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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5화 창문에 기어올라

이 말은 박태준의 아픈 곳을 찔렀다. 문제는 그 역시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때는 은지와 분명 사이가 좋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몰래 따라갔을 리 없다. 그런 상황에서 어머님이 마음에 들어 하셨을 리 있겠는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박태준은 입술을 깨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신은지는 큰 충격을 받은 듯이 풀이 죽은 그의 모습을 보고, 그가 또 터무니없는 상상을 할까 봐 엄지손가락으로 그의 손등을 어루만졌다.

“아버지는 말만 저렇게 하셔. 일부러 놀리시는 거라고. 어머니가 지금 너를 아주 마음에 들어 하셔.”

“응.”

박태준은 순둥순둥하게 대답하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이를 지켜보던 강태민은 눈을 까뒤집었다.

‘상장회사 대표라는 놈이 바보처럼 이런 말도 안 되는 위로의 말을 믿는다고?’

그가 속으로 비아냥거리고 있을 때 박태준이 갑자기 고개를 돌렸는데, 서로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의 눈에서 옅은 웃음기가 보였고 의기소침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

‘자식이 불쌍한 척을 잘하네. 은지가 마음이 약해져서 아까워할 줄 알고.’

산에서 내려오니 날이 어두워졌고, 하늘이 우중충한 것이 눈이 올 것 같았다. 차가 입구에 도착하자, 강태민은 박태준에게 차를 세우라고 했다.

“여기서 세워요. 우리는 걸어서 들어갈게요.”

박태준은 차를 세우지 않고 속도만 줄였다.

“아버님, 결혼식까지 아직 일주일 남았는데 은지는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잘 자지 못합니다. 잘 자지 못하면 머리가 아프고. 요 며칠 신당동에 가 있고 결혼식 전날에 이쪽으로 건너오면 안 될까요?”

강태민은 그를 째려보더니 말했다.

“머리 굴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요. 은지가 오늘 낮잠을 잘 때는 잠자리가 바뀌어도 괜찮던데, 박 대표랑 나갔다 오니 잠을 못 자요? 그렇다면 박 대표가 반성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은지한테 못되게 굴어서 잠을 잘 때 불안한 건 아닌지.”

“...”

박태준도 강태민이 은지를 돌려보낼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기에 한발 물러섰다.

“그럼, 제가 여기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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