말씀드렸어요?”“아니요...”집에서 나올 때 부모님은 외출하고 없었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따가 전화해서 말씀드려요. 아니면 걱정하실 수도 있으니까.”주한은 마치 선도부처럼 현아에게 당부했다.“아, 네.”현아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바로 핸드폰을 꺼내 엄마에게 문자를 보내 행방을 알렸다.“보냈어요.”“네.”문자를 보내고 두 사람 사이는 정적이 흘렀다. 현아는 창밖을 내다보다 머리를 숙여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던 현아는 끝내 이 어색한 분위기를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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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2화

이렇게 생각한 현아는 자기도 모르게 이렇게 말했다.“혹시 괜찮으면 앞으로 우리 집에서 같이 설 연휴 보내요.”주한의 상황에 마음이 아파 얼떨결에 한 말이었지 별다른 뜻은 없었다고 현아는 맹세할 수 있었다.하지만 주한이 멈칫하더니 현아의 말을 빌려 이렇게 말했다.“현아 씨, 이걸 확답이라고 생각해도 돼요?”현아가 멍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주한이 되물었다.“맞아요?”현아는 아니라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주한의 상황이 너무 딱해 마음이 아팠는지 딱히 부인하지는 않았고 그저 고개를 숙이고는 이렇게 말했다.“뭐 그렇다고 해도 되고 아니라고 해도 되고. 이렇게 빨리 받아줄 수는 없잖아요?”이를 들은 배주한이 가볍게 웃었다.“네.”주한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현아가 편하게 있을 수 있게 해주었다.역시 자수성가한 사람은 달라도 뭐가 달랐다. 통찰력이 대단하고 총명했기에 현아는 주한 앞에서 속내를 감추기가 너무 어려웠다.하여 차가 시내에 도착하자 현아도 더는 척하지 않고 용감하게 하고 싶은 걸 털어놓았다.“며칠 뒤면 윤아랑 아이들이 귀국하거든요. 선물 좀 사주려고요.”아니나 다를까 주한은 현아의 말을 듣고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어디서 사려고요?”현아가 주소를 말하자 주한이 차를 돌렸다. 현아는 길을 알아도 너무 잘 아는 주한이 약간 놀라웠다.“어떻게 길을 이렇게 잘 알아요?”“전에 여기서 몇 년 일한 적 있어요. 와서 며칠 지도를 연구하기도 했고요.”그래서 내비게이션도 안 본 거구나.“그럼 전에는 쭉 혼자 지낸 거예요?”“네, 열 살쯤부터는 늘 혼자 지냈어요.”열 살, 어린 나이었다. 만약 현아에게 그 나이에 혼자 지내라고 한다면 생활에 풀이 꺾여버려 자수성가할 생각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현아는 주한의 멘탈이 강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현아의 마음도 점점 확고해졌다.주한은 멘탈이 강했기에 현아와 만났다가 헤어지더라도 슬프거나 힘들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는 너무 이성적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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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3화

현아는 꽤 긴 시간 공을 들여 윤아와 애들에게 줄 선물을 골랐다. 계산할 때 주한이 대신 계산하려는데 현아가 거절했다.“아니에요. 내가 주려고 사는 선물인데 다른 사람이 계산하게 둘 수는 없죠.”주한이 잠깐 생각하더니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고는 다른 결정을 내렸다.“그럼 나도 내 명의로 하나 선물할게요.”“왜요? 내 선물에는 명분이 있는데 대표님은 무슨 명분으로 주실 건데요? 그리고 잘 아는 사이도 아니잖아요...”주한이 현아를 물끄러미 바라봤다.“네. 근데 나도 명분 있어요. 현아 씨는 아이들과 어떤 사이죠?”“이모죠. 근데 내겐 친자식이나 다름없어요.”말을 이어가던 현아가 얼굴을 붉혔다. 이미 주한이 무슨 말을 할지 예상한 듯한 눈치였다.“음, 그러면 앞으로 이모부 될 사람이라는 명분으로 주면 되죠.”현아의 얼굴이 더 빨개졌다.“아직 확답 안 줬는데.”“알아요. 그냥 제멋대로 주는 거예요.”주한은 현아가 고민할 새도 없이 선물을 고르러 갔다. 현아는 하는 수 없이 뒤를 따라 참고할 만한 의견을 내주었다.주한은 선물을 사고 카드를 긁었다. 직원이 명세서에 사인을 해달라고 하자 주한은 별생각 없이 주머니에서 볼펜을 꺼내 자기 이름을 적어넣었다.직원은 주한이 쓰는 볼펜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이렇게 제안했다.“고객님, 지금 쓰시는 볼펜이 많이 닳은 것 같네요. 마침 매장에 볼펜이 새로 들어왔는데 한번 보실래요?”선물을 고르던 현아가 이를 듣고는 자기도 모르게 주한이 든 볼펜으로 시선을 돌렸다.그 볼펜을 본 순간 현아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 볼펜은 분명 현아가 선물한 것이었다.현아가 그 볼펜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던 건 할인을 받아서 샀기 때문이다. 그리고 할인 상품을 사면서 별다른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디자이너가 설계한 제품은 살 능력이 못 되었고 비싼 물건이라 해서 주한의 마음에 든다는 보장도 없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딘가 처박아두겠지 하는 마음으로 차라리 돈이라도 아껴야 하겠다는 마음에 할인 상품을 샀다.현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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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4화

눈치가 빠른 점원이 활짝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아, 이 볼펜은 사랑하는 사람이 선물로 주신 거구나. 왜 그렇게 아끼시나 했어요.”점원은 두 사람이 오늘 여기서 이렇게 많은 물건을 샀는데 볼펜을 더 사지 않더라도 칭찬을 늘어놓고 싶었다. 그렇게 좋은 인연을 이어줘도 참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아니나 다를까 주한이 점원을 힐끔 쳐다봤다. 아까보다는 많이 부드러워진 눈빛이었다.점원이 박차를 가하며 현아에게 말했다.“고객님, 너무 행복하겠어요. 남자분이 많이 좋아하시는 거 같은데.”현아는 원래도 수줍음이 많은데 점원이 이렇게 말하자 더 수줍을 수밖에 없었다. 하여 퍽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런 거 아니에요.”현아가 고개를 돌려 주한을 바라봤다.“아무튼 내가 다시 하나 선물해 줄 테니까 이건 버려요.”현아가 점원에게 물었다.“볼펜 어디서 볼 수 있나요? 한번 보여주실래요?”“당연하죠.”점원이 얼른 고개를 끄덕이더니 볼펜이 있는 쪽으로 안내했다. 현아가 얼른 그 뒤를 따랐고 주한만 덩그러니 그 자리에 버려뒀다.점원이 새로 들어온 볼펜을 현아에게 보여주었다. 현아가 열심히 고르고 있는데 주한이 그쪽으로 걸어갔다.“너무 좋은 거 고를 필요 없어요!”주한이 현아의 귓가에 속삭였다. 뜨거운 숨결이 현아의 귀를 덮쳤고 너무 간지러운 나머지 현아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누, 누가 비싼 거 골라준대요? 그냥 원래 쓰던 게 너무 낡아 보여서 새 걸로 바꿔주려는 거지.”주한의 입꼬리가 올라갔다.“고마워요.”현아는 제일 예쁜 볼펜으로 골랐다. 가격은 전에 샀던 볼펜보다 몇 배나 더 비쌌다. 계산할 때도 주한은 먼저 계산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현아가 계산하고 포장된 볼펜을 가져다주는 걸 그저 물끄러미 쳐다볼 뿐이었다.“여기요. 새 볼펜. 낡은 건 버려요. 신분에 안 맞아요.”현아는 주한 같은 남자가 여러 중요한 장소를 드나들며 해진 볼펜으로 여기저기 사인하는 모습이 상상이 가지 않았다.엘리트인 주한에겐 너무 이질적인 물건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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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5화

“그냥 좋은 거 보이면 자꾸만 사주고 싶어요.”전에는 이유가 없었지만 지금은 이미 마음을 털어놓았으니 더 감출 필요도 없었다. 주고 싶은 물건을 마음대로 주면서 챙겨주고 싶었다.현아에게 마음을 털어놓은 뒤로 주한은 자주 돌직구를 날렸고 이에 현아는 늘 어쩔 바를 몰랐다.지금처럼 현아가 아직 반응하기도 전에 주한이 목걸이를 들고 그녀의 뒤로 돌아오더니 끼워주는 거 말이다.그 과정에서 주한의 손이 현아의 목을 스쳤다. 그럴 때마다 마치 전류라도 흐르는 듯 현아가 움찔했다.목걸이를 해준 주한은 현아의 어깨를 잡아 뒤로 돌렸다.“예쁘네요.”“그, 그래요?”현아의 얼굴이 살짝 빨개졌다.원래는 받고 싶지 않았지만 이미 목에 걸렸으니 그냥 받는 걸로 해야 하나?현아는 그래도 수줍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고마워요.”“뭘 그렇게 내외해요. 답례인데.”“근데 답례가 너무 지나치게 비싼 거 같아서요.”현아가 선물로 준 볼펜과 주한이 선물로 준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아예 비교할 수 없었다.이렇게 비싼 목걸이를 걸친 현아는 그때 왜 싸구려 볼펜을 선물했는지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런 자신이 순간 너무 구차해 보였다.“가요.”선물을 다 사고 주한은 현아를 집으로 데려다주려 했다.너무 비싼 선물을 받기도 했고 주한이 혼자 호텔에 있는 게 불쌍해 이렇게 말했다.“혼자 호텔에 있는 게 외로우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 부모님도 환영해 주실 거예요.”주한이 그런 현아를 물끄러미 쳐다봤다.“그래요.”“그럼... 들어가 볼게요.”“네.”현아가 자리를 떠나려는데 뒤에서 현아의 중저음이 들려왔다.“현아 씨.”이를 들은 현아가 걸음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렸다.“왜요?”“한번 안아보면 안 될까요?”갑자기 훅 들어온 요구에 현아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주한이 뜬금없이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그냥 한번 안아보는 것뿐인데 과도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아는 지금 이 관계가 진척이 너무 빠르다는 걸 발견했다.한창 망설이고 있는데 현아가 반응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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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6화

“그때 아주머니도 같이 오세요.”차화연은 기쁘면서도 의외였다.“그래, 그때 꼭 같이 가마.”“탑승까지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얼른 출국 심사하러 가. 공항이 커서 헤매기 쉬워.”“잘 들어가고.”차화연이 얼른 이렇게 말했다.윤아가 앞으로 다가가 심인철을 꼭 끌어안더니 눈시울을 붉히며 울먹거렸다.“아빠, 온다고 약속했어요.”심인철은 그냥 아쉬웠을 뿐인데 딸이 울먹거리자 따라서 서글퍼지기 시작했다.“심공주, 아빠가 약속한 건 무조건 하지. 울긴 왜 울어?”심인철은 이렇게 말하더니 옆에 선 수현에게 말했다.“얼른 좀 달래봐.”수현이 웃으며 윤아를 품에 꼭 끌어안더니 윤아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주었다.“됐어. 그만 울어. 보고 싶으면 내가 다시 너 다시 데리고 올게. 지금 항공편이 얼마나 많은데 걱정하지 마.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올 수 있어.”윤아는 겨우 눈물을 삼키고 예쁜 눈으로 수현을 곱게 째렸다.“뭘 데려다줘. 보고 싶으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올 수 있거든.”“아빠, 우리 가요. 아주머니랑 건강하게 잘 계셔야 해요.”부녀간의 대화가 끝나고 어른들끼리 한참 작별 인사를 더 나눴다. 돌아가는 길, 윤아는 내내 수현의 품에 기대어 있었다.“피곤하다.”윤아는 피곤한 몸을 온전히 수현에게 기댔다. 수현은 그런 윤아가 편안히 기댈 수 있도록 자리를 내주며 한 손으로 윤아의 가는 허리를 감쌌다.“돌아가서 푹 쉬어.”“응.”윤아가 나른한 목소리로 옹알거렸다.“현아가 공항까지 마중 나온대.”현아를 떠올린 수현이 입꼬리를 당겼다.“귀국 시간 알려줬어?”“응, 알려줬지. 설에 못 본 지라 불만이 많아. 돌아갈 때도 비밀로 하면 아마 성질부릴걸?”“흠, 왜 그렇게 붙어있고 싶어하지?”현아가 집으로 놀러 온 날 윤아가 현아와 같이 자는 바람에 수현은 질투했었다.“이번에 데리러 오면 또 친구랑 같이 자는 거야?”이에 윤아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수현을 바라봤다.“그게 무슨 말이야? 같이 자는 게 뭐? 현아 여자야. 여자도 질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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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7화

윤아는 자기가 한 말이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몰랐다.“뭘 어떻게 대답해?”“내가 너 말고 다른 사람한테 신경 쓰는 거 봤어?”이를 들은 윤아가 수현의 품속에서 고개를 들더니 수현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 친구잖아. 자세히 관찰하라는 게 아니라 조금의 통찰력을 빌리자는 거지.”“어때? 유용한 정보 없어?”윤아가 너무 집요하게 물어보자 수현이 난감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있어.”“진짜?”윤아의 눈동자가 환하게 빛났다.“어때? 정말 현아 좋아하는 거 같아?”수현이 자기도 모르게 윤아의 코를 꼬집더니 애정 가득한 눈빛으로 말했다.“언제부터 이렇게 가십거리를 좋아한 거지?”“전에는 안 이랬나?”“응, 그러니 이 화제는 이제 그만하자. 우리 얘기 하자.”“안돼. 이번만 봐줘.”윤아는 수현이 마음을 바꿀까 봐 얼른 덧붙였다.“유용한 정보 있다며? 뭔데?”수현이 잠깐 침묵하더니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전에 너 외국에서 위험한 상황에 있을 때 현아가 너 찾아보고 싶다고 온 적이 있어. 근데 그 대표라는 사람이 혼자 가면 위험하다고 같이 따라왔더라고.”이를 들은 윤아가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런 일도 있었어?”수현이 왜 유용한 정보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직원의 안전을 걱정해 같이 외국으로 오는 대표님이 얼마나 있을까? 이 점으로만 미루어봐도 많은 걸 알 수 있었다.“응. 그 자리까지 간 사람에겐 시간이 돈인데 아무런 감정도 없다면 그런 무모한 일은 하지 않았겠지.”전에 현아한테서 들었을 때는 아무런 감도 오지 않았는데 수현에게서 이러한 정보를 얻게 될 줄은 몰랐다. 의외면서도 현아가 이런 남자를 만나게 된 것에 기뻤다.“정말 잘됐다. 지금 보니 그 대표도 현아에게 진심이네.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라.”“응, 사람은 괜찮아 보였어. 업무로 몇 번 접해본 적 있는데 자수성가한 남자더라고.”친구가 좋은 남자를 찾았다는 생각에 윤아는 너무 기분이 좋았다.“근데 아직 만나보지는 못했네. 이번에 가서 잘 좀 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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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8화

현아의 말에 주한이 그녀를 힐끔 쳐다봤다.“나 먼저 들어가고 현아 씨 여기 혼자 남겨두라고요?”그러더니 난감한 표정으로 이렇게 덧붙였다.“현아 씨, 나는 지금 현아 씨 좋다고 쫓아다니는 사람이에요. 잊은 거 아니죠?”현아가 입술을 앙다문 채 대꾸하지 않았다.“이럴 때일수록 상대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잘 판단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한밤중에 여기까지 데려다줬는데 지금은 이렇게 기다리게 하고, 너무 대표님 시간 잡아먹는 것 같아서요.”“난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주한은 이렇게 말하더니 외투를 벗어 현아에게 건네주었다. 현아가 손에 들린 외투를 들고 멍한 표정으로 주한을 물끄러미 쳐다봤다.“왜, 왜요?”“걸쳐요.”주한이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아직 한 시간이나 더 있으니까 일단 눈 좀 붙여요.”“졸리지는 않는데...”“그럼 눈 감고 명상하든지.”주한은 마치 반장처럼 그녀를 챙겨줬다. 현아는 자기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주한은 혼자 자랐으니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애들과는 다르다고 말이다. 하지만 주한이 사람을 챙기는 방법은 어딘가 강압적이었다.현아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얼굴을 붉힌 채 주한이 건네준 외투를 주섬주섬 몸에 걸치고는 자리에 기대 눈을 감았다.눈을 감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아는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눈을 떴다.“옷을 이렇게 다 주면 대표님은 어떡해요? 안 추워요?”“나는 몸이 워낙 좋아서.”주한이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아, 네.”현아는 다시 눈을 감았다. 나는 몸이 안 좋다는 건가? 그렇게 생각에 잠겼던 현아는 어느새 잠이 들고 말았다. 다시 깨어났을 때 창밖의 어둠은 더 짙어졌고 현아는 아직도 온몸을 웅크리고 있었다.깨어나 보니 아직도 조금 추웠고 현아는 자기도 모르게 주한의 외투 속으로 점점 숨어들었다. 외투를 받았으니 다행이지 아니면 정말 자다가 추워서 깼을 것이다.하지만 현아는 이내 뭔가 생각났다. 자기는 외투를 입고 있어서 따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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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화

현아는 주한의 돌직구를 당해낼 자신이 없어 시선을 다른데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지금 몇 시예요? 올 때 되지 않았어요?”현아의 화제 전환이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주한은 이를 캐묻지 않았다. 그저 팔에 찬 시계를 확인하더니 이렇게 말했다.“10분 남았어요.”“10분이요?”현아는 착잡한 표정으로 손으로 턱을 받쳤다. 이렇게 오래 잤을 줄은 몰랐다.이미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현아는 외투를 벗어 주한에게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외투 돌려줄게요. 고마워요...”“괜찮아요.”주한이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걸치고 있어요.”“그럼 이따 내릴 때 추울 텐데.”“몸이 좋다고 했잖아요.”“나도 나쁘진 않아요. 그리고 나도 외투 챙겨 와서 더 입으면 안 예뻐요.”현아는 이렇게 말하며 외투를 주한에게 욱여넣었다.주한은 현아가 잠도 깨고 진심으로 외투를 돌려주는 걸 보자 외투를 받아 입었다.비행기가 착륙하기까지 10분이 필요했지만 내려서 짐도 찾아야 하니 주한과 현아는 차에서 15분을 더 기다리다가 내렸다.출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현아는 너무 추워 계속 부들부들 떨었다. 그 모습에 주한의 미간이 찌푸려졌다.“몸 좋다면서 이렇게 떨어요?”현아가 말했다.“내가 언제 떨었다 그래요?”현아가 고집을 부리며 반박하는데 주한이 다시 외투를 벗었고 현아가 얼른 이를 막았다.“벗지 마요. 더 벗으면 화낼 거예요.”이를 들은 주한의 동작이 멈칫하더니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봤다.현아가 얼굴을 굳히고 엄숙하게 말했다.“벗지 말라고요!”“춥다면서요?”“그래도 벗지 마요! 벗으면 정말 화낼 거예요.”주한은 그런 현아를 한참이나 바라보더니 갑자기 작은 소리로 웃으며 지퍼를 열었다.“그래요. 안 벗을게요. 대신 들어와서 몸 좀 녹일래요?”현아가 그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아마 주한이 갑자기 이렇게 말할 줄은 상상도 못 한 것 같았다.“대표님...”주한이 덤덤하게 말했다.“들어와서 숨든지 아니면 내가 벗어서 주든지, 하나만 선택해요.”한참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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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0화

“그건 아닌데...”현아가 고개를 저었다.“아니면 뭐가 그렇게 걱정돼요?”현아가 입술을 앙다물었다. 뭐 걱정할 게 없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정식으로 만나지도 않는데 다른 사람이 보는 건...이렇게 생각한 현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됐어요. 아직 정식으로 만나기 전인데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어요.”현아가 이렇게 말하더니 물러나려 했다. 하지만 현아의 허리를 감싸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갔다.“늦었어요. 이미 봤어요.”“네?”이 말에 현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참 동안 지나서야 현아는 주한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현아는 주한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고 아니나 다를까 멀지 않은 곳에서 윤아가 수현을 데리고 도는 게 보였다. 그리고 아이들과 어른들도 뒤따라 걸어오고 있었다.윤아는 현아를 발견하고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현아는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꽉 깨물더니 얼른 주한의 품에서 벗어났다.“왜 미리 알려주지 않고 지금 와서 말해주는 거예요?”주한이 덧붙였다.“나도 그럴 겨를이 없었어요. 현아 씨와 얘기하고 나서 고개를 들어보니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더라고요.”“거짓말, 일부러 그런 거잖아요.”주한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나도 일부러 그러고 싶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아까 현아 씨 안으면서 신경이 온통 현아 씨 몸에 쏠려 있다 보니 두 사람이 다가오는 걸 전혀 느끼지 못했어요. 하지만 결과는 뭐 별반 다를 거 없네요.”현아가 무슨 말을 더 하려는데 윤아가 지척까지 다가오자 입을 다무는 수밖에 없었다. 안 그랬다가 주한이 무슨 놀라운 말을 내뱉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주한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최근 주한이 친 돌직구가 너무 많았기에 현아는 걱정되기 마련이었다....윤아는 멀리서 친구인 현아가 남자 코트로 숨어드는 걸 볼 수 있었다.원래는 알아보기 힘들었다. 기억을 잃은 뒤로 주한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고 이미지도 현아가 말해준 게 전부였다.그러다 옆에 있던 수현이 주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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