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711 - 챕터 720

1381 챕터

제711화

임수경은 계속 변명하려 했지만 유력한 증거 앞에서 그녀의 말은 너무나도 보잘것없어 보였고, 그저 이남수에게 자신이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었다.이남수는 임수경의 손을 잡아당기더니 처음으로 혐오에 가까운 정서를 드러냈다.“그만해. 이제 가자.”임수경이 어떤 사람이든, 그녀가 오늘 한 일은 이미 이남수의 인식을 초월했으며 또한 이남수를 망신시켰다. 그래서 남자는 재빨리 이곳을 떠나려 했다.임수경은 내키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저 이남수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비록 요 몇 년 동안 이남수에게서 충분히 많은 돈을 건졌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었으니 임수경은 또 어찌 이렇게 쉽게 그를 포기할 수 있겠는가.“그래, 오빠 말만 들을게. 우리 유민이 데리고 떠나자.”도윤은 가슴을 안은 채 차가운 눈빛으로 임수경을 바라보았다.“이유민이 떠날 수 있다고 말한 적 없는데.”임수경은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대체 언제까지 무릎 꿇게 한 건데?”“내가 만족할 때까지. 이유민이 저지른 그 일들만 해도 그는 천 번 만 번 죽어야 했어요. 오 집사, 이제 그만 손님들 배웅하지.”임수경은 여전히 울부짖고 있었다.“이도윤, 내 아들 풀어줘, 그렇지 않으면 난 당장 경찰에 신고할 거야.”“그래요, 신고해요. 나도 경찰들이 이유민이 무슨 짓을 했는지 조사하게 하고 싶거든요. 고의로 사람을 죽인 살인범? 아니면 일부러 공장에 불을 지핀 범인?”임수경은 비록 자기 아들이 밖에서 무엇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어르신의 뒤바뀐 태도를 통해 대충 짐작이 갔다. ‘유민이 이도윤에게 손을 써서 어르신으로 하여금 우리를 받아들이게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도윤에게 약점을 잡힌 게 분명해.’핸드폰을 들고 있던 임수경은 손이 살짝 떨렸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결국 그녀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도윤을 바라보더니 욕설을 퍼부었다.“이 양심도 없는 불효 자식, 너도 언젠가 큰 코 닥칠 거야!”심예지는 임수경의 옷깃을 잡아당기더니 힘껏 뺨을 두 대 후려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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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2화

모든 사람들은 주의력을 이남수의 혼란한 결혼 생활에서 문 앞의 여자에게로 옮겼고, 이정진과 심예지의 안색은 크게 변하였다.‘백채원이 어떻게 여기에? 우린 분명히 그녀에게 지아를 접근할 그 어떤 기회도 주지 않았는데.’‘누가 백채원을 도운 거지!’피투성이가 된 이유민은 마침내 승리자처럼 득의양양하게 웃기 시작했다.“형도 완전히 이긴 건 아니네.”도윤은 눈살을 찌푸렸다. 요 며칠간 그는 주모자를 찾느라 바쁘게 돌아쳤기에 이유민이 뜻밖에도 이런 짓을 꾸밀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지아는 이미 백채원을 보았으니 도윤은 아무리 서둘러도 똑똑히 설명할 수가 없었다.이때, 심예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오 집사, 손님들 배웅해.”오 집사도 눈치가 빨라서 이 명령을 듣고 재빨리 움직였다.“아가씨, 죄송하지만 오늘은 저희 가문의 개인 사정 때문에 손님을 맞이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백채원은 당연히 협조하지 않으려 했다. 그녀는 스스로 휠체어를 밀며 직접 도윤을 향해 돌진했다.“도윤 씨,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요? 전에 나와 결혼할 거라고 약속했잖아요! 당신이 떠난 그동안 난 매일 눈물을 흘렸고, 이제 나도 마침내 잘못을 깨달았어요. 앞으로 더 이상 소지아를 겨냥하지 않을 테니까 우리 예전으로 돌아가면 안 돼요? 나 정말 도윤 씨 없으면 안 된단 말이에요.”백채원이 말을 마치자, 심예지와 이정진은 표정이 어두워졌다.지아는 단지 기억을 잃었을 뿐, 멍청이가 아니었다. 울고 보채던 임수경도 이 순간 울음을 그치더니 백채원에게 눈을 돌렸다.새로운 폭풍이 이미 나타났다.도윤은 치근덕거리는 백채원을 아랑곳하지 않고 황급히 지아를 바라보았다. 지아의 안색은 아주 창백했는데,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조용히 그를 바라보며 울지도 떠들지도 않았다.그러나 이런 평온한 지아의 모습에 도윤은 오히려 더욱 당황해졌다.그리고 마침내 지아는 억지로 입을 열었다.“이분은…”도윤은 입을 벌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그가 어떻게 설명하든 이미 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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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3화

도윤은 잽싸게 달려와 지아가 넘어지지 않도록 부축했지만, 그녀의 입에서는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이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고, 급히 지아를 에워쌌다.“의사는! 의사는 왜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거야?”도윤은 지아의 가녀린 몸을 안고 손을 내밀어 그녀의 입가에 묻은 피를 닦으려 했다. 그러나 그 새빨간 피는 마치 샘물처럼 솟아올라 그의 손과 지아의 달빛처럼 하얀 드레스를 붉게 물들였다.도윤은 점차 일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지아야, 어디 아파? 왜 그래?”옆에서 도윤이 묻는 말을 들은 건우는 놀라서 말문이 막혔다. 그가 떠난 지도 거의 2년이 되어갔다.“그래서 당신은 아직도 지아가 무슨 병에 걸렸는지 모르는 거예요?”도윤의 눈빛은 즉시 건우에게 떨어졌다.“병? 지아 도대체 어디가 아픈 건데?”건우는 도윤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고, 그저 안쓰러운 눈빛으로 지아를 쳐다보았다.“너 전에 말했지, 절대로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이 사람이 바로 네가 모든 것을 다 바쳐 사랑한 사람이야?”지아는 전에 자신과 도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도윤이 말한 것처럼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는 이씨 집안사람들과 함께 그녀를 위한 아름다운 거짓말을 꾸며냈다. 그러나 건우는 마치 그녀의 과거에 대해 알고 있는 것 같았다.지아는 대답하려 했지만 위가 너무 아팠다. 통증은 마치 덩굴처럼 다른 기관을 향해 만연되기 시작했고, 위가 아플 뿐만 아니라 심장과 오장육부까지 모조리 아팠다.그녀는 입을 열었지만 소리를 내지 못했고 그저 무릎을 꿇고 앉아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 토할 수밖에 없었다.그 많은 피를 본 백채원은 놀라서 아예 입을 열지조차 못했고, 이정진과 심예지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다.도윤은 그런 지아를 보며 안절부절못했다. 그는 줄곧 타고난 이성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 전부 붕괴되었고, 건우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물었다.“지금 지아가 대체 무슨 병에 걸렸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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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4화

도윤은 그 자리에 몸이 얼어붙었고 심예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심지어 이정진조차도 불가사의하다고 느꼈다.“헛소리, 지아가 몸이 얼마나 좋은데, 어떻게 암에 걸릴 수가 있겠어?”건우는 도윤의 손을 뿌리쳤고, 눈빛에 약간의 분노를 품고 계속 해석했다.“2년 전, 두 사람이 이혼할 때, 지아의 위암은 이미 중말기에 이르렀어요. 지금 지아의 증상을 보니 아마 말기에 이르렀을 거예요.”말기란 두 글자는 도윤의 머릿속을 스쳤고, 도윤은 그제야 다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지아는 토하느라 이미 온몸의 기운이 빠졌고, 도윤은 재빨리 그녀를 품에 안고 밖으로 달려갔다.“지아야, 괜찮아. 내가 곧 병원으로 데려다줄게. 넌 괜찮을 거야.”하늘은 언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조용히 지아의 얼굴에 떨어졌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허약하게 도윤의 드리운 눈을 바라보았는데, 남자의 눈빛엔 은근히 눈물이 감돌았다. ‘이건 도윤의 눈물일까, 아니면 그냥 빗물일까?’그러나 모든 게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다. 지아는 자신의 생명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결국 목에 걸려 가슴이 답답했다.지아를 안고 있는 도윤은 당황과 두려움에 몸을 휘청거리며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지금 그의 마음은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다.이 순간, 도윤의 머릿속에는 양요한이 한 말이 메아리쳤다.“대표님, M-1은 특수해서 일반인은 효과가 그리 뚜렷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노인과 어린아이, 그리고 임산부 외에 종양환자 역시 절대로 주사하면 안 됩니다.”“주사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데?”“M-1은 사람으로 하여금 기억을 잃게 하는 동시에 면역체계까지 자동으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즉 종양 환자라면 이 약을 주사한 후, 면역체계는 예전처럼 암세포를 소멸하지 않을 것이고, 암세포는 짧은 시간 내에 빠르게 증가되어 심지어 온몸으로 퍼질 수도 있습니다.”도윤은 지아가 이런 병에 걸렸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다. ‘어쩐지 지아가 깨어난 후, 가끔 위가 아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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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5화

지아는 응급실로 보내졌고, 이 소식을 들은 양요한은 하늘이 무너진 것 같았다. 그의 불안한 예감이 결국 현실로 되자, 그는 밤새 비행기를 타고 A시에서 날아왔다.응급실 밖, 도윤의 양복과 셔츠에는 지아의 피로 가득했지만 그는 상관하지 않고 그저 눈시울을 붉힌 채 바닥을 내려다보았다.진환은 조심스럽게 그에게 다가간 후, 재삼 고민하고서야 입을 열었다.“대표님, 방금 사람 시켜 임건우가 전에 일하던 병원에서 사모님의 검사 보고서를 찾아냈습니다.”손을 뒤로하고 서 있던 도윤은 표정이 차가웠고, 줄곧 자신의 생각에 잠겨 있었다. 진환이 입을 열고서야 그는 점차 정신을 차렸다.진환은 두 개의 보고서를 건네주며 말했다.“사모님께서 소 선생님을 돌보시다 쓰러질 때 검사를 받으신 적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그때의 보고서입니다. 임건우는 위 종양일 가능성이 있다며 위장 내시경과 다른 검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사모님은 이미 위암 3기에 이르렀습니다.”“그리고 두 번째 검사 보고서는 그때 양 의사에게 부탁하신 전신 검사의 결과입니다. 방금 조사를 거친 후, 저는 누군가 사모님의 CT 보고서에 손을 댄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때 사모님의 종양은 이미 가슴까지 퍼졌는데, 누가 의사를 매수하여 사모님의 보고서를 정상인의 것으로 바꾸었던 것입니다.”도윤은 검사 보고서에 적힌 종양의 크기를 바라보며 손가락이 가볍게 떨렸다.지아가 검사받은 시간을 보니, 기억이 타고난 도윤은 그날이 바로 지윤이 신생아 검사를 받았을 때란 것을 발견했다.그때 3개월 동안 삐져 있던 지아가 갑자기 그에게 전화를 걸었고,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지난날과 달리 엄청 피곤해 보였다. 지금까지도 도윤은 당시 지아가 한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이도윤, 우리 이혼하자.”‘그때 지아는 금방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것을 알아냈으니 틀림없이 매우 두려웠을 텐데.’‘하지만 난 뭐 하고 있었지? 쓸쓸한 방과 꽃병 속의 시든 꽃들은 모두 지아의 수상함을 말해주고 있었는데.’‘지아처럼 삶에 대한 열정이 넘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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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6화

‘지아가 뜻밖에도 약물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니!’도윤은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그는 코가 찡해지더니 겨우 소리를 내며 말했다.“그때 지아를 돌본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어?”“맞아요, 그때 지아는 매일 병원에서 바쁘게 돌아쳤고, 또 동시에 여러 개 아르바이트를 해서 소 선생님의 병원비를 모았어요. 그렇게 지아는 몸이 점차 수척해졌고, 후에 위암이란 진단까지 받았죠. 그러나 약물치료를 받아야 할 때, 지아의 곁에는 사인해 줄 가족조차 없었어요. 치료를 받은 다음 날, 지아는 심지어 퇴원하려 했고요. 그때 지아의 몸은 가장 허약했고, 머리가 어지러워서 침대에서 내려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식욕까지 없어 음식조차 먹을 수 없었어요. 그러나 지아는 나한테 친구가 자신을 돌볼 수 있다며 거짓말까지 했어요. 그렇게 지아가 날 속였단 것을 발견했을 때,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했어요. 그리고 겨우 약물치료의 부작용을 견뎌냈을 때, 지아는 또 당신과 이혼 수속을 밟아야 한다며 서둘렀죠.”건우는 비록 남자였지만 여기까지 말할 때 가슴이 찡했다.“지아는 마취제에 면역이 되는 체질이라, 당시 의사는 수액항을 설치한다며 칼로 억지로 지아의 팔을 베어 그 속에 기계를 넣었죠. 그러나 첫 번째 약물치료를 마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난 지아의 손이 다친 것을 발견했어요. 만약 수액항이 떨어져 나왔다면 어떤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지 알고 있긴 한 거예요?”건우의 말에 도윤도 점차 사소한 일들이 생각났다.그는 마침내 그동안 왜 매번 지아를 볼 때마다 그녀의 얼굴이 창백한지를 알게 되었다. 그러나 웃긴 것은 그가 뜻밖에도 이것을 지아가 자신과 이혼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연기한 거라 생각했다는 것이다.지윤이 넘어졌을 때, 지아는 분명히 몸이 불편했지만 여전히 목숨을 걸고 아이를 구했다.‘지아는 그때 그 눈밭에서 얼마 동안 누워있었지?’건우는 계속 말했다.“지아도 아직 어린 소녀일 뿐인데, 상처가 아물자마자 기계를 꺼내고 싶다며 또다시 칼로 상처를 베었어요. 당신은 지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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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7화

지아의 검사 결과도 즉시 나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위암 말기였다. 그러나 이것은 가장 무서운 일이 아니었다. 종양은 지금 머리로 전이되었고 이미 조기 악성 종양의 증상이 나타났다.여러 종양 전문가들은 한자리에 모여 회진한 후, 건우와 같은 제안을 했다.“치료해도 완치될 가능성이 거의 없으니 직접 포기하시는 게…”도윤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시도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포기하려는 건가!”원장은 식은땀을 닦으며 말했다.“대표님, 이것은 다른 질병이 아니라 암입니다. 일찍 발견된 상황에서 저희는 수술로 절제 처리를 하겠지만 사모님은 이미 말기에 이르렀습니다. 대표님께서도 그 종양이 얼마나 큰지 보셨잖습니까. 그것은 수술을 진행하는 조건에 부합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지금 사모님의 머리에서도 종양을 발견했습니다. 머리에는 뇌신경이 매우 많아서 마음대로 수술을 할 수 없습니다.”도윤의 갈수록 차가워지는 얼굴을 보고 원장은 재빨리 보충했다.“물론 지금은 아직 보수적인 치료 방안을 채용할 수 있습니다. 우선 사모님에게 약물치료를 진행하는 거죠. 하지만… 약물치료의 부작용은 아주 커서 만약 사모님의 몸이 약하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많은 환자들은 암이란 병 대신 약물치료의 부작용으로 죽는 경우가 많거든요.”“보통 말기가 되면 환자는 정신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상태가 아주 나빠질 것입니다. 약물치료는 그들에게 있어 죽기보다 못할 뿐만 아니라 효과도 생각만큼 좋지 않거든요. 그래서 저희도 일반적으로 치료를 포기하라는 제안을 하기도 합니다.”도윤은 두 손을 모아 턱을 받쳤고, 눈빛은 종래로 보지 못한 엄숙함을 드러냈다.그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지아에게 있어 모두 큰 상처였다. 그러나 이대로 지아를 포기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했다.잠시 침묵한 후, 도윤은 다시 고개를 들었고, 이미 결정을 내렸다.“가능한 한 빨리 약물치료 진행해.”그의 말은 모두의 예상대로였다. 살아있는 사람들은 항상 최선을 다해 가족을 구하고 싶기 때문이다.중환자실에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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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8화

건우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지금 이 순간의 도윤은 마치 쇠사슬에서 벗어나려는 야수와 같았다.지아는 바로 그를 묶을 수 있는 쇠사슬이었지만, 만약 지아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도윤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너무 독단적인 거 아니에요? 치료를 받을지 말지는 적어도 본인의 의견을 물어봐야 하잖아요.”그러나 도윤은 또박또박 말했다.“지아를 살리는 게 가장 좋은 결과야. 난 과정 따윈 개의치 않거든. 오로지 지아가 살아있기만 하면 돼. 알겠어?”말을 마친 다음, 도윤은 성큼성큼 떠났다. 건우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진심으로 지아가 안타까웠다.‘이 남자는 여전히 제멋대로군. 아직도 사람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몰라.’양요한은 드디어 도착했고, 도윤을 보자마자 죄책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호되게 자신의 뺨을 때리며 말했다.“대표님, 다 제 잘못입니다. 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를 소홀히 했기 때문에 사모님을 이렇게 만들었습니다.”그러나 도윤은 그 누구도 원망할 자격이 없었다. 지아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그 자신이었기 때문이다.“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야. 이건 지아의 검사 결과인데 먼저 무슨 방법이 있는지부터 좀 봐.”“네.” 양요한은 빗물로 젖은 손을 닦으며 검사 보고서를 받았다. 잠시 후,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어떻게 이렇게 심각할 수가 있죠? 이미 말기가 되었다니!”도윤은 마음속의 슬픔을 억지로 참으며 주먹을 꽉 쥔 채 벽을 세게 두드렸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답답하게 소리쳤다.“M-1이 암세포를 유발했어.”“대표님,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기범이가 이미 저에게 말했는데, 그때 누군가 사모님의 검사 보고서를 조작했다면서요. 게다가 사모님도 이 사실을 숨기려고 애를 쓰셨으니 대표님도 어쩔 수가 없었죠.”세상일은 정말 뜻대로 되지 않았다. 도윤은 최선을 다해 지아를 남기려 했지만 결국 그녀를 점점 더 멀리 밀어내고 있었다.도윤은 이를 갈며 말했다.“이예린이 한 짓이야.”양요한도 그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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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9화

“대표님, 약물치료는 독으로 독을 물리치는 것과 같기에 암세포 외에 정상적인 세포까지 무차별로 공격할 거예요. 사모님의 현재 상황은 이미 아주 심각하니 암세포와 약물치료의 이중 타격에 잘못하면…”도윤은 고개를 숙여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그럴 리 없어, 지아는 죽지 않을 거야.”양요한은 도윤의 이런 모습을 보고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 지금 그들은 기적이 나타나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하룻밤의 응급치료를 거쳐 지아는 잠시 위험에서 벗어났지만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그녀는 비할 데 없이 허약했고, 의사는 지아가 버틸 수 없을까 봐 재삼 약물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고 건의했다. 도윤은 혼수상태에 빠진 지아를 보면서 마음이 약해졌고 그저 약물치료를 늦출 수밖에 없었다.이때 진환이 황급히 달려왔다.“대표님, 큰일입니다. 방금 소시후 대표님이 입원했단 것을 알아냈습니다.”“뭐?”“고질병이 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개인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소씨 가문에서는 이 일을 엄밀하게 보호하고 있어 아직 소시후 대표님의 상황을 알아낼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본인과도 연락이 닿지 않고 있습니다.”이것은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제 소시후에게도 문제가 생겼다니!“주원 그 사람은?”“아직은 종적을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안심하세요, 대표님, 무슨 소식 있으면 바로 대표님에게 보고하겠습니다.”이때 양요한이 다급하게 달려왔다.”대표님, 사모님께서 깨어나셨습니다.”말이 떨어지자 도윤은 이미 성큼성큼 자리를 떠났다.지아는 병상에 누워 얼굴은 종이처럼 하얬다. 심예지도 뒤따라 들어왔는데, 줄곧 도도했던 그녀 역시 지아가 하루아침에 이렇게 된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파 눈물을 흘렸다.“지아야, 미안해. 나도 일부러 널 속이려고 한 게 아니야…”지아는 깨어나자마자 짙은 약물 냄새를 맡았다. 비록 위통이 잠시 멈추었지만 몸속에 마치 큰 괴물이 그녀를 삼키고 있는 것 같았다.어젯밤에 일어난 모든 일은 마치 꿈과 같았고 지금 머릿속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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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0화

도윤은 하마터면 손에 든 그릇을 떨어뜨릴 뻔했다. 그는 입을 열어 설명하려 했다.“지아야, 이건 네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나와 백채원은 아무 사이도…”지아는 차가운 눈으로 도윤을 바라보더니 그의 말을 끊었다.“이번에 또 무슨 이야기를 꾸미려고? 지금 딱 하나만 묻겠어. 나와 백채원이 동시에 바다에 빠진 날, 네가 구한 사람은 누구지?”이것은 지아가 유일하게 생각난 기억이었고, 지금 다시 생각해도 그녀는 여전히 가슴이 아팠다.그녀가 이렇게 말한 순간, 도윤은 더 이상 지아를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지아야, 나도 그때 고충이 있었어.”지아는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그랬겠지, 그러나 넌 자신의 아내를 버리고 다른 사람을 구하러 갔어. 미안하지만 난 네 고충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아. 난 그냥 나 자신이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하거든. 네 말이 맞아, 그때의 기억들을 잊어도 나쁠 건 없지. 어차피 생각하면 마음만 아플 뿐이니까.”이렇게 냉정한 지아를 마주하며 도윤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랐다. 지금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설령 진실이라도 지아는 더는 믿지 않을 것이다.지아는 지금 이미 도윤을 사기꾼이라 생각하고 있었다.심예지는 죽을 받더니 도윤을 노려보았다.“지아야, 이 자식은 너무 둔하니까 상대하지 마. 내가 먹여줄게. 많이 먹어야 빨리 나아질 거야.”“빨리 낫는다고요? 어머님, 저 이제 곧 죽을 거예요.” 지아는 가볍게 웃었다. 그녀는 더 이상 세 살짜리 아이가 아니었고, 자신이 위암 말기에 살아남을 수 있단 말도 믿지 않았다. 하물며 지아는 지금 상태가 심각해서 아마 며칠 정도밖에 살지 못할 것이다.“또 허튼소리 한다, 지금 의학이 얼마나 발달한데, 치료할 수 없는 병이 없지. 너도 절대로 부담 갖지 마. 다 좋아질 거야.”심예지는 인내심을 가지고 지아를 위로했다. 만약 환자가 자신이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다는 것을 안다면, 심리적인 부담 때문에 몇 개월 정도 살 수 있어도 두려움에 며칠 밖에 살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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