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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언제 혼인신고 할 거야?

이튿날 박태준은 경찰서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공예지 씨가 살던 집을 수색하던 중 박태준 씨, 신은지 씨와 관련된 물건들이 나왔어요. 두 분이 경찰서에 한 번 더 오셔서 수사에 협조 부탁드립니다.”

“...”

한참 동안 대답이 없자 전화기 저편의 경찰은 의아해했다.

“박태준 씨, 불편하신 점이라도 있으신가요?”

박태준의 목소리는 좀 멀게 들렸다.

“죄송합니다. 아침을 만들고 있는데 소리가 커서 잘 들리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세요.”

자세히 들으니 정말 요리하는 소리가 들렸다. 경찰은 놀라서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재경그룹 대표가 직접 요리한다고?

박태준은 죽을 그릇에 담은 후 그쪽에서 말을 하지 않자 귀찮은 듯 미간을 찌푸렸다.

“말씀하세요. 무슨 일인지?”

경찰은 침을 삼키고 방금 했던 말을 반복했다.

박태준은 알았다고 대답한 후 전화를 끊고 같이 식사하기 위해 신은지를 부르러 위층에 올라갔다.

그녀는 아직 자고 있었다. 헝클어진 긴 머리가 베개 위에 늘어져 있고, 그중 몇 가닥은 얼굴에 붙어 있었다. 하얀 볼은 이불 속 온기 때문에 발그스름하게 물들었고, 거기에 새까만 눈썹과 빨간 입술까지 원래도 예쁘지만 오늘따라 그림을 찢고 나온 것 같이 아름다웠다.

박태준은 그녀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 얼마나 깊은 잠에 빠졌는지 그가 바로 앞에 왔는데도 그녀는 깨어나지 않았다.

“은지야.”

대답이 없자 그는 몇 번 더 불렀다. 그러자 그녀는 시끄럽다는 듯 바짝 다가온 그의 얼굴을 옆으로 밀어냈다.

“졸려. 저리 가.”

그녀는 중얼거리더니 돌아누워 계속 자려 했다.

어젯밤에 공예지의 일로 그녀가 잠을 이루지 못하자 박태준은 그 기회를 틈타 그녀를 못살게 굴었다. 결국 새벽에야 잠들었는데 악몽까지 꾸다 보니 지금 졸려 죽을 것 같다. 재물신이 아니라 염라대왕이 와도 상대하고 싶지 않다.

신은지는 잠이 덜 깬 데다 손에 힘이 없고 나른해 쉽사리 박태준에게 잡혔다.

그녀의 손가락에는 약혼반지가 끼워져 있었는데, 박태준이 그녀의 손을 잡을 때 반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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