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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1화

도윤은 안방으로 돌아온 후, 욕실로 향했다. 그는 물을 튼 다음 수온이 뜨거워지기도 전에 안으로 들어갔다.

차가운 물이 몸에 쏟아졌지만, 도윤은 마음이 더욱 아팠다.

그는 2년 전 그날 밤, 지아가 자신에 의해 화장실에 묶여 찬물을 맞은 장면을 떠올렸다. 물이 이토록 차가웠으니 그때의 지아는 또 얼마나 큰 절망을 느꼈을까.

지금의 지아를 생각하면 도윤은 후회막급이었다. 지난날 지아를 모질게 대한 그는 지금 마침내 쓰라린 고통을 받게 되었다. 지아를 얼마나 사랑한다면 도윤은 지금 얼마나 자책하고 있었다.

이때 진환이 급히 달려오더니 욕실 문밖에 멈춰 섰다. 안은 칠흑같이 어두웠고, 바깥의 빛을 빌어 그는 벽에 기대어 앉아 있는 도윤을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

남자는 목을 젖힌 채 물이 얼굴에 떨어지도록 내버려두었고, 피 묻은 셔츠는 여전히 그의 몸에 딱 달라붙었다. 남자의 주위엔 말할 수 없는 슬픔과 절망이 감돌았다.

진환은 묵묵히 문을 닫았고, 도윤이 혼자 상처를 핥을 수 있는 공간을 남겨주었다.

그는 테라스 옆으로 가서 담배 한 대를 피웠다. 방관자인 그들조차 마음이 아팠으니 당사자인 도윤은 또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형, 사모님 설마…”

진봉이 작은 소리로 물었다.

두 사람 모두 지아가 도윤의 마음속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었다. 만약 지아가 죽는다면 도윤은 또 어떻게 될까?

진환은 담배꽁초를 끄더니 소리 없이 한숨을 쉬었고, 도윤이 안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입을 열었다.

“아직은 잘 몰라. 만약 초기였다면, 아니, 중말기였어도 사모님은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이 아주 높았을 거야. 보통 말기가 되었을 때, 모든 암세포가 전이되어 확산되기 시작했으니 아마도…”

“그럼 어떡하지! 사모님께서 돌아가시면 대표님도 큰 타격을 받으실 텐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자. 독충이 기억을 잃게 하는 약물을 개발할 수 있는 이상, 어쩌면 방법이 있을 지도 몰라.”

진환은 비록 신심을 북돋우고 있었지만, 그들 모두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지아의 상황은 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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