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Chapter 671 - Chapter 680

853 Chapters

제671화 혼자 살아

잠시 후 진선호는 여름 바람막이 재킷을 들고 오더니 신은지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그의 옷이라 넓고 커서 옷자락이 직접 그녀의 엉덩이까지 덮었다.신은지는 옷깃을 여미었다.“유성이와 둘이 우리가 거기 있는 걸 어떻게 알았어요?”창고 안에 있을 때는 그곳이 낡고 오래전에 버려진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밖에 나와 보니 정말 외진 곳이었다. 인적이 없이 황량한 곳이라 무심코 지나가던 사람도 절대 들여다보지 않을 것 같은 그런 곳이었다.진선호는 턱으로 응급실에 누워 있는 박태준을 가리켰다.“깨어나면 직접 물어봐요. 며칠 입원해야 할 것 같은데 이따 의사한테 1인실이 있는지 물어볼게요.”“...”신은지는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둘이 언제 이렇게 친해졌지? 어떤 병실을 쓸지, 이런 것까지 신경을 쓰다니.그러나 그녀는 지금 자세히 물을 정신이 없다. 박태준이 들어간 지 한참 됐는데, 상황이 어떤지, 머리는 계속 아픈지 모르겠다.문이 열리고 의사가 안에서 나왔다.“환자분은 경미한 내출혈에 외상도 좀 있어 며칠 입원해 관찰해야 합니다. 말씀하신 두통은 환자분이 도착했을 때 이미 혼수상태였기 때문에 깨어나신 후에 다시 검사해 봐야겠지만 현재의 검사 결과로는 큰 문제 없어 보입니다. 입원 수속을 하십시오.”진선호가 말했다.“제가 갈게요. 여기서 지키고 있어요.”입원 절차를 밟은 후 박태준은 병실로 옮겨졌다. 진선호는 정말 1인실로 잡았다.박태준이 별문제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신은지는 담소를 나눌 기분이 생겼다.“언제부터 태준과 이렇게 사이가 좋아졌어요?”어느새 아침이 되어 진선호는 다리를 벌린 자세로 걸상에 앉아 아침을 먹고 있었다. 신은지의 말에 그는 고개를 들고 병상에 누워 있는 박태준을 힐끗 보았는데, 눈빛에 고소해하는 기색이 가득했다.“다른 사람이 없을 때 은지 씨 마음대로 해요. 두리안을 사다 드릴까요? 과육은 은지씨가 드시고 껍질은 태준이 무릎 꿇게 하면 낭비 없이 딱이겠네.”“...”이 말을 들은 신은지는 어처구니없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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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2화 뒷수습까지 하다

박태준의 시선을 느낀 왕준서가 급히 입장을 밝혔다.“대표님, 저는 애완견이나 없는 사람 취급하면 됩니다.”돈만 충분히 준다면 그 자리에서 멍멍 짖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신은지는 박태준의 손을 밀쳐냈다.“이 일은 이따 다시 얘기해.”진선호가 일어나 박태준을 한 번 훑어보더니 말했다.“은지 씨, 깨어났는데 내려가 아침밥이라도 사와야 하는 거 아니에요? 간신히 살려냈는데 굶어 죽으면 너무 억울하잖아요.”신은지는 그가 박태준과 할 말이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녀가 멀리 간 후에야 진선호는 정색하며 박태준에게 질문했다.“머리는 왜 그렇게 아파요? 손대지 말아야 할 물건에 손댄 건 아니에요?”그는 입 모양으로 소리 없이 두 글자를 내뱉었다.박태준이 대답했다.“아니요.”“확실해요? 모르고 잘못 먹은 건 아니에요? 아까 최면 얘기를 하던데, 혹시 손댄 적이 있는데 어떤 원인으로 잊어버렸을 가능성은 없어요?”의사가 검사 결과는 문제없다고 했다. 몸에 문제없으면 무슨 원인으로 그렇게 아플까? 아무 원인도 없이 아프진 않을 것이다.박태준은 단호하게 부인했다.“없어요. 제가 먹은 약들은 의사한테 성분 분석을 의뢰했는데, 금지 성분은 들어 있지 않았어요...”그가 이렇게까지 확신하자 진선호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물건은 한 번 손대면 평생을 망친다. 마침 이때 나유성이 오자 그는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밤새 한잠도 못 자고 바삐 보낸 나유성은 병실에 들어오자마자 비어있는 옆 침대에 드러누웠다. 극도로 피곤해 휘청거리는 모습은 환자인 박태준보다 더 환자 같았다.박태준이 그에게 말을 건넸다.“수고했어. 사례로 무슨 선물을 받고 싶은지 얼마든지 얘기해.”“뭐든 돼?”그냥 물어본 건데, 박태준이 침묵하며 잠시 진지하게 생각하더니 말했다.“안 돼. 너는 지금 여자친구가 없는 것 외에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으니 은지한테 소개팅을 주선하라고 할게. 곧 설이 될 텐데, 다른 사람들은 다 쌍쌍이거나 자녀가 있고 너만 혼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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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포장해 보내줄 거야

신은지는 당연히 그에게 넘겨주지 않았고, 팔을 들어 박태준의 손을 피한 후 아침밥을 협탁에 올려놓았다.“뭘 먹을지 몰라서 다 조금씩 샀어. 뭘 먹을래?”찐빵, 찐만두, 두유, 죽, 만둣국... 병원 근처에는 이런 것밖에 없었다.박태준이 살펴보더니 말했다.“만둣국.”만둣국은 플라스틱 포장 용기에 담겨 있었는데 좀 뜨거워 한 손으로 들고 먹으면 국물이 쉽게 쏟아질 것 같았다.그가 팔을 다친 것을 고려해 신은지는 용기의 포장을 뜯은 후 그에게 건넸다.“침대 머리 쪽에 앉아서 먹어. 들고 먹으면 쏟기 쉬워.”박태준의 상처는 모두 상반신에 있고, 다리는 멀쩡하기 때문에 일어나서 식사 정도는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침대 머리에 기댄 채 신은지를 바라보며 움직이지 않았다.“나는 환자야.”신은지가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다른 사람들은 아프면 돌봐주는 사람이 있다는데.”박태준이 차 문에 끼어 부어오른 팔을 신은지에게 보여주었다.“마취가 풀렸는지 좀 아파.”이를 본 진유라는 입을 딱 벌렸다. 어디서 여우짓이야? 그녀는 심지어 박태준이 이 말을 신은지에게 한 것이 아니라 옆 침대에 누워 있는 나유성에게 한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진유라도 눈치챌 수 있는 걸 신은지가 모를 리 있겠는가? 그녀는 귀찮다는 듯 눈을 흘겼다. 유치하긴! 나유성은 줄곧 자고 있었다. 그녀가 들어온 지 한참 됐는데 한 번도 이쪽을 쳐다보지 않았다. 그런 걸 보면 그녀에게 그런 뜻이 없는 게 분명한데도 박태준은 질투하고 있다.원래는 그를 상대하지 않으려 했지만 납치됐을 때 봤던 동영상을 생각하니 마음이 약해져 모질게 거절할 수 없었다.그녀는 그릇을 들고 싸구려 플라스틱 숟가락으로 만두를 떠서 박태준의 입에 가져갔다.그는 만두를 보지 않고 그녀의 빨간 입술에 시선을 고정한 채 키스하고 싶은 마음을 자제하느라 입술을 깨물었다. 창고에서 그녀가 우는 것을 봤을 때부터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니어서 떠오르는 생각을 눌렀었다.짓눌려 있던 욕망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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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4화 다 잊었다

말하고 나서 신은지는 박태준을 한참 동안 쏘아보았지만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았다.“기민욱이 주선해 준 약혼녀가 무척 맘에 들었나 봐. 언제 적 일인데 아직도 이름을 기억하고 있어?”박태준에게 이 이름은 단지 한 사람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의 시작이다. 이 이름을 들을 때마다 새로운 고통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짧은 시간이 아니라 평생 가도 이 세 글자를 잊기 어려울 것이다.“...”박태준은 잠시 침묵하더니 부인하지 않고 정중하게 약속만 했다.“은지야, 난 그 여자를 본 적도 없고 실존하는 인물인지도 몰라. 기민욱에게 납치되어 갇혀 있을 때 그 여자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내가 기억하는 건 이름뿐이야. 그러니 우리 사이 애정에 아무 실질적인 영향도 끼치지 않아.”엄숙하고 진지하게 설명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신은지는 마음이 아파 급히 그의 손을 잡았다.“농담이야. 나 화나지 않았어. 기억해도 상관없어.”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니 그녀였다면 꿈에서도 그 이름을 부를 정도로 더 똑똑히 기억했을 것 같다.신은지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너 어제 응급실에 실려 갔을 때 의사 선생님이 뇌 검사를 했는데, 큰 문제는 없대. 두통은 최면과 약을 잘못 먹은 후유증일 수 있다는데, 무슨 다른 증상은 없어?”박태준이 잠깐 머뭇거렸다.“수면 질이 안 좋고 가끔 넋을 잃어...”그는 천천히 말하면서 수시로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신은지는 참다 참다 결국 참지 못하고 재촉했다.“그리고?”“기억력이 이전보다 나빠졌어.”박태준은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잘했고 복수학위까지 땄을 정도로 기억력이 좋기 때문에 애매모호한 이 대답은 하나 마나 했다.신은지가 미간을 찌푸렸다.“이전보다 나빠졌으면 어느 정도야?”“가끔 과거의 일이 기억 나지 않아.”이전에는 기억이 어렴풋할 뿐이고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일들만 잊었지만 최근에 이런 증상이 심해졌다는 것을 뚜렷이 느꼈다. 그는 노트를 뒤지기 시작했지만 노트에서 봐도 알게 될 뿐 기억나지는 않았다. 잊어버린 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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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5화 살인 사건 발생

잠깐 사이에 박용선은 이미 문을 열고 나갔다. 그 다급한 뒷모습은 마치 늦으면 피하지 못할까 봐 안달한 사람 같았다.신은지는 손을 빼내려 했지만 박태준이 놓아주지 않았다. 그녀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듯 말했다.“가지 않을 테니 이거 놔. 나 졸려. 좀 자야겠어.”어젯밤에 잠에서 깬 후 그녀는 다시 눈을 붙이지 못했다. 계속 긴장한 상태에 있어서 박태준이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이미 졸려 죽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병실에 줄곧 사람이 있어서 억지로 참고 자지 않았다.이제 겨우 조용해지고 궁금증도 해결되니 졸음이 걷잡을 수 없이 밀려왔다. 말하는 사이에 그녀는 연거푸 하품을 하더니 눈에 눈물까지 고였다. 눈물이 글썽글썽한 모습은 너무 가련해 보였다.마음이 약해진 박태준은 즉시 그녀를 놓아주었다. 신은지가 돌아서서 비어 있는 옆 침대로 가자, 그는 나유성이 그 침대에서 잤던 것이 생각났다. 나유성의 냄새도 아직 다 가시지 않았을 것 같은데 그녀가 지금 누우면 같은 침대, 같은 이불, 같은 베개를 쓰게 되니 간접적으로 동침한 셈이 된다. 그래서 그는 다시 그녀를 끌어당겼다.“이 침대에서 자.”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한 신은지는 어이가 없어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했다.“다 병원 침대인데 무슨 차이가 있다고? 설마 네가 잤던 침대가 더 향기로워?”“응.”“...”신은지는 그를 향해 엄지를 내밀었다.“진짜 낯가죽이 밑창 천 개를 겹쳐놓은 것만큼 두껍네.”“무슨 뜻이야?”그는 알아듣지 못했지만 직감적으로 좋은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신은지는 대답하지 않고 눈을 감았다. 이불은 박태준 냄새로 가득했고 이불 속에도 그의 온기가 남아 있어 그 속에 누우니 마치 그의 품에 안겨 있는 것처럼 말할 수 없는 안도감이 그녀를 감쌌다.그제야 그녀는 박태준이 왜 굳이 이 침대에서 자라고 했는지 뒤늦게 깨달았다.진짜...얼마나 졸렸는지 이걸 깨닫자마자 그녀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고, 바깥의 시끄러운 소리에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그녀가 잠든 것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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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화 신은지 씨는 어떻게 된 거예요?

그는 간신히 이성을 유지하며 차를 길가에 세웠다.“대표님, 죽은 사람이... 공예지래요.”순간 박태준이 미간을 찌푸렸다.“누구?”“공예지요, 대표님께 마사지해 줬던 그 공예지요.”박태준이 딴사람인 줄 알까 봐 그는 자세히 설명했다.“사건이 발생한 지점은 수영장이고, 경찰이 지금 파티에 참석했던 사람들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하고 있대요. 곧 대표님 차례가 될 거예요.”“...”어젯밤 은지가 납치된 곳은 정원이었고, 멀지 않은 곳에 수영장이 있었다. 그녀가 나간 그 시간에 마침 공예지도 연회장에 없었다.박태준이 냉정한 목소리로 분부했다.“이 일을 사모님한테 알리지 마.”경찰이 그녀를 찾지 않는 한 공예지가 죽은 것을 모르게 해야 한다....신은지는 잠을 꽤 오래 잤다. 깨어났을 때는 이미 해가 지고, 주황빛 석양이 커튼에 막혀 자극적이지 않았다. 옆 침대에 앉아 휴대폰을 하고 있던 박태준이 그녀의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깼어?”“응.”신은지는 가볍게 외마디 대답을 했다.“휴대폰은 어디서 났어?”그들의 휴대폰은 납치된 후 압수당했다.“방금 진영웅이 보내온 거야.”박태준은 침대 협탁에 놓인 박스를 가리켰다.“네 것도 샀어.”신은지는 너무 오래 자서 온몸이 나른하니 힘이 없고 움직이기도 싫어 옆으로 누운 자세로 그녀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뭘 보고 있어?”“뉴스.”박태준은 휴대폰으로 업무를 처리하지 않으면 뉴스를 본다. 경제, 정책 등 어쨌든 다 무미건조한 것들이다. 신은지는 이런 상황에 익숙하지만 심심해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물었다.“주식은 올랐어?”“몰라.”“그럼 무슨 기사를 보는데?”박태준은 공유 욕구가 넘치는 듯 휴대폰을 그녀에게 건넸다.“설문조사를 보고 있어. 질문은 ‘남편과 시어머니가 동시에 물에 빠지면 누구를 먼저 구하겠는가’야. 너는 누굴 먼저 구할 거야?”“...”그녀는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질문이냐는 듯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아내와 엄마가 아니었어? 여기서는 왜 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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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7화 여우

박태준은 미간을 찌푸렸다.“은지가 아직 안 나왔어요?”공예지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 신은지였다는 사실이 전에는 추측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00% 확실해졌다.“여기 우리 셋밖에 없는데, 은지가 나오지 않은 게 안 보여요?”진유라는 경찰서에 불려 왔을 때 어리둥절했고, 참고인 조사를 받고 나서야 공예지가 죽었다는 것을 알았다. 신은지에게 알리려 할 때, 그녀와 박태준이 경찰차에서 내리는 것이 보였다.그녀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박태준을 쳐다보았다.“박 대표님은 이 일을 사전에 몰랐어요? 대표님인데 정보가 빨라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렇게 큰일을 뜬소문이라도 못 들었나요?”박태준은 그녀를 힐끗 보았다.“아무리 대단한 사람도 전 세계의 시시콜콜한 일을 다 알지는 못해요. 저는 인간이지 CCTV가 아니잖아요.”그는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표정이 어두웠다.진유라가 콧방귀를 뀌며 중얼거렸다.“당신은 CCTV가 아니지만 공예지는 여우가 맞아요. 옆에 서 있으면 여우 냄새가 진동을 하거든요.”“공예지가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 은지일 거예요.”이건 곽동건에게 한 말이다.“이 일을 진작에 알고 있었어요?”“진작은 아니고, 점심에 기도윤을 만나러 갔을 때 알게 됐어요. 그자가 알려준 거예요. 형사사건의 용의자는 길어서 며칠까지 구속할 수 있어요?”곽동건은 이 말을 듣자마자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아챘다.“이 사건의 상황으로 볼 때 최대 14일이에요.”진유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진작에 알았으면 준비를 했겠죠? 은지가 잠시 후에 나오는 건가요?”“은지에게 알려주지 않았어요.”“...”진유라는 신경이 다시 곤두섰고 잠깐 가졌던 안도감도 다시 불안감으로 바뀌었다.“뻔히 알면서...”흥분하니 목소리 톤이 올라갔다. 그녀는 도둑처럼 주변의 경찰 눈치를 살핀 후 목소리를 낮추었다.“왜 알려주지 않았어요? 그리고 방금 형사 사건은 최대 며칠까지 구속할 수 있냐고 물었는데 무슨 뜻이에요? 당신도 은지를 의심하고, 은지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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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8화 죽어도 헤어지지 않아

곽동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내릴 생각도 없는 것 같았다.진유라는 운전석 문을 연 후, 한 손을 차창 틀에 얹고 다른 한 손으로 핸들을 잡은 채 몸을 구부리고 그를 바라보았다.“우리가 헤어졌는데, 계속 제 차를 타는 건 아니지 않나요?”“확실해요? 정말 헤어져요?”진유라는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지금 노예주에게 착취당하다 못해 들고일어난 노예와 같아 감정 같은 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그녀가 노예 위치에서 해방되고 싶다는 것이다.곽동건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했다.“신은지 씨 사건은 매우 복잡해요. 목격자도 있고 증거 영상도 있어서 은지 씨가 죽인 것이 아니라 해도 공예지가 수영장에서 죽었기 때문에 물에 빠진 후 일어선 적이 있다거나 다른 범인이 있다는 증거를 찾지 못하면 과실치사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요...”진유라는 급히 올라타더니 곽동건의 팔짱을 끼고 머리를 그의 어깨에 기댄 후 가녀린 목소리로 아양을 떨었다.“여보...”“...”진도가 너무 빠른 게 아닌가? 직접 등급이 업그레이드됐다.그는 눈썹을 치켜올렸다.“헤어진 게 아니었어요?”“누가 그래요? 누가 그런 헛소문을 퍼뜨려요?”진유라는 몸을 꼿꼿이 세우고 격분하며 말했다.“제 남자친구는 잘생기고 성품이 좋고, 몸도 좋고 체력도 좋고, 심지어 그동안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업계 롤모델이거든요. 그야말로 세상에 둘도 없는 일등 남친인데, 제가 눈이 멀지 않은 이상 헤어질 리 없죠.”그녀는 손가락을 들고 맹세했다.“살아 있을 때는 물론 죽은 후 유골도 함께할 거예요. 함께할 뿐만 아니라 한데 섞어 당신과 헤어지기 싫은 저의 결심을 증명할 거예요.”그녀는 구역질 나서 토하기 전에 멈췄다. 그의 면전에서 토를 한다면 방금 한 말은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진유라는 곽동건을 빤히 쳐다보며 아첨하는 얼굴로 그를 향해 눈을 깜박였다.“여보, 정말 당신이 말한 그 두 가지 상황에 마주친다면, 전혀 승산이 없는 거예요? 정말 과실치사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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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9화 은지야, 아무 일 없을 거야

그녀의 느닷없는 행동에 곽동건은 몸을 조금 일으켰다.진유라의 시선은 그의 얼굴에서 복부로, 복부에서 다시 얼굴로 몇 번을 왔다 갔다 하더니 넋이 나간 표정으로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하지만 그녀의 모습은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라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진유라는 손발을 다 써서 그에게 깔린 몸을 빼내려 했다. 마치 곽동건이 곧 폭발할 활화산이고, 조금이라도 닿으면 화상을 입을 것처럼 조심스럽게.곽동건은 그녀가 밀쳐낸 자세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그녀가 완전히 벗어나기 직전에 그녀를 붙잡았다.“왜 그래요?”진유라는 헛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별일 아니에요. 너무 늦어서 가야겠어요. 요즘 부모님 집에 살고 있어서 통금이 있어요.”그녀는 손을 빼내고 싶었지만 감히 거칠게 움직이지 못했다.‘곽동건은 거기가 가늘었던 것 같은데 언제 이렇게 굵어졌지?’게다가 그녀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딱딱해서 방금 잠깐의 접촉으로 배가 아플 정도였다.너무 갑작스런 변화라 그녀는 진정이 필요했다.곽동건은 여전히 그녀를 붙잡고 정색하며 물었다.“말해요. 도대체 왜 그러는지?”“아무것도 아니라니까요. 가야 해요.”“신은지의 일은 나 몰라라 할 거예요?”“몰라요. 남편인 박태준이 알아서 하겠죠.”‘별수 없다. 이러다 내가 죽게 생겼는데. 망쳐도 관계없다. 내가 살고 봐야 하니까.’곽동건은 그녀가 방금 자기 몸을 아래위로 훑던 모습을 떠올리며 눈썹을 치켜떴다. 그의 몸에서 유일하게 이전과 다른 점은...“놀랐어요?”곽동건의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보며 진유라는 헛기침을 했다. 설령 그렇다 해도 인정할 수 없다. 아니면 그녀가 너무 형편없어 보이니까. 어쨌든 그녀도 한 번에 20여 명의 도련님과 놀던 드센 여자인데.진유라는 허리를 곧게 펴고 해볼 건 다 해본 듯 침착한 모습을 보이려고 애썼다.“아니요. 그냥 갑자기 생각난 건데, 곽동건 씨, 지난번에 우리가 정말 했어요?”‘그럴 리 없는데. 이 정도 크기에, 정말 했다면 며칠 동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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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언제 혼인신고 할 거야?

이튿날 박태준은 경찰서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공예지 씨가 살던 집을 수색하던 중 박태준 씨, 신은지 씨와 관련된 물건들이 나왔어요. 두 분이 경찰서에 한 번 더 오셔서 수사에 협조 부탁드립니다.”“...”한참 동안 대답이 없자 전화기 저편의 경찰은 의아해했다.“박태준 씨, 불편하신 점이라도 있으신가요?”박태준의 목소리는 좀 멀게 들렸다.“죄송합니다. 아침을 만들고 있는데 소리가 커서 잘 들리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세요.”자세히 들으니 정말 요리하는 소리가 들렸다. 경찰은 놀라서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재경그룹 대표가 직접 요리한다고?박태준은 죽을 그릇에 담은 후 그쪽에서 말을 하지 않자 귀찮은 듯 미간을 찌푸렸다.“말씀하세요. 무슨 일인지?”경찰은 침을 삼키고 방금 했던 말을 반복했다.박태준은 알았다고 대답한 후 전화를 끊고 같이 식사하기 위해 신은지를 부르러 위층에 올라갔다.그녀는 아직 자고 있었다. 헝클어진 긴 머리가 베개 위에 늘어져 있고, 그중 몇 가닥은 얼굴에 붙어 있었다. 하얀 볼은 이불 속 온기 때문에 발그스름하게 물들었고, 거기에 새까만 눈썹과 빨간 입술까지 원래도 예쁘지만 오늘따라 그림을 찢고 나온 것 같이 아름다웠다.박태준은 그녀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 얼마나 깊은 잠에 빠졌는지 그가 바로 앞에 왔는데도 그녀는 깨어나지 않았다.“은지야.”대답이 없자 그는 몇 번 더 불렀다. 그러자 그녀는 시끄럽다는 듯 바짝 다가온 그의 얼굴을 옆으로 밀어냈다.“졸려. 저리 가.”그녀는 중얼거리더니 돌아누워 계속 자려 했다.어젯밤에 공예지의 일로 그녀가 잠을 이루지 못하자 박태준은 그 기회를 틈타 그녀를 못살게 굴었다. 결국 새벽에야 잠들었는데 악몽까지 꾸다 보니 지금 졸려 죽을 것 같다. 재물신이 아니라 염라대왕이 와도 상대하고 싶지 않다.신은지는 잠이 덜 깬 데다 손에 힘이 없고 나른해 쉽사리 박태준에게 잡혔다.그녀의 손가락에는 약혼반지가 끼워져 있었는데, 박태준이 그녀의 손을 잡을 때 반지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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