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아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숙이고 물었다.“이모, 처음 보는 사람인데 왜 미리 말씀을 안 하셨어요. 저도 좀 꾸며야지요.”둘째 이모는 여전히 환하게 웃으며, 목소리를 낮추려는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어휴, 괜찮아. 나중에 결혼하고서도 매일 메이크업할 수는 없잖니? 그리고, 넌 메이크업하든 말든 다 예뻐.”지환이라는 남자는 주현아를 처음 봤을 때부터 눈동자가 반짝 빛났다. 하여 둘째 이모가 소개할 때도 매우 적극적으로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 전 전지환이라고 합니다.”그가 미소를 지으며 이어 말했다.“너무 마음 쓰지 말아요. 제가 이모님께 화장 안 한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해서 그런 거예요. 그리고 현아 씨 너무 예뻐요.”그는 자신감이 넘치는 듯 주현아를 향해 눈을 깜빡이며 말을 건넸다.“예쁜 여자들은 많이 봐왔지만 메이크업을 지우고 난 뒤에는 다들 별로더라고요. 그런 여자들은 너무 가식적이에요. 저는 당신이야말로 진실한 사람 같아요.”“...”주현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제발, 그런 생각은 생각으로만 남겨두세요. 굳이 저한테 알릴 필요 없으세요.주현아는 이런 사람에게 칭찬받는 것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녀는 마지못해 대답했다.“아. 고마워요.”“천만의 말씀.”둘의 대화를 듣고 서로 호감이 있다고 헛다리를 짚은 둘째 이모는 신이 나서 장은숙을 끌고 와 앉아 이것저것 질문하기 시작했다.주현아가 소파에 앉자 전지환이라는 사람도 그녀의 곁에 앉았다.거리가 가까워지자 주현아는 불편하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이게 무슨?첫 만남에 이렇게 가까이 앉는다고?주현아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다가 둘째 이모가 다시 앉으라며 내리누르는 바람에 속수무책으로 털썩 앉았다.“같이 앉아서 얘기 좀 해야 더 빨리 친해지지. 지환아, 네 직업에 관해 얘기 좀 해보렴.”“네.”남성은 주현아의 곁에서 으스대며 자신의 직업에 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그의 허풍은 끝도 모르고 계속되었다.가까이 앉아 있었으므로 가끔 그가 말할 때 풍겨오는 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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