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채원의 곁에 있는 이 몇 년 동안, 주은청은 그녀의 이런 불쌍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백채원은 계속 울음을 터뜨렸다.“난 이미 부모님을 잃었고, 평생 다시 일어설 수도 없어. 이제 나한테 이 두 아이밖에 없는데, 만약 네가 도윤 씨에게 말한다면 난 더 이상 내 아이를 만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백채원은 힘겹게 주은청의 바짓가랑이를 잡아당기며 애걸복걸했고, 주은청은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이번이 마지막입니다.” 말을 마치자, 주은청은 지윤을 안고 떠났다. 계란으로 지윤 얼굴의 붓기를 가라앉혀 줄 때, 그녀는 여전히 믿기지가 않았다. ‘세상에 자기 아들의 뺨을 이렇게 세게 때리는 엄마가 또 어딨을까?’“아파요?”지윤이 고개를 저으며 말을 하지 않는 모습은 더욱 애틋해 보였다. 주은청은 한숨을 쉬었다.‘작은 도련님도 참 불쌍하지.’지아가 입원하자, 이씨 가문도 뒤죽박죽으로 되었다. 도윤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이정진은 대추나무 아래에 앉아 무엇을 중얼거리고 있었다.“할아버지 또 발병하신 건가요?”“그래요, 노부인이 돌아가신 후로 어르신의 정신도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셨죠. 한동안 괜찮으셨는데, 작은 사모님에게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또 어찌 알았겠어요.”대추나무에 열매가 아직 맺히지 않았지만 이정진은 계속 나무 위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할아버지, 뭘 보고 계세요?”“대추가 익기를 기다리고 있지.”도윤은 영문을 몰랐다.“오 집사, 우리 할아버지 대추 좋아하셨어요?”“정신이 맑으실 때, 대추를 드신 것을 별로 본 적이 없지만, 발병하실 때 항상 이 나무 아래 앉으셨어요. 말하자면 이 대추나무들도 2년 전 어르신께서 심으라고 하신 건데, 어르신은 이 나무 아래에서 멍 때리기 가장 좋아하시거든요.”“우리 할머니는요?”“노부인은 가끔 대추차를 드셨지만 대추를 엄청 좋아하시는 편은 아니었어요.”도윤은 천천히 이정진을 향해 걸어갔는데, 어르신이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는 것을 들었다,“대추나무에 열매가 맺히면 환희에게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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