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아마 정말 궁지에 몰렸을지도 모르죠. 그렇지 않으면 누가 심심해서 병원의 꽃까지 훔치려 하겠어요.”“제 생각에는 지금 기본이 틀려먹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아가씨, 이제 그만 푹 쉬세요.”간호사가 문을 닫고 떠나자, 지아도 바로 잠이 들었다. 그러나 이때, 그녀는 문이 다시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지아는 졸음이 몰려와서 확인할 힘이 없었다.지아는 발자국 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도리어 곁에서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났다. ‘머리에 뭐가 있는 것 같은데, 의사 선생님이 아닌가?’생각하다 지아는 눈을 떴고 둥글고 큰 두 눈과 마주쳤다. 그 정교한 작은 얼굴은 지아가 깨어난 것을 보고 쑥스러움을 드러냈다.“엄마, 화환.”지윤은 화환을 바르게 씌워주려고 애를 썼고, 작은 손은 그 자리에 굳어 있었다.“너구나.” 지아는 가볍게 중얼거리며 시선은 어린아이의 손에 있는 그 화환에 떨어졌다. 지아는 멈칫했다.‘설마, 방금 간호사가 말한 그 꽃도둑이 이도윤과 이 아이라고? 두 사람 대체 뭐 하려는 거지?’지아는 어이가 없었다.지아가 더 이상 화를 내지 않는 것을 보고, 지윤은 천천히 작은 침대에 올라가 지아의 품에 안겼다.“엄마, 보고 싶었어요.”지아의 심장은 마치 무언가에 찔린 것 같았고, 따뜻함을 느끼는 동시에 무척 아팠다.그녀는 꼬마가 왜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는지 몰랐지만, 지아는 지윤이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자그마한 꼬마가 너무 귀여워서 지아의 마음이 사르르 녹기 시작했다.꼬마는 침대에 무릎을 꿇고 정중하게 지아를 위해 화환을 똑바로 씌워 주었다. 그리고 입가에 환한 미소를 지었는데, 특히 그 보조개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엄마, 빨리 나아야 해요.”지아는 더 이상 지윤에게 화를 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순진한 미소에는 아무런 다른 감정도 섞이지 않았다.지아가 영문도 모른 채 고개를 끄덕이자, 꼬마는 매우 기뻐해하며 그녀의 얼굴에 뽀뽀를 한 다음 얼른 달아났다.
지윤은 지금 스스로 사고를 할 수 있었기에 백채원에게 얻어맞은 후, 우는 대신 오히려 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었다.그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몰랐고, 백채원이 왜 자신을 때렸는지 몰랐다꼬마의 조그마한 얼굴에 손바닥 자국이 나타나더니 오른쪽 얼굴은 새빨갛게 붓기 시작했다. 이를 본 백채원은 화가 즉시 가셨고 곧바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얼른 아이를 품에 안았다.“지윤아, 많이 아파? 엄마도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그녀는 지아를 뼈에 사무치게 원망했지만, 지아가 곧 죽을 것이란 생각에 기분이 다시 좋아졌다.백채원은 기뻐해하며 말했다. “이제 그 미친 여자도 곧 죽을 거야.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어! 지윤아, 이제 아빠가 다시 돌아올 거야. 넌 도윤 씨와 많이 닮았으니 앞으로 꼭 그의 앞에서 잘 보여야 해. 그래야 아빠도 엄마에게 좀 더 잘해 줄 수 있어.”백채원은 수많은 일을 겪은 후, 정신이 아주 비정상적으로 변했다. 그녀는 툭하면 웃다가 울었고, 또 흥분해지면 아예 미쳐버렸기에 지윤은 갈수록 눈앞의 여자가 두려웠다. 커다란 두 눈은 두려움으로 가득 차서 지윤은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이때, 주은청이 문을 두드리며 들어왔는데, 지윤의 작은 얼굴이 빨갛고 부은 것을 발견했다.전에 백채원은 정서가 불안정할 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지윤의 엉덩이를 때렸지만, 지금까지 아이의 얼굴을 때린 적이 없었다.이는 지윤이 자라는 것을 지켜본 주은청으로 하여금 가슴 아프게 했다.“뭘 봐?” 그러나 백채원은 심지어 개의치 않았다.“내가 내 아들 때리는 게 뭐가 어때서? 왜 그런 눈빛으로 날 쳐다보는 거야?”주은청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지로 참으며 입을 열었다.“작은 도련님이 도대체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알고 싶습니다. 어찌 세 살도 안 된 아이의 뺨을 때리실 수 있습니까? 작은 도련님이 얼마나 착하고 얌전한데, 그런 도련님을 아끼시긴커녕 어떻게 손을 댈 수가 있습니까?”“닥쳐, 네가 뭔데 감히 나한테 대들어?”백채원은 일어서서 주은청을 때리려고
백채원의 곁에 있는 이 몇 년 동안, 주은청은 그녀의 이런 불쌍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백채원은 계속 울음을 터뜨렸다.“난 이미 부모님을 잃었고, 평생 다시 일어설 수도 없어. 이제 나한테 이 두 아이밖에 없는데, 만약 네가 도윤 씨에게 말한다면 난 더 이상 내 아이를 만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백채원은 힘겹게 주은청의 바짓가랑이를 잡아당기며 애걸복걸했고, 주은청은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이번이 마지막입니다.” 말을 마치자, 주은청은 지윤을 안고 떠났다. 계란으로 지윤 얼굴의 붓기를 가라앉혀 줄 때, 그녀는 여전히 믿기지가 않았다. ‘세상에 자기 아들의 뺨을 이렇게 세게 때리는 엄마가 또 어딨을까?’“아파요?”지윤이 고개를 저으며 말을 하지 않는 모습은 더욱 애틋해 보였다. 주은청은 한숨을 쉬었다.‘작은 도련님도 참 불쌍하지.’지아가 입원하자, 이씨 가문도 뒤죽박죽으로 되었다. 도윤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이정진은 대추나무 아래에 앉아 무엇을 중얼거리고 있었다.“할아버지 또 발병하신 건가요?”“그래요, 노부인이 돌아가신 후로 어르신의 정신도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셨죠. 한동안 괜찮으셨는데, 작은 사모님에게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또 어찌 알았겠어요.”대추나무에 열매가 아직 맺히지 않았지만 이정진은 계속 나무 위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할아버지, 뭘 보고 계세요?”“대추가 익기를 기다리고 있지.”도윤은 영문을 몰랐다.“오 집사, 우리 할아버지 대추 좋아하셨어요?”“정신이 맑으실 때, 대추를 드신 것을 별로 본 적이 없지만, 발병하실 때 항상 이 나무 아래 앉으셨어요. 말하자면 이 대추나무들도 2년 전 어르신께서 심으라고 하신 건데, 어르신은 이 나무 아래에서 멍 때리기 가장 좋아하시거든요.”“우리 할머니는요?”“노부인은 가끔 대추차를 드셨지만 대추를 엄청 좋아하시는 편은 아니었어요.”도윤은 천천히 이정진을 향해 걸어갔는데, 어르신이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는 것을 들었다,“대추나무에 열매가 맺히면 환희에게 줘야지.”‘
도윤은 한참이나 물어봤지만 이정진에게서 유용한 정보를 알아내지 못했다. 지금 여러 곳에서 알아본 데에 의하면, 환희는 외국에서 A국으로 피난을 온 사람이었고, 그동안 줄곧 가짜 신분과 이름을 사용했는데 후에 전쟁이 터지면서 자취를 감췄던 것이다.도윤은 힘이 빠졌다. 현재 주원에 관한 아무 소식도 없었기에 이렇게 질질 끌다간 지아는 죽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요 며칠 전혀 수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도윤이 지하실에 도착하자, 이유민은 거의 죽어가기 직전이었고, 온몸은 피투성이였다. 보아하니 진봉은 그의 입에서 뭐라도 알아내기 위해 인정사정도 봐주지 않은 것 같았다.“대표님, 이유민은 이미 자백했는데, 겨우살이와 알게 된 지도 2~3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없지만 겨우살이는 이유민을 몇 번 도와준 적이 있었고, 모두 회사 주식을 수매하는 것과 관계가 있었습니다.”“어쩐지 이유민에게 그렇게 많은 주식이 있었더라니, 누군가 비밀리로 도와주었던 거야. 전에 수백억의 돈을 들여 지아의 목숨을 원한 이상, 재력이 상당한 사람이겠군.”진봉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이 선생님의 산업만으로 이유민은 이런 일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저는 그저 이상하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만약 아가씨가 겨우살이라면, 사모님을 미워하는 심정을 알겠지만 또 왜 돈을 써서 이유민을 도왔을까요? 이유민을 싫어하는 게 더 마땅하지 않은가요?”“이예린은 겨우살이가 아니야.”도윤은 바로 부정했다.“이예린은 청소 아주머니로 위장하여 내 곁에 오랫동안 잠복했지만 결코 나를 해칠 뜻이 없었어. 만약 이예린에게 그런 마음이 있었다면 진작에 나에게 약을 먹이거나 회사의 정보를 라이벌에게 몰래 팔았겠지. 내 곁에 머무는 동안, 이예린은 회사를 무너뜨릴 방법이 수천 가지나 있었는데, 무엇 때문에 굳이 큰돈을 들여 이유민을 도우려 하겠어?”“하긴요, 그렇다면 지금 한 가지 사실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사모님을 죽이려는 사람은 여자였고, 뒷모습만 보면 아가씨와 무척 비슷했
지아는 병원에서 일주일 더 머물다 퇴원을 했다. 일주일간의 회복을 거쳐 그녀는 이미 스스로 침대에서 내려와 걸을 수 있었지만, 적혈구와 백혈구의 수치는 여전히 매우 낮아, 지아는 매일 머리가 어지러웠고 몸은 여전히 허약하기 그지없었다.하지만 병원을 떠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지아는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다시 이씨 집안으로 돌아오자, 이 집사는 휠체어를 밀며 말했다.“작은 사모님, 도련님께서 특별히 1층에 있는 방을 하나 비웠는데, 나가면 바로 정원을 볼 수 있어요. 이제 안심하고 치료받는데만 신경 쓰세요. 그럼 꼭 나아질 거예요.”“그래요.”도윤은 지아를 자극할까 봐 최근 며칠간 그녀의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그러나 지아는 도윤이 새벽까지 기다리다 자신이 잠든 후에야 몰래 들어와서 그녀를 지키고 또 그녀가 깨어나면 몰래 다시 떠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지아는 도윤이 이렇게 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몰랐다. ‘분명히 자신의 처자식이 있는데, 왜 또 날 붙잡고 있는 거지?’그러나 도윤이 보이지 않으니 지아도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입원하는 동안, 이 집사는 지아를 아주 세심하게 돌보았지만, 방으로 돌아오자 그녀는 그저 샤워를 하고 싶을 뿐이었다. 지아는 빗을 들고 헝클어진 머리를 빗기 시작했고, 놀랍게도 머리카락이 촘촘하게 떨어지더니 빗에는 아예 한 무더기 머리카락이 감겼다.세면대와 빗에 엉킨 머리카락을 보고 지아는 깜짝 놀랐다.요 며칠 그녀는 약물치료 때문에 괴로워서 그 많은 부작용을 거의 잊을 뻔했다. 그중 가장 심한 것이 바로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이었다.두 번의 치료만 받으면 머리카락이 전부 빠질 것이다.그러나 꾸미길 좋아하지 않는 여자가 또 어딨겠는가? 지아는 거울 속의 초췌하고 여윈 자신을 바라보았다.‘곧 죽지 않아도 대머리가 되겠지.’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휴지를 뽑아 바닥에 흩어진 머리카락을 치웠다.물을 틀자, 머리카락은 끊임없이 떨어졌고, 지아는 머리가 어질어질하여 천천히 벽을 짚고 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이 집사는 지아의 기분이 가라앉은 것을 보고 위로했다.“요 며칠 작은 사모님도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잖아요. 이제 모처럼 입맛이 생겼다고 사모님께서 직접 요리에 나서셨어요.”지아는 고개를 끄덕인 다음, 휠체어를 타지 않고 혼자 거실로 천천히 이동했다.심예지는 앞치마를 두른 채 말했다.“빨리 앉아. 음식도 다 돼가고 있어.”식탁 위의 정교한 도자기 꽃병에는 오늘 금방 딴 꽃이 꽂혀 있었는데, 잎사귀에서 봄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이때, 지아의 머릿속에는 또다시 큰 눈이 흩날리는 화면이 스쳤다. 그녀는 따뜻한 실내에 꽃을 꽂고 있었고, 배는 볼록 튀어나왔으며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문이 열리자, 도윤이 들어왔고, 그는 성난 목소리로 지아에게 왜 임신한 백채원을 찾아가 소란을 피웠냐고 야단치고 있었다.그러나 그는 지아도 임산부란 것을 잊은 것 같았다.그렇게 분위기가 점차 싸늘해지더니, 도윤은 손을 들어 지아의 꽃병을 깨뜨렸고, 꽃은 온 바닥에 흩어졌다. “아...”지아는 머리를 안았고, 무엇 때문인지 그녀는 가끔 지난날의 기억들을 조금씩 떠올릴 수 있었다.“왜 그래, 지아야? 머리 아파?” 심예지는 얼른 지아를 관심했다.“저...”지아가 입을 열려고 할 때, 머릿속에는 일련의 화면이 나타났다. 그녀는 혼자 텅 빈 집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고, 꽃병 속의 꽃은 바뀌고 또 바뀌었지만 결국 그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다.“지아야, 왜 그래! 말해 봐! 내가 의사 불러올까?”지아는 고개를 저으며 떨리는 손가락으로 꽃병을 가리켰다.“이거 좀 치워주세요.”“그래, 알았어, 지금 바로 치울게.”지아는 한참이 지나서야 회복되었다. 음식이 올라오자, 심예지는 열정적으로 소개했다.“내 이 음식 만드는 솜씨도 다 그 남자를 위해서 배운 건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웃기지. 난 나 자신의 부모님에게 음식을 해드린 적이 없거든.”지아는 과거의 일부 기억들이 필사적으로 자신의 머릿속으로 파고드는 것을 느꼈다. 분명히 수술실에서 사람을
양요한은 지아의 일 때문에 온종일 바쁘게 돌아쳤고, 오늘 마침내 중요한 정보를 알아냈다.이때 조수가 병 하나를 들고 오더니 입을 열었다.“양 선생님, 이것은 큰 사모님이 보내온 것인데, 어떤 고양이 사료인지 궁금하다고 하셨습니다.”“고양이 사료?” 양요한은 그 병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작은 병에 고양이 사료를 담을 리가 없잖아? 고양이가 어떻게 이것밖에 먹지 않겠어?’“고양이의 간식 같은 것일 수도 있는데, 큰 사모님께서 판단하실 수 없다며 보내왔습니다.”“그래, 여기에 놔둬. 내가 나중에 검사할게. 지금은 중요한 일이 있어서.”“네.” 양요한은 급히 떠나 많이 초췌해진 도윤을 찾아갔다.“대표님, 최신 소식에 따르면 주원의 팀은 줄곧 항암연구를 해왔다고 합니다. 그전에 주원은 이미 신형 항암제를 만들었고, 이 2년 동안 총 100명의 암 환자가 복용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1차 실험밖에 하지 못해 견본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입니다.”“그 100명 환자들의 상태는?”“그동안 1-3기의 환자들은 상황이 모두 안정되었고, 암 수치가 정상에 도달했습니다.”도윤은 마음이 조여졌다.“그럼 말기는?”“말기의 생존율은 현재 50% 인데, 절반은 아직 살아있고 나머지 절반은 이미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암을 치료하더라도 5년 동안 관찰을 해야 하죠. 그들 중 약을 가장 먼저 복용한 환자는 관찰 기간이 3년도 채 안 되었기에 결과가 아직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재 한 가지 사실을 확신할 수 있는데, 중말기 전에 이 약을 복용하면 효과가 매우 좋지만 말기라면...”도윤의 눈빛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양요한은 재빨리 한마디 덧붙였다.“대표님, 너무 낙심하지 마세요. 현재 말기 환자가 3년 심지어 5년을 살 확률은 아주 적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그 어떤 약도 50% 넘는 말기 환자를 3년 동안 살게 할 순 없습니다. 이것은 주원이 개발한 약이 아주 강력하다는 것을 설명하죠. 이 약만 찾으면 사모님은 더 오래 살 수 있을 겁니
지아는 가끔 떠올린 기억만으로도 이미 도윤을 증오했으니, 만약 과거의 모든 것을 떠올린다면, 그녀는 틀림없이 도윤을 뼈에 사무칠 정도로 미워할 것이다.그러나 심예지의 말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지아의 병이 갑자기 악화된 것은 약물과 관계가 있었기에 만약 이 약의 효과를 막을 수 있다면 지아의 암세포가 계속 확산되는 것을 통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비록 도윤은 원하지 않았지만 지아의 몸을 위해 그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좋아요, 의사 찾아 자세히 상의할 테니 지아는 어머니께 맡길게요.”도윤은 그때 M-1를 연구한 의료진을 찾아갔고, 상의한 결과, 심예지가 생각한 것과 같았다.이때, 양요한은 조심스럽게 제안했다.“대표님, 사실 전에 저도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기억을 잃게 하는 약은 인체의 면역력과 많은 장벽을 파괴할 수 있는 데다 또 장기간 인체에 작용했기에, 일반인에게 있어 부작용이 크지 않지만 암세포를 만나면 그야말로 물 만난 물고기와 다름없죠. 이 약은 지금 순리적으로 암세포의 부하가 되어 사모님의 몸을 공격하고 있으니 억제만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지금 철저히 M-1이 가져오는 부정적인 효과를 제거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각종 약효에 항암제까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될 것입니다.”“하지만 대표님, 전에 주신 문헌과 자료에 따라 저희는 이런 약물을 잠시 억제하는 약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습니다. 해독제는 여전히 독충으로부터 얻어야 합니다.”화원에서 지아는 햇볕을 쬐고 있었고, 하루는 나른하게 그녀의 곁에 기대어 있었다. 그리고 도윤은 손을 뒤로 한 채 2층 테라스에 서서 지아를 부드럽게 주시하고 있었다.아주 아름답고 조화로운 장면이었지만, 지아는 갑자기 자신의 가슴을 안으며 얼굴은 고통에 일그러졌다. 이 집사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 상황을 살펴보았다.“작은 사모님, 왜 그러세요?”지아는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며 말했다.“아파요, 너무 아파요.”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지아는 토하기 시작했고, 도윤은 더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