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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시험이 끝나고 장소월은 우산을 든 채 교문 앞에 서 있었다. 쏟아져 내리는 빗줄기가 그녀의 긴 양말을 적셨다. 강영수는 학교에서 그녀를 픽업할 때 늦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녀는 교문 앞에서 10분 가까이 강영수가 오기를 기다리며 전화를 걸어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휴대전화가 울리더니 서비스 지역이 아니라는 경고문구가 보였다.

장소월은 팔을 문지르며 고개를 숙여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연속적으로 메시지를 여러 개 보냈지만 돌아오는 답장은 없었다. 오늘 약혼 사진 찍는 날인데, 평소 강영수의 성격대로라면 절대 늦을 리가 없었다.

무슨 일이 생긴 건가?

장소월은 강영수의 비서에게 연락을 해보고 싶었지만, 그의 전화번호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관두었다.

빗줄기가 점점 거세지는 것을 보던 장소월은 근처 편의점을 찾아 급히 몸을 피했다. 창문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책가방에서 숙제를 꺼내 숙제를 하기 시작했다.

시간은 한 시간, 한 시간 흘러갔고 그러다가 직원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학생, 8시 다 됐어요. 가게 문 닫을 시간이에요.”

“아, 죄송해요. 시간을 깜빡하고 있었어요. 지금 바로 나갈게요.”

장소월은 급히 자신의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문제를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풀고 있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창밖의 하늘은 이미 어두컴컴해져 있었다.

길가에는 야간 자율학습을 끝내고 나오는 서울 제2중 학교 학생들 말고는 더는 사람도 없었다.

사실 장소월이 밖에서 강영수를 기다린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1시간 반 정도의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그는 여전히 오지 않았다. 장소월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꼈다. 실망이라고 해야 할까. 아마 실망의 감정도 조금을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염없이 기다리는 게 그녀에겐 자주 있는 일처럼 느껴졌다.

지금 이 시각에 택시라도 잡아타려면 시내 광장 중심까지 어느 정도 걸어가야 했다.

길가에서 갑자기 주황색 고양이가 튀어나왔다. 온몸이 다 빗물에 젖은 채 그녀의 발 앞까지 다가와 몸을 비비며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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