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721 - 챕터 730

1381 챕터

제721화

도윤은 안방으로 돌아온 후, 욕실로 향했다. 그는 물을 튼 다음 수온이 뜨거워지기도 전에 안으로 들어갔다.차가운 물이 몸에 쏟아졌지만, 도윤은 마음이 더욱 아팠다.그는 2년 전 그날 밤, 지아가 자신에 의해 화장실에 묶여 찬물을 맞은 장면을 떠올렸다. 물이 이토록 차가웠으니 그때의 지아는 또 얼마나 큰 절망을 느꼈을까.지금의 지아를 생각하면 도윤은 후회막급이었다. 지난날 지아를 모질게 대한 그는 지금 마침내 쓰라린 고통을 받게 되었다. 지아를 얼마나 사랑한다면 도윤은 지금 얼마나 자책하고 있었다.이때 진환이 급히 달려오더니 욕실 문밖에 멈춰 섰다. 안은 칠흑같이 어두웠고, 바깥의 빛을 빌어 그는 벽에 기대어 앉아 있는 도윤을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남자는 목을 젖힌 채 물이 얼굴에 떨어지도록 내버려두었고, 피 묻은 셔츠는 여전히 그의 몸에 딱 달라붙었다. 남자의 주위엔 말할 수 없는 슬픔과 절망이 감돌았다.진환은 묵묵히 문을 닫았고, 도윤이 혼자 상처를 핥을 수 있는 공간을 남겨주었다.그는 테라스 옆으로 가서 담배 한 대를 피웠다. 방관자인 그들조차 마음이 아팠으니 당사자인 도윤은 또 얼마나 고통스러울까?“형, 사모님 설마…”진봉이 작은 소리로 물었다.두 사람 모두 지아가 도윤의 마음속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었다. 만약 지아가 죽는다면 도윤은 또 어떻게 될까?진환은 담배꽁초를 끄더니 소리 없이 한숨을 쉬었고, 도윤이 안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입을 열었다.“아직은 잘 몰라. 만약 초기였다면, 아니, 중말기였어도 사모님은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이 아주 높았을 거야. 보통 말기가 되었을 때, 모든 암세포가 전이되어 확산되기 시작했으니 아마도…”“그럼 어떡하지! 사모님께서 돌아가시면 대표님도 큰 타격을 받으실 텐데.”“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자. 독충이 기억을 잃게 하는 약물을 개발할 수 있는 이상, 어쩌면 방법이 있을 지도 몰라.”진환은 비록 신심을 북돋우고 있었지만, 그들 모두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지아의 상황은 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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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이유민의 상황은 정말 좋지 않았다. 어젯밤 지아가 병원으로 긴급 호송된 후, 이정진은 그 자리에서 화가 나서 발병했고 또다시 예전처럼 정신이 오락가락해졌다.이남수와 임수경은 이유민을 데리고 떠나려 했지만, 도윤이 명령을 내렸기에 경호원들은 그들이 데려가지 못하게 한사코 버텼다.이유민은 한번 기절한 적이 있었는데, 의사가 현장에서 살려준 후, 그는 지금까지 계속 무릎을 꿇고 있었다.어젯밤 집안이 난장판으로 된 것을 보았을 때, 그는 그래도 고소하다고 웃을 수 있었지만, 하룻밤 동안 무릎을 꿇고 나니 이유민은 당장이라도 죽고 싶었다.무릎은 이미 아파서 마비되었고, 머리의 상처도 간단하게 처리했을 뿐 여전히 아팠다. 이유민은 심지어 자신의 하반신에 이미 아무런 감각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피곤하고 배고프고 졸렸지만 그는 감히 정신줄을 놓지 못했다. 밤중에 이유민은 너무 졸려서 한 번 쓰러졌는데, 온몸에 유리가 가득 박혀 더욱 고통스러웠던 것이다.그렇게 정신을 못 차리는 사이, 이유민은 도윤이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도윤의 눈빛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고 심지어 차가운 바람처럼 그의 살을 에는 것 같았다.이유민은 뻑뻑한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난 이미 밤새 무릎을 꿇었는데, 또 무슨 짓 하려고?”도윤은 차갑게 물었다.“겨우살이와 무슨 관계지?”이유민은 발뺌을 했다.“겨우살이든 하루살이든, 난 그런 거 몰라.”예전에 이유민이 매번 일을 저지른 후, 도윤이 그를 가만두었기 때문인지, 그는 아직 도윤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몰랐다. 그러나 그는 지아가 바로 도윤의 가장 큰 약점이란 것을 잊어버렸다.이유민의 말이 떨어지자, 도윤은 다짜고짜 그의 피 섞인 머리카락을 잡고 머리를 호되게 억눌렀다.바닥에는 아직 치우지 못한 유리 조각이 있었는데, 이렇게 포악한 장면을 본 적이 없는 임수경은 즉시 입을 가리고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펑’하는 소리와 함께 머리를 박자, 이유민은 거의 죽을 뻔했다.머리에서 굉음이 날 뿐만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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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3화

이남수는 도윤의 앞을 가로막더니 엄숙하게 말했다.“그만해, 너희들은 그래도 형제인데, 굳이 서로를 상대할 필요가 있겠어? 오늘 이후로 유민이가 모든 상속권을 포기하면 되잖아. 이제 그만 유민이 놓아줘, 그럼 우리도 다시는 네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지금 이 순간까지도 이남수는 자신의 잘못을 의식하지 못했고 여전히 거만한 태도를 보였다.만약 어린 시절의 도윤이라면 틀림없이 매우 괴로워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는 단지 핏빛으로 물든 눈을 이남수에게로 천천히 옮기더니 입가에는 조롱의 의미를 가진 미소가 나타났고, 잠시 후 악마처럼 입을 열었다.“그것은 원래 내 것인데, 이유민이 포기하다뇨? 이남수, 만약 내가 당신이었다면 지금 바로 꺼졌을 거예요. 여기서 방해하지 말고 당장 나가.”“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전에 도윤은 그래도 이남수를 선생님이라 존칭했지만 지금은 아예 이름에 성까지 붙여 그를 불렀다. 도윤은 더 이상 이남수를 상대하기가 귀찮은 것이다.그는 높은 곳에서 차갑게 이유민을 내려다보았다.“말하지 않겠다 이거야? 하지만 난 네가 입을 열게 할 방법이 아주 많은데.”말을 마치자 도윤은 이유민의 팔을 잡아당기더니 그를 질질 끌고 계속 걸었다. 이유민은 아직도 피를 흘리고 있었으니 그 장면은 사람을 죽인 현장과 다름없었다.도윤에 비해 이유민은 줄곧 순조로운 삶을 만끽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보살핌속에서 자란 그가 또 언제 이런 굴욕을 당했겠는가?지금 그는 그제야 진심으로 두려움을 느꼈다. 지금의 도윤은 전과 전혀 딴판이었다.“아빠, 살려주세요!” 이유민은 구조를 요청하기 시작했다.도윤은 그들의 면전에서 이유민을 이렇게 대했으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또 어떤 악랄한 수단을 쓸지 모른다. 일은 이미 이남수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발전하기 시작했고, 그는 하는 수없이 휴대전화를 꺼냈다.지금 이남수는 더 이상 많은 것들을 돌볼 수가 없었는데, 그저 이유민이 살아서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었다.“당장 유민이 놓지 못해. 그렇지 않으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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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4화

이유민은 재차 기절을 했고, 진봉은 그의 몸에 침을 뱉더니 경멸에 찬 표정을 지었다.“허약해 빠졌군. 시작도 하기 전에 쓰러지다니, 퉤, 정말 재수가 없는 놈이야.”도윤은 이씨 가문의 큰 도련님으로서 어릴 때부터 아주 엄격한 훈련을 받아왔다. 이유민의 따뜻하고 원만한 가정에 비해, 도윤의 어린 시절은 무척 비참했다.도윤은 담담하게 이유민을 힐끗 바라보았다.“의사더러 상처 좀 싸매라고 해. 죽이지 말고. 그의 입에서 유용한 단서들을 알아내야 하거든.”“알겠습니다, 대표님.”도윤은 미련없이 몸을 돌려 주방으로 갔고, 하인들은 질서정연하게 집안의 난장판을 치우고 있었다.이때 이 집사가 따라와서 말했다.“도련님, 드시고 싶은 게 있다면 그냥 저희에게 말씀하시면 될 텐데, 왜 직접 요리하시려는 거예요?”도윤은 그녀를 상대하지 않고 긴 손가락으로 방금 처리한 닭을 손질하고 있었다.이 집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이 남자는 포악한 야수였지만, 앞치마를 두른 순간, 하얀 셔츠에서 심지어 빛을 발하고 있었다.도윤은 닭과 각종 식재료를 뚝배기에 넣은 다음, 또 다른 식재료를 처리했다. 그는 단숨에 죽을 끓이고 채소를 볶은 다음 또 보신탕을 보온함에 담았다. 그리고 또 직접 차를 몰고 병원에 갔다.지아는 여전히 아픈 모습 그대로였다. 야위고 작은 얼굴은 무척 창백했고, 방금 소염제를 맞았기에 지금은 깊이 잠들었다.심예지는 반나절 동안 지아와 함께 있었는데, 밤새 잠을 자지 못한 그녀는 연이어 하품을 했다.도윤은 살금살금 심예지의 곁으로 가서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여긴 제가 있으니 먼저 돌아가세요.”심예지는 도윤을 복도로 끌고 갔다.“너 도대체 어떻게 할 작정이야? 지아는 지금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의사 선생님은 오늘 그녀의 암세포가 아주 빨리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어. 이대로 간다면 지아는…”“저 이미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 중이에요. 저 지금 어머니의 도움이 필요해요. 독충 쪽에서 이미 항암제를 개발했는데, 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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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5화

도윤은 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었는데, 한동안 지아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지아야, 내가 다 설명할게. 나와 백채원은 정말 아무것도…”지아는 그의 입에서 백채원에 관한 그 어떤 일도 듣고 싶지 않았다. 이는 그녀로 하여금 구역질 나게 할 뿐이었다.“이도윤, 내가 말했지, 난 당신들이 어떤 관계인지 알고 싶지 않다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일은 내 병에 관해서야.”도윤은 물컵을 들고 있었고, 키가 우뚝 솟은 남자는 지금 무척 당황해 보였다. 그는 컵을 한쪽에 놓고 침대 옆에 앉아 가능한 한 자신의 감정을 진정시켰다.“좋아, 말해봐. 난 가만히 듣고 있을게.”“퇴원 수속 밟아줘. 나 이곳을 떠나고 싶거든.”“그건 안돼, 너 지금 상황이 아주 심각해서 병원을 떠날 수 없어.”도윤은 계속 설명하려고 했다.“의사들은 이미 치료 방안에 대해 상의를 마쳤고, 나도 항암약을 찾고 있어. 너 절대로 자포자기하지 마. 이건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 지아 네가 치료에 협조하기만 하면 다 나아질 거야.”지아는 담담하게 웃었다.“이도윤, 나도 의대생이야. 요 며칠 내가 가장 많이 본 책이 바로 의학에 관한 책이고. 넌 지금 내가 자신의 상황조차 모를 것 같아? 난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지아야…”“치료를 협조해도 두 가지 결과밖에 없겠지. 현재 나의 상황으로 보면 난 틀림없이 수술을 할 수 없어. 그럼 방사선 치료나 약물치료를 받아야겠지? 그러나 이 두 가지 치료는 모두 부작용이 매우 큰 데다 지금 내 몸까지 허약하니 병세를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야. 만약 내가 버틸 수 없다면 아마도 바로 죽겠지.”지아는 도윤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만약 내가 틀리지 않았다면, 넌 틀림없이 나에게 약물치료를 안배했을 거야.”도윤의 마음속의 생각까지 지아는 모두 알아맞혔다.“난 확실히 그럴 계획이었어. 이것은 유일한 방법이고.”“하지만 난 그러고 싫지 않아.”도윤은 계속 말했다.“지아야, 지금은 떼를 쓸 때가 아니야. 네 몸에 있는 암세포는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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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6화

도윤은 더 이상 지아에게 접근하지 못했고, 그저 병실 밖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진환, 지금 당장 지아와 지윤의 친자 확인 검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보면 지아도 날 믿을 거야.”진환은 안색이 복잡해지더니 도윤을 일깨워주었다.“대표님, 지금 제 말을 좀 들어보시는 건 어떤가요?”도윤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자 진환은 즉시 입을 열었다.“대표님, 지금 두 분 사이의 가장 큰 문제는 결코 진실이 아니에요. 저희는 모두 대표님과 백채원 씨가 결백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대표님께서 사모님을 속이고 또 사모님에게 상처를 입힌 것은 사실이죠. 설령 대표님께서 설명했다 하더라도 사모님께서 지금 그 말을 믿으실 것 같아요?”도윤은 방금 지아의 그 격렬한 모습을 떠올렸다.“믿지 않겠지.”“그래요, 설령 대표님께서 진짜 친자 확인서를 사모님에게 보여준다 하더라도, 사모님은 단지 대표님께서 자신의 권세를 통해 거짓을 꾸몄다고 생각할 뿐이에요. 지금 사모님의 상황은 이미 매우 심각하니 더 이상 이런 일로 사모님을 자극하지 마세요.”진환은 아주 솔직하게 말했다. 도윤의 존재는 지아에게 있어 일종의 자극이었다.이때 마침 의사도 나왔는데, 앞장을 선 사람은 바로 종양과 주임이었다. 그는 도윤의 신분이 존귀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다짜고짜 도윤을 꾸짖었다.“지금 대체 뭐 하려는 거야? 환자가 너무 오래 살아서 자극이라도 주고 싶은 거야? 왜 환자에게 수차례의 상처를 입힌 거냐고? 가까스로 안정되었는데, 지금 또 당신 때문에 화가 나서 피를 토하고 있잖아!”“선생님, 제 아내의 상황은 어떤 가요?”“상황이 어때? 이대로 가다간 기껏해야 두 주일밖에 살 수 없을 거야. 만약 이틀 만에 저승으로 보내고 싶다면, 계속 환자를 자극해 보든지.”주임은 인정사정 따윈 봐주지 않았다. 그는 건우의 여자친구의 큰아버지로서, 건우의 일에 대해 나름 알고 있었다.도윤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건우를 다른 나라에 가서 연수하도록 쫓아냈지만 끝내 자신의 아내조차 잘 돌보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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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7화

지아는 곧 다가올 자신의 미래가 무엇인지 몰랐다. 그녀가 병상에 누워 있을 때, 건우가 도시락통을 들고 들어왔다.“선배, 나 못 먹겠어요.”“그래도 좀 먹어. 넌 지금 몸이 너무 허약해서 자신의 면역력을 증강하여 암세포와 맞서야 하거든. 이건 보신탕인데 조금이라도 마셔.”건우는 지아에게 도윤이 특별히 만든 것이라 말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지아는 절대로 먹지 않을 것이다.지아도 그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선배, 나 기억을 잃어서 그런데, 예전의 일에 대해 알려주면 안 돼요?”건우는 지아가 기억을 잃었다는 말에 충격을 받아 말문이 막혔다. ‘어쩐지 좀 이상했더라니.’“그럼 어떻게 기억을 잃은 거지?”지아는 도윤 그 거짓말쟁이를 떠올렸다. 그때 그가 한 말은 진실이 아닐 수도 있었다.“그건 이제 중요하지 않아요. 난 예전에 어떤 사람이었죠?”건우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너야 당연히 어릴 때부터 아주 우수했지. 몇 번이나 월반해서 대학에 다닐 때, 넌 18살도 채 되지 않았어. 그리고 사람들은 널 천재라 불렀고. 네가 학교에 입학한 날부터 난 널 알게 되었는데, 그때의 넌 마치 태양처럼 반짝반짝 빛이 났어. 우리 과 교수님도 전부터 네가 재능이 가장 타고난 학생이라며 앞으로 의학계를 뒤흔들 것이라 말한 적까지 있어. 그러나 아쉽게도…”“뭐가요?”“아쉽게도 넌 한 남자를 위해 학업을 포기했어.”이 말을 듣고 지아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녀는 자신이 쉽게 사랑에 빠질 수 있는 타입이 아니라고 느꼈다.“그 남자, 설마 이도윤인가요?”“응, 그런데 그때 너희들은 비밀 결혼을 했고, 아무도 네가 그의 아내란 것을 몰랐어. 몇 년 후, 난 병원에서 널 다시 만났는데, 네 아버지의 상태가 위중해서 입원했어. 넌 자주 병원에 와서 바쁘게 돌아쳤기에 결국 자신도 병이 난 거야.”지아는 건우의 눈을 응시하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예전의 난 그 남자를 엄청 사랑했나요?”“뼛속까지 깊게 사랑했지. 심지어 약간… 비굴할 정도로.”건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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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지아는 눈빛이 차가웠다.“이거 그 남자가 결정한 거 맞죠?”“응, 그 사람은 포기하지 않으려고 애를 엄청 쓰더라. 네 몸에 있는 암세포는 빨리 확산되고 있어서 어쩔 수 없었어.”약물치료는 도박과 같았다. 이기면 종양을 억제하는 효과가 좋아질 것이고, 지면 그녀는 더 빨리 죽을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무서운 것은 죽기 전에 지아는 부작용에 시달린다는 것이다.건우는 입술을 핥으며 조심스럽게 설명했다.“그 사람은 네가 살길 원해. 지아야, 나도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어. 마치 2년 전처럼 말이야. 당시 난 네가 3개월에서 반년밖에 살지 못한다고 단언했지만 그때 약물치료의 효과는 아주 좋았고, 후에 병세까지 점차 안정되었어. 어쩜 이번에도…”“선배, 호의인 건 알겠지만… 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요.”지아는 2년 전에 이 말을 할 때 슬픔이 가득했다. 그것은 생활의 부담에 억눌려 조금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그러나 지금의 지아는 마치 세상만사를 다 겪은 것처럼 차분했다. 절의 스님처럼 그녀는 욕심도, 희망도 그리고 슬픔도 기쁨도 없었다.“난 아버지를 잃었고 가문까지 파산했어요. 그리고 내 아이조차 날 떠났고 지금은 심지어 행복한 결혼생활까지 거짓이란 것을 발견했죠. 난 더 이상 이 세상에 미련이라곤 없단 말이에요.”“지아야, 그렇게 말하면 안 돼. 개미도 살아나갈 이유가 있는데, 왜 굳이 자포자기하려는 거야.”“선배, 난 자포자기하는 게 아니라 하늘의 뜻을 따르는 거예요.”지아는 약물치료를 거부했고 심지어 건우까지 내쫓으려 했다. 이때, 병실 입구에 도윤이 나타났는데, 그는 손에 친자 확인 보고서를 들고 있었다.“만약 더 이상 살아갈 이유가 없다면, 내가 하나 찾아주지.”지아는 도윤을 만나는 것을 배척했는데, 그가 또 무슨 수작을 부릴지 몰랐다.그는 검사 보고서를 건넸고, 지아는 그것이 자신과 지윤의 이름이 적힌 친자 확인 보고서란 것을 발견했다.‘이지윤? 이도윤이랑 똑같이 생긴 그 아이?’위에는 그녀가 바로 지윤의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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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9화

“소지아, 너 정말 죽었어야 했어.”이 한 마디가 지아의 머릿속에서 메아리치더니, 그녀는 예전의 비천했던 자신과 도도한 도윤을 보았다.‘그때 이도윤은 날 믿었었나?’‘날 바라보는 표정은 마치 쓰레기를 보는 것과 같았는데.’‘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기에 날 이토록 혐오했던 것일까?’이런 일들을 생각하니, 머리에서 심한 통증이 밀려왔고 지아는 아파서 어쩔 바를 몰랐다.“지아야, 왜 그래? 위가 또 아픈 거야?”도윤은 급히 그녀의 손을 잡고 물었다.지아는 애써 눈을 들어 도윤을 바라보더니 오히려 그의 손목을 잡아당겼는데, 눈빛은 무척 사늘했다.“이도윤, 너 정말 죽었어야 했어.”도윤은 표정이 굳어졌고, 다음 순간, 지아는 그의 손을 뿌리쳤다.“내가 죽기를 원하지 않았어? 그래, 치료를 포기하면 나도 곧 네가 원하는 대로 죽게 될 거야.”지아는 또 무언가를 기억해 낸 게 분명했다. 도윤은 황공하면서도 불안했는데, 이는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었다.“지아야, 과거에 우리 사이에는 약간의 오해가 있었어. 그러나 그 오해는 다 지나갔으니까 더 이상 생각하지 마. 난 지금 네가 잘 살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야.”“만약 내가 치료를 거부한다면?”“지아야, 약물치료를 받지 않을 수만 있다면 나도 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거야. 지금 우리는 더 좋은 방법이 없으니까 나에게 시간을 좀 더 줘, 응? 난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꼭 널 구할 거야.”그러나 도윤이 무슨 말을 해도 지아는 듣고 싶지 않았다.“필요 없어.”“지아야, 계속 이렇게 나온다면 나 정말 무슨 짓 할지 몰라.” 도윤은 손을 내밀어 그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의 살짝 붉어진 눈시울은 점차 소유욕으로 가득 차 있었다.“이도윤, 난 다른 것을 선택할 수 없지만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를 선택할 권리는 있어. 날 놓아줘. 남은 시간 동안은 사람처럼 지내고 싶으니까.”그러나 도윤도 양보하려 하지 않았다.“지아야, 미안. 널 살리는 게 내 가장 큰 소원이라서.”그리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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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0화

중간에 지아는 도윤이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서 도망치려고 했는데, 약효 때문에 그녀는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아찔하며 구역질이 나더니 온몸에 힘이 빠진 것 같았다.도윤은 재빨리 지아를 부축하며 침대에 눕혔다.“지아야, 함부로 움직이지 마.”그녀는 움직이고 싶어도 힘이 없었는데, 움직이기만 하면 온 세상이 빙빙 돌아서 지아는 눈을 꼭 감고 이런 불편함을 완화시킬 수밖에 없었다.약물치료를 받는 시간은 보통 링거를 맞는 시간보다 훨씬 길었고, 어둠의 장막이 내린 후에야 지아는 마지막 링거를 다 맞았다.그동안 도윤은 줄곧 인내심을 가지고 지아와 함께 했지만, 그녀가 약효를 견딜 수 없을까 봐 불안하기도 했다. 다행히 지아는 비록 몸이 허약했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쭉 버텼다.이때의 지아는 전혀 움직이지 못했고 익숙한 느낌이 다시 엄습했다. 그녀는 심지어 눈을 뜨지도 못했는데, 머리까지 심하게 어지러웠다.도윤은 건우에게 물었다.“지아가 처음으로 약물치료를 받았을 때도 이런 반응을 보였는가?”“맞아요, 지아는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었어요. 많은 환자들은 치료를 다 받기도 전에 더 이상 버틸 수 없었지만 지아는 적어도 끝까지 버텼거든요. 그 후 3일은 부작용이 가장 심할 때라, 또 3일이 지난 후에야 불편함이 점차 줄어들 거예요. 그렇게 21일이 한 주기이니 다음에는 21일 후에 치료를 진행하면 돼요. 물론 그 전에 이번의 효과와 지아의 상태를 확인해야 하죠.”도윤은 침대에 누워 꼼짝도 하지 못하는 여자를 보면서 마음속의 죄책감이 재차 깊어졌다.“오늘은 그런대로 괜찮을 거지만 내일부터 점점 더 괴로울 거예요. 지아가 물을 많이 마셔 독소를 배출하도록 꼭 독촉해요. 그리고 요 며칠 단백질을 많이 보충해 주고요. 약물치료를 진행한 후, 신체의 각종 지표, 예를 들면 백혈구와 적혈구의 수량이 빠르게 떨어질 텐데, 이때 지아는 메스껍거나 속이 뒤집혀서 음식을 먹지 않을 거예요. 그럼 대표님은 꼭 지아에게 먹으라고 타일러야 해요. 그리고 각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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