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건은 편의를 위해 진유라를 안아서 세면대 위에 올려놓았고 클렌징 오일을 그녀의 얼굴에 펴 바르기 시작했다.진유라는 그의 거친 손길에 얼굴이 따끔거렸지만, 심기를 건드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하게 있었다.얼마 뒤, 얼굴을 닦아주기 위해 그가 몸을 돌려 수건을 가지려는 순간, 진유라는 결국 참지 못하고 불만을 털어놓았다.“동건 씨, 화장을 지울 줄 몰라요? 미지근한 물로 씻어야 말끔하게 지워지죠.”“무슨 요구 사항이 이렇게도 많아요! 어떻게 지워야 한다고요?”진유라는 그에게 화장을 지우는 법을 차근차근 가르쳐주면서 계속 투덜댔다.“미지근한 물로... 잘 배워둬요, 그렇지 않으면 어느 여자가 당신한테 시집을 오려고 하겠어요!”“누구한테 배워요? 케빈 아니면 찰스?”“찰스는 너무 무뚝뚝해서 안 돼요.”농담으로 건넨 말에 진유라가 진지하게 받아치자, 그의 표정이 순식간에 어둡게 변하면서 상처받은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누가 무뚝뚝하지 않고 자상해요?”진유라는 눈치 없이 흥분해서 여러 명의 이름을 말하다가 금세 풀이 죽어서는 몸을 축 늘어뜨렸다.“안 간 지 오래돼서 그 사람들이 아직 있는지 모르겠네요.”“너무 아쉬워하는 것 같은데요?”곽동건은 진유라가 머리를 푹 숙인 채 한참 동안 반응이 없자, 그녀의 턱을 잡아 머리를 들어 올렸고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이 불빛에 비쳐서 엷은 진홍빛을 띠었다.그녀는 정말로 잠든 것인지 아니면 잠든 척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때마침 욕조의 물이 가득 찼고, 곽동건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진유라를 깨우면서 안아 들었다.“유라 씨, 정신 차려봐요...”사귄 지 1년이 넘은 두 사람은 분위기에 취해서 선을 넘을 뻔한 적은 있었지만, 실제로 잔 적은 한 번도 없었다.진유라는 시끄러운 쇠에 눈썹을 찡그리며 천천히 눈을 떴고 초첨 없이 그의 얼굴을 쳐다봤고, 곽동건은 만취한 그녀가 혼자 샤워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어 한마디 했다.“유라 씨, 혼자 벗을 수 있어요? 내가 벗겨줄까요?”
Last Updated : 2024-07-2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