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의 모든 챕터: 챕터 1171 - 챕터 1180

1206 챕터

제1171화

그렇게, 윤아는 잠자코 침묵을 지켰다. 이대로 수현이 윤이를 재우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역시 윤이는 쉽게 넘어가 줄 아이가 아니었다.“어... 조금 전까지도 나랑 말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잠든다고요? 엄마...”윤이는 윤아의 얼굴을 만져보며 정말 잠든 건지 확인까지 하려 했다.암흑 속에서 아이의 손짓을 어렴풋이 본 수현이 얼른 아이를 안아 제 쪽으로 옮기며 말했다.“윤이, 그만. 엄마 자니까 방해하지 말자. 그러다 엄마 깨겠어.”수현의 곁으로 옮겨진 윤이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무언가 깨달은 듯 대답했다.“그러니까요! 오늘 낮에 엄마가 많이 걸었으니 분명 피곤할 거예요. 그럼 쉬어야 하니까 깨면 안 되죠.”어머니는 저나 오빠처럼 장바구니에 앉아 있지 않았다.“응. 피곤할 테니까 푹 쉬라 그러자. 우리 윤이 낮에 말도 잘 들었지? 이제 얼른 자자.”이미 제 곁으로 데려왔으므로, 아이가 다시 윤아의 잠을 방해하도록 둘 수 없었다. 수현은 팔을 내밀어 베게 했다.“오늘은 아빠랑 자자.”아직 아빠와 함께 잠을 잔 적이 없었으므로, 그의 말을 들은 윤이는 큰 눈을 두 번 깜박이더니 작게 물었다.“아빠 팔도 말랑말랑해요?”“...”수현은 몸이 마른 데다 팔뚝에 살이라고는 없었다. 그런데 말랑말랑할 리가.그의 팔은 윤이에게 베개가 될 수 없었다.잠시 침묵을 지키던 수현이 겨우 입을 열었다.“그럼... 아빠가 베개 가져올까?”그러나 윤이는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전 엄마 옆에서 자고 싶어요.”“그런데 엄마 이미 잠들었잖아. 네가 가면 깰 수도 있어.”이에 윤이는 고민을 시작했다. 수현의 억센 팔과 어머니를 깨우게 될 거라는 선택지 사이 한참을 고민하다 윤이는 결국 순순히 수현의 팔을 베개 삼아 눕게 되었다. 그러나 머리를 뉘자마자 그 작고 귀여운 얼굴이 찡그려졌다.“아빠. 그냥 베개 나눠서 베요.”“알겠어.”수현은 결국 반쪽 베개를 아이에게 내어주었다.그러나 성인 남성의 베개가 아이에게 편할 리가.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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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2화

자리에 누워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이것저것 생각하던 윤아는 언제인지도 모르게 스르륵 잠에 들어버렸다.다음날 깼을 때, 침대에 그녀를 제외하고 아무도 없었다.누워서 멍하니 몇 초간 천장을 바라보던 윤아는 침대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오늘은 설 전날이다.홀의 대부분 사람은 모두 바쁘게 돌아치고 있었다.윤아가 기상한 것을 본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집안을 한 바퀴 돌아본 그녀는 낯익은 사람을 보고 인사를 건넸다.“아주머니, 다른 사람들은요?”윤아를 확인한 차화연이 환히 웃어 보였다.“이제 깼어? 다른 사람들은 다 일이 있어서 나갔지.”일이 있어서 나갔다고?단지 조금 늦게 깼을 뿐인데 모두 사라졌을 줄이야.아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 윤아는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 그러다 문득 무슨 생각이 떠올라 다시 걸음을 멈추었다.“아주머니 아드님은 올해에 여기서 설 쇠나요?”이에 차화연의 표정이 살짝 굳더니 이내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안 올 거야. 듣기로 친구와 베네치아에서 설을 쇤다던데. 아주 미친 듯이 노는 것 같더라고.”윤아는 기억은 없지만 전에 했던 몇 마디 말로 아주머니에게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아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요즘 젊은 사람들은 보통 집에 가서 설을 쇠는 것보다 친구와 약속하고 여행하러 다니기를 좋아했다. 그녀는 충분히 그들의 마음이 이해되었다.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한 뒤 자리를 떴다.차화연은 그 자리에 서서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혼자기에 무료하기도 하고 집안일도 할 필요가 없었기에 아예 방에서 좀 더 자려고 했다.그러나 금방 침대에 누웠을 때 무언가 떠올라 얼른 주현아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주현아는 빠르게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흥분한 채로 외국에 가더니 자기를 잊은 거냐며, 설이 지나고서야 연락할 줄 알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그럴 리가. 당연히 설이 되기 전에 전화해야지! 지금이 아니더라도 오늘 저녁에 전화하려던 참이었어!”“그럼 오늘 아침에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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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3화

“둘 사이에 뭔 일 있었지?”윤아가 의심되는 구석을 딱 짚어 물었다.그녀의 맥을 짚는 질문에 주현아는 귀뿐만이 아니라 이제 볼까지 발개졌다.“윤아 너!”그녀의 어쩔 줄 모르는 모습에 윤아는 자신의 추측에 대해 점차 확신하게 되었다. 윤아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진짜 뭐가 있긴 있었나 보네? 왜, 올해 휴가 내고 네 집이라도 갔어?”“...”주현아의 표정 변화를 살피던 심윤아가 말을 덧붙였다.“집에 간 것뿐만 아니라 선물까지 챙겨갔구나?”주현아는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윤아를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그런 그녀의 모습에 윤아는 장난스레 농담 한마디를 던졌다.“결혼하자고 한 건 아니지?”그런데 그녀를 바라보는 주현아의 눈빛이 수상해졌다.이제는 윤아가 침묵할 차례였다.두 사람은 그렇게 휴대폰 너머로 서로를 바라보며 침묵을 지켰다.한참 후에야 윤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그래서... 마지막 말이 진짜라는 거야?”“너, 너... 너!”주현아는 이 일을 어떻게 윤아에게 설명할지 생각하지 못해 말을 꺼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윤아가 던진 농담 한마디로 들통날 줄이야.“그래. 진짜야.”“...”한참 침묵을 지키던 윤아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럼 너랑 그분이랑 상황은 어떤데?”“몰라.”주현아가 한숨을 내쉬었다.“우리 아빠가 엄청나게 좋아해. 대표님을.”윤아에게는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모든 부모님은 자식이 좋은 연인을 찾기를 바란다. 배주한같이 은 남자가 자수성가하여 회사를 지금의 모습으로 만든 것에는 분명 그만한 지혜와 결단력,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이내 윤아는 그녀의 말 속에 어머니는 언급되지 않았음을 눈치챘다.“아주머니께서는?”“우리 엄마? 우리 엄만 별로 안 좋아해. 남자가 생겼다는 말을 듣고는 엄청나게 좋아하셨는데, 신분을 알게 된 후에는 안 좋아하셨어.”주현아가 얕게 한숨을 내쉬었다.“어머니께서는 우리가 다른 세상 사람이라고 전혀 행복하지 않을 거로 생각해. 우리는 집안이 평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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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화

윤아는 침묵을 지켰다.“그런 사람이 갑자기 우리 집에 와서 혼담을 꺼낸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안 돼. 대체 무슨 속셈일까?”주현아는 말할수록 점점 격앙되었다. 그녀는 또 갑자기 무언가 깨달은 듯 속사포로 이상한 생각을 내리 읊기 시작했다.“혹시 내가 회사를 그만둔 후로 일하는 것이 힘들어져서 결혼으로 묶어두려는 거 아니야? 옆에서 일이나 하게?”“...”그녀의 기발한 생각은 심윤아가 할 말을 잃게 했다.“자, 들어봐. 만약 내가 그 사람의 직원이야. 대표로서 그 사람은 매년 많은 월급과 보너스를 줘야 하겠지. 그런데 내가 부인이 되면 돈은 줄 필요도 없고 공짜로 일 시킬 수 있는 거잖아.”윤아는 그녀의 월급과 보너스를 상세히 물었다. 그리고 합해서 2억 정도임을 알게 된 후 입을 열었다.“확실히 네 월급은 많은 사람들이 탐낼 만한 액수야. 심지어 네 이후의 소개팅 상대들이 모두 너보다 못할 수도 있어. 그런데... 내가 보기에 자수성가로 배인그룹 전체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얼마 되지도 않는 액수일 것 같아.”상장된 회사가 매년 남기는 이유는 얼마일까?윤아는 구체적인 액수는 잘 몰랐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주현아의 월급이 그 대표의 눈에는 아주 작은 돈일 것 같았다.“그래. 그 사람은 확실히 돈이 많아. 하지만 장사꾼은 항상 이익을 가장 중시하고 보답 없는 은 절대 하지 않아. 그런데 지금 나한테 혼담을 꺼내는 것이 정말 내 월급과 보너스를 고려하지 않은 것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까?”한참을 말없이 있던 윤아가 입을 열었다.“그러니까 네 말은, 그 사람이 고작 그만한 돈을 아끼려고 너랑 결혼하려 한다는 거지?”“아니야? 그럼 대체 왜 나랑 결혼하려는 거지?”“네가 잘 모르는 것일 수 있는데. 그 사람의 신분으로 집안 배경이 비슷한 여자는 충분히 만날 수 있어. 그렇게 회사와 회사가 협력하게 된다면 얼마나 큰 이익이 될 것 같아?”거의 10년 가까이 회사에서 일한 주현아가 어떻게 이를 모를 수 있겠는가.윤아가 이런 식으로 분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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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5화

윤아와 전화하기 전까지 그녀는 전혀 갈피를 잡지 못하던 상태였다.왜 갑자기 배주한이 자신에게 혼담을 꺼냈을까. 분명 월급을 아끼기 위해서일 것이다!얼마나 부려 먹고 싶었으면, 오죽하면 혼담까지 꺼냈겠는가?그건 너무 비정상적이었다. 결국 두 사람은 집안 배경도 차이가 큰, 완전히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그렇게 다른 가능성을 모두 배제하고 나니 배주한이 저에게 주는 월급을 아까워해서일 것이라는 황당한 생각까지 이르렀다.조금 전 윤아가 알려준 이유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었다.배주한이 저를 좋아한다고? 그녀가 정신을 잃지 않고서는 절대 생각해 낼 수 없는 답이었다.생각하면 할수록 주현아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녀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쓰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그런데 바로 이때 누군가 방문을 노크했다.“누구세요?”금방 윤아와 통화한 주현아는 마치 놀란 새처럼 푸드덕 자리에서 일어났다.“나다.”장은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쉰 주현아가 문을 열러 나갔다.“엄마, 왜요?”장은숙은 그녀를 힐끗 보더니 방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방에서 혼자 뭐 하는 거냐?”“아무것도 안 했는데요.”“그래? 방금 무슨 말소리를 들은 것 같았는데.”그러나 두 사람의 통화 소리를 어머니께서 들은 건지 추측하기도 전에 장은숙이 먼저 입을 열었다.“네 대표라는 사람이 전화한 거니?”어머니가 이렇게 묻자, 그제야 주현아는 안도했다. 아마 윤아와의 통화 내용은 제대로 듣지 못한 듯했다.“아니요. 넘겨짚지 말아요. 윤아랑 통화한 거예요.”“뭐? 윤아?”윤아 얘기가 나오자 장은숙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그래, 윤아 말이지? 너무 오래 못 봤어. 올해는 우리 집 안 온다니?”“안 와요.”주현아가 고개를 가로저었다.“지금 해외에 있거든요. 언제 돌아올지도 잘 몰라요.”이에 장은숙이 한숨을 내쉬었다.“이제 윤아도 그립네. 전에는 우리 집에 자주 왔었는데, 설날이면 내가 항상 너랑 윤아에게 줄 용돈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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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6화

그 말은 주현아의 어머니에 대한 편견을 완전히 깨뜨렸다.그녀가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원래는 집안 배경이 맞지 않아 반대한 것으로 생각했었다. 다른 세상의 사람이라는 이유로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나중에 단순한 배주한의 변심으로 그녀를 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까 걱정하여 반대한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뜻밖에도 남자 때문에 속을 썩일 딸이 걱정되어서가 이유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엄마...”“현아야, 물론 엄마는 네가 될수록 빨리 결혼하길 바라. 하지만 결혼 상대는 하나하나 따져가며 잘 골라야 해.”장은숙이 주현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작게 말했다.“알았지?”“네.”주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엄마, 시름 놓으세요. 저는 남자 때문에 그럴 일 없어요.”딸의 씩씩한 말에 장은숙은 그제야 마음을 살짝 놓았다.“그럼 됐어.”장은숙은 딸이 그 남자에게 마음을 사로잡힌 건 아닐까 걱정했었다. 얼굴이 반반한 남자가 조금 아첨하기만 하면 넘어가는 여자가 대다수였으니까.게다가 집안도 좋으니 넘어가긴 더 쉬울 것이었다.그러나 딸이 그럴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장은숙은 흐뭇했다.“그럼 엄마가 나중에 선 자리 알아봐 줄게.”“선 자리요?”선 자리라는 말에 주현아의 얼굴이 저도 모르게 구겨졌다.“선은 갑자기 왜요?”“바보야. 네가 지금 나이가 몇인데 선 자리 없이 뭘 어떡하려고? 그리고 소개팅이 제일 빨라. 집안 배경이며 성격이며 알 거 다 알고 만나보는 거니 마음이 맞으면 바로 혼담이 오가는 거지.”주현아는 눈앞이 깜깜해지는 기분이 들었다.“아무리 소개로 만나는 거라 해도 혼담은 함부로 꺼내선 안 되죠.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요.”“엄마도 다 알아. 그럼 얼른 시간 정해. 내일? 아니면 모레?”“내일 설인데, 설도 안 쉰대요?”“설이니까 보는 거지. 나중에 집안 사람들이 다 봐줄 거야. 그럼 이렇게 하는 거로. 내일 바로 오라고 한다?”말을 마친 장은숙은 주현아가 대답하기도 전에 방을 나가버렸다.주현아는 황당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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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7화

“여보세요, 대표님?”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배주한은 멈칫했다.“깼어요?”주현아가 침대에서 뒤척이며 내려왔다. 그녀는 외국에 있을 때 그의 업무 전화를 받았듯이 안경을 집으며 물었다.“업무에 무슨 문제가 생겼나요?”그녀의 질문에 상대가 괴이하게 침묵을 지켰다.“대표님?”그가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혹시 퇴사한 걸 잊은 겁니까?”그의 말에 주현아가 동작을 멈추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의식했다.“아, 그러네요. 퇴사했네요.”그러니까 이 연락은...업무를 처리하지 않아도 됨을 깨달은 후 주현아는 급작스레 피로가 몰려왔다. 몰려오는 졸음에 그녀는 뇌를 거치지도 않고 바로 말을 내뱉었다.“그럼 계속 잘래요. 졸려 죽겠어요.”말을 마친 주현아는 전화를 끊어버렸다.한편 배주한은 통화가 끊겼음에도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아직 그녀의 집에 방문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그나저나 집에서의 그녀의 모습이 이럴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평소 회사에서 시키는 업무를 척척 해내던 그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배주한의 입술이 예쁜 곡선을 그렸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것저것 물건을 챙기기 시작했다....주현아가 전화를 끊고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누군가 노크했다.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눈을 떴다. 그리고 조금 어이가 없었다.왜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떠들썩한 거야? 어젯밤 그렇게 늦게까지 깨어있으면서 다들 어떻게 이렇게 일찍 깬 거지?주현아는 어이가 없었으나 비굴하게 침대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침대에서 내려와 걸으며 그녀는 생각했다. 설이 지나면 반드시 자취할 집을 사야겠다고. 자신이 이사하여 혼자 살면 언제까지 자든 누가 상관하겠는가.문이 열리자 장은숙의 웃는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어머니 옆에 둘째 이모도 서 계셨다.주현아의 둘째 이모는 그녀를 보자마자 미소를 지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아이고, 현아야. 오랜만이다. 너 이 계집애! 정말 갈수록 예뻐지네.”“...”곰돌이 잠옷을 입은 채 이제 막 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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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8화

주현아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숙이고 물었다.“이모, 처음 보는 사람인데 왜 미리 말씀을 안 하셨어요. 저도 좀 꾸며야지요.”둘째 이모는 여전히 환하게 웃으며, 목소리를 낮추려는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어휴, 괜찮아. 나중에 결혼하고서도 매일 메이크업할 수는 없잖니? 그리고, 넌 메이크업하든 말든 다 예뻐.”지환이라는 남자는 주현아를 처음 봤을 때부터 눈동자가 반짝 빛났다. 하여 둘째 이모가 소개할 때도 매우 적극적으로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 전 전지환이라고 합니다.”그가 미소를 지으며 이어 말했다.“너무 마음 쓰지 말아요. 제가 이모님께 화장 안 한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해서 그런 거예요. 그리고 현아 씨 너무 예뻐요.”그는 자신감이 넘치는 듯 주현아를 향해 눈을 깜빡이며 말을 건넸다.“예쁜 여자들은 많이 봐왔지만 메이크업을 지우고 난 뒤에는 다들 별로더라고요. 그런 여자들은 너무 가식적이에요. 저는 당신이야말로 진실한 사람 같아요.”“...”주현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제발, 그런 생각은 생각으로만 남겨두세요. 굳이 저한테 알릴 필요 없으세요.주현아는 이런 사람에게 칭찬받는 것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녀는 마지못해 대답했다.“아. 고마워요.”“천만의 말씀.”둘의 대화를 듣고 서로 호감이 있다고 헛다리를 짚은 둘째 이모는 신이 나서 장은숙을 끌고 와 앉아 이것저것 질문하기 시작했다.주현아가 소파에 앉자 전지환이라는 사람도 그녀의 곁에 앉았다.거리가 가까워지자 주현아는 불편하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이게 무슨?첫 만남에 이렇게 가까이 앉는다고?주현아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다가 둘째 이모가 다시 앉으라며 내리누르는 바람에 속수무책으로 털썩 앉았다.“같이 앉아서 얘기 좀 해야 더 빨리 친해지지. 지환아, 네 직업에 관해 얘기 좀 해보렴.”“네.”남성은 주현아의 곁에서 으스대며 자신의 직업에 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그의 허풍은 끝도 모르고 계속되었다.가까이 앉아 있었으므로 가끔 그가 말할 때 풍겨오는 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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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9화

대표님이 여기엔 왜?얼굴에 짜증이 가득했던 주현아는 집을 찾아온 사람이 배주한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몸이 얼어붙은 듯했다.그녀는 곰돌이 잠옷을 입은 채로였다. 게다가 밤새 자놓고 아침에 세수도 하지 않았으니 지금쯤이면 기름으로 번들번들할 것이었다.눈곱도 있을 수도?주현아는 저도 모르게 자신의 눈가를 비볐다.다행히 눈곱은 없었다.하지만 주현아는 이 몰골을 보여줄 수 없다고 판단하여 얼른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으러 위층으로 올라가려 했다.그러나 막 자리에서 일어나기 무섭게 장은숙이 배주한을 데리고 들어올 줄이야.“현아야. 대표님 오셨다.”“안녕하세요.”배주한의 듣기 좋은 목소리가 거실에 울려 퍼졌다.선을 보러 온 전지환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배주한이 나타난 이후 모두 그에게로 시선이 쏠렸다.끔찍하리만치 잘생긴 얼굴에 강한 카리스마로, 그가 집에 들어서자마자 거실 전체는 보이지 않는 위압감에 휩싸인 듯했다.이렇게 완벽한 사람인데, 사람들 눈에 안 뜨일 리가 없지.그와 눈이 마주치자 갑자기 어색해진 주현아는 엉겁결에 머리를 긁적였다.왜 또 왔지?게다가 사전에 말도 없이?주현아는 그저 아랫입술을 짓씹다가 다시 제자리에 앉았다.이윽고 배주한이 맞은편 남은 자리에 앉았다.마침 주현아와 마주 보는 자리였으므로 그녀는 머리를 무릎에 파묻어버리고 싶은 지경이었다.올 줄 알았으면 옷도 갈아입고 세수라도 했을 텐데. 지금처럼 거지꼴이진 않을 텐데...“이분이 현아 씨 상사이신가요?”주현아가 마음속으로 고민하고 있을 때, 그녀 옆에 앉아 있던 전지환이 먼저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주현아는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설마 이 남자, 배주한과 친해지려는 생각인 건 아니겠지?과연 그녀가 생각을 끝내기도 전에 전지환이 입을 열었다.“안녕하세요. 전지환이라고 합니다. 직업은...”그가 긴 회사 이름을 줄줄 말했지만 주현아는 자세히 듣지도 못했다. 그저 배주한이 차가운 목소리로 가볍게 응하는 목소리만 들었을 뿐이다.주현아가 참지 못하고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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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0화

어른들 앞이었기에 망정이었다.친척들이 자리에 있지 않았더라면 주현아는 절대 참지 않고 바로 욕설을 퍼부었을 것이다.“결정?”베주한의 시선이 마침내 주현아로부터 옆자리 남자에게로 향했다.“당신의 일방적인 결정을 말씀하시느 겁니까?”느리게 또박또박 내뱉는 말은 듣기에 매우 권위 있어 보였다.전지환은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죠.”옆에 있는 장은숙의 안색이 확실히 좋지 않았다.소개한 사람이 믿을 만하다 생각했는데 이런 멍청이에 거만한 사람일 줄은 전혀 몰랐다.일방적인 결정이라니?자신이 고대 황제라고 생각하는 건가? 누구를 선택하든지 모두 순순히 시집을 가야 하나?거실의 분위기가 괴이해졌다. 주현아의 친척들도 어이가 없기는 매한가지였다.그중 가장 젊은 사람이 전지환을 바라보며 말했다.“형님, 우리 누나 좋아한다면 마음을 얻으려고 노력해야죠. 혹은 누나 의견을 물어보든가요. 아직 진전도 없는데 일방적인 결정이라니요. 누나한테 물어본 적은 있어요?”그는 주현아의 사촌 동생이었는데 곁에 어른들이 없었으므로 혼내는 사람은 없었다.그러나 그가 나서자 후배들이 저마다 버튼이 눌린 듯 시동을 걸었다. 친척들은 저마다 나무라기 시작했다.“일방적인 결정이라니. 정말 다른 사람의 의견은 안중에도 없군요.”“둘째 이모, 소개팅 상대를 대체 어디서 찾은 거예요? 사람이 됨됨이가 별로인 것 같은데.”전지환은 자신의 말 한마디가 이렇게나 뭇매를 맞을 줄은 몰랐다. 그는 다소 분노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주씨 가문에서는 손님 접대를 이런 식으로 합니까?”말을 마친 그는 고개를 숙여 주현아를 바라보았다.“현아 씨, 저는 당신 메이크업을 지운 모습을 봐서 마음에 든다고 한 거예요. 그게 아니라면 제가 좋아할 이유가 없죠? 그건 그렇다 치고 현아 씨 친척들은 너무한 거 어니에요?”“...”주현아는 대답하지 않았다.“저기요. 그게 무슨 소리세요?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너무 넘치는 거 아니에요? 오징어처럼 생겨서는. 그쪽 얼굴이 우리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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