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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3화 결혼 불안장애

자기가 그렇게 고대하던 결혼식에 들러리를 서겠다고 악착같이 달라붙는 두 남자 때문에 박태준은 기분이 안 좋아 연일 표정이 어두웠다. 그래서 회사 직원들은 불안에 떨었고 매일 옥신각신하는 진영웅과 왕준서마저 간만에 의견이 일치됐다. 대표님이 결혼 불안장애에 걸렸다는 것이다.

가장 많이 욕먹은 진영웅이 서러워하며 탄식했다.

“두 번째인데 왜 불안하지? 대표님은 안 되겠어.”

왕준서는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일어서면서 곁눈질로 문어귀를 보니 누군가가 서 있었다. 스타일이 아주 낯익은, 구두에 양복 차림의 남자였다. 그래서 그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대표님은 사모님을 너무 사랑해서 긴장하시는 거야. 네가 뭘 알아?”

왕준서가 그를 디스하는 것은 일상이고, 평소 같으면 진영웅도 맞받아쳤겠지만 이 시각 그는 왠지 바로 말을 받지 않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의 직감은 너무 정확했다. 너무 늦었다는 게 문제긴 하지만. 탕비실 입구에 서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박태준 대표였다.

박태준이 차갑게 웃었다.

“월급이 너무 많고 너무 배불러서 뒷담화할 힘이 있는 모양이구나. 진영웅은 올해 연말 보너스 취소야. 잠시 후, 스스로 재무팀에 가서 절차를 밟아.”

그가 떠나자 왕준서는 즉시 친절한 표정으로 진영웅에게 커피를 따라주며 급소를 찌르는 말을 내뱉었다.

“대표실 전체 직원을 대표해서 진 비서님의 아낌없는 후원에 감사를 표합니다. 덕분에 올해의 부서 회식은 사치를 부려도 될 것 같습니다.”

직원의 실수로 깎인 월급은 부서 회식비로 적립된다.

진영웅은 깝죽거리는 왕준서를 노려보았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모습은 마치 곧 도살될 황소 같았다. 1,000만 원 정도 되는 연말 보너스가 날아간 것을 생각하면 온몸이 아프지 않은 곳이 없는 것 같았다.

“대표님이 문어귀에 있는 것을 알고 일부러 함정을 판 것이 아니야?”

왕준서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오해야. 네가 먼저 말을 꺼냈고, 나는 단지 사실에 근거해 한마디 대답했을 뿐이야.”

진영웅이 왕준서와 알고 지낸 지 하루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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