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차도녀 대표님의 은밀한 유혹: Chapter 381 - Chapter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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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화

”푸하하학!”이민혁이 가소롭다는 듯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곧이어 얼굴에 남은 웃음기를 거둔 채 천천히 입을 열었다.“큰소리치긴... 당신이 대체 무슨 수로?”그 순간 김일우 잔뜩 성난 듯한 말투로 이민혁에게 따졌다.“이 자식이, 감히 우리 주인님 앞에서 이렇게 건방지게 굴어?”“왜, 참교육 한 번 더 해줘?”순식간에 살벌하게 변한 이민혁의 눈빛이 김일우에게로 향했다. 그런 이민혁의 시선을 느낀 김일우가 멈칫하더니 주춤거리며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아마 조금 전 이민혁에게 크게 데인 듯했다.이민혁은 자신에게 잔뜩 겁을 먹은 김일우를 비웃었다. 그런 이민혁을 보고 화가 치밀어오른 김성훈이 언짢다는 듯 말했다.“이런 경우 없는 놈을 봤나, 살면서 너처럼 시건방진 놈은 또 처음 보네.”“그럼 오늘 만난 걸로 하죠?”이민혁이 여유롭게 웃으며 김성훈의 말을 받아쳤다.가볍게 코웃음을 친 김성훈이 뒷짐을 지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뭐든 직접 두 눈으로 보기 전까진 아무것도 못 믿는 법이지.”“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자리 좀 옮기죠, 여기서 얘기할 주제는 아닌 것 같은데.”이민혁이 간단하게 답했다.이민혁의 요구를 들은 김성훈이 동의한다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지. 가급적이면 교외로 빠지는 게 어때? 쥐도 새도 모르게 너 죽여서 묻어버리게.”“글쎄요, 일단 가시죠.”이민혁이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김성훈에게 앞장서라는 손짓을 했다.이곳은 시끄럽고도 번화한 시 중심지였다. 소란을 피우기엔 보는 눈이 너무 많아 적합한 장소가 아니었다.김성훈은 이민혁을 흘기며 차가운 냉소를 지어 보였다. 그는 곧바로 자리에서 벗어나더니 자신의 차에 올라타 시가와는 멀리 떨어진 교외 쪽으로 운전을 시작했다.뒤이어 이민혁과 이성일도 차에 올라탔다. 이준호와 양은지도 뒤따라 차에 올라탔다. 둘을 발견한 이성일이 뒤늦게 말려보았지만, 곧 죽어도 따라가겠다며 고집을 부리는 통에 두손 두발 다 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네 명이 함께 올라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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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토계 마법 중 중급 법술에 속하는 토장벽을 사용한 것이다.이민혁에게 날아가던 ‘화염 장벽’이 토장벽이라는 기술로 생성된 방패에 막혀 엄청난 굉음을 냈다. 살벌하게 이글거리던 불덩어리가 점차 사라지기 시작하자 뒤이어 토장벽도 함께 자취를 감췄다.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한 김성훈이 이민혁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뗐다.“토계 마법도 하고, 능력 좋네.”한 분야의 마법만 숙달한 마법사도 대단하다는 소리를 듣는 판국에 두 개 분야의 마법에 숙달했다는 건 천재가 아니고서야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별거 아닌데요, 뭐.”한 편, 그 광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있던 이성일 일행의 얼굴에는 순식간에 희열 어린 미소가 피었디. 김성훈의 법술도 강력한 것은 자리에 있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런 김성훈의 공격을 모두 막아낸 것으로 미루어보아 이민혁의 법술도 김성훈에게 꿀리지는 않는 듯했다. 그 믿음 하나로 이성일 일행은 큰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이민혁의 태연한 대답을 들은 김성훈이 비웃었다.“그렇다고 방심 하지는 마,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니까.”말을 이어나가는 중에도 김성훈은 끊임없이 손으로 주인을 맺고 있었다. 그의 몸을 타고 흐르던 영적 에너지가 점점 강해지기 시작했다. 강한 영적 에너지가 위압감을 풍기며 점차 널리 퍼졌다.그 순간, 이민혁이 서서히 손을 들며 얘기했다.“사상 뇌옥.”네 구의 뇌구가 김성훈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곧이어 나타난 뇌사슬들에 의해 한 데로 이어진 뇌구들이 김성훈을 옭아매기 위해 움직였다.하지만 그럼에도 김성훈은 전혀 개의치 않는 듯 계속해서 열심히 두 손으로 주인을 맺고 있었다. 대단한 마법을 사용할 준비를 하는 듯 보였다.뇌사슬이 김성훈을 옭아매려 하는 순간 김성훈의 허리춤에 있던 옥패가 번쩍이며 빛나더니 김성훈을 옭아매려던 뇌사슬이 뇌구와 함께 사라졌다.“법술 면역인가?”이민혁이 놀란 기색을 보이며 외쳤다. 그의 흔들리는 눈동자가 김성훈의 허리춤에 있던 옥패로 향했다.간악한 미소를 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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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김성훈이 차가운 냉소를 지으며 끊임없이 이민혁에게 화염 운석 공격을 퍼부었다. 이민혁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흥미로웠다.하지만 그 순간, 이민혁이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영적 에너지가 그의 몸에서 미친 듯이 소용돌이치는 게 보였다. 강력한 영적 능력에서 큰 위압감이 느껴졌다.그와 함께 이민혁의 방패가 점점 커지기 시작하더니 김성훈의 공격 범위까지 벗어나 모든 화염 운석들을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그 광경을 목격한 김성훈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단순한 영경 수준의 마법사한테 어떻게 이런 끝없는 영적 능력이 있을 수가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눈앞의 현실을 믿을 수 없었던 김성훈이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었다.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김성훈을 본 이민혁이 비웃으며 얘기했다.“왜요, 이건 예상 못 하셨나 봐요?”“이게 말이 돼? 네가 대체 어떻게…. 설마 너, 성역 법사니?”김성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미친 듯이 소리쳤다.이민혁이 가볍게 살풋 웃으며 답했다.그러는 순간에도 김성훈의 화염 운석의 위력은 점차 약해지기 시작했다.단순한 중급 법술이었지만 초반부터 영적 에너지는 지나치게 소모한 탓에 길어봐야 3분 정도밖에 버틸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김성훈의 화염 운석의 위력이 약해지는 것이 보였다.김성훈의 힘이 빠지는 것을 발견한 이민혁이 대놓고 김성훈을 조롱하듯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1분도 안 돼 점차 약해지던 화염 운석들이 아예 사라지자 이민혁도 번개 방패를 거두고 기진맥진해 그 자리에 놀란 눈으로 얼어붙어 있는 김성훈에게 천천히 걸어갔다.“너….”예상치 못한 패배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 김성훈은 자신에게 천천히 걸어오는 이민혁을 노려보기만 할 뿐 말도 제대로 이어나가지 못했다.김성훈의 앞까지 걸어간 이민혁이 두 손을 모았다. 번개 빛이 번쩍이며 엄청난 굉음과 웅장한 기세를 내뿜었다.“넌 내 털끝 하나도 못 건드려.”악에 받친 김성훈이 정신 나간 사람처럼 소리치며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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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그 순간, 화염에 휩싸인 거인이 등장했다. 화염에 휩싸인 거대한 체구 탓에 말도 안 되는 열기를 내뿜으며 이민혁에게 이성을 잃고 달려들기 시작했다.염마를 소환하는 데 성공한 김성훈은 그 자리에서 새빨간 피를 토하며 한참을 휘청이다 쓰러졌다.이미 영적 에너지를 다 소모해버린 김성훈은 자신의 모든 힘을 다 소진한 채 기진맥진해 있는 상태였다.그 순간, 이민혁이 크게 소리를 질렀다. 그의 주먹에서는 무서울 정도로 위압감을 풍기며 엄청난 힘을 품고 있는 불길이 솟았다.“하찮은 재주를 부려놨네.”이민혁의 엄청난 호통 소리와 함께 그는 순식간에 자신에게로 달려오던 염마의 앞으로 갔다. 불길을 내뿜고 있던 주먹을 힘껏 휘두르자 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졌다.김성훈이 스스로 생명의 위협도 감수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소환해낸 염마는 이민혁의 주먹 한 방에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나 김성훈의 영적 에너지로 변해 처참하게 사방으로 흩어졌다.이민혁은 이 기세를 몰아 바닥에 주저앉아있던 김성훈에게 성큼성큼 걸어갔다.빠른 걸음으로 자신에게 걸어오는 이민혁을 보고 있던 김성훈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모든 기력을 소진해버린 그에게는 더이상 이민혁을 상대할 수 있는 이렇다 할 방도가 없었다.눈 깜빡할 사이에 김성훈의 앞으로 온 이민혁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김성훈에게 주먹을 내리꽂았다.옥패는 중급 법술 정도는 막아줄 수 있었지만 물리적인 공격에는 반응하지 못 하는 듯했다.이민혁의 주먹질은 온전히 육체적 힘으로만 내리꽂은 물리적인 공격이었다. 법술만 연마했지 이런 물리적인 기술은 겪어본 적 없던 김성훈이었기에 피할 생각도 못 하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었다.곧바로 김성훈에게 또다시 주먹이 날아와 꽂혔다. 김성훈은 반격 한 번 못 해보고 외마디 비명만을 남긴 채 꽤 먼 거리까지 날아갔다. 피를 토하며 바닥에 내리꽂힌 김성훈은 그 자리에 쓰러져 생사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미동도 하지 않았다.자신의 눈앞에서 벌어진 잔혹한 광경에 김일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도망치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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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이성일의 집에 도착한 이성일 일가족은 이민혁에게 달려가 그를 추대하기 시작했다. 이민혁이 앉아있던 소파를 빙 둘러싼 채 이것저것 갖다 바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그런 이성일 일가를 바라보던 이민혁이 모두를 불러세우고 자리에 앉히며 얘기했다.“얘기해보세요, 앞으로 다들 어떻게 할지.”“뭐든 시키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사부님께서 내리신 결정이라면 뭐든 따를 겁니다.”이성일이 예의를 차리며 공손하게 대답했다.이민혁이 잠깐 헛기침을 하더니 사뭇 진중한 목소리로 얘기했다.“이건 여러분 집안 문제인데, 여러분들이 직접 결정하셔야죠. 하지만 김씨 집안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응징할 겁니다.”예전부터 김씨 집안의 행동이 지나치게 독단적이라고 생각해왔던 이민혁은 그들에게 어떠한 수단을 쓰든 벌을 주고야 말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씨 집안을 응징함으로써 다른 세력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줄 심산이었다.하지만 용기가 없었던 이성일은 겁에 질려 이민혁의 말을 묵묵히 듣기만 할 뿐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겁먹은 이성일의 모습을 보던 이민혁이 가볍게 웃으며 얘기했다.“이렇게 하죠, 400억으로 배상하라고 전해요. 이 정도면 많이 봐준 거니까.”“시키시는 대로 하겠습니다.”이민혁의 명령에 이성일이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그 순간, 문밖에서 누군가의 부름 소리가 들려왔다.“사장님, 사부님, 양승수 왔습니다.”“여기가 어디가 어디라고 찾아와?”이준호가 불만스러운 음성으로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주현산장의 양승수도 이성일의 집 앞까지 찾아온 자신에게 놀랐다. 기껏 찾아온 이성일의 집에 이민혁까지 있다는 사실에 더 놀라버렸다.잠시 생각하던 이민혁이 입을 열었다.“들어오라고 하세요.”“사부님, 아무래도 나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문 앞에서 무릎 꿇고 안 들어오겠다고 버티고 있는데요.”하인이 난감하다는 듯한 말투로 대답했다.여유롭게 웃음을 터뜨린 이민혁이 몸을 일으켜 현관 쪽을 향해 걸어갔다. 이민혁이 몸을 일으키는 것을 본 이성일 일가가 다급하게 이민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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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배달 기사는 진작에 지령을 받은 듯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이민혁의 명령에 응답했다.“김성훈한테 전해하세요, 400억 빨리 준비해서 이성일한테 배상해주는 게 좋을 거라고. 최대한 봐준 게 이거니까.”이민혁이 냉랭한 어조로 말했다.광석을 전하러 와준 배달 기사 역시 일말의 거부감도 내비치지 않고 이민혁의 모든 요구에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확인한 이민혁이 그제야 손을 휘저으며 이제 그만 가보라는 제스처를 취했다.이성일의 집 앞에 모인 인파들이 돌아가는 것을 확인한 이민혁 역시 이성일의 별장을 떠날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 낌새를 알아챈 이성일과 그의 아들 이준호가 기를 쓰고 이민혁을 자신들의 집에 남겨두려 애썼다.어쩔 수 없이 이민혁은 이성일의 집에서 하룻밤 머물러야 했다. 다음 날 아침, 날이 밝는 대로 방문을 활짝 연 이민혁의 눈에 방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이준호가 눈에 들어왔다.“이게 지금 뭐 하는 겁니까?”방문을 열자마자 펼쳐진 광경에 당황한 이민혁이 다급하게 이준호를 일으켜 세웠다.옆에서 이준호를 바라보고 있던 이성일이 둘에게로 걸어와 입을 열었다.“사부님, 제 아들 준호를 사부님의 수양아들로 거두어주십시오. 고집불통에 비열해 보일지는 몰라도 심성은 착한 아입니다. 데려가서 시종으로 쓰시면서 저희가 사부님께 은혜를 갚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이성일의 뜻을 알아들은 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이성일의 뜻을 받아들였다. 앞으로 그들에게 이민혁이라는 인물은 든든한 뒷배가 되어줄 것이다.‘근데 수양아들이라니, 이제 대체 무슨 뜻이지? 나이가 이제 몇 살인데 벌써 집 밖으로 내보내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보겠냐고.’이민혁이 어색하게 웃으며 얘기했다.“뜻은 잘 알았습니다. 하지만 서경시에 있을 때 저와 준호는 이미 얘기 다 끝냈습니다. 제가 당신 가문의 문제를 해결 해주는 대신, 저에게 이 광석들을 보내달라고요. 그렇게만 해준다면 바로 제가 여러분들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드릴 겁니다.”“그게… 정말입니까?”이민혁의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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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초면에 무례하게 구는 사람을 만난 이민혁은 순간적으로 끓어오르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욱하는 마음에 주먹부터 나갈 뻔했지만, 열차 안의 모든 이목이 자신에게 집중된 것이 느껴졌다.굳이 귀찮은 일을 만들기 싫었던 이민혁은 간신히 화를 삭이며 미간을 좁힌 채 얘기했다.“그쪽이 제 자리에 앉으셔서요, 그쪽 자리로 비켜주시죠.”“내가 여기 앉고 싶어서 앉겠다는데, 뭐 문제 될 거 있나?”금발의 남자가 건방지게 얘기했다.그 금발의 젊은 남자 옆에는 팔 한쪽을 문신으로 도배한 험상궂은 남자도 같이 앉아있었다. 이십대로 보이는 두 젊은 남자가 이민혁의 짜증 난다는 듯한 표정을 응시하고 있었다.성격이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고 해도 화가 나는 게 당연한 상황이었다. 하물며 이민혁은 그다지 성격이 좋은 사람도 아니었으니 화가 머리끝까지 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화를 주체 못 한 이민혁이 금발 남성의 멱살을 잡아 강제로 좌석에서 일으켰다. 냉기 어린 눈으로 금발의 남성을 노려보며 읊조렸다.“좋은 말로 할 때 꺼져.”“이 미친놈이 겁도 없이 감히 날 건드려?”순식간에 멱살이 잡혀버린 금발의 남자는 예상치 못한 상항에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었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남자가 이민혁에게 잡혀있는 자신의 멱살을 바라보며 욕을 내뱉었다. 옆에서 잠자코 상황을 지켜보던 험상궂은 문신남 역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이민혁에게 손을 쓸 준비를 하는 듯했다.일촉즉발의 순간, 그 상황을 목격한 역무원이 큰 소리로 물었다.“지금 뭐하시는 겁니까?”“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약간의 오해가 있어서요.”험상궂게 일그러져 있던 금발청년의 표정이 순식간에 누그러지더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그런 금발청년을 본 문신남도 입을 꾹 다물었다.이민혁과 금발청년을 번갈아 보던 역무원이 입을 열었다.“잠시 표 검문이 있겠습니다. 신분증 좀 보여주시죠.”역무원의 말에 세 사람은 곧바로 신분증을 꺼내 보였다. 신분증을 단말기에 인식하며 하나하나 검문하던 역무원이 금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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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반가워요, 저는 임슬기라고 해요. 이쪽은 저희 언니 임윤지고요.”소녀가 말했다.이민혁이 그 둘을 쓱 훑어보았다.‘어딘가 모르게 닮았다 싶더라니, 자매였구나.’“윤과 슬, 윤슬이라니. 좋은 이름이네요.”이민혁이 은은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이민혁이 대충 대꾸해주자 임슬기는 말문이 트였는지 본격적으로 이민혁과 대화를 시도했다.“뭐 하는 분이세요?”“아직은 직업이 없네요.”이민혁이 슬쩍 웃으며 대답했다.이민혁의 대답에 임슬기가 재밌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저흰 지금 면접 보러 KP 컨소시엄까지 가는 중이에요. 진짜 합격만 하면 소원이 없을 것 같아요.”“KP라고요?”임슬기의 말에 이민혁이 멈칫했다.이민혁의 질문에 임슬기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KP 컨소시엄이요. 지금 비즈니스 확장한다고 사원들 새로 뽑고 있잖아요. 저희 둘 다 금방 졸업했거든요. 1차 온라인 심사는 이미 통과했고 면접만 붙으면 돼요. KP 컨소시엄 진짜 대기업인 거 아시죠? 사내 복지도 엄청 좋다던데….”“네, 그럼 행운을 빌게요.”이민혁이 웃으며 답했다.임슬기가 무어라 더 말을 하려던 순간, 옆자리에 앉아있던 임윤지가 미간을 좁히며 임슬기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언니의 시선을 느낀 임슬기가 눈치를 보며 더이상 입을 열 엄두를 내지 못했다.신중할 줄 아는 언니와 그와 반대로 수다쟁이인 여동생의 모습을 바라보던 이민혁의 얼굴에는 은은한 미소가 어려있었다.하지만 만약 방금 그 금발청년과 문신남이 두 소녀에게 찝쩍대지만 않았다면 목적지까지 가는 내내 세 사람은 꽤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을지도 몰랐다.이민혁 역시 두 소녀와 더이상 대화를 이어나갈 생각은 없었기에 좌석 등받이에 기대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하기 시작했다.고속 열차에서의 시간은 생각보다 빨리 흘렀다. 기차는 빠른 속도로 서경 역에 진입했고 열차가 목적지에 멈춰 선 것을 확인한 이민혁이 자리에서 일어나 내릴 준비를 했다.열차에서 내려 서경 역 밖으로 나온 이민혁의 앞을 조금 전 그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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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그럼에도 임슬기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했지만 임윤지의 손에 이끌려 그 자리를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한편, 코너를 돌자마자 있는 골목 쪽에서는 천둥소리가 처참한 비명과 함께 들려왔다.곧이어 입꼬리에 옅은 미소를 띠고 있던 이민혁이 코너를 돌아 천천히 걸어 나왔다.두 건달 놈이 어디에서 이민혁의 소문을 주워들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이름을 대고 이렇게 함부로 나대는 꼴을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귀신, 귀신이다.”“아니야, 이선우야. 저건 이선우가 분명하다고.”둘의 잔뜩 겁먹은 음성에 피식 웃은 이민혁이 도로변으로 나와 해호섬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잡아탔다.해호섬으로 돌아온 이민혁은 잠깐의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초공간으로 진입했다.초공간에서는 불 뿜는 용으로 잘 알려진 화교가 용신의 제단 옆에 조용히 자리를 잡고 쉬고 있었다.초공간으로 들어온 이민혁을 발견한 화교는 바로 몸을 일으켜 이민혁에게로 가 머리를 비벼대며 온순한 반려동물처럼 굴었다.어딘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이민혁이 화교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자신에게 받은 공격으로 생긴 상처는 이미 완벽하게 아문 듯했고 정신상태 역시 또렷해 보였다.그 순간, 이민혁은 엄청난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용신의 제단 그 자체에 말로 이루 형용할 수 없을 수준의 강력하고도 신비한 힘이 있었다.그 용신의 제단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비한 힘을 이 화교가 제대로 누리는 듯했다. 몸에 난 상처가 흉터 하나 없이 말끔하게 아물고 몸속에 내재되어있던 영적 에너지도 완벽하게 회복된 것도 모자라 더 늘어난 게 보였다. 화교가 있기에 그 어떤 곳보다 적합해 보이는 그 공간을 둘러보며 이민혁이 해맑게 웃었다.“여기가 좋아?”화교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의미를 표했다.이민혁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곧이어 손가락을 쭉 폈다. 펼쳐진 이민혁의 손가락 끝에서 작디작은 붉은 빛이 나타났다.“계속 이곳에서 살고 싶다면, 나랑 영혼 계약이나 하나 맺자. 영혼 계약이 뭔지는 알고 있어?”화교가 고개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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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한편, 화호산 깊은 곳에 위치한 협곡에서 누군가가 천천히 걸어 나오고 있었다.서양인의 용모를 지닌 그는 은발에 회색의 긴 도포를 두른 채 협곡 여기저기에 남아있던 전투 흔적들을 둘러보았다.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천천히 눈을 감은 그가 알 수 없는 힘을 뿜어내어 협곡 전체를 덮었다.그의 머릿속에는 이곳에서 일어났던 전투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충 어떤 식으로 전투가 벌어졌는지는 파악할 수 있었다.곧이어 눈을 뜬 그가 새빨간 혓바닥으로 입술을 쓰며 입맛을 다시더니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다들 정말 대단한 실력들을 갖고 있었네. 쉽지 않겠어. 피의 알까지 다 사라진 마당에 이거 어떡하면 좋지?”꽤 오랜 시간 동안 깊은 고민에 잠겨있던 남자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같은 시각, 깊은 산 속 어딘가에서는 성스러운 빛으로 상처를 입을 사슴을 치료해주고 있던 길버트가 다급히 고개를 돌려 협곡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곧이어 길버트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같잖은 게 감히 날 몰래 염탐하시겠다?”치료를 끝마친 사슴이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풀숲으로 뛰어가는 것을 확인한 길버트는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또 한편, 호텔에서 단자에 빠져있던 추소영 역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혼잣말을 했다.혈신교 놈들이 드디어 목숨을 드러낸 건가? 간땡이가 부어도 제대로 부었지. 감히 경성까지 올 생각을 해?”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서 짐 정리를 마친 추소영이 문밖으로 나섰다.해 질 녘이 되어 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기울던 때였다.서경시내로 나온 회색의 도포를 두른 남자가 덮개가 덮인 우물 앞에 서 있었다.그 남자는 순식간에 선혈의 핏자국으로 변해 우물 덮개 틈으로 스며들었다.그 핏자국들은 하수구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서경시의 모든 수도시설을 이어주고 있는 그 하수도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해 미로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하수도 안에는 오염수만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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