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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포장해 보내줄 거야

신은지는 당연히 그에게 넘겨주지 않았고, 팔을 들어 박태준의 손을 피한 후 아침밥을 협탁에 올려놓았다.

“뭘 먹을지 몰라서 다 조금씩 샀어. 뭘 먹을래?”

찐빵, 찐만두, 두유, 죽, 만둣국... 병원 근처에는 이런 것밖에 없었다.

박태준이 살펴보더니 말했다.

“만둣국.”

만둣국은 플라스틱 포장 용기에 담겨 있었는데 좀 뜨거워 한 손으로 들고 먹으면 국물이 쉽게 쏟아질 것 같았다.

그가 팔을 다친 것을 고려해 신은지는 용기의 포장을 뜯은 후 그에게 건넸다.

“침대 머리 쪽에 앉아서 먹어. 들고 먹으면 쏟기 쉬워.”

박태준의 상처는 모두 상반신에 있고, 다리는 멀쩡하기 때문에 일어나서 식사 정도는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침대 머리에 기댄 채 신은지를 바라보며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환자야.”

신은지가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아프면 돌봐주는 사람이 있다는데.”

박태준이 차 문에 끼어 부어오른 팔을 신은지에게 보여주었다.

“마취가 풀렸는지 좀 아파.”

이를 본 진유라는 입을 딱 벌렸다. 어디서 여우짓이야? 그녀는 심지어 박태준이 이 말을 신은지에게 한 것이 아니라 옆 침대에 누워 있는 나유성에게 한 것이 아닌지 의심했다.

진유라도 눈치챌 수 있는 걸 신은지가 모를 리 있겠는가? 그녀는 귀찮다는 듯 눈을 흘겼다. 유치하긴! 나유성은 줄곧 자고 있었다. 그녀가 들어온 지 한참 됐는데 한 번도 이쪽을 쳐다보지 않았다. 그런 걸 보면 그녀에게 그런 뜻이 없는 게 분명한데도 박태준은 질투하고 있다.

원래는 그를 상대하지 않으려 했지만 납치됐을 때 봤던 동영상을 생각하니 마음이 약해져 모질게 거절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릇을 들고 싸구려 플라스틱 숟가락으로 만두를 떠서 박태준의 입에 가져갔다.

그는 만두를 보지 않고 그녀의 빨간 입술에 시선을 고정한 채 키스하고 싶은 마음을 자제하느라 입술을 깨물었다. 창고에서 그녀가 우는 것을 봤을 때부터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니어서 떠오르는 생각을 눌렀었다.

짓눌려 있던 욕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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