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Chapter 531 - Chapter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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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1화

“네가 누구 밑에서 일하는 사람인지 잊었어?”남자의 말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강영수의 눈빛에는 약간의 망설임이 비쳤지만 이내 마음속의 선택으로 눈빛이 생기를 잃어가는 게 보였다.그도 지금이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잘 알고 있었지만, 그에게도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그 애는 이해해줄 거야.”이 한마디를 남긴 채 강영수는 차에 시동을 걸더니 홀연히 회사를 떠났다.그 자리에 남겨진 진봉은 조용히 입술을 깨물었다.‘부디 이번 일은 후회하지 않으시길 바랄게요’사실 만약 소월 아가씨에게도 선택의 여지가 있었다면, 그녀는 아마 대표님과의 혼인 같은 선택은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의 목적은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기 단 하나였으니까. 그녀는 이미 그녀의 능력으로 중앙 미술 아카데미에 합격한 사람이다. 그녀가 더는 강영수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 후회의 바닷속으로 잠식되는 건 강영수일 것이다.고속도로 사고 현장은 혼잡하기 그지없었다. 사고가 난 것은 두 대의 은색 승용차였고 가해자는 진작에 사라진 지 오래였다.경찰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강 대표님, 저희가 뒤쫓아 왔을 때, 차는 이미 폭발한 상태였습니다.”강영수는 분노에 찬 손길로 경찰의 멱살을 잡았다.“누가 뒤쫓으라고 했어!”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급하게 둘을 떼어놓던 그때, 한 명이 입을 열었다.“강 대표님, 아무리 강 대표님께서 서울시에서 날고 기는 분이라고 하셔도 법은 지키면서 삽시다. 경찰 공격하는 거, 이거 중범죄예요. 전화로도 이미 설명해드리지 않았나요? 김남주는 정신병원에 있었고 살인혐의로 조사 중이었다고요. 저희는 법대로 저희가 해야 할 일 한 것뿐입니다.”“정신병원?”김남주 감옥에 있던 게 아니었어? 감옥에 있어야 할 사람이 어떻게 정신병원에 있어!“네, 구체적인 원인은 아직 조사 중입니다. 김남주 사건에 대해선 저희도 예비 서류 작성할 겁니다. 수색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고요. 그러니 강 대표님도 무슨 일 생기시거나 새로운 정보 같은 걸 얻으시면 바로 저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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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2화

김남주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정확히 한 시간 반 뒤에 별장의 대문이 열렸다.이 별장의 비밀번호는 바로 그녀의 생일이었다.이거 봐, 기억하고 있잖아.김남주를 바라보는 강영수의 온몸은 분노로 불타고 있었다. 단지 그녀가 무사하리라 생각했는데 그녀의 얼굴과 팔에 난 상처, 그리고…. 그녀가 입고 있는 정신병원 환자복까지. 그녀의 몰골을 보자마자 강영수의 화는 순식간에 누그러들었다. 그녀의 좋지 않은 안색을 주시하며 물었다.“누가 널 감옥에서 꺼내준 거야?”“이딴 재미 없는 장난에 놀아나 줄 생각 없어."그 말을 끝으로 강영수가 김남주에게서 몸을 돌려 별장을 떠나려고 할 때 김남주의 목소리가 정신없이 그를 붙잡고 있었다.“내가 어떻게 나왔는데. 다 너 때문이잖아! 넌 절대 몰라. 너의 말 한마디에 감옥에 갇혀서, 얼마나 많은 수모를 겪었는지 아느냐고! 그 사람들이 날 바닥에 눕히고 그 날카로운 칼로 내 팔을 난도질해대면서, 나한테 더러운 여자라고 욕해댄 걸 알긴 하냐고, 이 나쁜 놈아!”“내가 한마디 좀 했다고, 우리가 한때 연인 사이였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들이 날 어떻게 대했는지 알기나 해!”“순식간에 미친 사람 취급하더니, 모두가 날 밟기 시작했어!”“나 죽을 뻔했어. 마지막 숨넘어가기 직전에 누군가가 날 발견하고 바로 다시 정신병원에 집어넣지 않았더라면 네가 지금 보고 있는 건 내 시체였을 거야!”“하나만 물어보자. 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는데! 나한테 도대체 왜 이래!”“영수야, 잊었어? 예전엔…. 넌 죽어도 나 다치는 꼴은 못 봤잖아. 내가 어디서 괴롭힘당하고 있으면 항상 등장해서 막아줬잖아.”김남주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지금의 그녀는 정상이건 정신병이건 별 차이가 없는 상태였다.이미 오래전부터 그녀의 마음은 비뚤어지고 깨지기 시작했다.강영수는 김남주에 대해 잘 몰랐다. 그녀가 겪은 모든 것에 대해 모르고 있었고 그녀에게 무어라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었다.“정신병원으로 끌려가서 강제로 주사 맞고, 약 먹고….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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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시험이 끝나고 장소월은 우산을 든 채 교문 앞에 서 있었다. 쏟아져 내리는 빗줄기가 그녀의 긴 양말을 적셨다. 강영수는 학교에서 그녀를 픽업할 때 늦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그녀는 교문 앞에서 10분 가까이 강영수가 오기를 기다리며 전화를 걸어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휴대전화가 울리더니 서비스 지역이 아니라는 경고문구가 보였다.장소월은 팔을 문지르며 고개를 숙여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연속적으로 메시지를 여러 개 보냈지만 돌아오는 답장은 없었다. 오늘 약혼 사진 찍는 날인데, 평소 강영수의 성격대로라면 절대 늦을 리가 없었다.무슨 일이 생긴 건가?장소월은 강영수의 비서에게 연락을 해보고 싶었지만, 그의 전화번호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관두었다.빗줄기가 점점 거세지는 것을 보던 장소월은 근처 편의점을 찾아 급히 몸을 피했다. 창문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책가방에서 숙제를 꺼내 숙제를 하기 시작했다.시간은 한 시간, 한 시간 흘러갔고 그러다가 직원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학생, 8시 다 됐어요. 가게 문 닫을 시간이에요.”“아, 죄송해요. 시간을 깜빡하고 있었어요. 지금 바로 나갈게요.”장소월은 급히 자신의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문제를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풀고 있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창밖의 하늘은 이미 어두컴컴해져 있었다.길가에는 야간 자율학습을 끝내고 나오는 서울 제2중 학교 학생들 말고는 더는 사람도 없었다.사실 장소월이 밖에서 강영수를 기다린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1시간 반 정도의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으니까.그는 여전히 오지 않았다. 장소월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꼈다. 실망이라고 해야 할까. 아마 실망의 감정도 조금을 있을 것이다.이렇게 하염없이 기다리는 게 그녀에겐 자주 있는 일처럼 느껴졌다.지금 이 시각에 택시라도 잡아타려면 시내 광장 중심까지 어느 정도 걸어가야 했다.길가에서 갑자기 주황색 고양이가 튀어나왔다. 온몸이 다 빗물에 젖은 채 그녀의 발 앞까지 다가와 몸을 비비며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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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화

장소월은 일찌감치 식사를 끝내고 방으로 올라갔다.장소월은 다른 것에 신경 쓸 여력 따위 없었다. 시험이 10일도 안 남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이번 시험만은 무조건 최상의 컨디션으로 맞이해야 했다.이미 중앙 미술 아카데미에 합격했다고 해도 말이다…이번 시험 성적도 심각할 정도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밤 11시 반, 그녀가 자기 전에 간단히 단어 암기를 하다가 잘 준비를 하기 위해 손에서 책을 내려놓고 불을 끄려던 순간, 침대 밑에 있던 고양이가 침대 위로 튀어 올라왔다. 그러더니 장소월의 머리맡에 엎드리더니 앞발로 꾹꾹이를 하고 있었다.장소월은 침대 맡에 무드등만 켜놓은 채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이만큼 컸으면서 아직도 꾹꾹이를 하네.”“잘 자, 오렌지."장소월은 눈을 감고 손을 모은 채 얼굴 밑으로 갖다 대더니 곧장 꿈속으로 빠져들었다.강영수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새벽 2시였다.“도련님.”하인은 강영수 입가의 상처를 보자마자 심장이 철렁했다. 다 살 만큼 산 사람들로서 그 입술의 상처가 어떻게 생긴 상처인지 바로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오늘 강영수가 집 밖으로 나설 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던 거로 기억하는데 입술에 남사스러운 상처를 달고 나타나다니, 도대체 무슨 이유로 생긴 상처인지 얘기를 들어보지 않아도 뻔했다.강영수는 온몸이 피로에 절어 우울하고 암울한 분위기를 풍겼다.“소월이는?”하인이 대답했다.“소월 아가씨는 이미 쉬고 계십니다.”강영수의 눈빛에서 알 수 없는 안광이 스쳐 지나갔다.“그 아이가 따로 물어본 것은 없었나요?”하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아니요, 아무것도 묻지 않았어요. 그저… 소월 아가씨께선 9시가 거의 될 때쯤에야 집으로 돌아오셨어요. 저녁 드시자마자 바로 올라가서 쉬셨고요. 많이 지치신 모양이에요.”“큰 도련님은 식사하셨어요? 밥 아직 안 식었는데."“됐습니다.”강영수는 별다른 표정 없이 바로 계단으로 올라가며 덧붙였다.“만약 소월이가 저에 관해 물어본다면,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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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장소월은 손에 들고 있던 물컵을 들어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컵에 들어있던 물이 찼다. 그의 말은 장소월로 하여금 잠을 깨게 하기에 충분했다. 무슨 생각을 한 건지 모르겠지만 거실에 있던 시계 초침 소리만 틱탁틱탁 요란하게 들려왔다. 정확히 5초의 시간이 흘렀다.그녀의 덤덤한 눈빛이 강영수를 바라보았다. 입술을 한참이나 깨물던 장소월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지만 놀란 기색은 전혀 없었다.“알겠어, 그럼 그동안 나도 나가 있어야 할까?”장소월은 놀라울 정도로 무덤덤했고 냉정했다. 강영수 또한 정소월의 말 속에서 기분 나쁜 기색이나 삐딱한 기운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사실 그녀도 어느 정도는 눈치채고 있었다. 강영수의 눈빛에는 예전과 같은 따스함이 아예 사라졌었기 때문이다. 지금 강영수의 눈빛은 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이었다. 심지어 그녀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려는 듯한 느낌도 자주 받았다.갑자기 180도로 달라져 버린 그의 태도 역시 이해할 수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러는 것인지도 알 수가 없었다.최근 며칠 동안, 그가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 극히 드물었다. 돌아온다고 해도 새벽 시간대에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장소월도 정답을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에게도 경험이라는 게 있으니까. 하지만 한때 그토록 한 사람만 사랑하겠다 맹세해놓고 어떻게 그걸 바로 쉽게 잊을 수가 있을까.심지어 김남주도 딱히 잘못한 게 없었다.강영수가 그림자처럼 검은 눈동자로 장소월을 응시했지만, 그녀의 말에 대한 대답을 따로 해주지는 않았다.장소월은 알겠다는 듯 머리를 끄덕이며 입꼬리를 끌어올려 입술로 호선을 그렸다.“쓸데없는 감정 소모 안 해도 돼. 네 의견 존중하고 따를게. 그럼 난 먼저 들어가서 쉴게. 너도 일찍 자.”위층으로 돌아온 장소월은 아직 불이 켜지지 않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왔다.침대 맡에 걸터앉은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컵에 담겨있던 물을 한꺼번에 마셔버렸다.장소월은 화장대 쪽을 쳐다보더니 어둠 속에서 화장대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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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강영수가 손에 들고 있던 신문지를 내려놓고 소파에서 일어났다.“그냥 잠시 약혼을 취소한 것뿐이에요. 초대장 날짜 정도는 쉽게 수정할 수 있잖아요.”그리고 그는 시선을 돌려 장소월을 뚫어지라 응시했다. 마치 그녀의 속내를 캐내려는 듯이.박순옥이 강영수에게 크게 호통쳤다.“당장 그 입 닥치지 못해? 내가 너한테 물었니? 잊지 마, 이 혼사는 네가 먼저 원한 거다. 지금 서울시의 모두가 알고 있는 이슈야. 지금 와서 취소하고 싶다고 마음대로 취소해버리면 밖에서 뭐라고 수군대겠니? 너, 소월이 기분은 생각해 봤니?”박순옥은 강영수에게 이런 말투로 얘기를 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었다.장소월은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목구멍에 목화솜 한 뭉치를 쑤셔 넣은 기분이었다. 여러 번의 심사숙고 끝에 그녀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제 생각엔 영수가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아요. 약혼 일정을 잠시 취소한 영수만의 생각이 있을 거예요. 어찌 됐든 저희의 평생이 걸린 일이니까요."“저도 이 의견에 찬성해요. 아버지랑은 제가 잘 얘기해볼게요. 아버지도 별다른 의견 없으실 거예요.”“제가 지금 시험을 보러 가야 해서요. 다른 일에 별로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아서요. 할머님, 혹시 무슨 일 생기시면 저 시험 끝나고 나서 말씀해주실래요?”박순옥은 더는 얘기하지 않았다. 아마 소월이 억지로 꾸며낸 괜찮은 듯한 표정을 알아챘기 때문이겠지. 말은 저렇게 해도 속은 분명 말이 아닐 것이 분명했다. 장소월을 보는 박순옥의 눈빛에는 안타까움만이 가득했다.아침을 먹고 난 후, 박순옥은 강영수더러 장소월을 학교에까지 데려다주라고 부탁했다.그는 굳이 거절의 답변을 내놓는 대신 가볍게 긍정의 답변을 내놓았다.장소월은 조수석에 앉아 안전띠를 맸다. 강영수가 천천히 악셀을 밟자 부드럽게 차가 출발했다.빨간 불이 되자 차가 멈춰 섰다.강영수가 창문을 내리더니 담뱃불을 붙였다. 그는 담배를 들고 있는 쪽 팔을 창가에 걸친 채로 입을 열었다.“약혼을 잠시 취소하는 일에 대해서는 아직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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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7화

뜨거운 분노의 불길이 마음속에서 계속 타오르고 있었다. 지금 강영수는 마치 정신 나간 사람처럼 악셀을 힘껏 밟아 학교 문 앞으로 도착했다.장소월은 멀쩡하던 강영수가 왜 갑자기 이렇게 되어버린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차 안의 분위기는 얼음장같이 차가웠다.“내려!”장소월은 안전띠를 풀고 조용히 차에서 내렸다.강영수는 말없이 그녀의 뒷모습을 응시했다. 장소월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분노와 질투가 가득 차 있었다.장소월이 그를 배신했다는 사실은 그에게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이었다.용서를 구해야 한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용서를 구해야 할까?보고도 못 본 척을 해야 하는 걸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계속 그녀와 함께 있어야 할까.강영수가 장소월을 사랑하는 한, 그녀의 속임수 하나하나에 다 속아 넘어가 주며 모든 것을 견뎌왔다.분노에 찬 강영수가 차창에 손을 힘껏 내리쳤다. 힘을 제어하지 못한 관계로 손가락 관절 쪽에서 피가 나기 시작했다.마이바흐 자동차가 학교 문 앞에 장장 10분 동안 멈춰있었다. 강영수는 장소월이 주고 간 반지를 손에 꼭 쥐고 복잡한 마음으로 마음속에 폭력성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강영수는 진봉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진봉이 더듬더듬 말을 전했다.“... 대표님, 대표님께서 의뢰하신 거, 전부 알아봤습니다.”강영수의 얼굴에 검은 그늘이 드리워졌다.“얘기 해봐.”“소월… 아가씨께서… 전연우와 긴밀한 왕래가 있었던 것 같긴 합니다. 전연우 구매명세를 확인해 봤더니... 적지 않은 성인용 란제리 구매 명세가 있었습니다.”이 사실은 진봉에게도 믿기지 않는 듯했다.“모두…. 소월 아가씨의 속옷 치수에 맞춰서 구매한 것들이고요. 소월 아가씨께서 실종되셨을 때 대부분 시간을 전연우와 함께 보낸 것이 길거리의 카메라를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둘이 함께 소월 아가씨의 원룸으로 들어간 것도 확인이 되었고요.”“그 외에도…. 해커를 통해 전연우의 이메일을 해킹해 접속해 보았는데요. 소월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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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하지만 심층 조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했다는 것이 밝혀졌다.진봉 역시 현재의 장소월과 과거의 장소월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는 것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하지만 그녀 역시... 자신의 대표를 배신하고 전연우와 사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음모를 꾸미고 있었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그 목적은 바로 강가네가 남천에게 일정한 이익을 주도록 하기 위해서였다.약혼을 코앞에 두고 이런 일이 벌어진다니.모든 타이밍이 너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하필이면 이런 시기에 장소월과 전연우가 사적으로 연락해 음모를 꾸몄던 증거들이 그들의 손에 넘어갈 수가 있는지, 어떻게 모든 증거가 다 장소월을 천하의 나쁜 사람으로 만들 수가 있는지 진봉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는지를 설명할 수도 없었다.전연우는 실제로 장해진이 직접 처음부터 차근차근 키워낸 후계자로서 그의 속내는 이 정도로 알아낼 수 있을 만큼 단순할 리가 없었다.이 정도로 중요한 사진들을 이메일에 저장을 해두었으면서 비밀번호조차 설정해놓지 않은, 이런 지나치게 단순한 부분들이 어딘가 석연치 않게 느껴졌다. 더 수상한 것은 이메일에 이런 내용의 사진들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문서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장가네는 서울시의 권력 있는 명문세가로서 20년 동안 비밀리에 그들을 조사해오던 경찰들조차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했다.진봉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중요한 사진들이 이렇게 단순하게 자신들에게 발견되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날 저녁, 강영수는 술을 진탕 퍼마시고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까지 해 집으로 돌아왔다.‘쿵’ 하는 큰 소리와 함께 강영수가 문에 부딪혔다.저녁 식사 중이던 장소월은 갑자기 들려오는 굉음에 심장을 부여잡을 수밖에 없었다.소리를 듣고 문 앞까지 간 하인이 문을 보자마자 놀라 새된 소리를 내었다.“세상에! 문이!”장소월은 식사를 하다 말고 급히 젓가락을 내려놓은 채 문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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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화

강력한 힘이 그녀를 밀어냈다. 힘없이 바닥으로 밀려 넘어진 장소월은 바닥에 있던 유리 파편에 손바닥을 베였다. 엄청난 고통과 함께 손바닥에서 선혈의 붉은 빛이 흘러나왔다. 빠르게 퍼진 피가 옷깃을 물들였다.강영수의 눈에서 불쾌한 감정이 드러났다. 그는 장소월에게 한발 앞으로 성큼 다가갔지만, 그것도 잠시 더 이상의 폭력은 사용하지 않았고 그 감정도 바로 사라졌다.그는 바로 등을 돌려 그녀를 보지 않으려 애를 썼다. 넓은 창밖을 바라보며 눈을 지그시 감고 백색소음들로 자신의 분노를 억누르려 노력하고 있었다.“일단 나가 있어.”그는 단지 장소월의 배신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뿐, 그녀를 다치게 할 마음은 전혀 없었다.강영수는 장소월을 너무 사랑했고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녀는 강영수를 바보 천치로 여기며 제대로 속이기 시작했다.그녀는 전연우와 침대에서 함께 뒹굴고, 그렇고 그런 짓을 하며 강영수의 무지에 대해 비웃고 있진 않았을까?장소월은 고통을 참으며 손바닥에 박힌 유리 조각을 빼내 상처 난 손을 몸 옆으로 슬쩍 감추며 시선을 바닥으로 내리꽂았다.“...알겠어, 진정 될 때까지 기다릴게. 나중에 다시 얘기해.”그녀는 몸을 돌려 방을 나섰다.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강영수는 바로 등을 돌려 그녀가 머물다 간 자리를 바라보았다. 그 바닥에는 핏자국이 흥건했다. 굳게 닫힌 문을 보던 그의 눈빛에는 깊은 고통이 묻어나왔다.위층으로 올라온 하인이 다친 장소월을 보자마자 깜짝 놀라 뛰어왔다.소월 아가씨께서 다치셨는데 큰 도련님께서 신경도 안 쓰신다니.예전부터 큰 도련님이 제일 애지중지 하던 사람이 바로 소월 아가씨인데. 예전엔 손 다칠까 봐 주방 식칼조차 못 잡게 하셨는데.하인이 구급상자를 들고 와 장소월에게 간단한 처치를 해주었다. 상처가 깊지 않아 다행이었다.장소월이 하인에게 얘기했다.“먼저 가세요. 조금 있다가 이 식사 영수 방까지 가져다주세요. 약 챙기라는 말도 잊지 마시고요.”하인이 대답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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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남원 별장장가네 서재에서 전화를 끊은 장해진이 전연우에게 눈길을 주었다.“강영수가 약혼을 중단했다는 사실은 어디서 안 거야?”장해진의 깊은 눈동자가 전연우를 응시했다. 모든 일을 전연우에게 맡긴 이후로 자신의 아들이 은밀한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느낌이 점점 강하게 느껴졌다.그도 이제 더 이상 쉽게 다룰 수 있는 어린 아이가 아니었다.“소월이가 성공적으로 강가네 집에 들어갔는지의 여부가 회사의 이익관계와 직접적으로 연관 되는 일이니까요. 그리고 소월이 일이잖아요. 아버지 대신 오빠 되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신경 써야죠.”그렇게 말을 끝낸 전연우는 책상 앞에서 3가닥의 향초를 꺼내 불을 붙인 후 두 손으로 장해진의 앞에 내밀었다.전연우의 대답에 장해진은 따로 무어라 말을 더 얹을 수가 없었다. 그는 향을 들어 이마 위로 들어올리고는 공손히 3번의 절을 올렸다.“회사에 대한 마음이 깊어보여서 기쁘구나. 그 말인 즉, 네가 날 아버지로 인정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말이다.”그 순간 전연우의 눈빛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스쳐지나갔다가 사라졌다.장해진은 향을 향로에 꽂고 뒤돌아 전연우를 보며 물었다.“강가네 쪽에 사람 심어놨니?”전연우는 딱히 부정하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강영수가 회사를 맡은지 얼마 안 되기도 했으니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기 위한 것도 있고 소월이와 갑자기 트러블이 생길까봐 걱정이 되어서요.”예를 들면 갑자기 마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떨어진 김남주처럼 말이다.장해진은 전연우의 어깨를 토닥이며 얘기했다.“네가 한 행동에 대해 단 한번도 의심한 적이 없단다. 역시 내가 사람을 잘 봤어.”전연우는 입꼬리를 끌어올려 예쁜 호선을 그리며 웃어보였다.“아버지를 위해서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걸요.”하인이 강영수에게 갖다 준 식사는 진작에 버려진지 오래였고 강영수는 다시 한번 불 같이 화를 내고 있었다.장소월이 급하게 하인에게로 달려가 넘어져있는 그를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괜찮으세요?”겁을 먹은 하인은 고개를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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