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92화

이렇게 생각한 현아는 자기도 모르게 이렇게 말했다.

“혹시 괜찮으면 앞으로 우리 집에서 같이 설 연휴 보내요.”

주한의 상황에 마음이 아파 얼떨결에 한 말이었지 별다른 뜻은 없었다고 현아는 맹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주한이 멈칫하더니 현아의 말을 빌려 이렇게 말했다.

“현아 씨, 이걸 확답이라고 생각해도 돼요?”

현아가 멍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주한이 되물었다.

“맞아요?”

현아는 아니라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주한의 상황이 너무 딱해 마음이 아팠는지 딱히 부인하지는 않았고 그저 고개를 숙이고는 이렇게 말했다.

“뭐 그렇다고 해도 되고 아니라고 해도 되고. 이렇게 빨리 받아줄 수는 없잖아요?”

이를 들은 배주한이 가볍게 웃었다.

“네.”

주한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현아가 편하게 있을 수 있게 해주었다.

역시 자수성가한 사람은 달라도 뭐가 달랐다. 통찰력이 대단하고 총명했기에 현아는 주한 앞에서 속내를 감추기가 너무 어려웠다.

하여 차가 시내에 도착하자 현아도 더는 척하지 않고 용감하게 하고 싶은 걸 털어놓았다.

“며칠 뒤면 윤아랑 아이들이 귀국하거든요. 선물 좀 사주려고요.”

아니나 다를까 주한은 현아의 말을 듣고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

“어디서 사려고요?”

현아가 주소를 말하자 주한이 차를 돌렸다. 현아는 길을 알아도 너무 잘 아는 주한이 약간 놀라웠다.

“어떻게 길을 이렇게 잘 알아요?”

“전에 여기서 몇 년 일한 적 있어요. 와서 며칠 지도를 연구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내비게이션도 안 본 거구나.

“그럼 전에는 쭉 혼자 지낸 거예요?”

“네, 열 살쯤부터는 늘 혼자 지냈어요.”

열 살, 어린 나이었다. 만약 현아에게 그 나이에 혼자 지내라고 한다면 생활에 풀이 꺾여버려 자수성가할 생각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현아는 주한의 멘탈이 강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현아의 마음도 점점 확고해졌다.

주한은 멘탈이 강했기에 현아와 만났다가 헤어지더라도 슬프거나 힘들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는 너무 이성적이었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